쉬 러브스 유 - 도쿄 밴드 왜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7
쇼지 유키야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내내 윤일로의 <기타부기>를 흥얼거렸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청춘은 즐거워 피었다가 시들으면 다시 못필 내 청춘 마시고 또 마시어 취하고 또 취해서 이 밤이 새기전에 춤을 춥시다 부기우기 부기우기 부기우기 부기우기 기타부기~

다시 돌아온 도쿄밴트왜건 헌책방 사람들은 여전히 이 노래처럼 흥겹게 산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녹녹치 않을 것 같은 삶인데 그들은 마치 인생이 다 그렇지 하는 것처럼 이렇게 사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오 하는 것처럼 산다. 그래서 이런 이웃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계절이 변해도 왁자지껄 우당당탕 시끌벅적 사람 많고 소소한 사건이 꼬리를 무는 도쿄밴드왜건 헌책방과 카페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편지까지 들고와서 헌책을 파는 학생에 아기를 놔두고 간 사람이 있는가 하면 헌책방 단골 후지시마가 속을 썩이고 바닷가로 놀러갔던 아이들은 어떤 할머니가 준 헌책 한권을 들고 와서 증조할아버지를 놀라게 한다. 거기에 유령을 본다는 소년이 등장하고 마지막으로 이제 아이도 태어나고 다시 결혼식도 열린다. 하지만 증조할머니는 떠날 생각이 아직 없으시다니 또 속편이 나올지 기대해본다.

She loves you는 역시 찾아보니 비틀즈의 노래 제목이다. 그녀는 널 사랑해~ 여기서 그녀는 홋타 집안 여자들을 말하는 거 아닐까 싶다. 돌아가신 삼남매의 어머니이자 할머니의 며느리가 집안의 태양이었고 2대 태양이 아미니까. 또한 이 노래 가사는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사랑받기를 원한다는 것, 탕아이자 로커인 아버지 가나코가 먼저 간 아내를 그리워 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 아닐까.

어떤 면에서는 참 쿨하고 드라이하기까지 한 것이 마음에 들 때가 있다. 특히 따지지 않는 점이 좋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는 우리네 드라마의 통속적 이루어질 수 없게 만드는 사랑이 이들에게는 사랑하니까 괜찮아 라고 받아들여지는 점이 좋다. 정도 있고 다른 모든 것도 있어 좋지만.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웃과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 모든 것이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종소리처럼 딸랑거리며 울리고 있다. 인생이 무엇이겠어? 즐거우면 그만이지. 좋으면 그만이지. 따지지 말고 적당히 봐주기도 하고, 약간 손해보기도 하고, 소리지르고 싸우다가도 어깨를 감싸고 뒹굴기도 하고 말야. 그렇지 않나요? 할머니~ 하고 묻고 싶어진다. 할머니의 나레이션이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고 작가가 늘 쓰듯 흘러간 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하고 가볍지만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것을 담고 헌책방 도쿄밴드왜건은 오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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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4-0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고 편안한 책이죠?

물만두 2008-04-04 13:50   좋아요 0 | URL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