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핑퐁 - 2권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1, 2권이 끝인 줄 알았다. 아니다. 이런...
슬램덩크와 비교되는 스포츠만화의 걸작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봤다. 개인적으로 일본 만화가의 정보수집 능력과 어떤 소재도 만화로 만들고 그 소재를 꿰뚫어 어떤 정신을 새겨 넣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탁구를 일본이 잘 쳤던가? 내 기억에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도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이렇게 멋있게 그려내다니 아무튼 독특하다.
모두가 1등과 승리에만 집착할 때 승리와는 다른 것에 눈을 돌리는 소년이 있다. 자신의 실력을 숨기고 친구에게 늘 져주는. 하지만 코치는 그런 소년의 재능을 알아본다. 그것은 바로 사십년 전의 자신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년은 잊고 있던 것이 있다. 세상에는 1등을 하고 싶고 승리하고 싶지만 재능이 없고 노력해도 안 되는 그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그런 사람들에게 재능이 있으면서 노력하지 않고 즐기기만 하려 하는 모습은 열심히 하거나 자랑을 하며 으쓱거리는 것보다 더 마음 아프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들의 바람이 이루어지게 져주는 것은 모욕일 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는 아직 배우지 못했다.
스포츠는 정정당당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아니라는 거 다 알고 있다. 하지만 탁구대를 마주하고 선 두 선수 간에 흐르는 이기고 싶고, 모든 기량을 최선을 다해 발휘하고 싶은 것은 그 어떤 편파 판정이나 논란을 떠나 그 두 사람만의 몫이다. 좋은 선수는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저절로 아는 법이니까. 선수가 선수에 대해 지켜야 할 최대한의 예의는 진짜 실력으로 상대하는 것이다.
3권이 기대된다. 이제 히어로는 더 이상 자신이 히어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국 유학생은 그래도 중국 선수가 제일이라는 생각을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역자가 한 번도 우리나라에서 중계하는 탁구를 안 본 모양이다. 계속 번역할거라면 우리나라에서 중계하는 스포츠캐스터와 해설자가 용서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말을 우리 탁구가 쓰고 있는 지 정도는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