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시간 낭비 안 하고 덩어리 시간 잘 썼는가?

요즘 바람이 많이 불고(흙이 빨리 마름), 아빠 출장중이라 난실 수국 물도 줘야 해서 물 주는데 시간 많이 걸렸다.

H를 집으로 불러 페페론치노홀과 정향과 독일어관용어 사전을 챙겨주고, 밥도 챙겨 먹였다. 나는 말만 많은 인간이라 H가 나에게 영향을 받긴 하는 것 같은데, 나여, 말만 하지 말고, 몸을 좀 움직여라.

 

덩어리 시간을 잘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저분하던 집은 다다다다 치웠다. 역시 집에 사람 초대하는 것이 집 치우는 지름길.

말만 하지 말고, 뭐라도 당장 해야겠다는 조급함이 들어, 일본어 단어라도 매일 외워봐야지. 싶어 장바구니에 책 담는 김에, 근래에 보관함에 담아두었던 책들도 정리해본다. 막 신간이고 그러진 않아.

 

 

 이건 방금 담은 책이다. 표지가 너무 안 사고 싶고, 관심 안 가는데, 이 책의 저자 로빈 스턴이 '가스라이팅' 단어 만들어낸 사람이라고 한다. 원제도 The Gaslight Effect 야. 왜 이런 표지와 제목.. 갑갑하지만, 뭐 어떻게든 많이 팔려서 많이들 읽었으면 하는 책. 아아.. 그러고 보니, <가스등이펙트> 개정판이네. 역시 할 말이 너무 많아 지지만, 표지.. 제목.. 잘 팔리면 장땡이지.

 

 

 

 

 

 

"가스라이팅에는 두가지 필수요소가 존재한다. 혼란을 만들어내는 가해자와 그와의 관계유지를 위해 그에게 맞추기로 한 피해자. 저자는 그저 핍박받을 뿐인 순결한 피해자가 아닌 '가스등 탱고'의 적극적 참여자인 피해자상을 깨달으라 말한다. 이는 곧 관계중단의 열쇠를 피해자가 쥐고 있다는 뜻"

 

" 가스라이팅은 어떻게 파악할까? 뭔가가 혼란스럽다면 항상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며 우리의 현실감각을 훼손하는 다른 사람의 영향력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그의 말이 맞는가? 가 아닌 내가 이렇게 대우받는 게 옳은가?를 물어라."

 

"선량한 지적과 가스라이팅은 어떻게 구별할까? 가해자의 지적은 '너는 틀리고 내가 옳다'는 동의를 얻어내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그의 의도는 지적을 함으로써 피해자를 도우려는 게 아니고 손상하려는 것이다."

 

" 피해자가 가해자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까놓고 말하자. 1. 경제적 불안 2. 홀로된다는 두려움 3.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는 수치심 4. 나만 잘하면 된다는 혹은 사랑에 대한 환상"

 

" 우리에게 잘해주지 않는 사람과 사귈 때, 우리는 그 관계에 송두리째 마음을 빼앗긴다. 생각할 것도, 이야기할 것도, 분석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성격 좋고 믿을 만한 사람과 사귈 때는 생각할 게 많지 않다. 그런 관계는 확실히 즐겁지만,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도 않고 몰두해야 할 필요도 없다. "

 

" 가스라이팅 관계는 피해자가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더 관계과 파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인정을 갈구하는 것을 그만두고 상대가 변하지 않을 것임을 본인도 인정해야 한다. 가스라이팅이 시작되는 것도 피해자의 선택이고, 차단하는 것도 피해자의 결단."

 

 

@olivecatlee  올려주신 글 보다가 벌떡 일어나 페이퍼

 

 

당장 사고 싶지만, 읽지 못한 책들.. 을 정리라도 좀 하고 사자 싶어 참음. 오오!! 도서관에 있어!! 오늘 빌려야지.

 

  내가 아는 책 가장 많이 읽는 분이 정말 좋았다고 한 책.

  나무들이 주인공인 책이네?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 이야기. 최소 2,000살부터 길게는 60만 살 된 생명체들. 그들은 현존하는 모든 생명체에 앞서 있어왔던 우리 행성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진정한 주인이다."  사진작가 레이첼 서스만이 학자들과 협업하여 고생명체 30여종의 모습을 생생한 사진과 담백한 글로 담았다고. 전자책으로 살까 종이책으로 살까 고민되는 책이네.

 

 

 

 

 

 

 

 

 

 

 

 

 

 

 

 

이런 책들도 담았다.

내 작은 도서관에 여성학 책들 신청 많이 해야지.

 

 맨부커 수상작이라고?

 

"링컨 대통령이 어린 아들을 잃은 후 무덤에 찾아가 아들의 시신을 안고 오열했다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오래전 손더스는 워싱턴을 방문했다가 지인에게서 링컨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링컨기념관과 피에타가 합쳐진 이미지. 이것이 <바르도의 링컨>의 출발점이었다. "

 

줄거리로는 전혀 읽고 싶지 않은데 음.. 요즘 소설은 미미여사 정도 아니면 거의 땡기지 않는다.

 

 

 

 

 

 

 

 

 

 

 

 

 

 

 

 

 

 

 

 

하지만, 미야모토 테루의 책이라면, 좀 관심 가지. 이전의 책들을 읽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데, 어떻게 읽힐까 궁금.

사랑을 하던 나와 사랑을 중단한 나.

 

 

 

 

 

 

 

 

 

 

 

 

 

 

 

어제 H가 일본어책 빌려주고 (N1이라 내가 언제 볼까 싶지만..) 집에 있는 수국책(일본어 원서) 같이 읽어봤는데, 의외로 내가 가진 수국책 지식과 한문지식으로 읽히더라. 오잉? 내가 일본어로 하고 싶은건 일상회화와 읽기. 이다. 일단 읽기.가 제일 필요해. 그래서 단어라도 공부하고, 숙어 공부하고, 사전 찾으면서 읽는거 시작해보려구. 단어도 외우고.

 

운동 장소도 찾았다. 근처에 학교 많아서 학교 운동장 갈까 싶었는데, 사실 코 앞에 운동 기구 있는 작은 공원 있고(1분 거리) 5분 거리에 큰 운동 공간 (운동공간도 짱 많음. 어제 베이글 사러 갔다가 어깨 억수로 시원할 것 같은 운동기구 사용하고 있는 사람 보고 훅 땡김) 있는데, 밤에도 환하대.

 

매일 무언가를 해야지. 계획하지만, 아니, 매순간. 다 못 해내니깐, 무력감도 같이 온다. 하지만 계획하는게 너무 좋아서 무력감따위 나의 계획을 막을 수 없지. 관건은 알바 끝나고 집에서 퍼지지 말고, 바로 정원 가서 일하고 와서 저녁에 덩어리 시간 만드는 것. 따뜻한 겨울을 준비하는 것. 보일러 안 틀고 미니난로와 전기요로 버틸 수 있을까 싶긴하다.

 

일본어, 운동, 그리고, 시작했지만 지지부진한 여성학 책읽기. 11월과 12월에는 빠짝 해야지.

 

 

 

 

 

 

 

 

 

 

 

 

 

 

추천 받은 고양이 '비의 이야기, 무레 요코의 고양이 신간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랑 같이 사볼까?

연꽃빌라 이야기 좋아하는데, 읽은지 오래 된 것도 아니지만, 지금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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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10-29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북플에서 저 책 표지 며칠전에 보고 응 내가 읽을 책은 아니다 싶어 그냥 휙 넘겼는데... 저게 가스등 이펙트 개정판이라고요? 표지 어쩔;; 아무튼 저도 보관함에 담습니다.

다락방 2018-10-29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금수 도 읽은 후 감상 궁금해요. 저는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고 너무 싫어서 분노의 페이퍼 썼었거든요 ㅎㅎ

하이드 2018-10-29 07:19   좋아요 0 | URL
나 완전 좋아했던 것 같네요 ㅎㅎ 지금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유부만두 2018-10-29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르도의 링컨은 뭐 그냥 그랬어요. ;;;

하이드 2018-10-29 07:43   좋아요 0 | URL
감사! 일단 저 줄거리가 전혀 제가 좋아하는 얘기가 아닌데, 읽을까말까 하고 있었거든요
 

비소식 없었는데 비가 내렸다. 감사하게도.
비 내리면 나는 언제나 하늘을 보며 춤을 춘다. 사회적 체면과 뭐 그런게 있..지 않지만, 겉으로는 쟤 좀 이상해 정도로 ( 쟤 좀 무서워 아랫단계) 덩실거리고 내적댄스.

정원냥이들과 깜스 밥 챙겨주고, 수국실의 수국들을 돌본다. 밭의 수국들은 감질나는 스프링쿨러 물이 아닌, 하늘에서 시간 재지 않고 밭 구석구석 뿌려주는 물에 뿌리끝까지 포옥 적셨다.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 들어 수산코너를 체크한다. 9800원 방어회 나와 있다. 색과 결을 유심히 보며 한참을 골라 단깻잎 450원을 함께 사서 나왔다.

방어보다 럭셔리한 방토가(한 팩에 10,500원!) 세일 매대에 3천원에 나와 있는 걸 발견하고 집어 온다. 와인 매대는 한참 서성이다 그냥 돌아선다. 냉장고의 네캔 만원 맥주가 벌써 두달 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은 맥주.

서울에 있을 때는 돈 만원으로 뭐 먹었더라.

그제는 5,800원 주고 ‘꽁치‘과메기를 사서 어제까지 이틀에 걸쳐 먹었다.

삼색볼펜 하나 사고 싶어 다이소 한 번 가려면 휴무때 큰 맘 먹고 가는 지경이지만, 계절마다 큰 돈 안 들이고, 제철의 먹거리들을 먹는건 좋은 일이다.

당장 시작해야지 세가지, 일본어, 운동, 여성학 책 읽기.
계획 세워야지. 생각만 한지 며칠이 흘렀다.

여성학 책읽기는 다락님이 깃대 들고 흔들어 주셨으니, 오늘은 방어회 먹은 값으로 계획들을 세우고, 첫발까지 내뎌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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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거짓말같이 맑은 날씨였다. 오늘도 그럴테지.
별 일 없이 주말 보내고나면, 다시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제주는 겨울에 많이 춥단다. 겨울준비 단단히 해야지.
여름에 시원하게 났던것처럼( 드디어 전기세 11,800원으로 내려옴) 겨울에는 보일러 절대 못 트니( 도시가스 아니다. 왜? 도시가 아니니깐!) 미니난로와 장판 말고 다른거 뭐 있어야 할까?

털쟁이들은 열심히 털찌시오.

겨울에는 늘 마음이 흔들흔들 갈팡질팡이지만, 이번 겨울에는 나를 잡아줄 닻들이 많다. 걱정 안 하지만, 그래도 마음 준비도 단단히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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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0-20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맨 윗 사진은 하루방 아니면 우리 나라 아니라 다른 나라인줄 알겠습니다.
그 유명한 핑크뮬리를 직접 보셨군요. 저는 지금까지 사진으로만 보고 있어요. 동판화 작품 같습니다.

하이드 2018-10-24 08:47   좋아요 0 | URL
엄청 예쁘고 압도적이에요. 제주의 야자는 참 이국적이지요. 야자 있는 나라 가면 제주 같네. 그럴 것 같아요. ㅎㅎ

Jeanne_Hebuterne 2018-10-24 0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곳이든 고양이가 있으면 그걸로 풍경이 그림같아져요. 말로, 리처, 둘 다 여전히 동화같이 예뻐요!
이곳은 쌀쌀해서 오늘 휴무를 내고 전기장판을 켜고 난로도 틀고 고양이들과 책을 읽다가, 사람과 함께 있을 때보다 더 평화롭구나 싶어요. 당연한 것이겠지요.

하이드 2018-10-24 08:40   좋아요 1 | URL
11살 말로는 지금 건강검진 받으러 가는 길이랍니다. 제주 와서 첫 나들이에요. 고양이가 함께 있으면 주변 공기가 달라져요.

Jeanne_Hebuterne 2018-10-24 08:47   좋아요 1 | URL
인간 집사보다 훨씬 작고 약한 말로, 검진 잘 받기를! 책과 고양이는 그 자체로 더이상 진화할 필요 없이 완벽해요 :)
 

너무 오랜만에 해서 신간이 신간이 아닐 것이야. 아마도.

오늘까지인 전자책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사고 싶은 책들 정리해 보기로.

 

제주 내려오고 나서 전자책이 더욱 유용해졌다. 짐을 줄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당일배송보다 더 빠른 즉시다운로드.를 선호하게 되는데, 역시 어떤 책들은 꼭 종이책으로 사고 싶고, 그렇긴 하다. 내 경우 가장 좋아하는 책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전자책을 사서 읽고, 종이책을 사서 읽는 것.

 

책 산지가 정말 오래됐는데, 전자책은 사고 바로 읽거나, 아니면, 사고 까먹어서 산 감각이 없어지는 단점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읽어야 되는데.의 부담도 제로로 수렴하는 건 내가 못난 탓이지만요.

 

나 올해 초반에 장바구니 한 번 날린 것 같은데, 종이책 3,524,240원 뭐여? 저기요, 보관함을 이용하시라구요. 전자책은, 어디 보자.. 4,686,240원 ㅎㅎㅎ 분명 이거 다 주문하면, 이미 구매한 책을 또 구매하겠냐? 멍충아? 라고 메세지가 나오겠지.

 

 

 

 

 

 

 

 

 

 

 

 

 

 

레베카 솔닛의 책들. 전부 다 이북으로 나와있다. 전자책을 더 많이 구매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컨텐츠다. 사고 싶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음. 전자책은 읽고 싫으면 버리지도 팔지도 못해서 더 고심해서 사는데, 신간들이 빠르게 전자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래도 이런 책들은 종이책으로 쥐어보고, 읽어보고 싶긴 하다.

 

숲해설가 페터 볼레벤의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아직 안 읽은 다혜리의 책들도 두 권 골라봤다. 구병모의 <파과>는 오늘 살건데, 소설 앞부분에  

지하철에서 50대 한국남자가 임산부석에 앉아 있는 여자보고 애 가진게 대수냐고 막 시비터는데, 킬러가 눈에 띄면 안되니깐 보고만 있다가 사람들 우르르 내릴 때 50대 한국남자 등에 독묻은 칼 꽂고 내리는 얘기가 나온단다. 60대 여성 킬러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당장 사보겠다고!

 

셜리 잭슨의 <힐 하우스의 유령>은 집에 있었는데, 이번에 버리고 온 듯.. 읽긴 읽었다. 넷플 드라마가 되게 수작이라고 해서 책 다시 읽어볼까 생각중이다.

 

  알라딘 서재 1위 책 뭔가 봤더니, 애도일기 번역가 김진영님이 쓴 마지막 일기 모음이다. 이건 종이책. 애도일기 읽으려고 꺼내놨는데, 맑고 아름다운 글 쓰시는 분이라는 리뷰 보고 나니,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 네 권도 읽어보고 싶은데, 일단 도서관 신청도서, <고양이 '비'의 이야기>만 장바구니 담아 본다. (이미 담겨 있다)

 

 

 

 

 

 

 

 

 

 

 

 

 

 

<고독한 늑대의 피> 잘 쓰여진 경찰소설이라던데, 이거 전자책 나왔네. 사봐야겠다.

진 리스의 책, 표지도 아름답다. 나중에 종이책 살 때 사야지. 스가 아쓰코의 책들 재미있다고 누가 그랬는지 기억 안 나는데, 처음 들어보는 작가라 다 담아두었다. 한 권씩 시작해볼 예정

 

 

 

 

 

 

 

 

 

 

 

 

 

 

 

이런 책들도 담아둔다.

 

나 요즘 엄청 깜박깜박한다. 어제는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화가 나서 내가 왜 이러지 했다면, 오늘은 자꾸 사소한 실수들 반복해서 내가 엄청 짜증났던 날이다. 뭐가 문젤까. 너무 화가 나고 걱정이 돼서 (내가 이렇게 날 잘 챙겨) 이전에 읽었던거라 살 생각 없었던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일할까'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살 것이다. 그리고, 체크리스트 만들어 일 잘할 것이다.

 

 그리고, 허수경의 책을 한 권 살 것인데, 지금 보니, 전부 다 전자책으로 나와 있는 것 같다. 전자책 만세다.

 

 

 

 

 

 

 

 

 

 

 

 

 

아까 장강명의 '노라' 표지 보고 너무 기분 나쁘고 섬찟해서 리디셀렉트 해지하고, 마구 욕했는데, 연재중단 요구도 일어나고 있나보다. 해지와 불매와 연재 중단은 다르다는 글 보고,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 별 생각 없었는데, 아무리 빻은 글을 쓰고, 여성혐오 표지판 같은 표지를 썼다고 하더라도 연재 중단을 요구할 수 있나? 해지할 때, 분명히 사유 썼다. 리디 셀렉트의 셀렉션을 믿고 구독 신청했는데, 장강명의 노라. 같은 이야기를 셀렉트한 걸 보니,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표지와 내용도 불쾌하다. 라고.

 

분노하다가도 이렇게 금방 자기검열하고, 그래도 되나? 돌아보고, 내가 틀린 건 아닌가? 의심하게 되는데, 여자들만 그런 것 같아서 또 열이 올라옴. 내가 그 표지가 굉장히 불쾌했던 건 그 표지 보자마자 연상된, 무슨 성박람회 사진이었는데, 얘기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더럽고 남성혐오가 극으로 올라오긴 하는데, 그냥 빨리 하고 넘어가면, 여성 신체의 각각 부분을 오나홀로 만들어 둔 것이다. 발, 손, 뭐 그렇게. 여자의 몸을 조각조각 잘라서 남자 자위도구로 만들고, 성박람회 아니라도 성인용품점에서 남성자위도구 파는 패키지 본 적 있다. 정말 .. 장강명의 표지는 그런 것들을 세련되게 그려 놓은 것과 다름 없었다.

여자가 이미 그런 취급을 당하고 있는데, 그게 뭔 SF 소설이야.

 

근래에 발견한 너무나 멋진 SF '여자' 작가들의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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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9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0 0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8-10-20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독한 늑대의 피.. 최고입니다^^
 

오늘 제주 내려와 처음으로 함덕을 벗어나 서쪽에 다녀왔다. 아름다운 수목원을 걸었고, 예쁜 수국들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다보니, 낮잠도 놓치고, 강기사가 사 준 연어회와 멍게회로 각각 연어장과 멍게비빔밥을 만들었다. 남는 연어와 남는 멍게는 회로 먹었다. 연어 먹을까 멍게 먹을까 하다가 둘 다 사서 둘 다 한꺼번에 처먹다니, 참 나..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라. 연어는 연어장 만들거였는데, 양이 많았다고. 라고 핑계를 대 보지만.

 

연어는 회로 먹으나 연어장으로 먹으나 맛있을게 틀림없다. 그러나 멍게는?

멍게 회를 즐겨 먹지는 않고, 멍게젓갈은 좋아한다. 멍게젓갈 맛있어. 멍게비빔밥도 맛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집에 있는 풀떼기는 그제 닭똥집 튀김과 함께 다 쓸어 먹었고, 비빔장과 참기름과 김을 잘라 넣었고, 대부분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내 입에도 맛 없었다. 대부분의 음식을 맛있게 먹다 가끔 맛 없는데, 그게 다 내가 한 거. 젠장젠장! 여튼, 먹다가 포기하고, 이를 닦아도 기분이 나빠. 아이스커피나 마셔야지. 하고 있었는데, 잠이 들었고, 깨 보니 열두시 반이다. 평소 같으면 그냥 다시 잤겠지만, 오늘은 저녁때 맛없는 멍게비빔밥 먹다 남은게 생각 나서 안 자고, 그냥 침대 옆의 책 들고 읽기 시작했다. 밤 새게 되면, 내일부터는 잘 자겠지 뭐. 하는 마음으로다가.

 

그리고, 멍게비빔밥을 살려보기 위해서 파랑 마늘 볶고, 양송이버섯 (1끼 1양송이버섯 하고 있다.나의 요즘 최애 식재료) 한 개 자르고, 양파 썰어 놓은거 넣고, 볶다가 멍게비빔밥 투하, 고추장 추가해서 먹어도 멍게향은 여전히 진하다. 음. 멍게 너 이런 맛이었구나. 고추장 너무 많이 넣어서 짤까봐 계란 후라이도 얹었더니,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맛 괜찮은 거 같아. 이것도 맛 없으면, 튤립햄이랑 미국 소세지도 넣어보려고 했지. 하하

 

아니, 이건 멍게에 대한 페이퍼가 아니라, 1만 시간에 대한 페이퍼였지.

 

침대 옆의 책은 '마녀체력'이다. 선물 받은 이 책 너무 좋았고,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선물하기 전에 한 번 더 읽어보려고 읽던 중에 만시간 이야기 나와서, 아! 하고 벌떡 일어나 멍게볶음밥을 ..

 

정말 좋은 책이고, 나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 좋은 영향을 이 사람도 받았으면 좋겠어서 멀리서 선물해 준 마음 너무 알 것 같고, 나도 같은 마음으로 이 책을 선물하려고 한다. 이 책을 처음 선물 받고 읽었던 때가 올해 여름이다. (06-17이라고 페이퍼에 나와 있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또 꽤 다르고, 이 책은 또 다르게, 더 좋게 읽힌다.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해요!

 

다시 메모하면서 읽다가 이 부분을 당장 얘기하고 싶어서 이 새벽에 침대에서 일어나 멍ㄱ..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에 나오는 전문가의 1만시간

 

" 작곡가, 야구 선수, 소설가, 스케이트선수, 피아니스트, 체스선수, 숙달된 범죄자, 그밖에 어떤 분야에서든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 시간씩 10년간 연습한 것과 같다. "

 

나는 이 책을 2010년 2월에 읽었다 (역시 알라딘에 나옴) 지금으로부터 8년 8개월 전이다.

이걸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루에 세 시간씩 십년이면 전문가가 된다고? 그럼, 나는 일본어를 세시간씩 하고, 또 뭐는 몇시간씩 하고, 막 이렇게. 8년전만해도 시간이 무한한 것 같았고, 무모한건 지금이나 그 때나 같다. 그 때 뭐라도 시작했으면, 나는 만시간은 아니라도 만시간 가깝게 뭔가를 해서 전문가가 되어 있을텐데 말이다.

 

2010년 2월의 나는 몰랐을테지만 그해 가을 나는 꽃을 시작한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꽃만 하던 시간들이 몇 년이고 쌓였으니 전문가인가? 라고 하기엔, 음..

 

이건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 몰라서 몇 년에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몇 년전에 만시간 이론을 다시 접했을 때, 만시간 이론을 인용한 저자는 하루 세시간이건 열시간이건 수동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도움되지 않는다. 공부하고, 연습하고, '어제보다 낫게' 발전하는 그런 시간들이 모여야 한다. 는 글을 봤다. 

 

그리고, 또 몇 년이 지난 오늘 (사실 몇 달 전에도 이 책을 읽었지만, 그냥 지나갔던) 1만시간 이론의 '십년동안 하루 세 시간'이 처음으로 무겁게 다가왔다. 살 날이 얼마 안 남아서.는 아니고, 하루의 시간을 쪼개서 잘 쓰는 것을 열심히 생각하고 있고, 모든 걸 뒤엎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 시작해서일 것이다.

 

특정한 누군가를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노력한 시간들이 있었고, 이제 나를 위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생각하고 글을 쓰자마자 오랫동안 나의 한심한 꼴들을 봐왔던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고 있고,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 큰 힘이 된다. 말하지 않아도, 부담될까봐 말하기 힘들어도 마음으로 응원 해주는 사람들 마음까지 나 혼자 막 짐작하고, 힘내고 있다.

 

책 속의 비유 문장들을 아, 이런 뜻이구나,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가장 최근에는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았다' 는 말을 아, 이럴때 쓴 말이겠구나. 깨닫게 되었고, 요즘은 '날개를 단 것 같다' 는 말이 이 비슷한 기분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40에 운동을 시작해 10년을 한, 저자의 모토는 '천천히,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였다.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없지만, 죽는 순간까지 건강하게 움직이고 싶기 때문이고, 언제라도 손짓하며 지나가는 기회를 확 잡아챌 수 있는 몸 상태를 준비해 놓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53살? 저자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사십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한 것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준비된 나이고 싶다. 오늘의 서쪽 방문은 어쩌면 나에게 찾아온 기회인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해보려고 한다. 내가 여기 내려온 것만으로도 이미 준비는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번 일이 그냥 작게 끝나던, 커지던간에 다음 기회를 위해 지금 당장부터라도 꾸준히 준비를 시작해,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만들어 가겠다.

 

일 뿐만 아니라, 책읽기도 그렇다. 책은 시간이 많을 때가 아니라, 내가 열심히 살 때 가장 잘 읽힌다. 나는 그랬다.

책이 안 읽히는 건, 그냥 숨쉬는 것만큼 쉬운게 책읽기였는데, 책이 안 읽혔던건 나에게 충분히 내가 뭔가 잘못 됐다.는 신호였던 것을 이제는 알겠다. 그리고, 이제 다시 무의식적으로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내가 책읽는 것을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내내 마음에 남았었던 것 같다. 제대로 반박하지도 못했었다. 지금은 말할 수 있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은 도피가 아니고, 내가 잘 살고 있는 증거라고.

 

하루 세 시간씩을 무언가에 내 줄 수 있다는 거. 무거운 하루 세 시간. 24시간, 7일의 일상을 가꾸는 중의 가장 농축되고 소중한 시간일 것 같다. 맨날 쉬는 날 없다고 엄살 떨며 징징댔지만, 내게는 그  세시간이 있다. 내가 뭘해도 좋을 세 시간. 그건 나의 소중한 시간자산이고, 이제 나는 그걸 잘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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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8 18: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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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9 06: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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