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 <보통날의 파스타> 참, 인터넷서점 표지 이미지가 한없이 후져보인다. 실물은 좀 낫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에 비하여, 덜 가볍고, 덜 재밌다. 아무래도 전작이 칼럼 연재분 모은거다보니, 아, 그리고 겹치는 내용도 종종 눈에 보인다.  

무튼, 파스타에 꽂힌 내가 메모한 파스타에 관한 몇가지  


- 아, 맞아. 파스타는 생면으로도 만들지, 이렇게 말린(?) 면으로만 하는게 아니라 ^^; 죽었다 깨나도 내가 면을 밀어 파스타를 만들리는 없으니깐, 궁극의 파스타는 어짜피 다른 세계 이야기.

- 플러스, 파스타를 맛있게 삶는 법은? 이라는 질문을 했을 때 가장 중요한건 물과 소금, 바다 농도, 화력, 어느 것도 가정에서 하기 쉽지 않다. 물 1리터에 소금 10g이라고 하고, 올리브오일같은건 넣을 필요 없다고 한다.

- 중간중간 파스타 레시피와 이쁘장한 사진들이 나오고, 그 외에는 다 파스타 이야기이니, 파스타를 위한, 파스타에 의한, 파스타의 책이라 할 수 있겠다.  

- 노 피클

- 이탈리아 파스타는 국물 없고, 짜다는 느낌을 주는데, 한국인처럼 짠 음식 좋아하는 국민이, 사실은 국물에 더 많은 소금을 넣어서 먹으면서, 소금 덜 들어간 이탈리아 파스타보고 짜다고 한다고.  

- 깔보나라는 이탈리안이 아니였다. 생크림 이런거 말고, 그냥 계란 노른자로만 만드는듯. 음.. 우리집 계란이 좀 왕알에 쌍알이어서, 어떨까 싶다. 무튼, 크림스파게티(?)는 당분간 흥미없고.  

- 알 단테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이미 요리된 음식이므로, 꼬들하게 먹는거라고. 우리 라면 먹을 때처럼. 이라고 하는데, 나처럼, 그리고 박쉐프처럼 꼬들하게 먹는 사람도 있지만, 내동생처럼 있는대로 퍼지게 해서 먹는 사람도 있으니, 그냥 면에 따라 취향에 따라 알아서 삶아 먹으면 되는거 아닌가. 싶고.  

- 파스타는 한꺼번에 절대 4인분 이상 하지 말라고. 

- 패스트푸드의 밀과 다른 밀, 다르게 건조된 밀이라서, 천천히 흡수되고,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이야기. 

- 이탈리아에서는 교도소에서도 파스타 나온다.

- 아침 두 번 먹는데, 첫번째 아침은 간단한 빵과 커피, 두번째 아침은 파니니같은거, 그리고 점심과 저녁에 거하게 파스타. 이렇게 먹는다고 한다. 
... 음, 나는 이른 아침( 막 새벽 네시) 거하게 한접시 ^^; (양조절을 못해서,;) , 점심과 저녁 사이 (한 네다섯시쯤) 가볍게 한 접시 이렇게 두 끼 먹는다. 가끔 한 아홉시쯤 가볍게 한 끼 먹는 경우도 있고,

뭐, 이런 이야기들을 메모해 두었다.   

파스타가 막상 해보니, 라면보다 쉽고, 간단하고, 먹기 좋고, 각종 버라이어티한 재료 범벅하기도 좋고, 물리지도 않고, 저렴하고, 라면 먹는거에 비해 죄책감도 덜 드는데, 이렇게 멋대로 파스타 면만 삶는다고, 파스타인가? 싶기도 하고, 뭐, 파스타면만 삶으면 입으로 먹든, 코로 먹든 파스타 맞지. 싶기도 하고, 그렇다.  

구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재료들로 (난 가난하니깐) 파스타를 만드는데,
사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긴다. 앞으로 꾸준히 파스타를 먹는다면, 하나씩 마련해가는 재미도 있을 듯.  

난 샐러드를 좋아하지 않지만, (만들기도, 먹기도 귀찮아) 이러고 면만 냅다 먹고 있으니 좀 그렇긴 함. 
밥 먹을때는 김치라도 먹지. 파스타 먹을 때는 넣어봐야 깻잎 ^^; 토마토 으깬거, 양파, 버섯, 정도이니, 뭔가 상큼하고 씹히는게 필요해.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당근이나 오이라도 사다가 잘라 놓고 같이 먹을까.  

마늘 다진거로만 했는데, 이제 안 다진것도 해봐야할듯, 마늘 다진걸로 사는데, 워낙 왕창왕창 넣어서 이거두 비싸.
스파게티 집는 집게, 사고 싶어. 이게 일단 제일 사고 싶다. 이거랑 팬의 소스 박박 긁을 수 잇는 실리콘 주걱 같은거
다이소나 한번 가봐야겠다.  

이전에 이케아에서 허브 자르는거 사다가 누구 선물한 적 있는데, 그런거 있으면 깻잎 썰기 좋을까? ^^: 폼날것 같다고 혼자 생각중.   

스파게티면 메저하는거, 그거 동그랗게 구멍 뚫려 있어서 그 안에 맞게 넣으면 몇인분몇인분 하는 것도 예전에 이쁜거 몇 번 봤는데, 나와는 거리가 먼거. 라고 즐찾도 안 해 놓았던것이 아쉽

바질은 사긴 샀는데, 아, 이게 바질이었지. 향은 좋은데, 뭔가 먹지 말아야 할 꺼, 뱉어내야 할꺼 씹는 느낌.  

맛있는 치즈 사서 갈아서 넣고 싶은데, 맛있는 치즈도, 치즈 가는 것도 아이디어 없음. 미쿡이나 일본에는 동네마다 많았는데,

그리고, 이거 좀 빨리 사고 싶은데, 페퍼론치노는 인터넷에만 있나? 어디가야 할 수 있을까. 흐음-   

 

몇번째 파스타인지 까먹었;;
바질, 마늘, 올리브오일, 박새우 섞인 날치알   

누가 물어보길래, 부끄럽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1. 물을 끓인다.
2. 파스타 면을 넣고, 소금을 넣는다. (바닷물 농도, 1리터에 10g, 이 때 그냥 소금 말고, 난 지금까지 비싼 소금 넣었는데,
볶은 소금도 될까? 아니면, 바다소금 살까?)
3. 면 삶는건 봉투에 나와 있는 것( 내 경우에는 8분) 보다 1-2분 적게 하면 더 꼬들, 더 많이 하면 덜 꼬들, 이건 그냥 취향 맞춰서, 면 퍼지는 거 보면서 대충 한다. ..응?
4. 면이 삶는 동안 재료 준비, 날치알은 해동 시켜 놓고, 마늘 대기
5.올리브유/포도씨유로 달군 팬에 마늘 넣고 마늘향 내기. (원래 이탈리아에서는 마늘을 향내는데에만 쓴다고 하는데, 난 마늘 좋아하니깐, 팍팍) 그리고, 여기서 볶아야 할 재료 있으면, 버섯이라던가, 양파라던가 마늘이랑 보조 맞춰서 알아서 익도록 함께 넣고, 알리오 올리오에는 페퍼론치노(이태리 매운고추..는 작다!..응?)를 잘라 볶는데, 이거 어서 살까나
6. 파스타 삶은 국물 1/4컵 정도 덜어 놓고, 면을 체에 건지고, 항상 주의사항으로 물에 헹구지 말라고 마는데, 당연하다.
7. 달구어 볶고 있는 재료에 면투하, 이 때 국물 적당히 넣어서 안 달라붙게. 근데 1/4 컵 넣으면 좀 많긴 하다. (반컵 넣으라는데도 있던데, 무슨 파스타국을 끓이려는건지, 아님, 내 컵이 너무 큰건지 ^^a)요 때 간도 본다. 날치알 넣어서, 소금은 필요없음.   
8. 그래서 재료랑 잘 섞이게 이 때 날치알도 넣고 프라이팬 막 흔들어서 (티비에 나오는 것처럼, 이게 잘 섞인다. 뒤적뒤적 하는 것보다 더 )
9. 마지막에 접시에 내고 날치알이랑 깻잎 얹어서 모양도 내고, 생으로 섞어도 먹을 수 있게, 여기에 바질이랑 파마산도 좀 뿌리고.
10. 맛있게 먹는다. 
    

 

위에랑 비슷한데, 깻잎이랑 발사믹 양파 하고 남은 쪼가리 양파 썰어 넣음.
깻잎을 오렸다가 비웃음을당하고 ^^; (부끄러워욧) 알려주신대로 둥글게 말아 썰고, 씻어서 꼭 짜니깐
이렇게 다를 수가.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 ..응? 

 

유일하게(?) 실패한 파스타
푸실리는 소스 있는게 더 맛있는듯, 왠지 심심해서 발사믹 양파 앉었다가, 모양도 맛도 시망  

 

오늘 아침  

 

맛 있었어, 버섯 넣고. 깻잎도 맛있어서 점점 양이 많아지고 있고
사진의 저 버섯대가리 거슬려서, 한참을 째려보다 글씨를 박았는데, ing를 동그라미 안에 쏙 맞추니
무슨 로고 같다며, 흡족해하는중. 냐하하-

 

파이어킹 로즈프림- 귀여워- 이 접시 작아서 좀 무리수,
파스타 접시가 필요하다. 다 가려지니 테두리가 예쁘거나 쉐잎으로 승부하는 놈으로다가


 
<일본의 작은 마을>
솔직히 글은 그냥 그런데, 컨텐츠가 너무 좋다. 기획과 컨텐츠만 좋으면, 꽤 볼만한 책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 당연한가? 

정말 꿈같은 장소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통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는  
이런게 정녕 질투나는거지. 무튼, 주옥같은 사진들이 많다.  

 

 

슬램덩크 마을, 만화 속 장면하고 똑같아!   

 

또 만났군요, 소오세끼- 상, <마음>의 배경, 나쓰메 소세키 문학관도 있다고  

 

* 이 외의 사진들은 포토리뷰로 찾아뵙겠슴다-

  내가 아는 몇몇 글꾼들이(물론 그 분들은 나를 모르고) 하두 칭찬을 하기에 엄청 기대했는데,
  음... 이건 아니잖아. 한겨레21의 표지만 잔뜩 보고, 헤드라인만 잔뜩 보다보니, 어느새 책이 끝났다. 이런 느 낌?  내가 꾼이 아니어서 뭔가 봐야할 걸 못 보고 지나쳤는지 모르지만, 꾼만 상대로 하는 책일리 없잖아;  

 무튼, 기대가 하늘 끝까지 커서, 땅바닥 까지 실망  

 

 마무리는 역시 어제 물그릇 책에다 쏟은 사랑스러워 죽겠는 말로군  

 

응? 나 불렀어요?
(불리할 때는 존대도 할 줄 아는 처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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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1-20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아도 해치지 않아요. 암요.

bookJourney 2010-01-2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리콘주걱(저는 고무주걱이라고 부릅니다만^^;)은 한 개 가지고 있으면 참 편해요. 온갖 소스며 고추장이며 양념 같은 걸 깨끗하게, 알뜰하게 닦아쓸 수 있거든요. ^^
그나저나, 전 하이드님 파스타에 전염(혹은 세뇌?)되어서, 조만간 파스타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레시피, 고맙습니다. ^^*
 
이노센트 맨
존 그리샴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많은 사람들이 존 그리샴의 책을 읽던 시절, 나도 존 그리샴의 책을 읽었고, 빨간 손바닥이 그려진 검은 표지의 강렬함( -> 책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미심장한 표지다.) 에, 존 그리샴이 처음으로 쓴 논픽션, 전도유망했던 야구선수가 누명을 뒤집어쓰고, 11년간 복무를 하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무너져간다는 이야기는 확실히 그 어떤 범죄소설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이다.   



오돌도돌 피 묻은 손바닥자국

범죄 논픽션 소설 중 <인 콜드 블러드>라는 레전드 소설이 존재하고 있는한, 당분간 범죄논픽션에 큰 인상을 받는 것은 힘들 것 같긴하다. 그 아무리 존 그리샴이라도. 그리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황당하고 억울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그 정의를 찾는다는 점에서 소설로서는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은 소설을 읽는 것과는 달라서, 지루하고, 답답하고, 누명을 쓴 사람에 대한 무한 동정과 악덕검사에 대한 무한 증오같은건 잘 생기지 않더라. '존그리샴= 재미' 를 자동적으로 뇌가 기억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무튼, 아마존 리뷰를 보면, 가장 많이 추천 받은 리뷰에, 존 그리샴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이 소설을 그의 최고의 소설로 치켜세우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미국에서는 더 와닿는 이야기일지도.   

일단 책소개에 낚였다 싶은 것은 그는 전도유망한 야구 선수는 아니였고, '전도유망했던', 그러나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사고 치고 다니는 여자 밝히고, 알콜중독자인,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었다는 거. 온 가족에게 민폐캐릭터였다. 그러니깐, 그가 천부적인 야구 실력과 유쾌한 매너로 에이다라는 작은 도시에서 스타가 되고, 프로와 계약하지만,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무너지고 나서는 평생.  

그렇게 만든데는 그의 심약한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나쁜 경찰, 악덕 검사와 무능한 판사 등이 존재하긴 한다. 그러니깐, 그, 론 윌리암슨는 평생 그렇게 사고를 치고, 가족과 주변 사람을 괴롭히다가 죽을 운명이었는데, 그 소소한 재난들을 재앙으로 만든 것은 위에 이야기한 나쁜 경찰, 악덕 검사, 무능한 판사, 그리고 배심원들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경찰과 검찰을 옹호할 수 있는 한 톨의 이유도 안 되긴 한다.  다만, 내가 책소개를 보고 생각했던 순진무구하고, 정의로운 톰크루즈같은 캐릭터는 아니였다는거지. 이 작품의 판권을 조지 클루니가 사서 영화화 한다고 하는데, 어떤 주인공이 캐스팅될지, 어떤 영화가 나올지 궁금하다.   

이 책에는 론 윌리엄슨 외에도 그와 같이 억울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끌려온 사람들이 더 나온다.
그 중, 론과 감옥에서 만나 친해진 그렉의 경우도 오랜 시간 투쟁하여, 결백을 인정받고, 근데, 론과 함께 그렉도 결백으로 풀려난 후에도 지역주민들에게 여전히 용의자와 같은 증오의 시선을 받는다.  

누군가를 죽이기까지, 사형제도에 찬성하건, 그렇지 않건간에, 그렇게 많은 오류들이 눈 앞에 펼쳐져 있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몰라라, 사람을 사형대에 세울 수 있다는 것이 도대체 이해가지 않느다. 실화가 아니라, 소설이었다면, 이 무능한 삼류소설가 같으니라고, 욕나올법한 그런 황당한 이야기.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잔인하게 살해당한 카터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론이 그 집 근처에 살았다는 이유와 어떤 절대 믿을 수 없는 범죄자놈의 위증으로 어떤 증거도 없이, 자백을 강요당하고, 자백을 한 것도 아닌데, 그걸 자백으로 몰아 11년동안 악의적으로 괴롭힌 것.  그와 함께 공범으로 몰린 데니스 프리츠 역시 어떤 증거도 없이, 게다가 그는 론 처럼 정신적으로 불안하지도, 알콜중독이거나 하지도 않은 책임감 있는 교사였다. 론하고 알고 지냈다는 이유로 공범으로 엮이게 된다.  

나중에 론과 데니스는 시로부터 보상금을 받게 되고, 론은 정신없이 보상금을 술과 여자에 쓰는 와중에, 데니스는 자신의 딸 엘리자베스와 좋은 곳에서 유복하게 지내며, 결백자들을 돕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다. 실제로 사건에 대한 책을 쓰기도 하였다.  

미국이란 나라가 무고한 사람 하나를 사형수 만드는 것도 우스운 얼척없는 국가라면, 자신의 시간, 돈, 노력을 쏟아가며, 그들을 구제하기 위한 봉사자들 또한 함께 존재하는 참 버라이어티한 국가다.  

존 그리샴의 사이트에 가보니, 악덕 검사 빌 피터슨은 작년에 64세의 나이로 은퇴하였고, 은퇴 이유로 존 그리샴의 이노센트맨도 이유가 되었지만, 이유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유로 존 그리샨의 <이노센트맨>을 고소하기도 했었다.  

사실, 나는 이 부분이 좀 걸린다.
살짝 맛이 간 론 윌리엄슨을 완전히 돌아버리게 만든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은 빌 피터슨만이 아니다.
이 상황이 나에게는 마르께스의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속의 한 장면 같이 보였다.
누가 론 윌리엄슨을 돌아버리게 했나? 칼을 꼽은거나 다름 없는 빌 피터슨만이 죄인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경찰, 지역주민, 배심원, 변호사, 가짜 밀고자, 소위 법의학 전문가들, 판사, 교도관, 동료죄수 등등  그것이 굉장히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빌 피터슨만을 죽일놈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 책에서 그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고,
무려 '존 그리샴' 의 책이다보니, 그에게 주어지는 이와같은 사회적 매장이 온당한가.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드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존 그리샴의 이야기만 들은 것이고,
빌 피터슨이 보기에 론 윌리엄슨은 사회악에 악당중의 악당이었고, 그 나름의 정의를 가지고 행동했을테니 말이다.
이런저런 조작을 하고, 멍청한 결론을 맘 속에 내리고 수사에 열을 올린 무능한 멍청이 떠벌이인건 맞지만, 
그와 같은 머저리가 활개치고 다니는데, 저지는 못할망정 도움을 주고, 판결을 내린 배심원단이나 판사나 누가 무죄란 말인가.  게다가 그들 중 이름이 드러난 몇몇도 있지만, 대부분은 경찰, 시민, 배심원이라는 안전한 우산을 쓰고 있고 말이다.  

사건이 끝나고도, 책을 읽고도, 존 그리샴의 소설에서 나오는 것 같은 친절한 카타르시스같은건 없고,
찜찜함만 남는다.  

  

오른쪽 위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데비 카터, 론 윌리암슨과 데니스 프리츠는 데비 카터를 죽인 범인으로
기소되어 11년간 고통받게 된다.  

왼쪽 사진들은 론 윌리엄스가 야구선수였던 시절  



왼쪽 아래, 론 윌리엄슨과 데니스 프리츠의 용의자 사진
오른쪽 위 구퉁이가 바로 악덕검사 빌 피터슨



왼쪽이 새로운 재판을 승인한 피터 세이 판사, 중간 론 윌리엄슨, 아래는 론 윌리암슨 재판을 승리로 이끈 마크의 팀
오른쪽은 그들이 무죄로 풀려나던 순간의 사진들이다.  

 

만신창이가 된 과거 유망주 야구선수 론 윌리암슨 190의 키에 100키로가 넘는 운동선수였던 그가
이렇게.. 망가졌고, 51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옆에는 정말 헌신적인 누나들.  

 

론 윌리엄슨의 최고 시절, 고등학교 졸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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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가들의 특이한 전직
    from 디브러리 블로그 2010-11-18 09:29 
    그림1. 만년필은 작가의 상징^^ 태어날 때부터 작가인 사람은 없었겠죠? 어린 시절부터 글 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소설가로써 꿈을 키워나간 사람도 있지만,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문득 글을 써서 작가가 된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후자의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소설가로 이직한 작가들은 이전에 어떤 직업을 가졌
 
 
비연 2010-01-19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읽을까 말깜 망설여지네요..

하이드 2010-01-1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권할까 말까 망설여지네요 ^^a

마그 2010-01-1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왠지모를 추억에... 질렀습니다. ㅎㅎ 읽어봐야죠. 고등학교때 진짜 의뢰인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으로...
(재미없을까봐 불안한 1人)

하이드 2010-01-1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좀 지루할 수도 있는데요, 읽을 수록 빨리 뒷장 보고 싶어져요. 진짜 재미있었던 존그리샴을 기대해서인지, 전 약간 이 작품 지루하더라구요. 그러니깐, 존 그리샴을 생각했을 때 말이죠. 읽고 나면,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고, 구매해서 후회할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디토 2010-11-1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국립중앙도서관 디토입니다.
좋은 정보 얻고 트랙백 걸고 갑니다. 저희 블로그에도 놀러와주세요. 감사합니다. ^^
 
레볼루셔너리 로드
리처드 예이츠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타임지 100대 영문소설이고 뭐고 그런건 모르겠고, 정말 정말 힘들게 읽어낸 책이다. 그러니깐, 책이 딱히 나쁘다기 보다는, 타임지 100대 영문소설인데, 그러기야 하겠어, 나는 십자수를 하면, 수행하는 기분이 든다거나 한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십자수가 무슨 죄.  

한 30쪽 짜리 단편을 500쪽으로 늘여 놓은 것 같다. 슬로우모션으로 보는, 남자와 여자, 결혼, 결혼의 파멸. 그 어긋남은 처음, 에이프릴이 연극 무대에 섰을때부터, 마지막까지 집요하게 나란 독자를 괴롭혔다.   

좋게 말하면, 섬세한 심리 묘사고, 나쁘게 말하면, 한없이 늘어지고, 형용사들과 비유를 주렁주렁 달아 기형적으로 늘어진 문장들의 집합이다.  

아무리 좋게 봐도, 50년대 젊은이들의 꿈과 이상, 그리고 '레볼루셔너리 로드' 라는 이름의 길거리에서 산다고 해서, 혁명드립 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무너지는 미국 중산층의 유리집에 대한 좋은 책들은 많은데, 이 책을 그 카테고리에 넣으려면, 일단 저 너절한 형용사들과 비유들을 좀 쳐내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해서 교외에 집을 얻었는데, 똑같이 찍어낸듯한 그 집들, 가정들에 비해 자신들은 특별하다고 생각했어. 여자는 파리에 가서, 남자를 먹여살리겠다고 해. 특별해지겠다는거지. 자신들도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위태하던 남과 여는 '파리' 라는 꿈에 매달려 다시 잘난체하기 시작하지. 근데, 두 가지 일이 일어나. 하나는 에이프릴의 갑작스런 임신, 나머지는 프랭크가 죽어라고 지루해하던 그 직장에서 높은 사람에게 갑자기 인정을 받게 되는거지. 먼저 꿈에서 깨어난 사람은 프랭크야, 그리고 나서 에이프릴.  

그래, 남녀의 '결혼' 그 자체가 미국 중산층의 문제.라고 하면, 납득이 간다. 그런건가? 

무튼, 재미없겠다. 싶은 이야기는 읽다 덮어도 무방하지만, 가끔은 수행하는 기분으로 읽는 것도 필요하기에, 이 책을 다 읽어내고 나니, 쓸데없이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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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0-01-1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안 봐서 모르겠고, 영화만으로 봤을 때 전 최근 몇 년 내에 본 것 중에 가장 기억할 만한 영화가 됐어요. 아무래도 아바타나 전우치 같은 것에 몰입 못하는 제 취향 탓이겠지요. 책은 어떤지 궁금한데 '형용사들과 비유를 주렁주렁 달아 기형적으로 늘어진 문장들'에서 우려스럽긴 하네요. 제 생각인데 이런 건 번역자들이 문장을 끊어서 단문으로 정리해주면 번역 문학으로서의 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문장 구조의 차이도 한 몫 할 것 같아요.

하이드 2010-01-1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 원작 있으면, 원작 챙겨 보고, 영화 보는 편인데, 영화 볼 마음이 똑 떨어졌어요. -_-;;;
제가 섬세한 심리묘사라던가, 이런거 싫어하는 편은 아닌데, 이 책하고는 유독 안 맞았던듯 합니다.
이 책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던데 말이죠. ^^

stella.K 2010-01-17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작가가 대중적으로 인기는 못 누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평론가는 극찬을 했다고 그러고.
'작가 중의 작가'라고 하던데, 누구 못지않게 직접적이고 피괴적이며,
모든 것을 적절히 선택된 단어 위에 균형을 이루도록 변환하는데 능숙한 작가라고
프랜신 프로즈는 그의 책에서 말하더군요.
원래 평론가들이 극찬을 하면 대중이 외면하는 거 다반사 아닙니까.ㅎㅎ

하이드 2010-01-1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딱히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작품을 외면하는 취향도 아닌데 말이죠, ^^ 그냥 이 작품이랑 궁합이 안 맞았다고 생각할래요. 프랜신 프로즈의 책은 보관함에 들어 있는데, 리차드 예이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군요.


perky 2010-01-1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사진에 반해서 저 책을 원서로 샀었는데 말이죠;;
[30쪽짜리 단편을 500편짜리로 늘려놓은것 같다]란 표현에 이 책에 대해 감 잡았어요. ㅋㅋ
엄청 템포가 느릴 것 같은 예감..게다가 수식어들이 주렁주렁..(제가 아주 싫어하는 부류! ㅠㅠ)

Kitty 2010-01-17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도 영화도 전혀 볼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원래 소설 잘 못 읽기도 하고 ㅡㅡ
케이트 윈슬렛은 연기 잘하는건 알겠는데 가끔 좀 overacting하는거 같아서 역시 잘 안보게 되는...
하이드님 리뷰 보니 앞으로도 볼 일 없을 듯 합니다 ㅋ

하이드 2010-01-17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에 있어서 샀는데, 진짜 한숨 백만번 쉬면서 다 읽었다는; 원래 싫은 책은 과감하게 안 읽기도 하는데, 이번엔 어떻게 꾸역꾸역 다 읽었어요.


snowy_soul 2014-12-17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소설은 안봤는데 어쩌면 영화가 더 간결한 것일수도 있겠군요. 에이프릴이 신경 과민적이라 프랭크와 언쟁 높이는 신들이 과도히게 길다고는 생각도 들지만. 오히려 님 글을 읽고 책이 더 궁금해졌군요. 단순히 늘어진다는 것 외엔 다른 참고할만한 언급은 없어서 아쉽네요.

하이드 2014-12-17 08:11   좋아요 0 | URL
네, 꼭 읽고 참고할만한 언급 부탁드립니다.
 
Free 프리 - 비트 경제와 공짜 가격이 만드는 혁명적 미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정준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롱테일법칙의 크리스 앤더슨이 <Free프리> 로 돌아왔다. 부제로 '비트 경제와 공짜 가격이 만드는 혁명정 미래' 라고 되어 있는데, 제목의 '혁명' 이라는 말이 절대 과하지 않다. 우리는 지금 알게 모르게 '공짜'라는 '가격혁명'을 겪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서문에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중 하나로 '세대간의 공짜에 대한 개념차'를 들고 있다. 아, 이전에 '롱테일 법칙'을 읽은 사람이라면, 낯익은 개념들도 나오는데, 거기서 훨씬 발전하고, 세부적이며, 더 나아간 사회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같은 개념으로 욹어먹는다던가, 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리 말해두고,  

'세대간 공짜에 대한 개념차' 중 이 '세대차'라는 말이 나는 늘 재미있는데, '공짜'를 바라보는 세대간의 격차는 이렇다. 윗세대에게 '공짜'는 진짜공짜가 아니였다. 좀 똑똑한 소비자로 자부하는 자들은 '공짜'에 대한 가격을 다른 방법으로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상업적 테두리 안에서의 '공짜'라는 말조차 폭넓은 의미와 다양한 비즈니스적 뉘앙스를 갖고 있다. '공짜'가 진짜 공짜가 아닌 경우도 가끔 있다. '하나를 사면 하나가 무료'라는 말은  "두 개를 구입하면 50퍼센트를 할인해준다"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증정품'은 사실 증정품의 비용이 본 상품의 가격에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무료 배송'은 일반적으로 배송비가 제품 마진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44-  

 이와 같은 윗세대의 공짜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아니, 이와 같은 '물리적 자원' 의 눈에 보이는 '공짜'가 아직까지는 더 주된 마케팅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물리적 자원'의 공짜 못지 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비트 경제' 시대의 공짜 또한 우리는 이미 충분히 누리고 있다. 비트경제 시대의 청소년들, 즉 아랫세대들에게 '공짜'는 정말 '공짜'이고, 그것을 누리는 것이 당연한 권리여서, '공짜'를 누리지 못할 때 기업을 외면하기까지 하는 세대이다. 가장 알기 쉬운 예로 '구글 서비스'나 '리눅스'등을 들 수 있다.  

크리스 앤더슨은 이 책에서, 각종 공짜 모델을 분석하고, 제시함으로써, 사양되는 사업과 뜨는 사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진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의 예시로 드는 케이스들은 기사에서 한 번 봤음직한 것들도 있고, 처음 보는 것들도 있지만, 그 기사에서 개념을 도출해내는 저자의 능력은 이 책을 '정말 재미있는' 경제서로 만들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공짜 모델 네가지는 다음과 같다.
공짜모델 1 : 직접 교차 보조금
공짜모델 2 : 2,3자간 시장 (three party market)
공짜모델 3 : 프리미엄
공짜모델 4 : 비금전적인 세상  

모델 1의 예는 '신용카드' 이다. 신용카드 무이자, 수수료는 소매 업체 부담, 소매 업체는 그 수수료를 결국 고객에게 떠넘기게 되는. 결국은 어떻게든 공짜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공짜 모델
모델 2는 전통적인 미디어들을 들 수 있다. 거의 공짜에 가깝게 소비자에게 컨텐츠를 지불하고, 그 비용은 '광고주'가 지불하게 된다. 모델 3과 모델 4부터가 '비트 경제' 의 시대에 걸맞는 공짜 모델이라 하겠다. 특히 모델4에 나온 예시들은 정말 흥미로웠다. 다양한 흥미로운 예시들이 제공되는 와중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리눅스의 한판을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그 유명한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를 통해서 몇장에 걸쳐 길게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진짜 속된말로 빵터졌다.  

모델4에 속하는 '해적행위'에 대한 각종 예시들도 흥미롭다. 단순히 흥미로만 끝날 이야기들이 아니라, 현상을 유심히 보고, 앞으로 더욱더 우리의 소비를 잠식하게 될 '공짜경제', '비트경제' 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다. 여기 나온 예로, 음악 시장에서의 프린스의 신문에 새 음반 끼워주기(원더걸스 1불에 옷가게에서 CD 팔았다고 왈가왈부하는데, 모르는 소리), 라디오 헤드의 신보 공짜 다운로드, 파올로 코엘료의 신간 공짜 공개, 닐 게이먼의 <미국의 신들>도.

출판업자인 팀 오레일리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작가의 적은 해적 행위가 아니라 무명성이다." 공짜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많은 독자에게 가 닿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무료 도서가 효과가 있다면 일부 이용자들은 보다 '고급'버전을 구입할 것이다. 실물 서적을 선호하는 한 독자들은 계속 돈을 내고 그것을 구입할 것이다. -253- 

 
출판에 대한 이야기는 평소 관심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 더욱 유심히 봤는데, 영화, 음악에 비해 도서는 비트, 즉 디지털보다 실물을 선호하는 특별한 상품이다.  

무료 도서
일부 고급 잡지들처럼 도서는 사람들이 여전히 디지털 콘텐츠보다는 실물을 선호하는 특별한 인쇄물이다. 도서 산업은 다행히 몰락의 길을 걷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공짜 모델을 적용하려는 수백 만의 저자들의 실험을 가로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도서와 음악 간의 중대한 차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도서의 고급 버전은 비트 형태가 아니라 '원자' 형태라는 것이다. 비싸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원료로 하고 있는 종이 서적은 책장에 꽂았을 때 훌륭한 장식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수명도 비할 수 없이 길고, 선명도와 휴대성도 뛰어나다. 그러나 디지털 도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도서 시장은 운전하며 들을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 어디서든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 그리고 실물 도서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 외에 '명성'과 '관심' 이라는 비화폐 경제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이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약간 의외였는데, 이와 같은 비화폐 경제도 진짜 경제다. 버거킹의 파괴적 마케팅이라던가(이게 버거킹 트레이드마크라는데, 처음 알았다. 그러니깐, 미국에서의 이야기이겠지만), 그걸로 페이스북의 친구관계 가치를 계산한 이야기라던가, 그에 따르면 이웃 하나는 거칠게 말해 12달러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이것을 역시 또 과격하게 알라딘 서재 블로그의 즐찾으로 환산해 본다면, 나의 서재는 만달러 조금 넘는 명성/관심가치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명성/관심 가치에 대해서는 이것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각각 나오고 있으니, 만달러라는 과격하게 계산한 허수에 놀랄일은 전혀 없다.  

시종 일관 경제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 책의 매력  

누가 누구인지, 각각이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의 인간관계 관리가 가능한 최대 인원을 나타내는 던바 숫자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몇십 년 간의 인류학적 조사를 통해, 즉 1000년 전의 문명에 관한 조사를 통해 인간관계 관리가 가능한 최대 인원은 150명으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마이스페이스같은 인맥 구축 사이트들이 생겨나기 전의 이야기이다. 이제 소프트웨어 덕에 당신은 150명의 몇 배에 이르는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 마이스페이스 회원들의 경우 평균 친구 수가 약 180명이고, 몇천 명의 친구가 있는 이들도 많다. 실리콘이 우리의 '명성'관리 능력을 향상시킨 걸까, 아니면 그저 '친구'의 의미가 희석된 걸까? -258- 
  
숲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무를 이야기해서 미안하지만, 블로그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되어주었다. 아무래도 파워블로그나 블로그의 경우, 미국이 훨씬 앞서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 나온 몇가지 이야기를 리뷰에 담았는데, 이 책은 우리의 소비에 대한, 훨씬 더 많은 읽어볼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부족한 리뷰로 판단하지 말고,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책의 마지막에는 저자가 제시하는 비트경제에서 소위 '뜨는' 아이템들이 나오고 있으니, 서문에서부터 마지막장까지 충실한 경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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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읽는다 - 강상중의 청춘독서노트
강상중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강상중이라는 재일교포 학자가 그의 치열했던 청춘시절을 관통한 다섯 권의 책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경식의 미술 이야기가 그냥 미술 이야기로만 다가오지 않듯, 그의 청춘 이야기도 그저 흘러간 나의 청춘이나 너의 청춘과는 좀 다르다.  

그의 부모는 한국인, 어머니는 진해 출신이고, 아버지는 마산 출신이다. 그들이 일본 구마모토에 자리 잡고 나서 나가노 데쓰오가 태어났다. 일본에서 태어난 그가, 강상중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게 된 계기와 시기는 그의 청춘에 있다. 이름, 정체성을 바꾼다는 보통 사람은 겪기 힘들 일을 청춘에 겪어낸 것이다.  

스무살때(70년대다) 한국에 처음 가 보게 되고,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이름을 바꾸기로 결심했는지는 이 책에도 <고민하는 힘>에도 나오지는 않지만, 자이니치(재일한국인)로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그 회색지대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다 한국 방문 후 고국, 그렇다. 일본에서 태어나 20여년만에 한국땅을 밟은 그는 처음부터 한국을 고국이라 부른다. 고국의 상황을 보고, 느낀 바가 있었고, 돌아와서 정치사를 공부하기로 한 대학시절, 그는 일본의 한국인들을 만나 교감하게 된다.  

<청춘을 읽는다>, 이 책은 그의 청춘에 놓여 그의 인생관과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 다섯 권의 책을 이야기하면서, 그 자신의 역사, 한국과 일본의 정치사, 미래에 대한 염려와 예측, 한일문화 등에 대한 촌철살인의 글을 남기고 있다.  

그가 이야기하는 다섯 권의 책은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 보들레르의 <악의 꽃>, 지명관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마루야마 마사오 <일본의 사상>, 그리고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이다. 

읽어 본 책은 보들레르의 시집 정도이고, 지명관과 마루야마 마사오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저자들이긴 하다. 막스 베버의 책은 평소라면 읽을 엄두도 생각도 안 했을 책이고.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 그 중에서도 특히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그의 애정은 대단하다. 나쓰메 소세키는 그가 살았던 구마모토 출신이고, 일본의 국민작가이다. 그의 '고민', '청춘', 그러니깐, 그가 평소 가장 큰 화두로 두고 있는 것이 나쓰메 소세키와 베버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고민하는 힘>을 읽어보면, 그는 일찍 죽어 노년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없는 것을 빼고는 온 세상의 모든 문제에 나쓰메 소세키라는 답을 제시한다. 그 부분은 좀 놀랍다. 무튼, 소설 속의 주인공과 작가를 통해 제시하는 답이라, 그 세계에 익숙한 나로써는 반갑고 귀에 쏙쏙 들어오긴 하지만.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는 시골에서 처음 도쿄로 나간 산시로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많은 소설과 산문 중에서도 강상중은 이 '산시로'라는 인물과 자신의 처지를 비슷하다 여긴다. 어린시절 동경하던 동경, 스무살에 드디어 동경에 입성하나, 흔들리는 도시, 새로운 시대. 나쓰메 소세키가 지식인으로서 가졌던 근대에 대한 고민은 백년이 지난 지금, 역시 새로운 문화, 발달하는 기술사회에 비해 더딘 속도의 인간이라는 것과 닿아있다. 저자는 백여년간 고민과 해결 없이 멈춰져 있던 세상이 다시 돌아간다.고 말하고 있다. 어린 시절 구마모토와 70년대 서울은 '가는 곳마다 피와 땀과 눈물, 오물을 배출하며 몸부림치는 듯 보였고, TOKYO와 같은 근사함도 풍요로움도, 휘황한 광채도 없으나, 필사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랆들의 생생한 숨결과 온기가 있는, 나 이외의 다른 무언가에 내 모든 것을 걸어보겠다는 격렬한 에너지가 있는' 곳이었으나, TOKYO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산층이라는 것에서 고만고만한 만족을 찾고 있던 'TOKYO'에서는 썰물이 빠져나가듯 정치의 계절이 막을 내리고 진부함과 평범함이 신조가 되어가고 있는 듯 했다. (중략)지금 이대로가 뭐가 나쁘단 말인가, 일본인이란 정말 좋은 거야... 대체로 이런 암묵적인 합의가 성립되고 '평범한 결론'이 젊은이들의 새로운 상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상식이라는 녀석과 작별을 고할 때, 자유라는 이름의 티켓을 손에 쥐지, 봐, 해피하잖아. 마이 컵 누들" 이 시엠송처럼 'TOKYO'는 '자유'를 구가하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자유' 역시 그들이 살고 있는 사방 몇 미터의 세계에 한정된 것이다.  -51-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 다음에 나오는 책은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다. 그의 청춘시절, '마음의 어둠'을 대변해 주었던 보들레르의 시는 지금도 그의 청춘의 바로미터라고 한다. 이 책의 말미에 나오듯이, 쉰이 넘은 그는 여전히 청춘이고자 한다. 보들레르 편에서는 그의 대학시절에 대한 에피소드들과 당시 '김대중 납치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은 박정희 독재정치 시절의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당시 일본의 잡지에서 연재되었던 것을 책으로 만든 것이다. 저자가 지명관으로 밝혀진 것도 한참 후이고, 당시에는T.K.生으로 불리웠다. 1973년에서 1988년까지 일본 잡지 '세카이'에서 연재 되었던 그 기록은 당시의 한국 정치사, 일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여러 사람의 피와 땀과 위험부담이 담긴 기록이다.  

마루야마 마사오는 생소한 이름인데, 전후 일본의 자유주의를 대표하는 지식인이라고 한다. '일본의 사상'은 그의 논문 등을 모아 둔 것으로 마루야마를 이해하는 적절한 입문서라고. 1961년에 나와 2007년에 85쇄를 찍고 있는 이 책은 저널리스틱하지만 학술적이고, 학술적이지만 저널리스틱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패전과 전쟁 체험의 잔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료라고 한다. 강상중은 이 책이 자신을 만들었다.고 하고 있다. 정치학자로서의 강상중을. 그는 이 책에서 모든 일에 '거리를 두는' '나만의 입장을 갖는' 법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그가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애정하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 독일 유학시절 방황할때 자신을 이끌었던 막스 베버. 어느날 우연히 친구에게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공통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는 나쓰메 소세키, 막스 베버, 그리고 백년후 지금의 '그 자신' 의 모습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생각거리가 많은 책이다. 글도 좋고, 열화당이라는 믿음직한 출판사에서 책도 잘 만들었다.
그가 이야기한 다섯권의 책은 모두 번역되어 절판되지 않고, 현재 팔리고 있는 책이다. 서경식의 글을 읽을 때의 애잔함과 쓸쓸함 보다는 끊임없이 고민하는 학자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인 최초의 도쿄대 교수, 일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배에 신문지를 넣고 다닌다는 그, 일본말을 하며, 일본말로 쓴 '고민'에 대한 책을 일본의 베스트셀러로 만든 한국 이름의 강상중.  

<고민하는 힘>과 한 책같이 닮아 있으니, 그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면, 둘 중 아무 책이나 먼저 잡아도 된다.   

청동포대기 속의 자유, 그것은 자유가 아니고, 청춘이 아니다. 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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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0-01-17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책을 연대순으로 읽고 있다가 그만 참지못하고 <마음>을 먼저 읽어버렸습니다. 하이드님 리뷰를 읽고보니 또 <산시로>가 궁금해지네요. 뒤섞지 말자고 다짐하는데도 말이죠.

하이드 2010-01-17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반딧불이님과 강상중 덕분에 소세키의 책들을 하나둘 모으고 있어요. 이전에 리뷰 보고 샀던 <나의 개인주의>에 이어, <마음>과 <나는 소세키로소이다> 를 샀어요. <그 후,>, <산시로>, <문>, <유리문 안에서> 등등 소세키의 책이 참 많더군요. 강상중의 책 중 <고민하는 힘>에는 소세키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와요. 덕분에 좋은 독서 시작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드려요. ^^

반딧불이 2010-01-22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드디어 산시로를 읽을 차례가 되었어요. 소개해주신 강상중의 책과 함께 읽으려구요. thanks to~

하이드 2010-01-23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으셔야할텐데요 ^^
땡스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