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맞이 이벤트

 

주기율표는 어제 도착했어요. 광속! 감사합니다, ㅊ님 (근데, ㅊ님 하면 알라딘에서 한 분 밖에 안 떠올;)  

이 책 인터넷 이미지로 볼 때는 좀 옛날스럽다 싶었거든요, 근데, 딱 받았는데, 책이 무지하게 고상하고 예쁜거에요.
안에 인테리어도 이보다 더 세련될 수는 없다 싶을 정도로 근래 본 책중 가장 세련된 인테리어였구요.

어제 새벽 몇 장 읽어봤는데, 만만치는 않지만, 맘에 쏙쏙 들어오는 글귀들입니다. 잘 읽을께요.

ㅊ님,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 하이드  요렇게 맘 속으로 화살표를 그어봅니다.

 

아름다운 광장...은 괴로운 책이였네요 ㅜㅠ 막 엉덩이가 들썩들썩, 잠든 역마살을 자명종 백개 한꺼번에 틀어 깨우는  .. 

아름다운 광장들 중 두 개 올려드려요. 조만간 실사도 볼 수 있길 기대하며 ^^ (예습 하셨으면, 아래 사진 낯익으실테구요!)

 

 

비틀즈 책은 진짜 실물 처음 보는데, 기암;;

비틀즈 노래 전곡 듣고 파는 것을 앞으로 죽을때까지 목표로 하기로! 했어요.
이 책은 담에 따로 포토리뷰 올릴께요. '아름다운 광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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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 받은 책들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0-08-26 15:48 
    .. 사실은 어제 받은 책들   새삼스레 깨달은건데, 난 보통 잠을 참 안 자지만, 환절기에는 많이 자는듯하다. 지금은 환절기, 한 3박4일쯤 내쳐 자고 싶은 잠오는 기분을 설명하는 급조한 이론...입니다.       이전에 신간 위주의 리스트였어서, 거의 동시에 우르르 책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구간 위주라서인지, 일일히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몇 권씩 이렇게 배송이 오네
  2. 책이 왔어요.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0-08-27 13:01 
    어제.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내 취향에 이쁘고 좋을까! 마구 기뻐하다가 아, 이거 보관함에 오래도록 끝까지 남은 책들이었지. 오래오래 가지고 싶었던 책들인데, 의외로 실물도 처음 보는 책들이 많고, 실물이 큰 기대보다 더 멋져서 나의 책선택에 자뻑하다가 .. 덕분에 부지런히 매일매일 사진도 찍고, 정리도 하고,   이번에는 책장 정리를 드디어 마침내 결국 하늘이 두쪽나도 하겠어! 라고 결심합니다. 
  3. 잠 병, 지난 금요일 도착한 책들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0-08-30 05:55 
      지난 금요일에도 이렇게나 많은 책이 도착했는데, 그놈의 잠 병 때문에 (심각하게 얘기하는건데, 난 잠을 한 번 안 자기 시작하면 그것도 몸 상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잠도 한 번 자기 시작하면 그것도 좀 무서운듯) 오늘 결국 사고도 치고 ㅡㅜ 수습은 (이래봤자,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께요..의 수순이겠지만 ) 낼 아침으로 미루고 우울한 마음에 밀린 책페이퍼 올린다. 밀린 리뷰도 써야지 ... 근데, 식
 
 
2010-08-24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ㅁ 기시 유스케의 단편집이 드디어 당일배송으로 풀렸기에 어, 토요일인데, 10신데, 어, 토요일인데, 10신데 하면서 손가락 바쁘게 막 클릭클릭해서 5만원, 추가 2천원 마일리지용 구간 맞춰서 다다다 다다다 주문. 평일에는 2시까지 당일배송 주문이지만, 토요일은 접때 보니 10시까지 였어서.. 이거 바뀌었나보다. 무튼, 5만원에 추가 2천원 마일리지용 구간까지 패키지로 장바구니에 담아두는게 일인데, 주문이 바로 어제였어서 -_-;; 주문의 속도를 장바구니 채우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했;

   

 

 

 

 

근래 2천원 추가 마일리지 맞춰서 주문하신분, 2천원 추가마일리지 제대로 들어왔는지 확인하세요. 얼마전 알라딘 이부분 로직 에러 났었어요. (내가 손품 팔아 말해줬더니 신소리나 해싸서, 두 번이나 말해줬는데!)  

알라딘 근래 증정품 3종세트, 알라딘 빅백, 백인백, 북앤드까지
세가지 다 겟.
화면에서 보는 것처럼 촌시런 색깔 아니에요! 빅백은 생각보다 크고, 생각보다 덜 촌스러운 색이라 꽃시장 갈 때 애용할 생각입니다. 장바구니로도 좀 커보이긴 함. 하나 더 주문할까 생각중이기도 함... 응? 

ㅁ 증정품 하니깐  

 국내 패션 잡지는 거의 안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보그걸의 표지가 무척 맘에 들었어서, 보그걸 핸디 사이즈를 구매했다.
함께 구매할 다른 패션잡지들 뒤적이다 나일론 부록 보고 함께 구매

나는 딱 미국 나일론만 볼만하고, 한국 나일론은 살 때마다 실망, 일본 나일론은 양이 너무 적어서 실망. 이었어서, 잡지 자체로 뽀대나는 미국 나일론만 주문했더랬는데, 가끔 한국 나일론 부록이 훌륭하다. 이번 호 디젤 빅파우치인데, 완전 빅, 내 놋북보다 큰; 여행갈 때 좋을듯 하다. 디젤 디자인이라 디자인도 예쁘고. 요거요거 한 권 더 구매! 빅파우치 땡기시는 분 믿고 구매하삼!  

ㅁ 후다닥 주문하다가 눈에 들어 온 신간들 몇 권  

   다자이 오사무 단편집 <굿바이>가 나왔다.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스타일의 표지. 띠지의 사진은 여전하다. 
 

최근에 <인간실격>도 세계문학전집에서 새로 나왔고,

그러나 나는 그 전의 다자이 오사무의 <청춘의 착란>도 바로 사고, 지금 어데 있는지도 모르겠을 뿐이고,   

 

지금 찾다 보니 원서 빨간 표지 다자이 나와 있는 거, 엄청 중독성 있는 표지잖아  

  

 

 

 

다나카 요시키 <월식도의 마물> 들녘에서 나오는 미스터리 야!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는 작가군도 가금 훌륭하고, 비교적 꾸준히 나와주는데, 정말 손이 안 간다. 한없이 가벼워 보여서? 무튼, '은하영웅전설'의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   19세기, 빅토리안 시대를 무대로 한 괴기모험소설! 이라고 하니, 이걸로 시리즈의 첫 테이프를 끊어볼까?  

모리미 도미히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가 만화책 버전으로 나왔다.  

저 오글한 그림체 ..  

모리미 도미히코의 책을 생각할 때,
왠지 사고 싶다.   

일본 핸드메이드 인형 구경하세요. 혼자 보기 아깝. 아, 이런 세상이 있다니.. 하는 기분. 아는 동생 트윗 이미지로 있길래, 사진 좀 올려주삼. 했더니 요렇게 예쁘게 찍어서 올려 줬네요.  고마워!  

ㅁ 토요일 10시 넘었는데 당일배송이라꼬, 부랴부랴 주문하고, 당일배송 안 되면 취소할 기세로 주문을 했더니 '8월 21일 배달'로 뜬다. 이런 시퐁, 당일배송 안 되었잖아! 짜증을 내며 취소하기 위해 나의 계정으로 들어갔다가 깨달아버렸다. 오늘, 벌써 8월 21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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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1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0-08-22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나카 요시키 신간 나왔군요. 아르스란 전기, 창룡전 등 기존 시리즈는 다 끝냈는지, 이 아저씨...

하이드 2010-08-22 16:15   좋아요 0 | URL
은하영웅전설은 어린시절(?) 의 책이라 잘 생각도 안 나요. 다시 읽어야 하긴 하는데
무튼, 회자되는 이름이니만큼, 이번 신간은 읽어볼까 싶어요. ^ ^

HAE 2010-08-22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응? 귀여웠는데,ㅎㅎ 하이드님 글 중에서 '...응?' 은 제가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라는..자꾸 따라하게 되잖아요...응? 이런 식...응? 중독성 장난 아니예요.

하이드 2010-08-22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 잡담 .. 응? 했는데, 저는 신간 잡담, 그러니깐 잡담이 신간. 이런 의미였는데, 써 놓고 보니 신간에 대한 잡담. 같이 보이잖아요. 그래서 바꿨어요. ^^ ...응? 은 중독성 있지요. ..응? 헤헤

yamoo 2010-08-2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지이 오사무는 3권 있는데, 모두 판본이 다른 것이군요..ㅎㅎ

아, 저도 한 때 여성잡지를 욜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만..기사가 거의~ 내용이 없더라구요..주로 신변잡기 얘기..보그 걸은 그나마 좀 낫지만 나일론은 영~ 아니올시다인거 같아여~

대신 최근에는 주로 남성잡지들을 보는데, 여기 기사들이 기차게 좋은 게 많더군요...아레나, 에스콰이어, 루엘..에디터들을 보니 여성잡지를 돌다가 마지막에 정착하는 코스가 남성잡지인 거 같아여...여튼 기사가 좋고 참신합니다!
 
약탈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3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4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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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성의 없고, 재미도 없을 수가  

500페이지 넘게 꾸역꾸역 읽어낸 내가 졌다.   

이쯤에서 리뷰를 마치고 싶지만..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는 무지 좋아하는 시리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스릴러물중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이기도 하고.
이 거지같은 책을 처음 읽고 스카페타 시리즈를 판단해선 절대 안 된다.

이 말을 할 때마다 약간 씁쓸하지만, 시리즈 첫번째인 <법의관>이 스카페타 시리즈 중 가장 좋았다. 13편까지는 그럭저럭 읽었고, 그간 읽어온 애정이 있어서, 주인공들의 십몇년을 오래오래 함께 해 와서, 좀 덜 재미있어도 애정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데,  

여러가지 사건이 동시다발 일어나고, 보통 영화나 책에 50개 정도의 씬이 있다고 하면,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 500개 정도의 씬이, 파본인가 싶을 정도로 (이것도 조금 과장이지만, 후반부에는 정말 파본인가 페이지 뒤적뒤적했다.) 정신 없이 이어진다. 혹시 메모만 가지고 붙여서 책 만들었나? 

루시는 막장이고, 아, 루시.. 첫시리즈 꼬마일때부터 애정으로 보아 온 캐릭터인데, 이렇게 망가뜨릴 수가. 뭔가, 오랜 독자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넘었다. 밴튼이고 스카페타고 이 두꺼운 책에 존재감이 미미할 정도다. 마리노의 존재감은 확 늘어나는데, 여기도 루시 못지 않다. 벤튼, 스카페타, 마리노 중에서 난 마리노에 가장 감정이입을 하고 봐왔는데, 왠 폭주족으로 거듭났나요. 진짜 욕나온다.  

작가가 캐릭터들을 망가뜨렸다고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개성의 없의 개연성 없이, 일관성 없이 망가뜨린 것에 화가 난다.

이건 뭐, 퍼트리샤 콘웰이 썼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졸작이다.  작가건 편집자건 진짜 격하게 탓하고 싶다.

다음 작품을 꼭 사야겠다. 이 작품보다 더 나쁠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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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8-23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줄은 진심이에요 ㅜㅠ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어요. 그리고 이 정도로 저의 스카페타에 대한 애정을 멈출 수도 없구요. .. 이것이 시리즈의 힘!

Beetles 2010-08-2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그럴 듯해서...살까 했는뎅...안사길 잘한 듯 하네요..저도 루시 어릴땐 애정이 가는 캐릭이었는데..커가면서 넘 밉상 인 듯..

하이드 2010-08-2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호엔 최강으로 망가졌어요. ㅡㅜ 어떤 의미에선 다음 화가 기대되기까지
 

 

스뚜루까츠키라는 생소한 이름의 <세상이 끝날때가지의 10억년>이란 책을 샀던 것은 ... 고백하건데, ... 이 책에 '최강 더위류 라인' 이 있다는 말을 들어서였다. 

더운걸 죽도록 싫어하고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추운걸 죽도록 좋아하는( 변태스럽게스리) 내가 그 말에 혹해서 이 책을 산 건 .. 왜?  

 비가 오락가락 했을때, 초낙관적이게도, 더위는 갔군. 가을이군. 생각했던 나를 비웃듯
 전국은 폭염주의보로도 모잘라 폭염경보로 기상청의 한반도 지도는 불이라도 난듯 온통 빨갛다고. 밤에도 25도를 웃도는 열대야도 계속 된다고.

어제 새벽 3시경에는 올 들어 벌써 일곱번째로 최고 전기사용량을 찍었다고.  열대야에 짜증을 내며 새로이 에어컨을 켜 최고전기사용량에 일조한 사람들 만세   


   
 

2백 년 만에 처음이라는 찌는 듯한 6월의 더위가 도시를 집어삼켰다. 달아오른 지붕 위에선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고 창이란 창은 모조리 활짝 열린 채였다. 기진맥진한 나무들의 흐느적거리는 그늘 밑 작은 벤치 위에서는 노파들이 땀을 쏟으며 녹아 내렸다.

지오선을 넘어선 태양의 열기는 더위에 오랫동안 시달려 온 책들의 맨 뒷장까지 침투해 들어왔고 책장의 유리문과 찬장의 광을 낸 목재 문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벽지 위에서는 열 그림자가 화가 난 듯 뜨겁게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오후의 마지막 열 폭격이 시작되려는 찰나였다. 으레 오후 한 시경이면 맞은 편의 12층짜리 건물 위에서 미쳐 버린 듯한 태양이 죽음의 신처럼 건물의 모든 방을 속속들이 뚫고 들어왔다.   

                                                                     - 아르까치 스뜨루가츠끼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 -

 

노파들을 녹아내리게 하고, 책들의 맨 뒷장까지 침투하는 목재 문을 사정없이 내리 치는 더위의 모습은 뭔가 이글이글 

난 예전에 더우면 하늘을 저주하곤 했는데, 아주 쓸모없고, 더위를 삭히는데 1g도 도움되지 않는다.
덥다고 하늘에 삿대질을 하고, 얼굴을 있는대로 찌그려봤자..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딱 하이드는 헥헥  

더위의 한계를 뚫고 '참고, 견디게' 해 주었던 더위는 방콕의 더위였다.
내 방에 콕할때 방콕이 아니라, 어느 봄, 첫번째 방콕 방문. 방콕 시내를 돌아다니다 황금빛으로 화려한 궁궐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얼굴이 따끔따끔하고 옷은 쥐어 짜면 하얀 소금기를 남기고 땀이 질질 흐를만큼 더웠다. 40도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40도에  관광한답시고 돌아다닐 수 있을까.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40도가 아니였을지도 ..  

궁궐을 나와 궁궐 앞 나무 그늘에서 신문을 보며 우리를 기다리는 제이와 시내의 어느 허름한 상가 건물의 불법 시술소 같이 생긴 마사지샵에 들어가 한시간 넘게 따끔따끔한 얼굴에 열기를 죽이는 무언가를 치덕치덕 바르고, 토닥토닥 맛사지 해주며 제이와 태국말로 뭐라뭐라 떠들던 그 때, '방콕은 어쩜 이렇게 더울까' 생각하며 스르르 잠에 빠졌던 때가 생각난다.  

한국으로 돌아와 맞게 된 사상 최대의 더위는 '견딜만한 것'이 되었다.   

요즘의 더위는 그때의 끈적끈적함과 닮아 있다.  
 

로사 몬테로의 9월 여름, 데지레 클럽은 가지 않으려고 발광하는 늦여름에 대한 이야기... 일리가.
여자 둘과 남자 둘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배경은 한물간 볼레로 가수가 나오는 망하기 직전의 클럽. 시간적 배경은 9월 여름  

 

 

 

 

 

   
 

"어휴, 더워 죽겠네...."
공기는 후덥지근했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오후의 공기는 그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고, 그녀의 몸은 동물적인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가운 허리띠를 풀어 옷을 헐겁게 하자 앞섶이 벌어지며 가슴이 드러났다. 주근깨가 점점이 뿌려진 풍성한 가슴이 브래지어 안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 안토니아는 엎드려 꼼짝도 하지 않았다. 땀이 솟는 느낌 외에는 그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 로사 몬테로 <데지레 클럽, 9월 여름> -   

 

끈끈이주걱같이 끈덕끈덕한 더위다. 열기다. 더위로 이성을 무장해제 시키고 뱀의 뇌를 드러나게 하는 그런 더위다.
더위로 정줄을 놓을 때면 나는 '여름잠 자는 뱀' 과 같은 기분이다. 선풍기 바람에 몸을 드러내고 가만히 가만히 누워 있는거다.
다른 건 몰라도 발만은 느낌상 뱀과 같은 변온이라 더워지면 발도 뜨거워지고, 추워지면 발도 겁나게 차가워지고 ..

   
 

가축 냄새가 진동하는 외양간은 조옹했고, 공기는 목에 걸릴 정도로 깔깔하고 굼뜨게 움직였다. 들여마셔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공기였다. 마치, 지금처럼. 단지 차이라면 도시의 더위가 외양간보다 더 심하다는 것이다. 더 더러웠기 때문이다.  

                                                                                                  - 로사 몬테로 <데지레 클럽, 9월 여름> -   

 
   

 

  

마고 버윈의 <핫하우스 플라워>에서, 여자 주인공은 미친 더위의 멕시코 정글에서 환상의 아홉가지 식물을 찾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이 우여곡절이 책의 전체 내용) 다시 도시로 돌아오게 된 그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멕시코 정글에서 느꼈던 더위와는 또 다른 더러운 더위를 온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지글지글 검은색 아스팔트 위에서 올라오는 지열, 부릉부릉 자동차 본넷 주위에서부터 퍼져 나오는 뜨거운 차열, 사람열, 건물 안에 오물조물 모여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건물 밖으로 흉하게 내밀어져 열을 내뿜는 에어컨열, 더 더울줄만 알았지, 온도를 조절하는 길거리의 많은 나무들과 달리 더울수록 온도를 높이는데 일조하는 건물들  

 확실히 도시의 더위는 더럽다.  

 

더워서 돌아버릴 것 같지만
책 속 더위를 찾아 퐁당 빠지는 '책으로 이열치열'

더 찾아봐야지. 더운 8월에서 도피해 더 더운 책 속으로 피서하지 말고, 탐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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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8-2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리뷰를 재밌게 쓰시네요...책은 꼭 한 번 찾아서 보겠습니다...아, 정말 추천을 안하고는 못베기게 글을 쓰시는 군요~^^
 

기리노 나쓰오 <얼굴에 흩날리는 비>  

도서관에서 훔치고 싶은 책 1위 ( .... 내 마음속에서 'ㅅ' 2위는 <마크스의 산> 고려원 버전... 그니깐 마음 속으로만요)  

일본 하드보일드의 전설 기리노 나쓰오, 그 위대한 원점!
제39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일본 문단은 물론, 영미문학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기리노 나쓰오. 그녀의 데뷔작이자, 제3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일본 미스터리계에서도 찬사를 받은 《얼굴에 흩날리는 비》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여성 작가가 창조한 여성 탐정이 활약하는 하드보일드’라는 문학사적 의의에 빛나는 《얼굴에 흩날리는 비》는, 인간 내면의 비열한 본성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남성 작가의 전유물로 여겨진 하드보일드 장르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는 격찬을 받았다.
이야기는 여탐정 미로의 친구 요코가 거금 1억 엔을 들고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돈을 잃은 폭력단은 친구라는 이유로 미로를 협박하고, 미로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사건 해결에 나선다. 비열한 인간들의 비정한 거리 신주쿠를 무대로 여탐정 미로의 전설이 지금 시작된다.
  

이 중에서 <다크>가 미로 시리즈로 재미있습니다. 기리노 나쓰오의 책 중에는 <아웃>, <그로테스크>, <다크>를 좋아하구요. 최근에 나온 <다마모에>, <메타볼라>, <부드러운 볼>은 추리물이라기엔 20%쯤 아쉽거나 추리물 아니거나. 했구요,

그 외 <아임쏘리 마마> 등은 읽으면 좀 토나왔어요. 그러니깐, 제 개인적으론 그랬다구요.   

 

나이 마흔이 되면 죽을 생각이다. 이제 서른여덟하고도 두 달을 살았으니 이태도 남지 않았다. 방금 틀 안에 부은 콘크리트가 점점 굳어 가듯 내 결심도 하루하루 물기와 거품이 빠지며 굳어 가고 있다. 죽기로 작정을 한 뒤 마음이 편안해졌다. 전보다 더 밝고, 그리고 꿋꿋하다. 무슨 일이든 긍정적이다. 하지만 내겐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한 목적 따윈 전혀 없다. 필요도 없다. 
 

<다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짱짱 인상적이죠. 제가 워낙 이런 하드보일드(라고 쓰고 후까시라고 읽는다) 에 약합니다.  

<얼굴에 흩날리는 비>의 시작은 이렇네요  

기분 나쁜 꿈을 꾸었다.
마이크로 버스 뒷자석에 혼자 앉아 어디론가 가고 있는 중이었다. 아마 정처 없이 여행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쓸쓸한 심정으로 창밖 풍경을 보니 버스는 드넓은 버스 하치장 앞을 지나는 중이었다.흰색과 파란색 비닐봉투가  황량한 들판을 뒤덮었고, 흙먼지가 뭉게뭉게 솟아올랐다. 여기저기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가 보였다. 바람을 받아 둥그렇게 부풀어 오른 풍선같은 비닐 봉투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툴거렸다.  
바깥은 밝은 날이라 더워 보였지만, 내 몸은 차게 식었다.  

역시나 인상적인 첫문단입니다.  

* 그나저나 기시 유스케 책은 왜 나오자마자 품절이래요 ㅡㅜ

* 도착했거나, 오고 있거나, 장바구니에 들어 있는 추리소설들은 이렇슴다.  
추리신간이 은근슬쩍 많이 나오네요. 여름이라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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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8-2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건 둘째치고 ...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