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재미 있었다. 1편만큼 재미 있었다. 재미 없었다면, 550여페이지의 책을 어떻게 하룻밤에 읽어냈겠는가,
잭 리처는 이번에도 우연히 합참의장의 딸이자 연방수사관인 홀리 존슨의 납치에 끌려들게 된다.  

정말 너무나 우연히라 황당한데, 그걸 잊을만큼, 더욱더 우연이 겹쳐, 잭 리처는 일당으로 간주된다.
소설 읽으면서, 말도 안 돼!라고 불평할 생각은 없지만, 이건 정말 말도 안 돼!라는 마음과  

잭 리처가 무적 영웅인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FBI와 군인들이, 그리고, 전례없는 훌륭한 합참의장이 그렇게 시종일관 멍청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이 책이 발표된 시기가 있고,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모든 것이 발달해 있지 않아서 답답한 부분이 있다는건 알겠는데,  

연방수사관이 납치 되었는데, 그것도 합참의장의 딸이고, 그 이상인 그녀가 납치 되었는데, 연방 수사관 달랑 세 명하고, FBI 국장하고만 움직인다는게 당췌 말이 되냔 말이다. 그것도 끝까지 읽으면, 진짜진짜 말도 안 되게 황당하다.  

여튼, 그 부분을 도려내고 나면, 민병대와 잭 리처의 대결, 그리고, 홀리 존슨이라는 용감한 여자 캐릭터 부분은 계속 끌려가는 입장이긴 하지만, 씩씩하고, 꿋꿋한 멋진 캐릭터이다.  

시점이 1인칭에서 3인칭으로 바뀌면서, 잭 리처의 기계같은 냉철함이 덜 느껴지긴 하지만, 여전히 멋진 잭 리처다.

두 권째 읽어보니, 잭 리처 시리즈의 여자 캐릭터는 나쁘지 않다. 잭 리처에 의해 구해지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 잭 리처 책에서 잭 리처에 안 구해지는 캐릭터는 없는 관계로) 잭 리처 다음으로 씩씩하다. <추적자>에서는 피레건이라는 훌륭한 조력자가 있었지만, <탈주자>에서는 잭 리처와 여자 주인공인 홀리 존슨 외엔 다들 멍청이 집단이라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악인 캐릭터도 덜 입체적이다. 잔인한 독재자 사이코패스 살인마인 보켐과 그 일당은 작은 마을에 악의가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정점에 나쁜 놈들이 있었던 것과는 다른 평면적인 모습이다.   

이 다음에 읽을 <원샷>은 <탈주자>에서 7년이 지난 시리즈 여러 개를 건너 뛴 작품이긴 하지만, 지금 까지 나온 잭 리처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다는 평이니, 기대해 본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1-06-0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에 의해 안 구해지는 캐릭터는 없'다니!ㅋㅋ
저도 추적자 시작했어요. 아직 시작부분이긴 하지만 너무 재미있네요. ^^

하이드 2011-06-07 15:08   좋아요 0 | URL
추적자 재밌어요! 시리즈는 한 번 읽으면 계속 읽게 된다는. 두 권 읽었지만, 아직도 두 권 남아서 좋아요~ ^^

알케 2011-06-07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개인적으로 잭 리처시리즈의 명작은 1편인 <추적자>와 13편인 <사라진 내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샷이나 탈주자는 tautology에 머무는 범작.

먼치킨 캐릭터인 리처의 배경.. 후까시와 설정 등 모든 면에서.

하이드 2011-06-07 15:10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전 이 시리즈는 <원샷> 이야기만 많이 들었어서. <탈주자>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정부기관이 여주인공 빼고, 너무 멍청해서 잘 이입이 안 되더라구요 ㅡㅜ

오랜만에 듣는 말이에요. 먼치킨 캐릭터 ㅎㅎ 원샷은 어쨌든 좋아하시는 분 많았으니, 입소문 돌았을꺼라 생각하고 기대, <사라진 내일>은 전혀 기대 안 했는데, 알케님 댓글 보고 기대해봅니다. 아, 이러다 일주일에 네 권 다 읽을라;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9
기리노 나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무라노 미로 시리즈 두번째.
그러고보면, 매 시리즈마다 무라노 미로의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뒤로 가면, 이전 남자가 약간 약간씩 언급되는 정도이긴 한데, 여튼, 하드보일드 여탐정이 나오는 시리즈의 연애 이야기라. 호오가 갈릴 수 있겠다. 얽히는 남자가 죄다 나쁜 남자;   

번역된 순서대로 보다보니, <다크>를 가장 먼저 보고, <얼굴에 흩날리는 비>, 그리고 이번에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을 읽게 되었다. 미리 이야기하고 넘어가면, 저 표지는 시리즈에서도 쌩뚱맞지만, 이야기와도 따로 노는 최악의 표지다.  

무라노 미로의 이번 의뢰는 성인용 비디오에 등장하는 배우의 인권을 지켜주기 위한 모임을 주관하는 와타나베라는 여자의 의뢰로 어떤 여자가 처음에는 미리 이야기 된 관계, 그리고, 그 후에는 세 명의 남자에 의해 폭력적으로 사전에 동의하지 않은 강간을 당하게 되는 장면이 나오는 비디오를 보여주며, 그 여자를 찾아달라는 의뢰이다.  

의외의 진행과 의외의 결말이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재미나지만, 결말은 찜찜하다. 기리노 나쓰오 치고는 덜 찜찜한거겠지만, 여튼, 이야기의 결말도, 미로의 결말도 시원하지가 않다.  

성인용 비디오 회사의 카리스마 사장인 나쁜 남자의 몸에 이끌리는 미로, 옆집 호모 남자에 이끌리는 미로.  

크리스마스 이브, 사장은 가족에게 가고, 호모 남자는 남자끼리만의 파티를 하고, 일을 도와주러 왔던 아버지도 다시 홋카이도로 돌아가고, 미로는 혼자다. 
 
늘 혼자였고, 혼자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미로.  

처음에는 와타나베라는 의뢰인의 의뢰를 위하여 찾기 시작한 성인용 비디오에 등장하는 배우, 자신의 실수로 의뢰인에게 문제가 생기자, 탐정의 오기로, 그리고, 새로운 의뢰인의 의뢰를 받아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실종된 여자를 찾는 의뢰는 하드보일드물의 단골 소재이다.  

의뢰인의 의뢰 속의 단편적인 모습이었던 '그녀'는 탐정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점점 사연을 지닌 사람의 꼴을 갖추어 나간다. 탐정과 독자는 실종된 사람에게 연민을 가지게 되고, 주변의 악랄함 또한 생생해지게 되는데..  

그런 하드보일드적인 성격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으면서, 별달리 특출난 점은 없지만, 어쨌든 특출난 미로 시리즈는 이제 남은 시리즈가 외전격인 무라젠의 이야기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운 시리즈임에 틀림없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1-06-06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시리즈 두번째로군요. 저는 '다크' 읽고서 (범죄자 아닌)여주인공으로서는 최고비호감이라고 생각했어요.
'얼굴에 흩날리는 비'에서는 냉철하지만 순수함이 남아있다고 느꼈었는데, 완전 식겁했었지요.
이 책에서는 어떨는지 모르겠네요. 후덜덜;;

하이드 2011-06-07 15:14   좋아요 0 | URL
오, 미로가 비호감이셨군요. 의외다! 전 미로 좋지도 싫지도 않아요. 이 시리즈는 기리노 나쓰오 다른 책들에 비해 좋아하는 편인거 보면, 좋은쪽인건가? 딱히 감정이입되거나 공감가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하드보일드 여자 탐정이라는 흔치 않은 캐릭터다보니 (거의 유일한가?) 좀 애정하는 것 같기도 하고 ^^

혹시 하드보일드물에 연애 이야기가 별로인거라면, 이 책은 더 싫으실지도 몰라요 'ㅅ'
 
고담의 그림자
스테파니 핀토프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의 고담은 뉴욕시의 많은 별명 중 하나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절, 뉴욕시의 베테랑 형사 질 사이먼은(왠지 대단히 형사 같은 이름이다.) 선상 사고로 약혼녀를 잃고, 도시를 떠나 뉴욕 북쪽의 돕슨 경찰국으로 옮겨간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했으나, 엄청나게 잔인하고, 충격적인 살인 사건에 맞닥뜨리게 된다. 뉴욕시와 돕슨을 오가며, 범인을 쫓게 되는데, 그 와중에 만난 컬럼비아 대학의 범죄학자, 엘리스테어로 인해 잔인한 살해장면과 거의 똑 같은 환상을 묘사했다는 마이클 프롬리를 범인으로 보고 사건 수사를 진행한다.  

지금이야, 범인의 엠오라던가, 사이코패스들의 환상과 범죄의 연관성이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지만, 그 시작에 사이비로 여겨질만큼 받아들여지기 힘들었던 엘리스테어와 같은 범죄학자들이 있었다.  

20세기 초반을 다루는 범죄물은 이와 같이, 지금은 당연한 여러가지 수사법이 당시에 처음 태동하여 적용되고, 그것을 적용하는 사람들, 즉 범죄학자, 수사관 등의 이야기들이 재미 포인트이다.  

이와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칼렙 카의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들> 에서는 정신과 의사가 거의 처음 등장하는 직업으로 나와서 범인의 심리를 좇는 이야기인데, 여러모로 비슷한 이 둘을 비교하다면,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들>이 더 생생하고, 재미 있고, <고담의 그림자>는 더 진중하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 시기로 말하면, 지문 조차 아직 증거로 체택되지 않던 시기인데, 명망 높은 ( 그의 연구라기보다 그의 가문과 돈이) 범죄학자, 프로파일링을 연구하는 그의 팀과 만나게 된 베테랑 수사관 질 사이먼의 이야기는 질의 어두운 과거, 아버지가 도박 중독으로 집안을 말아먹고, 그 와중에 그의 어머니를 흠모하는 어두운 도박 세계의 보스가 있고, 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도움을 받게 되기도 하는, 그런 현재까지 걸쳐져 있는 과거의 이야기들이 시리즈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0년 에드가상 신인상 수상작으로, 연쇄 살인마, 베테랑 형사와 프로파일링을 연구하는 범죄학 연구소의 면면들까지, 재미난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1-06-0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추리 소설을 읽고 이런 책들에 대한 전문가는 어디 없으실까해서 놀러 다니는 참에 이렇게 하이드님의 서재를 발견하고 눈을 희번덕 거리며 리뷰를 읽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휴일이 다 가는 이 우울한 저녁 인사드려요. 밑에 열린책들에 방문하신 이야기도 너무 재미나게 읽었어요. 자주 놀러와서 여러 책 보고 즐겁게 놀다가 가겠습니다.

하이드 2011-06-07 15:11   좋아요 0 | URL
부지런히 읽고 있긴 합니다. ^^ 종종 놀러 오세요~ 리뷰에 게으른 책이라도 페이퍼에는 늘 신간마실에서나 읽고 있는 책에서나 주구장창 추리소설 이야기 한답니다.
 
추적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약간 사심 섞어 읽기 시작한 잭 리처 시리즈 첫번째, 역자는 잭 리처를 똑똑한 람보.라고 칭하고 있다. '무적'의 '무대뽀'인데, '이유 있는'( 그러니깐, 잭 리처 건들면, 그게 이유가 됨) '냉철한' 떠돌이 아웃사이더 예비군(?) 잭 리처가 등장하는 첫번째 작품 <추적자> 인 것이다.  

제목이 왜 추적자인지, killing floor 인지는 다 읽고 나서도 모르겠지만;  

97년에 나온 스릴러 치고는 꽤 재미있지 않은가. (뒤에 나온 세 권이 기다리고 있으니, 재미 있어야 한다! 그 중에 <원샷>에 대해서는 재미있다는 입소문도 많이 들은 상태고)  

잭 리처는 실직자다. 저자인 리 차일드도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해고를 당하고, 이 책을 쓰게 되는데, 첫 데뷔작부터 대박.이다. 불혹의 나이에 분야를 바꾼 데뷔가 무척이나 화려하다.  

태어날때부터 군인이었다고 말하는 잭 리처는 군인 집안에서, 군 부대 안에서 태어나 사는 내내 전 세계의 군부대를 전전하게 되고, 나이가 차서 군인, 그 중에서도 헌병이 되며, 정보관련 일을 하다가 살인 수사하는 일을 하다 해고된다. ( 좀 이상한 말이지만, 군 구조조정에 의해서)  

헌병은 나쁜 놈들을 상대하고 잡아 넣는데, 그 나쁜 놈들이 훈련받은 군인으로 보통 나쁜 놈들이 아니다. 그런고로, 그 훈련 받는 나쁜 놈들보다 훨씬 뛰어나야 하는 헌병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정보관련 일과 살인 수사 일을 했다는 것으로 잭 리처의 전지전능함의 바탕이 그려진다.  

태어나서부터 36년간 늘 군인으로 군인들 속에 있다가, 군인이 아니게 되었을때,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지우고, 걷는다. 그레이 하운드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 지도를 보고 문득 마음 내켜 내리게 된, 마그레이브. 이 작은 읍은 이전에 형이 한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이 곳에 있었다고 했던 그 마을이다.  

아침을 먹다가 경찰에 끌려가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꽤 긴 분량(544페이지)이라 뛰엄뛰엄 읽긴 했는데, 다 읽고 리뷰쓰며 생각해보니, 재미난 장면들이 많았다.
미국의 작은 마을이 사실은 엄청난 음모의 도가니.라는 설정은 최근에 읽은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을 많은 부분에서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난 스티븐 킹보다는 리 차일드.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나 건졌구나, 싶은 일단 첫 편으로 봐서는 재미날 것 같은 시리즈이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경찰에 잡혀들어간 잭은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지만, 주말에 잡혀들어간고로 다른 용의자 허블과 함께 교도소에서 주말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부터 죽음의 위협이 시작된다.  

24시간의 잭 바우어를 떠올리게도 하는 전지전능함이 첫 시리즈부터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리 차일드는 감정적으로 불안한 주인공들이 대세이던 시절에 강인한 주인공을 내세우고 싶었다고 <라인업>에서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치고, 부수며, 이야기 내내 잭 리처의 승전가가 울려퍼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렇지 않을까 내심 불안했다.)
꽤 설득력 있는 통쾌한 이야기의 진행이다. (사실, 생각했던 것보다 덜 통쾌하긴 했지만) 보스톤에서 20년간을 보내고 온 핀레이 경감은 정말 처음 등장부터 내내 프린지의 그  FBI 아저씨(올리비아 상사) 떠올리게 한다. 딱 그런 이미지.   

키 190 넘고 몸무게 100킬로그램 넘는 거구를 평생 단련해 온 잭 리처의 이야기. 앞으로도 기대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1-06-06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책 쳐다보고 군침만 흘리다가 아직 펼쳐보지도 못했는데,(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조카에게 충성을 다했다는 ;;) 너무 기대됩니다. 물론 해리 보슈는 좋지만 ^^; 고뇌하지 않는 람보(게다가 똑똑한!)형 주인공을 보고 싶어요. >.<
 

손이 아파서 (꽃 잡고 어쩌구 한다고 손이 쑤셔 죽겠어 ㅡㅜ ) 친구한테 손 마사지 잘 하는 곳 아냐고 카톡을 보냈더니,
일사천리로 자신이 다니는 네일샵을 예약해준다. 가서 들으니, '친구가 손이 많이 아프대요. 스크럽도 해 주시고요.'
그래서 스크럽, 마사지, 네일 (기본인데, 네일 해주시는 아주머니 언니가 친구 좋다고 그라데이션으로 해줬;) 받고, 간만에 샤방샤방한 손으로 룰루랄라 하며 바로 옆의 교보로 ㄱㄱ  

ㅇㅇ님, 책 한 권만 사주시면 안 되요? 마침 교보 근처라 들렀다 가고픈데, 교보 가면, 왠지 바로드림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어요.  

라며, 기리노 나쓰오 신간을 졸랐다.  

바로드림을 기다리며,   

신간 코너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얼마전 같이 자고 싶은 소설 속의 어쩌구 페이퍼에서 ^^; 잭 리처 이야기 나왔던게 생각나서, 마침 앞에 있던 <라인업>에서 잭 리처 부분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책에서 좋은 점도 있고, 싫은 점도 있다는 걸 발견했다. 난 항상 무법자들에게 끌렸다. 빈틈없는 면과 독창성도 좋아했다. 흥미로운 사건들이 드러날 거란 가능성도 좋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머리가 좋긴 한데 마지막 액션 장면을 띄우기 위해 책의 4분의 3 정도 되는 부분까지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 주인공은 싫었다. 탐정들이 단서를 쫓아 방에 들어갔다가 느닷없이 뒤통수를 가격당하는 식의 이야긴 내 취향과 맞지 않았다. 그리고 승자가 좋았다. 계속 지기만 하다가 막판에 이긴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스토리 전개는 조금 거북하기도 하고 불편했다."  

오, 내 취향인걸,  

39세, 방송국에서 해고 당한 실직자 리 차일드는 부엌에 있는 식탁 앞에 앉아서 4파운드 조금 모자란 쇼핑의 결과물인 세 권의 노트 중 첫 번째 노트를 펼치고 연필과 연필깎이와 지우개를 한 줄로 늘어 놓고, 세 가지 구체적인 결론을 내린다.  

첫째, 캐릭터가 왕이다. 아마 플롯으로 기억되는 책은 백 년에 여섯 권도 안 나올 것이다. 독자들의 뇌리에 남는 것은 플롯이 아니라 캐릭터이다. 텔레비전도 그렇다. 누가 론 레인저를 기억하는가? 모두 다. 그럼 론 레인저 스토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누구? 아무도 없다. 그래서 내 소설의 주인공이 그 모든 무게를 져야 했다. 그건 아주 감당하기 힘든 무게였다. 그렇잖은가, 나는 돈 한 푼 없는 빈털터리에다 실직자였으니까.  

공감공감. 캐릭터가 왕이다! 매그레 시리즈에서 강조해야 마땅한건 캐릭터인데, 복합적인 매그레 캐릭터에 선명한 카피를 깔기가 너무 힘들다.   

둘째와 세째는 패스 -  

죽죽 완전 재미나게 읽어나가다가 잭 리처를 묘사한 장면에서 빵 터짐  

키 195센티미터에 체중이 113킬로그램인데 온몸이 근육질이다. 한동안 뙤약볕 아래에서 일을 하고 난 후의 그의 모습은 "호두로 속을 채운 콘돔"같다고 묘사됐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감히 그에게 시비를 걸지 못할 것이다. 

그의 강렬한 육체적 존재감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하지 말자는 두 번째 규칙에서 나온 부산물이다.  

오랫동안 다른 작가들은 주인공들을 점점 더 단점이 많고 연약한 인물로 그려왔다. 이 장르를 장악해온 갸름하고 뾰족한 턱의 남성적인 사나이들과는 다른 유형의 주인공이 등장하자 처음에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영웅들은 점점 작아졌고, 현실적인 두려움을 품었으며, 육체적으로도 평범해졌다. 감정적인 면에서느 그야말로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이들은 알코올 중독자이거나,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되오 있거나,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되고 있는 이혼남이거나, 산속의 오두막집에 살고 있는 이혼남으로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되고 있으면서 일을 하다가 저지른 실수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글자 그대로 진짜 총알과 비유적인 의미에서의 총알들이 이들의 심장 근처에 박혀 있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패배 의식과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여기서도 빵  ㅋㅋ 코넬리 저격이라는 생각이 읽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여기까지 읽고, 나는 잭 리처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검색대에서 검색을 해보니, 네 권의 시리즈 중 각 한 권씩만 남아 있고, 1권은 재고도 없었다. 여튼, 다 뽑아서, 추리소설 책장을 뒤지는데, 첫번째 책 ... 없다. 두번째 책... 없다.  

우씨, 세번째 책.. 마저도 없자, 책을 읽고 싶은데 못 읽는다는 엄청난 좌절감이 몰려 오며, 불만에 가득차 짜증 섞인 말을 내뱉으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어떤 남자가 옆에서 '원샷'을 들고 있는거다. 순간 나는 0.5초전의 엄청난 좌절감이 채 가시기 전이라 무작정 ' 그거 제 책인데요' 라고 실제로 말해버렸다. -_-;;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패스 -  

근데, 그 남자를 바로드림존에서 만났습니다. '아, 그래서 그랬군요'
'네??'
주문하신 분께서, 잭 리처도 다 찾아다가 주문해 놓으셨어 ㅡㅜ  

가..감사합니다.  

  

 

 

 

그래서 주말엔 기리노 나쓰오 신간과 리 차일드를 읽을 생각. 집콕하고.  

 시리즈인데, 컨셉 좀 유지하지. 어휴 -
 
비채에 뭘 바래.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표지 쌩뚱맞다.
 <물의 잠, 재의 꿈>도 기존의 표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어제 신간마실 올렸는데, 어젯밤인가 오늘 아침인가 다시 확인하니, 몇 권인가 눈에 들어오는 책들이 있다.
아, 그 전에  

 

 

 

 

미야베 미유키 신간 <홀로 남겨져> 북스피어에서 북 OST를 냈다. 박기영씨 작사 작곡의 다섯곡이 든 CD가 들어 있다.
예약판매 중에만 CD가 부록이고, 그 후에는 각각의 가격을 받는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은 예약판매 필!  

사실,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 중에 맘에 쏙 들었던 건 거의 없는데, (시대물은 기본은 한다.) <지하도의 비> 정도가 꽤 좋았던 것 같다.  이번 단편집도 그닥 기대가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중에 사고 싶을 때 CD를 돈 내고 사야한다고 생각하면, 역시 예약판매로 사두자. 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간이 나왔다. 표지 컨셉 굿이요 -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감성 형사 피아 콤비가 등장하는 ‘타우누스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이 시리즈 두 번째고, 백설공주가 네번째인가로 알고 있다.  

 

 

 

 

 

그리고 망구엘 아저씨의 신간!! <밤의 도서관>이 번역되어 나왔다. 오오!  

이 책 영어번역본(인지 원서인지)으로 가지고 있는데, 정말 멋진 표지와 인테리어의 간지 폭발 책이라구!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지 중 하나인데, 번역본의 표지는 암만 봐도 후지다. 실물은 좀 나을까. 하는 기대도 그닥 안 들고;

여튼, 절대 구매 예정. 망구엘! 망구엘!  

아,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스테파니 핀토프의 <고담의 그림자> 되시겠다.  

20세기 초반, 법의학과 수사기법들이 막 생길랑말랑 할때의 이야기로 2010년 에드가상 신인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술술 재미나게 잘 읽힌다. 좋아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왠지 현대의 과학수사물을 질리게 많이 보다 보면,
이런 순진한(?) 수사 기법들이 막 등장하는 (프로파일이 신기한 시절, 지문이 법정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 이야기는 괜시리 애정 돋고, 엄마 미소 띄며 보게 된다는. 그래, 그런 시절이 있었겠지. 하면서, 평소 관심 많은 수사물의 오리진을 보는 것은, 그러니깐 굳이 말하자면 역사 로맨스 이런것처럼, 역사 범죄물? ㅎ  이런 장르를 따로 만들고 싶을만큼 좋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1-06-0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잭 리처 주문했어요. 급 호기심 발동하여 그만. (그, 그런데 호두로 속을 채운 콘;;;;;;;)

기리노 나쓰오 여사님 신간은 반드시 바로 주문하여 읽어야 할 (무릎꿇고;;) 책이지만, 정말이지 표지는 저게 웬일이란 말입니까. -0-;;;;;

고담의 그림자, 보관함에 넣어놨는데 읽어야겠네요. 재미있겠어요. >.< 얼마전 읽었던 노나미 아사의 '자백'에서 비슷한 느낌을 가졌었는데요. 몇십년 전 범죄 수사에서 아주 순진^^;하고 건실한 방법으로 범인을 잡고 자백을 이끌어내고 하는 장면들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형사분들, 경찰분들이 새삼 막 존경스러워지고 좋아지고 그런 거 있죠.

하이드 2011-06-04 22:04   좋아요 0 | URL
자백 사두기만 하고, 아직 안 읽었어요. 오오. 읽어봐야겠네요. 전 지금 잭 리처중. ^^

기리노 나쓰오 표지, 기대도 안 했지만, 진짜 아쉽네요. 소장하고 싶은 책 표지가 저 모양이면, 부지런히 책커버를 만들고 싶어지죠.

2011-06-04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4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1-06-05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읽고 싶은 책들이 상당히 많네요.하지만 언제 다 볼지 기약이 없군요 ㅜ.ㅜ

하이드 2011-06-0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중에서 열 두권 읽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