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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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범한 소시민의 욕심 사납고 한심하고 쩨쩨한 모습을 그려낼 때, 오쿠다 히데오의 붓은 신들린 듯 내달린다.

 

라고 번역가는 말한다. 말대로, 욕심 사납고, 한심하고, 쩨쩨한 평범한(?) 소시민들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는 '소문의 여자'! 미유키가 있다.

 

열 개의 단편은 각기 다른 열 가지 시선으로 미유키의 삶을 훑어 나간다.

 

중고차 판매점의 여자, 마작장의 여자, 요리교실의 여자, 맨션의 여자, 파친코 점의 여자, 야나가세의 여자
기모노의 여자, 단가의 여자, 비밀 수사의 여자, 스카이트리의 여자

 

라는 목차로 되어 있다. 그 여자는 바로 ..

 

반전이라면 반전인데, 미스터리나 소시민의 반전이 아니라 소시민의 반전이다.

 

지방도시의 인맥, 혈연, 이야기가 첫장부터 끝장까지 지겹도록 나온다. 인맥 혈연은 비단 '지방 도시' 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이 책에서는 '폐해'중의 '폐해'로 나오고(사실이고, 현실이고), 그 에피소드들이 미스터리한 소문의 여자보다 더 인상깊을 지경이다.

 

그래서 더 '소문의 여자' 라는 강력한 페르몬의 미유키와 소시민들이 붙어볼만 한건지도 모르겠다.

 

각기 다른 사람의 인상을 들으며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누쿠이 도쿠로의 '우행록'이 떠오르기도 했다. '우행록'이 들키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추함을 교묘하게 포장한다면, '소문의 여자'는 드러내놓고 찌질하다는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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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6-18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중그네를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만화책 보듯이 깔깔거리면서 말이죠.
이사람도 참 많이 쓰는군요. 쥰페이, 다시 생각해. 도 이달에 출간 되었던데.

하이드 2013-06-19 08:51   좋아요 0 | URL
다작 작가 중에 다작중에 섞인 졸작으로 작가가 싫어지기도 하는데, 오쿠다 히데오는 늘 평타 이상은 치는 것 같아요.
 
진상 - 하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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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오마에상(당신)' 이었다고 한다.

'진상'은 부리는 진상이 아니고, 일의 '진상' 이다. 상권 다 읽고 알았다. 특이하게 하권이 아니라 상권말미에 편집자 후기가 있다. 이 책의 선전도 그렇고, 편집자 후기에서도 그렇고, 연애소설이라고 했다.

그간 미미여사의 시대물에서 사랑 이야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육백여페이지를 읽을 동안 이게 왜? 싶었던 '진상'은 하권에 이르러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love is all around'가 되어 버린다.

 

사람의 안면이 이렇게나 바뀌는 건 이해가지 않는다 싶지만, 그 이유가 '사랑'이라면 납득이 간다.

상권도 재미있었지만, 하권은 더욱더 재미있다. 감동받고, 울컥하며, 웃다, 찡하다 하며 몰아친다.

 

미미여사는 의외로 본격 연애물을 써보아도 좋지 않을까.

 

기존 시리즈에서 보아왔던 이들은 반갑고,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흥미진진,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진상'만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이왕이면 '메롱', '얼간이', '하루살이' 까지를 읽고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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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3-06-17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면 작가의 인물들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이 막 느껴져요.
이 시리즈가 참 좋아요 ㅎ

하이드 2013-06-17 17:51   좋아요 0 | URL
그냥 좋은 정도였는데, '진상'읽고 폭 빠졌어요.
 

계속 읽어나가는 것이 시간 낭비인 것 같은 책들이 있다.

혹평을 쓰고야 마는 책들과는 다른 부류의 책들이다.

 

혹평을 쓰게 되는 경우는 싫어도 꾸역꾸역 읽고 마는데, 혹평의 예의라고나 할까.

읽는 것이 시간 낭비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그냥 놓아버리는게 낫다.

 

그렇다고 그 책이 꼭 나쁜 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모른다. 끝까지 읽지 않았으니.

꽤 드문 경우다. 독서에는 관성이라는 것이 있어, 좀 지루하더라도, 좀 덜 재미있더라도, 좀 별로라고 여겨져도

왠만하면, 마지막 장을 보고 책을 덮으며 마무리하게 되니 말이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책들을 두 권이나 만났다.

 

 

딱히 불행해진건 아니지만, 내가 두 번이나 살 뻔했던 이 책은 .. 죄송합니다. 뭔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콘셉트는 재밌다고 생각한다. 막상 읽고 보니, 그저 아는 이름과 아는 프로그램들이 서두에 던져지고, 결말은 정해 놓고, 과정은 비약이거나 일반화.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도저히 책 한 권을 읽는 느낌이 아니고,

공감가지 않는다. 

 

재미도 없으니, 나는 독서 포기.

 

 

중간에 포기하고 마는 것보다는 다 읽고 애정어린(?) 혹평하는 것이 나은데 말이다.

 

오늘 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했을꺼다.

늘 내 머리뚜껑을 여는 강기사 덕분이다.

 

<진상> 상권을 마무리 했는데, 하권이 내일 와. 쩝. 진상의 원제는 '당신 (오마에상)' 이라고 한다. 원제가 더 좋은데.

'진상'이 진상인줄 알았는데, 상권 후의 편집자 후기 보고야 '진상'인 걸 알았다. 이런,

 

우석훈의 <아날로그 사랑법>은 맘에 안 맞는 구석이 없지 않았지만, (그러니깐, 탁현민의 책도, 우석훈의 책도 백만년전 일만 같은 짙은 '패배감' 혹은 '약오름' 의 한 중간에서 쓰여진 책?) 고양이를 돌보는 그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리고 책을 덮을 즈음에는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사람의 수만큼 사랑의 수도 있는 거니깐.

 

 

 

 

 

 

 

 

 

 

 

 이건 정말 기대되는데, <솔로몬의 위증> 1이 오늘 온 박스에 있을까, 내일 올 박스들 중에 있을까?

 

 

 

 

 

 

눈치 채셨을까? 책 좀 작작 사야지. 적립금에 알사탕에 마일리지에 예치금까지 톡톡 털어 책을 마구 샀다.

8월까지 딱 한 번만 더 사고 안 사야지.

 

불금의 밤인데, 기분이 여전히 별로 좋지 않아.

 

 

 

 

너절한 기분의 금요일 밤을 나아지게 할 책은 ... 두구두구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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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건강한 식생활의 기쁨을 잘 모른다. 게다가 음식이 너무 '꾸밈이 없다'는 이유로 과한 손질을 해서 자연스러운 맛을 해친다. 요리 자체가 맛있고 상차림까지 완벽하면 많은 양을 먹지 않아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몇 입만 먹어도 충분하다. 양이 아닌 질이 우리를 만족시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포만감은 양이 아니라 질에 의해서, 즉 음식의 질과 음식을 먹는 장소의 질,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마음 상태의 질에 의해서 좌우된다.

 

저녁때 집에 들어가면서 무언가를 먹는 것은 꼭 배가 고파서 먹는 건 아니다. 한동안 편의점 도시락을 사가서 먹었더랬는데, 다음날 아침에 속이 불편해서 (편의점 도시락, 감자칩 - > 속 불편함) 나이가 들었나, 편의점 음식이 안 좋나 (좋을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끊었다.

 

역시, 그건 '습관' 이거나, 몸이 배고픈게 아니라, 마음이 배고파서일지도 모르겠다. 아임 스틸 헝그리, 돈 더 벌어야 하는데, 허기진 마음이 몸에 좋지도 않은 음식들을 좋지도 않은 시간에 꾸역꾸역 몸에 밀어넣게 해서 마음을 마비시키게 하는거다. 잠 오게 해서. 그럴꺼야, 그런걸꺼야.

 

그렇다면, 마음이 배부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지만, 난 밤에 집에 들어가 책을 볼 때면, 꼭 뭔가 먹고 싶다.역시 '습관'의 문제인거다.

 

예전에는 많이 먹었다 지금은 잘 못 먹게 된 것들이 있다.

첫째는 술. 안 먹으니 준다.

둘째는 닭. 공장식 사육에 대한 글을 많이 보다보니, 옴짤달싹 못하는 공간에서 촉진제 맞아가며 사육되는 닭을 죽인 음식을 먹기 싫어졌다. 닭이 먹고 싶다가도 그 닭이 어떻게 키워졌나를 생각하면 먹기 싫어지는 것. 계란도 요즘 '동물복지 인증' 마크 있는 제일 비싼 계란 사 먹고 있다.

 

"포만감은 양이 아니라 질에 의해서, 즉 음식의 질과 음식을 먹는 장소의 질,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마음 상태의 질에 의해서 좌우된다. " 고 하는데, 음식의 질 뿐 아니라, 마음의 질, 장소의 질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이 나이 먹도록 좋아하는거 많이 먹었으니, 이제는 몸이 좋아하는, 몸에 좋은 걸 먹는 걸 '선택' 하자. 라고 마음 먹는다면,

못 할것도 없을 것 같긴 한데 말이다

식탐이 아닌 몸을 만족시켜 주는 것을 먹자.

대부분의 사람은 불안하거나 지루하면 음식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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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채워지는 위장과 정서의 위장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3-06-19 09:17 
    요즘 한가쩍다보니, 책을 그야말로 우걱우걱읽고 있다. 음식도 과식이 안 좋은데, 과독은 어떨까? 마음이 마구 살찌나? 여튼, 그 와중에 좋았는데, 페이퍼 한 번 못 쓰고 쓸려 내려간 책, 주창윤 <허기사회>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나의 가장 큰 화두는 '심플하게 살자'이다. '우아하게 살자' 이다. 심플하게 사는게 우아하게 사는 거. 라는 결론은 맘속으로 이미 내리고 있다. 잡동사니들과 과식..은 아닌 것 같은데, 늘 과잉포만감을
 
 
비연 2013-06-1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맘에 확 와닿습니다...
 

요즘 한가쩍어 부지런히 책을 읽고 있는데, 책을 읽는 속도가 책을 사는 속도를 못 따라간다.

알라딘 중고샵을 '애용' 하는데, 알라딘 중고샵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출판사들과의 신경전이 있어왔고, 지금에 와서는 오프도 부지런히 생기고 있으니 어떤 생각들을 하려나. 언젠가 누가 알라딘 중고서점이 오프 서점 다 없애버릴듯. 이라고 하자, 그 전에 책 읽는 사람도 다 없어질듯. 이라고 맨션 남긴 것을 본 적 있다.

 

대놓고 이야기하는 관계자들은 거의 없지만, 불편해 하는 것 같긴 하다. 알라딘 중고샵에서 책을 사는 것도, 파는 것도.

좀 다른 케이스이긴 하지만,

 

 

 

중고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신간을 사는 비율도 중고샵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훨씬 높지 않을까?

 

여튼, 여름이 되니 눈에 띄는 신간이 많이 나오는 건지, 내가 여유가 너무 과하게 생긴건지 (시간 여유는 과하고, 돈 여유는 점점 좁아지고 .. 아.. 인생이란?! 왜 돈하고 시간하고 건강하고 같이 가지를 못하니?!)

 

 

 오기와라 히로시 <모래의 왕국>

 

손안의 책에서 나온 오기와라 히로시의 신간이다. 참을 수 없이 가볍고 웃기거나, 참을 수 없이 무겁고 어둡거나, 중간이 없는 작가.

 

1997년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 2004년 제18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 2005년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의 144회 나오키상 최종 후보작. 절묘한 필치와 세련된 유머. 행간에 삶의 애환이 감도는 그만의 언어 감각은 이번 작품 <모래의 왕국>에서도 여지없이 표현된다.

대기업 증권회사 딜러에서 노숙자로 한순간 전락한 주인공 야마자키. 추위와 굶주림과 사람들의 모멸적인 시선을 뒤로한 채, 노숙생활을 위한 공원에서 만난 수상한 점술가와 젊은 꽃미남 노숙자. 하지만 이들에겐 무언가가 있다. 세상의 구석에 버려진 세 명이 손을 잡아, 자신들을 버린 세상에 대한 궁극의 역습이 시작된다. 모든 것은, 지금부터다.

 

 

 

 

 

 

 

 

 

무겁고 어두운거 말고, 묵직한 정도이길 바라며, 가장 당장 사고 싶은 책 1순위로 올려본다. 아, 다카노 가즈아키 신간도 완전 기대되는데, 아직 알라딘에 안 뜬다.

 

 제이슨 브룩스의 <파리 스케치북> 이 나왔다. 헐;

원서로 사고 싶었는데, 번역서의 2만원대 가격이 애매하다.

어떤 퀄러티로 나왔는지 당장 확인해봐야겠어.

 

사토리얼리스트 정도면 더 바랄게 없는데 말이다.

 

 

 

 

 

 

 

 

 

 

 

 

 

 

 

 

 

파리 가고 싶으다.

 

 

 베른하르트 슐링크 단편집<사랑의 도피>

 

슈피겔」지 57주 연속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도서'에 선정되는 등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첫 번째 단편집. <책 읽어주는 남자>의 놀라운 성공과 슐링크에게 두 차례 독일 추리문학상을 안겨준 '젤프 시리즈', <고르디우스의 매듭> 등의 작품을 통해 독일 현대 문단에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말 그대로 작가로서의 역량을 한껏 발휘한 단편 선집이다.

2008년 [어톤먼트]를 기획했던 리처드 이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출간된 바 있으나, 당시에는 단편 한 편이 누락되고 동일한 테마로 일곱 편의 단편을 묶고 거기에 상징적인 제목을 붙인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영화화된 단편의 제목(<다른 남자>)으로 출간되었었다. 이번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에서는 누락된 단편 '할례'를 번역 수록하고 제목 역시 복원시킨 완전판으로 독자에게 다시 다가가게 되었다.

<주말>과 <귀향> 같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장편들이 15세 소년과 36세 여인의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 속에 역사와 인간의 죄의식, 사랑, 윤리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내었던 <책 읽어주는 남자>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면 단편집 <사랑의 도피>는 보다 일상적인 사랑과 번민을 주제로,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친근하고 문학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캬- 표지 죽인다. 오늘 같은 비촉촉 내리는 날, 카페에서 커피 홀짝이며 읽어볼법한 단편집이다. 어머, 택배 벌써 출발했다고?

 

 

 <책 읽어주는 남자>는 이 날씨에 어울리는 장편. 영화도 케이트 윈슬렛이 아른아른.

 

 

 

 

 

 

 

 제임스 설터 <가벼운 나날>

 

이 (좋은 쪽으로) 애매한 경계.의 표지.

 

'작가들이 칭송하는 작가' '미국 최고의 문장가'로 꼽히는 제임스 설터의 장편소설. 미국 랜덤하우스의 명편집자 고故 조지프 폭스는 "편집한 책 중에 다음 세대까지 오래 남을 책을 들라"는 질문에 설터의 <가벼운 나날>을 꼽았다. 1975년 출간된 이 소설은 미국 문단에서 큰 찬사를 받았다.

평론가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브렌던 길은 "생존 소설가 중 <가벼운 나날>보다 아름다운 소설을 쓴 작가는 생각할 수 없다"라고 평했고, 퓰리처상 수상 소설가 줌파 라히리는 2011년 4월 「파리스 리뷰」에서 마련한 설터 특집의 기고를 통해 "나는 작가로서 이 소설에 부끄러울 정도로 큰 빚을 졌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설터가 세워놓은 높은 기준에 겸허해지고 만다"라고 고백했다.

 

마음산책 책이다. 지난 번 도서정가제 분란(?)때 알라딘 출고정지해서 안 사고 만다. 했던 출판사.

로맹가리의 <레이디 L>까지는 참았는데, 제임스 설터 책은 궁금하다. 이쯤에서 삐짐을 풀고 (...응?) 혹시 마음산책 관계자분 이 페이퍼 보시면, <가벼운 나날> 한 권 보내주시는 걸로 마음 풀겠습니다. (안 풀면 어쩔;? 그..그럼 제가 사죠 뭐;)  <어젯밤> 제 리뷰도 발췌해서 잘 쓰셨.. 으니, <가벼운 나날>도 멋진 리뷰로(... 가 요즘 저에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그 집 뿐이었다. 나머지는 그리 강렬하지 않았다. 삶을 꼭 닮은 장황한 소설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다 어느 날 아침 돌연 끝나버리는. 핏자국을 남기고.  -'어젯밤'-  

그 앞에 거대하고 희끄무레한 호텔이 있었다. 널찍한 계단을 올라갔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 꽃이 놓인 로비에 들어서니,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아주 작은 소리까지, 컵과 포크가 부딪치는 소리마저 귀에 들렸다. 동물이 된 것처럼 -'플라자 호텔' - 

우리는 그런 얘기를 가끔 했다. 무엇을 바꿀 수 있고, 또 바꿀 수 없는가에 대해서. 사람들은 언제나 뭔가,말하자면 어떤 경험이나 책이나 어떤 인물이 그들을 완전히 바꾸어 놨다고들 하지만, 그들이 그전에 어땠는지 알고 있다면 사실 벼롤 바뀐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포기' -  

그는 식탁 위로 몸을 구부려 턱을 손에 괴었다.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녁을 함께 먹고 카드를 몇 번 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은 실제로 아무것도 모른다. 언제나 놀라게 된다.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 -'혜성' -

이건, 단편집 <어젯밤>에서 인용해 두었던 거. 아, 제임스 설터 ♥

 

비오는 날 감수성 폭발하나요..

 

  미셸 페로 <방의 역사>

 

엄청난 표지의, 엄청난 두께의, 엄청난 작가의, 엄청난 ... 주제다!

 

조르주 뒤비와 함께 <사생활의 역사>(1985~1987) 총서 작업을 주도한 프랑스 역사학자 미셸 페로의 기념비적 역작이자 2009년 프랑스 페미나상을 수상한 <방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거처로서 방(침실)이 변모해온 역사와 다채로운 이야기와 이미지를 아우른 최초의 역사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사료가 동원된 이번 책의 번역에는 프랑스사 전공자 이영림 수원대 교수가 전반부를 맡았고, 문학작품의 인용이 빈번한 후반부는 프랑스문학을 전공한 이은주 수원대 교수가 맡았다.

방의 역사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방은 이미 다양한 역사에서 무수히 다루어졌다. 그러나 방이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식이나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역사 무대 한가운데에 등장한 것은 미셸 페로의 <방의 역사>가 처음이다.

이 책에서는 사생활의 역사가 공간적으로 재현되어 있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던 방에서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게 되는 과정 중 나타나는 삶의 방식의 변화가 시간과 공간의 변화라는 장기적이고 거대한 흐름 속에서 펼쳐진다. 방대하고도 미세한 이 연구에는 50년에 걸친 저자의 연구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장 안 읽더라도 사 두고 훑어 보고 싶은 책.

 

 

 

 1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여행 스크랩북이다. 일본 번역본.

난 여행은 좋아하지만, 스크랩은 .. 못 하는 거 안다. (사는 것만 잘한다;)

 

그래서 대리만족의 트래블 스크랩북 되시겠다.

 

 

 

 

 

 

 

 

 

 

그 외 관심 신간들 :

 

 

 

 

 

 

 

 

 

 

 

 

 

 

 

 

 

 

 

 

 

언젠가의 비오는 창밖 메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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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2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3-06-12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마실전에 쓰신 서두가 공감가네요. 중고샵을 이용하지만 그조차도 이용하지않는 사람들보단 신간 많이 살거예요^^

무해한모리군 2013-06-1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더기 땡투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