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읽어나가는 것이 시간 낭비인 것 같은 책들이 있다.
혹평을 쓰고야 마는 책들과는 다른 부류의 책들이다.
혹평을 쓰게 되는 경우는 싫어도 꾸역꾸역 읽고 마는데, 혹평의 예의라고나 할까.
읽는 것이 시간 낭비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그냥 놓아버리는게 낫다.
그렇다고 그 책이 꼭 나쁜 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모른다. 끝까지 읽지 않았으니.
꽤 드문 경우다. 독서에는 관성이라는 것이 있어, 좀 지루하더라도, 좀 덜 재미있더라도, 좀 별로라고 여겨져도
왠만하면, 마지막 장을 보고 책을 덮으며 마무리하게 되니 말이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책들을 두 권이나 만났다.
딱히 불행해진건 아니지만, 내가 두 번이나 살 뻔했던 이 책은 .. 죄송합니다. 뭔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콘셉트는 재밌다고 생각한다. 막상 읽고 보니, 그저 아는 이름과 아는 프로그램들이 서두에 던져지고, 결말은 정해 놓고, 과정은 비약이거나 일반화.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도저히 책 한 권을 읽는 느낌이 아니고,
공감가지 않는다.
재미도 없으니, 나는 독서 포기.
중간에 포기하고 마는 것보다는 다 읽고 애정어린(?) 혹평하는 것이 나은데 말이다.
오늘 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했을꺼다.
늘 내 머리뚜껑을 여는 강기사 덕분이다.
<진상> 상권을 마무리 했는데, 하권이 내일 와. 쩝. 진상의 원제는 '당신 (오마에상)' 이라고 한다. 원제가 더 좋은데.
'진상'이 진상인줄 알았는데, 상권 후의 편집자 후기 보고야 '진상'인 걸 알았다. 이런,
우석훈의 <아날로그 사랑법>은 맘에 안 맞는 구석이 없지 않았지만, (그러니깐, 탁현민의 책도, 우석훈의 책도 백만년전 일만 같은 짙은 '패배감' 혹은 '약오름' 의 한 중간에서 쓰여진 책?) 고양이를 돌보는 그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리고 책을 덮을 즈음에는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사람의 수만큼 사랑의 수도 있는 거니깐.
이건 정말 기대되는데, <솔로몬의 위증> 1이 오늘 온 박스에 있을까, 내일 올 박스들 중에 있을까?
눈치 채셨을까? 책 좀 작작 사야지. 적립금에 알사탕에 마일리지에 예치금까지 톡톡 털어 책을 마구 샀다.
8월까지 딱 한 번만 더 사고 안 사야지.
불금의 밤인데, 기분이 여전히 별로 좋지 않아.

너절한 기분의 금요일 밤을 나아지게 할 책은 ... 두구두구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