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제목.. 으로 포장한 평범한 제목.

 

 

 

 

 

 

 

 

 

 

 

 

 

 

 

 

 

 요렇게 다섯권이 두고두고 생각난다. 마지막 장을 덮고, 가슴이 벅차거나, 여운이 진하거나, 다 읽고도 자꾸자꾸 뒤적이게 되는 책들이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경찰소설을 많이 쓰는데, 그 중에서도 커리어, 비커리어의 갈등, 정치, 비리와 같은 조직으로서의 경찰을 보여주는데 탁월하다.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에피소드를 쓰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64>에서는 그야말로 대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만만치 않은 분량에 상당히 오래 갑갑한 상황이 펼쳐지지만, 마지막장을 덮고나서의 카타르시스는 그 모든 갑갑함을 상쇄한다.

 

게일 캘드웰의 <먼길로 돌아갈까>는 우정을 나누던 역시 작가인 친구 캐롤라인 냅이 죽고나서 쓴 에세이이다. 강력한 키워드들이 있다. '작가', '소울메이트', '반려동물' '알콜중독' 글이 대단히 인상깊다거나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는 아닌데,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진하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모든 이야기들이 여운으로 오래오래 남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사오 하루밍의 <3시의 나> 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림도 귀엽고, 글도 귀엽다. 간간히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내는 것이 이 책만의 개성이다.

 

하루키는 .. 하루키죠. 사람의 '색깔' 같은 이야기, 평소 좋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1Q8도 재미있었지만,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여행을 떠난 해' 도 컬러풀하고, 여운 남는 좋은 이야기였다.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는 사전 편찬부 이야기. '말'에 대한 열정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소재도 독특하고, 예의를 갖추며 거리를 둔 따뜻함이 배어나는 소설이다.

 

 

 

 

 

 

 

 

 

 

좋았던 책들.

<나는 건축가다>는 책정리하면서 다시 꺼내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터뷰책. Zeit자이트지에 연재되었던 것을 책으로 묶은건데, 이렇게 굴곡 없이 쭉 수준있는 인터뷰글이 신문연재라니 대단하다.  

 

생강의 <이렇게 멋지고 맛있는 채식이라면>은 눈도 즐겁고, 마음도 편안해지는 글과 사진들이 잔뜩이다. 배는 좀 고파지지만. 장병익의 <궁극의 아이>는 역시 입소문대로 좋았다. 우리나라 작가의 해외배경 미스터리가 이 정도라는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작가의 이정도 책이라면, 사실 그렇게까지 좋았을까 싶긴 하지만. 여튼.

 

하무로 린의 <저녁매미 일기> 3년 시한부로 유폐된 무사의 이야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진중한 분위기에서 점점 박력이 더해진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스타일. 나오키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오노 후유미의<흑사의 섬>은 그동안 읽어왔던 일본 미스터리에서 굉장히 많이 봐왔던 소재들인데, 오노 후유미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이 작가의 책을 많이 안 읽어봤지만, 그 동안 별로 손 안갔던 <시귀>를 읽어볼까 싶었다.

 

새움 출판사의 <출판24시> 대.다.나.다.  출판계 이야기 역시 새롭지 않지만, 이건 실화같은, 다큐같은, 소설같은 '광고'다. 이런 광고라면 얼마든지 낚여주겠어. 하는 기분. 게다가 재미도 있다!

 

마이클 코넬리의 <클로져> <로스트 라이트> 이후, 새로워진, 터닝포인트를 돌은 보슈. 늘 애정하는 작가에 시리즈다. 에드 맥베인의 <킹의 몸값> 사이코 드라마 같다. 연극적이고. 구로사와 아키라가 <천국과 지옥> 이라는 영화의 원작으로 쓴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에드 맥베인에서 결코 예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 87분서 경찰들은 상대적으로 뒤로 물러나 있지만, 이런 스타일도 볼 수 있다니, 좋았다. 피니스 아프리카에서 내주는 에드 맥베인 두 권이 다 예사롭지 않다. 또 어떤 작품을 낼지 기대된다. 매니아가 출판사를 만들어 책을 내면 이런 책이 나오는구나 싶을정도로 점점 그 스타일이 보인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 스티븐슨의 <목소리 섬>, 교고쿠 나쓰히코의 <엿보는 고헤이지>는 좋았다. 더글러스 케네디의 <리빙 더 월드>는 주인공을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괴롭혀서 더글러스 케네디 작품중 가장 싫어하는 작품이 되긴 했지만 뭐.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도 재미있다. 결말은 좀 아쉽지만, 미미여사의 작품 중 재미있는 편에 속한다. 탐정이 비호감이었던 <헤이케 전설 살인사건> 작가도 좀 비호감. 이야기는 그럭저럭. 고종석의 <해피 패밀리> 도 재미있게 읽었고, 새러 패러츠키의 <제한보상>은 시리즈가 좀 더 나오면 애정을 가지고 읽을 수 있겠지만... 리차드 바크 아들 마커스 바크의 <공부와 열정>은 독학과 평생학습의 다짐을 가지게 해주었다.

 

나머지

 

 

 

 

 

 

 

 

 

 

 

8월에도 열심히 책을 읽고, 팔고,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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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3-08-0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아아아아아 +_+
그 바쁜 와중에 어떻게 이만큼이나 읽으셨어요?! 존경. 저는 하루가 48시간이라도 이렇게는 못 읽어요. @_@;;;;

하이드 2013-08-02 14:29   좋아요 0 | URL
아..안 바빴;;;;
그래도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읽었죠? ㅎ 읽다보면 관성 붙어서 더 읽게 되고, 안 읽으면 더 안읽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요즘은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도 읽으려고, 아예 책을 꺼내서 들고 다녀요. 스마트폰만 끊으면 더 많이 읽을 것 같은데 말이죠.

blanca 2013-08-0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나는 건축가다', 기억만 하고 놓쳤네요. 고마워요. ^^
 

"요리를 먹고 난 소감으로는 복잡한 말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맛있다' 한 마디나 다 먹고 났을 때의 표정만으로 우리 요리사는 충분히 보답 받았다고 느끼거든요. 그런데 수업을 위해서는 말이 필요하답니다."

가구야가 이렇게 길게 얘기하는 것은 처음이다. 기시베는 젓가락을 놓고 귀를 기울였다.

 

"나는 10대 때부터 요리사 수업의 길에 들어섰지만, 마지메 씨를 마나서 비로소 말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마지메 씨가 '기억이란 말이다' 라고 하더군요. 향이나 맛이나 소리를 계기로 오래되 기억이 깨어날 때가 있잖아요, 그건 말하자면 모호한 채 잠들어 있던 것을 언어화하는 거라고 해요."

 

가구야는 설거지 하던 손을 멈추고 말을 계속했다. "맛있는 요리를 먹었을 대 어떻게 맛을 언어화하여 기억해 둘 수 있을까. 요리사에게 중요한 능력이란 그런 거란 걸 사전 만들기에 몰두한 마지메 씨를 보고 깨달았답니다."

 

미우라 시온의 사전 편집부 이야기, <배를 엮다>는 정말 생각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말'의 '힘'을 신봉하는 나에게, '언어화'라는 것의 중요성, '말의 중요성' 을 사전을 만드는, 말을 모으는 열정적인 사람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전은 말의 바다를 건너는 배야."

아라키는 혼을 토로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사람은 사전이라는 배를 타고 어두운 바다 위에 떠오르는 작은 빛을 모으지. 더 어울리는 말로 누군가에게 정확히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만약 사전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드넓고 망막한 바다를 앞에 두고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을 거야."

"바다를 건너는 데 어울리는 배를 엮다. 그런 생각을 담아 아라키 씨와 내가 이름을 지었죠. "

나사 하나 빠진 것 같이 어리버리하지만, 사전을 만드는 일에는 천재적인 재능과 습관을 가지고 있는 마지메와 요리사의 길을 걷는 가구야. 말은, 언어화는 사전을 만드는 마지메 뿐만 아니라 가구야에게도 중요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라도 다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얘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서로 방해받고 싶지 않은 세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잘 맞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

꽃도 그렇다. '예쁘다' 한마디면 다른 미사여구 없이 만족하고, 행복해하지만, '수업'을 위해서는 언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은 평생 '수업'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서의 일이다. 요리사이건, 사전 편집자이건, 플로리스트건, 나건,당신이건, 누구라도. 결혼을 해서 평생의 짝을 만나더라도, 아이의 부모가 되더라도, '나'란 존재는 그 앞에 부모, 배우자, 딸, 형제, 자매,동료, 등등 수많은 수식어를 가지기 마련이지만, 그 어느 관계에서라도 '자기 세계'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호한 채 잠들어 있는 것을 '말'로 '기억'하는 것. 그것은 '수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시기에 읽은 '갈매기'를 쓴 리처드 바크의 아들 제임스 마커스 바크의 <공부와 열정> 역시 그런 의미에서 시사점이 많은 책이다.

 

한가지 일러둘 점은, 내가 가르치고 또 함께 일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자기 공부에 수동적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대화해 본 사람들은 대개 선생님의 가르침을 기대하거나 이런저런 자격증을 딸 시간 및 금전적 여유를 원했는데, 이런 조건이 갖춰지면 자기 뜻대로 운명이 펼쳐진다고 보는 것 같았다.

 

이들은 안전하고 전형적인 안내 관광을 떠나려고 돈을 모아 놓고 정기 여객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반면 이들 주변으로 내가 탄 것과 같은 작은 돛단배가 항구로 들어왔다가 다시 떠난다. 이는 어디서도 공인받지 않은, 언제든 떠나고 싶을 때 세계를 탐사하러 나서는 배들이다.

 

이번에도 배다. 괴짜라면 괴짜인 학교에서의 부적응자였으나, 학교라는 시스템을 떠나 평생 학습과 독학, 적극적인 공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타고난 것은 별볼일 없을 지언정,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말을 만드는 것이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낯선 것을 볼 때, 그러니깐, 낯선 꽃을 볼 때라고 해두자. 처음 보는 것이니 꽃도 스타일도 낯설다. 그럴 때, 이건 이러이러해서 예뻐요. 이건 이러이러해서 특별해요. 이건 이러이러하니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꽃일도 '언어화하기'랑 떼어 놓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언어화하기'는 아주 중요.

 

'예쁘다' 라고 말하는 것은 꽃을 사는 손님의 일이고,

그 꽃을 만들어내는 플로리스트는 자신의 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반성하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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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7-31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매기.가 아니라 갈매기의 꿈.
 
3시의 나
아사오 하루밍 지음, 이수미 옮김 / 북노마드 / 201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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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말고 책으로 내줘요~ 하루밍짱~ (아사오짱이라고 해야 하는걸까? 여튼)

 

흔한 말로, 약간의 멸시와 경멸과 질투를 범벅해 '일기는 일기장에나 쓰지 ㅉㅉ' , '아마존의 나무가 아깝다' '환경공해다'

뭐 이런 말을 한다. 이제 올드해져서 요즘 같으면 쓰지 않겠지만 <3시의 나>를 만나고야 뒤늦게 알았다.

 

일상을 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글을 잘 쓰면 되는거였구나.

 

반반이다. 이 책을 추천할까, 그냥 슬쩍 넘어갈까. 이런 맘이 드는건 정말 오랜만인데, 나만 두고두고 보며 써먹고 싶어. 라는 마음이 슬쩍 들었다. 안될꺼야.. 안되겠지?

 

일러스트레이터인 아사오 하루밍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동안 매일 3시를 기록하기로 한다.

 

연초에 '올해 1년은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은 일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한 가지 일을 지속해보자는 뜻이지요. 어디에있더라도 내 본연의 자세를 흩트리지 않겠다는 결심이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친구가 그러면 사회생활이 어려워진다고 충고하더군요.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3시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꾸준히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3시의 나'를 1년간 365장의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 비슷비스한 하루이지만 이 기록을 통해 진정한 나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내 삶이 평온한건지, 그녀의 삶이 버라이어티한건지(?) 모르겠지만, 꽤나 부지런하잖아?!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그녀의 오후 3시와 비교해서 나의 오후 3시를 써서 책으로 낸다면, 읽는 사람을 지루함으로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귀여운 그림이 매일같이 있지만, 그림을 제쳐두고라도, 글이 재미있다. 귀엽다. 글 너머의 그녀를 좋아하게 된다.

 

그녀는 카페에도 가고, 서점에도 가고, 고케시 취미 활동도 하고, 잡지사 사람들도 만나고, 취재 여행도 떠나며, 고양이도 따라다니고 (고양이 스토커라는 책도 냈다고 한다) 친구도 만나고, 아무것도 안 하기도 하고, 열심히 일하기도 한다.

 

나는 .. 집 - 꽃시장 - 샵 - 집 - 농장 - 집 - 알라디 중고서점 - 강남대로 스타벅스 왕따자리, 에, 또...

 

최근에 이 반경을 벗어나 본 기억이 없다. 최근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꽃일 시작하고 3년여를 돌이켜 봐도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 하하하

 

 

 

1월 23일 (토)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 검사 결과를 막 들은 참이다. 즉시 귀가하여 집안에 필요 없어진 물건들을 거침없이 버린다.

버림신이 강림하셨다.

 

1월 23일 토요일 오후 3시에 일어난 일이다.

 

마침 열나게 책정리와 부수적으로 집정리를 하고 있던 중이라 와 닿았던 '버림신' 이시다. 우헤 -

 

되게 귀엽다. 그림도, 글도. 고케시, 고케시, 일본 목각인형 고케시가 가지고 싶어졌다. 단 한 번도 없던 일이다. 좋은 취미이고, 그 취미를 함께 하는 친구들까지 다 통째로 부러웠다.

 

함께 읽고 있는 책은 막스 갈로의 <프랑스 대혁명>이다. 포스트 잇이 둘 다 비슷하게 많이 붙어 있다. (<3시의 나>에는 포스트잇 이야기도 있어서 웃어버렸다.)

 

책을 정리하는 기준은 계속 바뀐다. 이번에 정리하면서 느꼈다.

의외로, 이 책은 계속 간직하고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이다.

 

그런 생각도 했다. 찰리 파커, 데이브 거니, 토니 힐을 좋아하는 내가 있고, 아사오 하루밍이 '3시의 나'를 좋아하는 내가 있다.

둘 다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여튼, 굳이 말하자면, 재택근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의 애환도 담겨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더 사고 싶을까?

들어가는 작가의 말도, 마무리하는 작가의 말도 다 마음에 든다. (그 중간도 물론!)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자신을 표본상자에 넣고 핀으로 고정시켜둔 듯한 기분입니다. 도망쳐 숨을 데도 없습니다. (...) 일기를 마무리한 후 그동안의 하루하루가 실처럼 이어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미래는커녀 고작 하루 뒤인 내일조차 어떤 날이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무릎팍 도사에 나온 이시영이 복식을 계속한 이유는 자신이 지금까지 살면서 무엇하나 끝까지 해 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복싱만은 끝까지 해봐야겠다고 했다고 한다. 예로 든 것이 매년 초 다이어리를 사는데, 끝까지 쓴 것이 하나도 없더라며.

 

이시영보다 더 많이 산 나도 내가 무얼 끝까지 해본적 있는지 모르겠다. 다이어리를 끝까지 써 본 적도 없다.

다이어리를 끝까지 쓰며 매일의 기록을 간직하는 사람과 매년 한 시월이나 십일월부터 가장 좋은 다이어리를 사서 단 한 번도 끝까지 써 본적이 없는 내가 있다.

 

1년동안 끈기있게 매일의 3시를 기록한 아사오 하루밍의 일기가 더 와닿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일상에 감탄과 부러움 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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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3-07-3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넣고. ;; 와아. 그림도 예쁘고, 흥미롭네요. 저도 읽어볼래요. 3시의 나. 를 생각해보면 직장에서 왔다갔다 아니면 집에서 뒹굴뒹굴이 떠오를 뿐이네요. 제 일기(랄 것도 없다만-_-;)는 그냥 일기장에 쓰겠습니다. ;
 

일요일에 일하고, 화요일에 쉬는 내게 '월요일'은 '신의 탑' 나오는 날.이라는 거 외에 별 느낌이 없긴 하다. 한 주의 시작이니, 오피스 데코 나가는 거, 그리고, 꽃시장 가는거 정도가 다. 그래도 월요일은 월요일이고, 금요일은 금요일인거지.

 

월말 우울한 나는 나도 알고 있고, 남도 알고 있듯이, 우울감을 떨쳐버리려 책을 마구 읽어치우고 있다.

희한한게, 책을 정리하면 할수록 거실에 책 산이 쌓인다. 방에 있는 책들을 가지고 나와 세 분류로 정리하는데, 알라딘 중고샵 오프에 팔 꺼, 균일가로 택배 보낼꺼,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집 앞에 내 놓으면 누가 가져가 읽던, 재활용이 되던 할 운명의 책들까지.

 

거실에 책 산이 쌓이고 있으면, 방에 있는 책은 좀 줄어야 하는데, 그도 아니다. 티도 안난다. 하아.. 책장에 책이 세줄로 쌓여 있어서 그런다. 티가 날리가 orz

 

당분간 책 사는건 자제모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사겠어! 라는게 나오면 얼른 사야 하니깐;; 신간은 매일매일 체크하고 있다. (비..비겁하다!)

 

 

 

왕따시만한 에키놉스 사진으로 각설하고, 신간 마실

 

 

 토마스 쿡 <채텀 스쿨 어페어>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 신화를 연상시키는 비극적인 운명의 드라마를 통해 세상의 잔혹하고도 황량한 어둠을 끄집어내면서도 위기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드러냄으로서 '슬픔의 미학'을 느낄 수 있게 한 절묘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조용한 마을, 엄숙한 분위기의 채텀 스쿨. 채텀 스쿨의 엄격한 교장을 아버지로 둔 소년 헨리 그리스왈드는 자신의 처지 탓에 또래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책과 친하게 지낸다. 어느 날 채텀 스쿨에 미술 선생으로 엘리자베스 록브리지 채닝이 새로 부임해 오고, 여행자 아버지와 수많은 곳을 여행한 자유분방한 성격의 젊은 여선생은 채텀의 분위기를 변화시킨다.

 

 

기대된다!

 

  토마스 쿡의 <붉은 낙엽>의 분위기가 아직도 애잔하니 가슴 한구석 낙엽처럼 쌓여 있는데, '슬픔의 미학' 이란 수식어가 붙은 또 하나의 대표작.

 

RHK에서 야심차게 내보내는 '판타스틱 픽션 골드'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라는 것도 기대요인 (첫번째는 LA 컨피덴셜)

 

 

 

 

 더글라스 케네디 <더 잡>

 

맨해튼의 비즈니스세계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구조조정, 빅딜, 적대적 M&A, 정리해고, 명예퇴출 등의 말들이 한창 신문지상에 오르내렸던 9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네드 앨런은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팔 수 있을 만큼 능력이 뛰어난 세일즈의 귀재이다. 그가 근무하는 잡지 <컴퓨월드>는 업계의 후발업체이지만 1,2위 업체인 와 <컴퓨터아메리카>의 아성을 위협할 만큼 고성장을 이룬다.
잡지의 주 수입원은 광고수주이고, 네드 앨런은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통한다. 회사에서도 우수한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 3년 만에 팀장 자리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지만 적대적 M&A를 통한 회사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비열한 음모의 희생양이 되어 끝없는 추락을 경험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간이다. 주인공 들었다 놨다 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 '추락' 전문 작가(라는건 방금 내가 생각해 낸거지만), 프랑스에서 본국보다 더 인기 있는 작가. 바로 전에 읽었던 <리빙 더 월드>에서 작가가 주인공을 진짜 너무 괴롭혀서 짜증이 난 상태이긴 하지만, 놓칠 수 없다!

 

 

 

 

 

 

 

 

 J.P. 돈 리비 <진저맨>

 

세계문학사상 최고의 문제작이자 J.P. 돈리비 최고의 걸작 <진저맨>이 국내 최고의 번역가 김석희와 만나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이 작품은 상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반영웅적 인물 시배스천 데인저필드(진저맨, '생강색 머리의 남자'라는 뜻)를 등장시킨 활기 넘치는 소설로, 출간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그 이유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서술이 때로는 당혹스럽고 난삽해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신성 모독적이고 음란한 내용, 비속한 표현, 초도덕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수백 가지 판본으로 5천만 부 이상이 팔리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고의 악한 소설", "코믹하고 불결하고 감동적인, 당대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소설은 독특한 서술 기법과 기존 문학계의 잣대로는 도저히 규정지을 수 없는 전대미문의 문제적 인물 시배시천 때문에 평론가들 사이에 일관된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 제임스 조이스를 연상시키는 내적 독백과 독특한 서술기법, 헨리 밀러의 시적인 문체, 사뮈엘 베케트의 부조리한 유머, 라블레적인 즉흥성과 쾌활함을 모두 담고 있으면서도, 어떤 기성 작가의 작품도 닮지 않은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바로 얼마전에 돈 드릴로의 <코스모폴리스>를 읽고 진저리를 쳤던지라 '최고의 문제작',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서술' 어쩌고 하는 말이 썩 끌리지는 않지만, 마틴 에이미스의 '머니' 같을 수도 있을까 싶어 일단 보관함에 담아둔다

 

 피에르 르메트르 <실업자>

 

피에르 르메트르 장편소설. 57세, 4년간 실직 상태, 한 여자의 남편이자 세 딸의 아버지인 알랭 들랑브르.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그는 어느 날 한 거대 기업의 인력관리부서 채용에 응시하게 된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그가 치러야 할 채용 시험은 회사의 고위간부들을 테스트하고 그 결과에 따라 그들을 해고하기 위해 가상 인질극을 벌이는 것.

알랭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가족이 지닌 모든 것을 걸고 그 시험에 응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내부자로부터 최종 합격자가 이미 내정돼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고, 분노에 휩싸인 그는 이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히 위험한 전략을 세운다. 이제, 온 프랑스가 지켜보는 인질극이 벌어진 가운데 혀를 내두를 이중 삼중의 트릭이 펼쳐진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책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안 읽고 있는데, 아마 표지 때문인듯. 올드하다. 안 사고 싶다. '실업자'는 최근에 나온 재미없었던 노란 표지 검은 글자 미스터리 생각나게 해서 또 별로. 가뜩이나 잘 모르는 작가인데, 표지마저 구매욕을 안 일으키면 언제 읽을지 모른다는 거. 잭 리처 같이 이미 잘 알고 재미있는 시리즈 정도 되야 표지가 캄보디아 책 같아도 사고 말지. 그렇지 않고서야..

 

 

그 외 관심 신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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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3-07-2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분간 책 사는건 자제모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사겠어! 라는게 나오면 얼른 사야 하니깐;; 신간은 매일매일 체크하고 있다. (비..비겁하다!) .... 이 대목에서 크게 동감. 제가 매일 느끼는 심정..ㅜㅜㅜ


moonnight 2013-07-29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원클릭매입으로 수백권 팔아치웠는데도 아직도 켜켜이 쌓여있는 책들 ㅠ_ㅠ 실로 미스테리예요, ㅠ_ㅠ;;;
(눈물닦고;) 또 보관함으로 쓸어담기 -_-;;;;

[그장소] 2014-12-30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이드님 긴호흡으로 글쓰기 부럽습니다.
오랜기간 반복적인 글쓰기와 정리가 습관화되어 있는 분들은 체계가 달라요.
저는 아직 감정도 주체 못해 길게 잡아 쓰다간 배가 산으로 가기 딱인데..
암튼 책정리하는 그 습관도 부럽고요..
처치불능의 책들은 좀 던져 주셔도 기꺼이 받을게요..흐흣 이웃으로 가고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v
 
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미래를 기억하는 궁극의 아이. 운명은 바뀔 수 있나요? 네.당신이 바뀌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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