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제목.. 으로 포장한 평범한 제목.

 

 

 

 

 

 

 

 

 

 

 

 

 

 

 

 

 

 요렇게 다섯권이 두고두고 생각난다. 마지막 장을 덮고, 가슴이 벅차거나, 여운이 진하거나, 다 읽고도 자꾸자꾸 뒤적이게 되는 책들이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경찰소설을 많이 쓰는데, 그 중에서도 커리어, 비커리어의 갈등, 정치, 비리와 같은 조직으로서의 경찰을 보여주는데 탁월하다.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에피소드를 쓰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64>에서는 그야말로 대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만만치 않은 분량에 상당히 오래 갑갑한 상황이 펼쳐지지만, 마지막장을 덮고나서의 카타르시스는 그 모든 갑갑함을 상쇄한다.

 

게일 캘드웰의 <먼길로 돌아갈까>는 우정을 나누던 역시 작가인 친구 캐롤라인 냅이 죽고나서 쓴 에세이이다. 강력한 키워드들이 있다. '작가', '소울메이트', '반려동물' '알콜중독' 글이 대단히 인상깊다거나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는 아닌데,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진하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모든 이야기들이 여운으로 오래오래 남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사오 하루밍의 <3시의 나> 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림도 귀엽고, 글도 귀엽다. 간간히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내는 것이 이 책만의 개성이다.

 

하루키는 .. 하루키죠. 사람의 '색깔' 같은 이야기, 평소 좋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1Q8도 재미있었지만,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여행을 떠난 해' 도 컬러풀하고, 여운 남는 좋은 이야기였다.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는 사전 편찬부 이야기. '말'에 대한 열정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소재도 독특하고, 예의를 갖추며 거리를 둔 따뜻함이 배어나는 소설이다.

 

 

 

 

 

 

 

 

 

 

좋았던 책들.

<나는 건축가다>는 책정리하면서 다시 꺼내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터뷰책. Zeit자이트지에 연재되었던 것을 책으로 묶은건데, 이렇게 굴곡 없이 쭉 수준있는 인터뷰글이 신문연재라니 대단하다.  

 

생강의 <이렇게 멋지고 맛있는 채식이라면>은 눈도 즐겁고, 마음도 편안해지는 글과 사진들이 잔뜩이다. 배는 좀 고파지지만. 장병익의 <궁극의 아이>는 역시 입소문대로 좋았다. 우리나라 작가의 해외배경 미스터리가 이 정도라는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작가의 이정도 책이라면, 사실 그렇게까지 좋았을까 싶긴 하지만. 여튼.

 

하무로 린의 <저녁매미 일기> 3년 시한부로 유폐된 무사의 이야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진중한 분위기에서 점점 박력이 더해진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스타일. 나오키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오노 후유미의<흑사의 섬>은 그동안 읽어왔던 일본 미스터리에서 굉장히 많이 봐왔던 소재들인데, 오노 후유미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이 작가의 책을 많이 안 읽어봤지만, 그 동안 별로 손 안갔던 <시귀>를 읽어볼까 싶었다.

 

새움 출판사의 <출판24시> 대.다.나.다.  출판계 이야기 역시 새롭지 않지만, 이건 실화같은, 다큐같은, 소설같은 '광고'다. 이런 광고라면 얼마든지 낚여주겠어. 하는 기분. 게다가 재미도 있다!

 

마이클 코넬리의 <클로져> <로스트 라이트> 이후, 새로워진, 터닝포인트를 돌은 보슈. 늘 애정하는 작가에 시리즈다. 에드 맥베인의 <킹의 몸값> 사이코 드라마 같다. 연극적이고. 구로사와 아키라가 <천국과 지옥> 이라는 영화의 원작으로 쓴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에드 맥베인에서 결코 예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 87분서 경찰들은 상대적으로 뒤로 물러나 있지만, 이런 스타일도 볼 수 있다니, 좋았다. 피니스 아프리카에서 내주는 에드 맥베인 두 권이 다 예사롭지 않다. 또 어떤 작품을 낼지 기대된다. 매니아가 출판사를 만들어 책을 내면 이런 책이 나오는구나 싶을정도로 점점 그 스타일이 보인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 스티븐슨의 <목소리 섬>, 교고쿠 나쓰히코의 <엿보는 고헤이지>는 좋았다. 더글러스 케네디의 <리빙 더 월드>는 주인공을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괴롭혀서 더글러스 케네디 작품중 가장 싫어하는 작품이 되긴 했지만 뭐.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도 재미있다. 결말은 좀 아쉽지만, 미미여사의 작품 중 재미있는 편에 속한다. 탐정이 비호감이었던 <헤이케 전설 살인사건> 작가도 좀 비호감. 이야기는 그럭저럭. 고종석의 <해피 패밀리> 도 재미있게 읽었고, 새러 패러츠키의 <제한보상>은 시리즈가 좀 더 나오면 애정을 가지고 읽을 수 있겠지만... 리차드 바크 아들 마커스 바크의 <공부와 열정>은 독학과 평생학습의 다짐을 가지게 해주었다.

 

나머지

 

 

 

 

 

 

 

 

 

 

 

8월에도 열심히 책을 읽고, 팔고,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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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3-08-0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아아아아아 +_+
그 바쁜 와중에 어떻게 이만큼이나 읽으셨어요?! 존경. 저는 하루가 48시간이라도 이렇게는 못 읽어요. @_@;;;;

하이드 2013-08-02 14:29   좋아요 0 | URL
아..안 바빴;;;;
그래도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읽었죠? ㅎ 읽다보면 관성 붙어서 더 읽게 되고, 안 읽으면 더 안읽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요즘은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도 읽으려고, 아예 책을 꺼내서 들고 다녀요. 스마트폰만 끊으면 더 많이 읽을 것 같은데 말이죠.

blanca 2013-08-0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나는 건축가다', 기억만 하고 놓쳤네요.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