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2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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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세계관이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는 2권, 무단 이탈자의 묘지, <언홀리> 

1권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더 재미있고, 3권이 이 책보다 더 재미있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1권의 주요 인물이었던, 각각의 상황에서 언와인드 되기로 한 아이들, 문제아 코너, 십일조 레브, 보호소의 리사가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그들을 언와인드되게 만들었던 세계에 대항한다. 그들은 계속되는 언와인드 아이들에게 우상시 되고, 도전을 받게 된다. 더 개성 강한 새로운 주인공들로 2편은 진행되는 걸까 궁금해할때즈음 성장한만큼 지치고, 그러나 성숙해진, 그러나 여전히 싸우는 세 명을 만날 수 있다. 


새로 등장한 인물들 또한 흥미롭다. '언와인드'라는 소재를 읽었을 때 떠올리게 된 '프랑켄슈타인' 이야기가 캠이라는 인물로 <언홀리>에서 나온다. 캠의 이름을 기관에서는 카뮈-> 캠으로 생각하는데, 카뮈까지 가게 된 계기가 뜬금없이 웃기다. 유머가 섞여 있는 소설은 전혀 아니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이다. 꼭 같은 욕망과 무시된 의료 윤리로 만들어진, 그러나 발전한 의료 기술로 조형된 캠. 


"그날 밤, 캠은 손목을 따라 난 흉터를 본다.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팔찌 같다. 이제 붕대는 풀었고, 흉터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가슴 중앙을 따라 내려가다가 완벽하게 조각된 복근 위에서 좌우로 갈라지는 선을 본다. 두꺼운 밧줄 같다. 조각이다. 인간의 형상을 본뜬 대리석 조각 같다. 미술가가 상상한 완벽함이다. 그제야 캠은 절벽 위의 이 대저택이 그저 갤러리일 뿐이며, 자신은 그 안에 전시된 작품이라는 걸깨닫는다. 아마 특별해진 기분이 들어야겠지만, 그가 느끼는 것은 외로움뿐이다." (91) 


닐 셔스터머의 책들의 악역은 그들만의 이유가 있더라도 선해하기 어려운 확실한 악역들이다. 언와인드 아이들 사이의 갈등은 더욱 증폭되지만, 애초에 그들을 언와인드로 만든 어른들의 세계의 더 큰 악은 소설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설정 같지만, 이 책이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세계에 지금을 대입하기는 어렵지 않다. 


낙태를 반대하는 진영의 의견을 충족시키기 위해 낙태를 지연시키는 모습은 산 자들의 편의와 생명을 위해 새로운 의료 소재를 발굴하는 결과가 되었고, 맘에 안드는,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삭제하는/언와인드하는 편리한 무책임함까지 곁들인다.

낙태에 대해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만, 태어난 아이들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지금과 별반 차이 없게 느껴진다. 

언와인드의 설정은 소설로 봐도 끔찍하지만, 그 결과만은 현실과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다. 


그와 같은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는 어른들의 사회에 균열을 내기 위해 싸우는 주인공들은 모두 그 결정의 오랜 희생자였던 아이들이다. 책의 시작과 끝에 훌쩍 성장하고, 변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들이 아직 언와인드 될 수 있는 나이인 17세 미만/이하의 아이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홀리'로 다시 짓는다. 디테일이 추가되고, 등장인물들과 함께 이야기가 성장한다. 


"무단이탈자라는 말은 놈들이 우리를 부르는 이름이고." 헤이든이 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전한 존재, 홀리Wholey 라고 불러." (119) 


1권을 재미로만 읽는다면, 이 책을 추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권은 재미로만 읽는게 안 될만큼 현실을 많이 건드린다. 분량도 훌쩍 늘어난 600여페이지지만, 단숨에 읽힌다. 


디스토피아라는 장르는 현재를 기반으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망한 미래에 대한 상상의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데, 생명법이니 황새법이니 무단이탈자니, 청소년 전담 경찰이니 하는 새롭게 쓰이는 용어들의 본질은 현실의 상황들과 같은데, 우리가 이 소설과 같이 각자의 자리에서 현실을 (해피 엔딩으로) 이끌 (YA 소설의 엔딩은 해피 엔딩이거나 그에 걸맞는 확실한 성장소설임을 믿는다!) 주인공들이 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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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오가와 사야카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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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논픽션계의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이라 불리는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과 명성 높은 가와이 하야오 학예상을 동시 수상했다는 소개글을 보고, 논픽션상이라고? 재밌겠다! 출판사에서 마침 이벤트하길래 신청해서 받았다.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논픽션, 홍콩의 청킹맨션이라는 키워드만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아, 이런 책들 진짜 많으면 좋겠다. 많겠지? 이 책처럼 대중들에게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읽히는 책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탄자니아인지는 알 기회 없었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와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아마도 본 적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예멘 난민들을 볼 기회들이 있었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관심 가져 본 적 없었지만, 이 책을 보고난 후에는 다를 것이다. 


청킹맨션이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고, 청킹맨션에 살고 있는 탄자니아인들의 '돈벌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리뷰 제목에 쓴 '사랑과 우정의 비결은 돈벌이'는 6장의 제목이다. 최종장 뺀 마지막 장이다. 홍콩에서 살고, 일하는 탄자니아인들을 관찰하고 쓴 이 책의 가장 큰 키워드는 '돈벌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써야 나쁘게 들리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중국도 아프리카도 상업에서 뭔가 바가지 쓰고, 사기 당할 것 같은 선입견이 있다. 탄자니아인들의 공유 경제에 비해 해외 나가면 한국인 조심하라는 말들 더 디테일하게 들으니 말그대로 경험에서 온 부풀린 선입견이겠다. 


지구가 망하면 망했지, 자본주의는 망하지 않을거라고 하는데, 그 결과 지구와 자본주의가 사이좋게 같이 망하고 있는 지금. 지중해가 절절 끓고, 폭염과 한파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는 지금, 새로운 형태의 기존의 자본주의 틈을 비집고 들어갈 새로운 방식의 경제 모델을 시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일 것이다. 


읽으면서 생각나는 부분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처음 읽는 이야기이지만, 낯익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들의 호혜성은 여러 사정이 있으니 세세하게 따지지 말고, 무임승차도 오케이, 기부금도 상황에 따라 받는다. 인간은 언제나 변할 수 있으며, 그의 과거가 아닌 지금의 상황에 따라서만 판단하고, 상황과 문맥에 따라 한정적 신뢰를 주고 받는다.


"타자의 복잡한 사정은 알 수 없는/알고 싶지 않은" 것이라는 기본 마인드로 '겸사겸사' 서로를 도와주고,

그 과정에서 '윈윈'의 기회를 찾아 기브 앤 테이크를 이루고자 한다.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면,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타지에서 죽으면, 본국으로 보내줄 수 있게 힘을 합친다.


"청킹맨션의 탄자니아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미래 인류 사회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이들, 공유, 연결, 특이점singularity, 기본 소득에 관심을 두는 모든 이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들은 '아무도 신용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삼는 세계에서 누구에게나 열린 호수성 reciprocity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과 생활 보장 구조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 (31)


선한 시민이거나 선한 친구, 선한 이웃이 아니어서 '서로를 신뢰할 수 없다' 고 단언하지만, 서로 돕는 구조와 논리에 대해 청킹맨션, 가장 가난한 자들이 모이는 곳에서 카라마라는 자칭 타칭 보스이자 중고차 브로커를 통해서 그 겉모습이나마 볼 수 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동료에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이들에게 강한 '독립독행'의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은 각자의 독립독행 정신, '자력으로 살아가기' 와의 균형 위에서 모색된다. 자력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정말로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 그 균형을 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늘 실리를 따지지만, 본래의 목적은 '인심을 쓰는 기쁨', '동료와의 공존', '놀고 싶은 마음과 장난치고 싶은 마음', '자영업의 자유로운 정신'과 같은 즐거움이다. 


신뢰가 무너진 비즈니스계에서 신뢰를 코인으로 돈을 벌고, 고국인 탄자니아와 홍콩의 삶이 평행적인 삶을 산다. 탄자니아는 돌아가야 할 집이지만, 홍콩에서의 삶 또한 돌아가야 할 또 하나의 삶의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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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부터 29도 95%. 여름에 원래 이렇게 네다섯시에도 더웠나? 밤에도 기온 안 떨어지고. 

그리고, 습도. 어제 고강도 훈련 한다고, 트렉 달리기 하면서 100미터 구간만 열심히 달려봤다. 심박수 떨어뜨리고, 130대 떨어지면 다시 뛰고, 다시 100미터 구간 나오면 열심히 달리고. 열심히 달린 구간이 540-600이어서, 와..5분대 페이스 뛰는 사람들은 이 속도로 몇 키로를 달리는거구나. 속도 감각 익힐 수 있었다. 160-70까지 올라갔는데, 130대까지 떨어지는대 1-2분 걸렸다. 이전같으면 뛰는 시늉만해도 140대 올라서 다시 걸어도, 응, 안 떨어져. 심박 한참 안 떨어져서 슬로우조깅은 불가능한줄 알았는데, 이제는 170까지 올라가도 금방 떨어진다. 심으뜸은 10초만에 떨어진대. 정말 멋진 심장을 가졌군! 여튼, 그렇게, 걷고, 뛰니 한시간 5분 918 페이스, 평균 심박 146. 


달리기 코치가 고강도 훈련 혼자 하지 말라고, 부상당하기 쉽다며, 슬로조깅으로 페이스 오르고 있으니깐, 슬로조깅만 하라고 하지만, 80% 저강도 훈련과 20% 고강도 훈련을 해야 한다고 하니, 길이로 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지. 운동 제 1 원칙은'부상당하지 않게 안전히' 본격적으로 더워진 지난 주 목표가 여름 달리기 적응이었고, 4일 저강도, 2일 휴식, 1일 고강도. 이렇게 했고,  여전히 더운 이번 주 목표는 저강도 달리기 1시간 10분, 휴식, 고강도는 한시간 30분~ 40분 10키로로 정해봤다. 


여름에 아침에 일어나서 주5일 달리기를 하는 것은 좀 부지런해 보이지만, 나는 게으른게 디폴트고, 달리기 하는거 빼고 남는 시간은 다 게으르게 보내고 있다. 지난 주는 달리기 하고, 씻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침 먹고 나면 11시 일할 시간 되어서, 아침 시간 낭비에 대해 고민했는데, 이번 주는 부지런히 움직여져서 씻고, 빨래하고, 아침 먹고, 이렇게 글까지 남기는데 9시까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주 12시부터 리딩이라서 10시부터 12시까지는 책 읽어봐야지. 


한시간의 힘을 느끼고 있다. 집 나간 집중력은 한 시간 달리기로, 한 시간 달리기한 감각 생각하면서 한 시간 책읽기도 해보려 한다. 하루 한 시간씩 원서 스피드리딩 훈련을 좀 해보려고 하는데, 얼리챕터 시리즈물 한시간에 한 권 읽기. 이거 구스범스로 할까 싶다. 더 얇은 잭 파일즈로 시작해볼까. 여튼, 구스범스 표지 너무 숭해서 책장 맨 끝 맨 뒤에 안 보이게 숨겨뒀는데, 호러 좋아하는 여덟살 있어서 봉인 해제. 좀 더 살까 싶어 검색하다보니 영국판 엄청 할인해서 추천합니다. 


* 레벨 3점대로 글밥 있는 120페이지대 챕터북 중에 정말 쉽게 읽히는 책. 


* 여름에 어울리는 호러물. 미들 그레이드 책이라서 너무 잔인하지도 않음. 



 10 권에 12만원 할인해서 23,350원.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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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7-0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더위에도 열심히 런닝하시는 하이드님을 보니 참 대단하시단 생각이 듭니다.요즘 폭염이라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면서 즐거운 런닝생활 하세요^^

하이드 2025-07-07 12:26   좋아요 0 | URL
폭염 달리기를 견디고나서 선선한 바람 불어오면 얼마나 신날까 생각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햇살과함께 2025-07-0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제주도 가서 신나게 달리고 싶어요~~
 

  애비 히메네즈 'Just for the Summer' 


달리기 하면서 다 들었다. 지금은 The Sythe 들으며 달리는 중. 


컨템퍼러리 로맨스를 끝까지 읽은건 되게 오랜만인데, 재미있다. 애비 히메네즈 더 읽어봐야지. 


아동 학대 관련 트리거 워닝 있는 소설이다. 

엄마가 여주인공인 엠마를 어릴때부터 방치함.. 엠마는 트레블 널스로 베프인 매디와 함께 단기 계약하며 미국 곳곳을 다니는데, 다음 계약지는 하와이다. 


레딧인가에 올라온 글을 보고, 글쓴이, 저스틴, 남주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결국 남주가 있는 미네소타로 계약지를 옮겨서 데이트를 하게 된다. 



저스틴은 자기가 사귀는 여자마다 자기랑 헤어지고 나면 소울메이트를 찾는 저주에 걸렸다는 글을 올렸고, 엠마가 자기도 그렇다며 메세지를 보내고, 호감 쌓아가다 저주 풀기 위해 서로 데이트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는 관계. 


저스틴의 엄마에게도 이슈 있다. 계약차 만나자고 했지만 (핑계였지. 처음부터 알 수 있었어) 사랑을 인정하게 된 이후에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 책은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사람을 믿게 되는 엠마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소재만 보면, 나에게 불호인 것들이 많다. 그동안 컨템퍼러리 로맨스를 읽다만게 이런 저런 불호 요소들 때문이었는데,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쭉 읽힌다. 처음부터 끝까지 꽉 짜인 플롯으로 잘 쓴 글. 매력적인 캐릭터들. 로맨스 소설 읽은지 오래되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상상을 벗어나는 부분들이 많았고, 들으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들도 생겼다.


원서 읽기 하시는 분들 있으면, 이 책 추천합니다~ 주인공이 간호사지만, 의료 용어는 거의 안 나옴. 

예상치 못한 의료 용어들로 어려웠던 책, '원더', 조안 디디온 '상실' 


내가 불호를 넘어설 수 있을만큼 책이 좋긴 했지만, 읽는 사람 따라 다른 감상이 나올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불호를 넘어선건 남주 '저스틴'이 판타지 같아서 그렇지. 흠이라고 생각했던 것마저. 


오늘도 즐거운 여름 달리기를 했고, 그동안 6키로 달리다가 7월이니깐 7키로 달려봤다. 

구름다리 계단도 오르락내리락 해보고, 재미있었다. 어제보다 빠릿하게 움직였고, 어제는 저녁잠 안 자고 책도 읽고, 리뷰도 쓰고 유익했네. 오늘도~ ㄱㄱ




날이 덥고 습하니깐 심박이 진짜 잘 안 떨어져. 더 천천히 달리고, 한번씩 걷기도 하면서 페이스 조절하고 있다. 

오늘은 계단도 오르고, 횡단보도에서는 일부러 전속력으로도 달려보느라 140 넘었네. 




달리다보면, 관성처럼 그냥 오디오만 들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달리고, 시계 보면서 심박이랑 시간 정도만 체크하게 되는데, 그렇게 달려서 길가에 흐드러진 짙은 치자꽃 향기 속으로 뛰어드는 느낌이다. 치자꽃 향이 진짜 달콤하고, 진하거든요. 


오늘 달리기하면서 꿩 한 마리, 초록뱀 한 마리, 지네 한 마리, 지렁이 오십 마리, 새(멧비둘기, 참새, 직박구리, 박새? 등) 이백마리, 날벌레 오백마리, 개미 수천수만마리, 사람 두 명 봤다. 개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종종 보는데, 더워서 그런지 안 보여. 

여름 달리기 하는 사람 한 명 봤고, 여름 러너들은 서로의 힘과 응원이 되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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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07-0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 보셨어요?ㅠㅠ 하긴 저도 처음으로 뱀을 본 곳이 제주도였어요. 제주도에서의 달리기😍넘 낭만있는데 뱀이 툭 끼여들면 으악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하이드님 제주도 사시는거 넘 부럽습니다

하이드 2025-07-04 09:52   좋아요 0 | URL
ㅎㅎ 숲에 가면 뱀 조심, 맷돼지 조심 이런 표지판 꼭 있지요. 저는 길에서 봤지만..

kck0688 2025-09-09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너무 도움많이 됐어여 ㅋ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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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닐 셔스터먼의 책 세 권을 병렬독서 중이다. 지금 계절에 잘 어울리는 <드라이>, 닐 셔스터먼이라는 작가를 알게 해 준 <수확자> 그리고, 이름만 보고 사 두었다가 번역본 나와서 출판사 이벤트 신청해서 받게 된 <언와인드> 


내용도 모르고 있다가 서평단 도서를 받아보고 보게 된 책소개가 충격적이었다. <드라이>는 있을법한 이야기이라서 디스토피아 소설이지만, 리얼리스틱 픽션에 가깝다고 느껴졌고, <수확자>는 인간이 죽음을 정복한 후의 세계에 대한 물음이어서 SF로 읽힌다. <언와인드>는 지금도 일부 가능한 장기 이식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그러나, 책에 나오듯, 소설보다 더 잔인한 일들을 뉴스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셔스터먼의 이야기들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캐릭터와 플롯이 전형적이지만, 그 틀을 자주 벗어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생명법과 황새법 중 생명법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를 낳고, 원하지 않을 때, 13살에서 18살이 되기 전까지 언와인드 할 수 있다. 언와인드하기로 서명하면 되돌릴 수 없고, 언와인드 되는 아이들은 '하비스트 캠프'로 보내진다. 셔스터먼의 <수확자> 가 죽지 않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수확한다 gleaning고 한다. 그리고, 여기 언와인드 아이들은 하비스트 캠프, 수확 캠프로 보내진다. 18살까지 살아 남는다면, 언와인드 되지 않는다. 언와인드 되는 아이들의 모든 장기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식된다. 그것을 세상에 도움되는 삶의 새로운 방식으로 포장한다. 생각할 수 다양한 사연의 언와인드 아이들이 있고, 그 중 분노 조절이 힘들고, 충동적인 문제아 코너는 도망가게 되고, 도망치는 와중에 보호소 출신의 언와인드 리사와 십일조로 바쳐지는 언와인드 레브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황새법에 따라 누군가의 현관에 버린 아이를 코너가 자신의 과거 트라우마와 얽힌 충동으로 데려오기도 한다. 여기 나오는 황새법은 아이를 황새가 물어다준다.에서 나오는 그 황새법이다. 황새법에 의하면, 집 문 앞에 데려다 놓은 아기는 무조건 키워야 한다. 아기를 문 앞에 놓다가 들키면 다시 데려가야 한다. 코너와 리사는 언와인드로부터 도망치고자 하지만, 레브는 코너가 도망치다가 처음에는 인질로, 나중에는 도주 과정에서 죽음을 야기한데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구해주기로 마음 먹어서 합류하게 되었고, 열명의 아이 중에 십일조를 위한 마지막 아이로 키워져서 사명감을 가지고 언와인드 되기로 한다. 초반에 가장 크게 변화를 겪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하비스트 캠프대신 이들이 도주하다 도달하게 되는 곳은 '묘지'이다. 

재미있는 사건들로 꽉꽉 차 있지만, 그 사이에 질문거리들이 엄청 많아서 등장인물들로 윤리적 사고 실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수확자>도 그렇고, 이 책도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만큼 비판적 읽기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500페이지 가까운 분량에 열린책들 특유의 빡빡편집인데, 정말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성장 소설 좋아하는데, 시리즈의 남은 세 권에서 코너와 리사, 레브의 성장을 따라가는 여정이 기대된다. 


"코너는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는 싸움을 벌이고 싶은가? 코너에게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을지 모르지만 살인자는 아니다. 그래서 그는 성질을 다스리며 태연한 척 군다. 


이것은 코너에게 새로운 영역이다.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싸움꾼이 이건 반칙이라고 소리를 질러 대지만, 꾸준히 강해지고 있는 그의 또 다른 면은 이 조용한 힘의 행사를 즐긴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힘이라는 걸 알아 간다." (225)


여름휴가 추천 페이지 터너 소설! 




"좋아." 코너가 말한다. "머리 터질 때까지 생각해 봐. 근데 내가 하고 싶은 생각은 하나뿐이야. 

 열여덟 살까지 살아남는 것."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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