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
유리 슐레비츠 지음, 강무환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구판절판


어쩌다보니, 유리 슐레비츠의 책만 세 권째 리뷰하게 되네요. <월요일 아침에는>은 소년을 방문하는 어린왕자 이야기였구요, <자장자장 잠자는 집>은 밤에 집과 집 안의 모든 물건과 소년이 잠에 들고, 밤 중에 방문한 음악게 깨어나 한 밤의 파티.. 그리고 음악이 사라지고 나서 다시 잠드는 그런 이야기.

<새벽>은 새벽동이 트는 이야기에요. 무슨 이야기인가 싶죠? 모두가 이 책에 반하지는 않겠지만, 몇몇분은 정말 좋아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죠용하다'

조용히,고요히, 싸늘하고, 축축하게 책은 시작됩니다.

호숫가 나무 아래

할아버지와 손자가 담요 속에 웅크리고 곤히 자고 있습니다.

달빛은 바위와 나뭇가지를 비추고, 나뭇잎위로 부서지며

산은 어둠 속에서 말없이 지키고 서 있습니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앗, 실바람..

호수가 살며시 몸을 떱니다.

느릿하고, 나른하게 물안개가 피어오르기도 하구요.

외로운 박쥐 한 마리

새 지저귐 소리..

멀리서 다른 새가 화답하는 소리..

할아버지는 소년을 깨우고,

호수에서 물을 길어와

조그만 모닥불을 피우고, 식사를 한 후

떠날 준비를 합니다.

낡은 배를 호수 속으로 밀어 넣고

노를 삐걱대며, 물결을 헤치고

한 순간.

산과 호수는 초록이 됩니다.

경험해보지 않은 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 책이고,
경험해 본 일을 되살려 추억에 잠기게 하는 것도 책입니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

그 순간의 차갑고, 축축하고, 어두컴컴하며, 밤을 보낸 피곤함과 몽롱함, 아침을 맞이하는 기대감을 동시에 마음에 담고 지나가는 그 시간.

새벽..

한 순간 아침이 되고, 세상의 모든 사물의 그 색을 찾아 화려하게 빛이 나는 아침의 첫 태양빛.

그 모든 과정을 되새기게 만들고, 떠올리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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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말일은 그 달에 리뷰했던 그림책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죄다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들이라..기 보다는 좋아하는 책들만 리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몇가지 생각나는대로 카테고리 만들어서 나누어 봤어요. 카테고리 못 찾은 나머지 책들도 자신있게 권합니다!

 가장 좋았던 책 5권!                                                                       

  

 

 

 

로베르토 인노첸티 / 존 패트릭 루이스 <마지막 휴양지>
비룡소에서 받은 책입니다. 이 책은 곱씹어볼수록 아름다운 책이에요.
화가가 (로베르토 인노첸티) 어느날 창작의 힘을 잃어버리고, 여행을 떠납니다. 세상 끝에 있는 것 같은 바닷가의 호텔
다양한 투숙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인노첸티의 그림이 완전 예술이고,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야말로 보통의 캐스팅이 아닙니다.  

아후벨 <로빈슨 크루소>
아후벨은 '열린책들'의 로베르토 볼라뇨 전집 표지를 맡은 쿠바의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볼라뇨의 책을 기다리고 있던 중에 이렇게 멋진 책으로 만나게 될 줄 몰랐습니다. 한 장 한 장이 그야말로 예술작품입니다. 그림책의 화질(?)이 아니라, 쨍한 작품같다고 할까요. '로빈슨 크루소'는 이야기가 많은 책인데, 그림으로만 이렇게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게 만들다니, 놀랐습니다.

모디캐이 저스타인 <책>
이 책 고민고민하다 산 보람이 있었어요. 그러고보니 제가 이런 책들을 좋아하나봐요. '마지막 휴양지'에서처럼, 이 책 안에도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와요. 우리는 저마다 책 속의 주인공이구요, 어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까 고민하는 여자아이가 나와요. 그 여자아이는 이야기 속을 여행하다가, 자신의 길을 찾지요. 정말 멋진! 결말이에요.  

마르크 시몽 / 제니스 메이 우드리 <나무는 좋다>
책은 제일 작은데, 이미지는 크게 나와요. 칼데콧상 수상작이구요. 나무가 얼마나 좋은지 이쁜 불투명 수채그림과 흑백 그림으로 번갈아 가며 나오는데, 나무 잔뜩! 그리고 그 나무와 어우러지는 쪼끄만 사람들이 나옵니다.  

볼프 예를브루흐 <내가 곁에 있을게> 
오리와 '죽음' 이 만나서 친구가 되고, 헤어져 '죽음'이 '오리'를 보내주는 이야기에요.
그림들이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짠해요. 위로가 되는 정말 좋은 책입니다.   

글이 좋았던 이야기                                                                         
 

 유리 슐레비츠 <월요일 아침에>레미 쿠르종의 <커다란 나무>
그림도 멋지지만, 이야기 자체로도 무척 좋았습니다. '월요일 아침에'는 혼자여서 짠한 소년의 이야기이고, 레미 쿠르종의 '커다란 나무'는 부자 아저씨와 할머니, 나무 이야기인데, 굉장히 훈훈합니다.  

 


화려한 그림이 환상적이었던 책들                                                         

 아이린 하스의 그림은 '화려한 그림'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작가에요.
판형도 크고, 구석구석 디테일도 훌륭합니다. 약간 바랜듯한 톤과 판타지 느낌의 스토리도 그림과 잘 어울리죠. <한 여름밤의 이야기> 를 리뷰했었어요.
하이네 헬메라는 독일 작가의 책은 읽어본 책마다, 이야기도, 그림도 다 다른데요, <신비한 밤 여행>은 바탕이 되는 검정도 이쁘고, 그림들도 환상적입니다. '잠'과 '꿈'이 인도하는 밤으로의 여행입니다.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무서워 하는 사람도 있다고..  

윌리엄 스타이그의 <엉망진창 섬>은 아이책 같지 않아요. 너무 어른처럼 생각하는 걸까요? 엉망진창 섬의 엉망진창 괴물들이 저는 참 좋아요. 남자 아이들이나 좋아할 책인 걸까요?  

 
귀여운 그림이 좋았던 책들                                                                

 프란츠/알리키 브란덴부르크 <나도 아프고 싶어!> 의 엘리자베스 고양이 그림 무지 귀여웠죠. 불퉁하니 심술난 그림, 노란 우비 입은 그림 자꾸자꾸 생각나요. 클로드 부종의 <아름다운 책> 전 이 책에 나오는 날아다니는 토끼 그림 생각만해도 웃음이 픽픽 나요. 여백이 있는 그림, 상상도 못할 그림을 그려내는 작가라 클로드 부종을 좋아해요. 엘사 베스코브의 <일년은 열두 달>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북구 어린이 빈티지 그림이라 완소. 

바바라 리만의 <비바람 치는 밤>의 동글동글한 그림도 좋아요. 이 책은 글씨 없고, 그림만 있는 책입니다. 제목과 달리, 시원시원한 바닷가 그림, 등대 그림, 모래사장 그림이 기억에 남아요. 표지의 빗방울도 좋았습니다.  

 

 그 외의 리뷰 책들!  
       5월달도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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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길 2010-05-0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세요~
저처럼 끈기가 없고 변덕스러운 사람에겐 님의 매일 글쓰기 약속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것이네요.
게다가 하나같이 다 갖고 싶은 책이라니. 부럽기도 합니다. 좋은 책소개, 끈기있는 정진, 모두다 감사와
화이팅을 보내겠습니다.^^

하이드 2010-05-02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매일쓰기'는 어이없게 알라딘 덕분에 깨졌지 뭡니까? ^^ 여행중에도 하리라.고 생각했건만. 무튼, 최대한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리뷰하면서 그림책들 새로 보게 되고, 많은 분들이 제가 좋아하는 것 재미있게 봐주시니 더 힘이 나요. 감사합니다!

알맹이 2010-05-02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갈게요~ 님 페이퍼 보면서 제가 볼 책도 많이 고르고;; 올해 조카 어린이날 선물도 이 그림책 페이퍼 보고 골랐답니다.

하이드 2010-05-03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월 한달동안 했으니,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추천해드릴 수 있을꺼라 생각해요.

추천과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
 
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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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간만에 무지 재미나게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다.
아, 리뷰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하자면, '이것은 미스터리가 아니다' .. 아마도. 본격 미스터리를 기대하고 본다면, 좀 화날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 팬들, 그 중에서도 본격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라면, 대단한 팬서비스 되시겠다.
드라마가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안 보길 다행이다. 본 사람들이 거품물고 재미없다고 하는 걸 보면. 보통, 드라마와 시너지인데, 드라마가 많이 망한 드라마였나보다. 나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종신검시관>을 좋아했는데, 드라마 '종신검시관'은 정말이지 너무 괴로웠다. 웬만하면 3화까지는 보고 결정하는데, 1화 보기도 힘겨웠으니깐.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도 그 과가 아닐까 살짝 짐작해본다.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 수는 있어요. 그런데 웬일인지 만들었다 하면 원작과 내용이 달라지고, 또 거의 대부분 원작보다 질이 떨어져 버려요. 왜 그럴까요? 게다가 대본 쓰는 사람들은 왜 원작보다 드라마 대본이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것도 진지하게 말이에요."  
                                                                                              - '여사원 온천 살인사건- 두 시간 드라마의 미학'中-  

공감이 가기도 하고, 안 가기도 하고. <영원의 아이>는 책과 드라마가 꼭같이 훌륭했고, <야성의 증명>, <인간의 증명>도 책, 드라마 다 좋았다. <용의자 X의 헌신>은 개인적으로 책보다 영화가 낫다고 생각하는데. 

본격 추리소설에 많이 나오는 12가지 트릭이 각 단편을 이루고 있고, 뒤에 에필로그, 명탐정의 최후가 있다.

주인공(?)은 '유명한 두뇌 명석, 박학다식, 다재다능, 뛰어난 행동력의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명탐정 덴카이치 다이고로와 돌팔이 경감 오가와라 반조이다.  

"어쩔 수 없잖아요. 이 소설의 작가에겐 주인공을 개성적이고 매력적으로 묘사할 만한 문장력이 없는걸요."  

경감과 명탐정은 만담 나누듯이 작가를 끊임없이 까고 있다. 하하   
이 두 콤비중 명탐정 캐릭터는 흩날리는 비듬을 볼 때 긴다이치 코스케 모델일 것이다. 경감은 긴다이치 코스케의 사건 해결의 조연 아무개 경감.  

작가의 구태의연함도, 게으른 독자도 명탐정과 경감도 만담의(?) 독설을 피해나갈 수 없다.  

'밀실 트릭'을 아주 싫어하는 이유는 '미스터리 마니아와 평론가에게 바보 취급 당하'기 싫어서이고, 독자가 추리할 수 없도록 추리의 조각들이 빠져 있는 경우는 '비겁한 짓은 싫다'며 투정 부리고, 경감은 주인공, 명탐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사건을 절대로 풀지 않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탐정이 어디선가 홀연히 개연성 없이 나타나면 ' 이 생초보 탐정이!' 하며 짜증도 내줘야 하고, 사건의 해결, 클라이막스는 늘 명탐정에게 맞겨야 한다.  

추리소설을 읽으며 한 번쯤 생각해 보았던 '말도 안돼' 를 무려 추리소설 작가가 자잘하게 늘어놓고 있다.

해설에서는 이 책이 뭔가 심각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기 보다는 유쾌하게 전형성을 비튼 재미난 작품으로 읽었다. 아마도 추리소설 팬들은 추리소설의 반복되는 전형적인 트릭들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이 책은 작가, 독자를 모두 풍자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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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0-04-3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상당히 인상적이에요. 정말 표지 땜에라도 하나 갖고 싶은.

무해한모리군 2010-04-30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집에가는 길에 사서 읽어야겠어요 ^^
 

중간에 일본 추리소설 신간마실을 간략하게 하긴 했지만, 날짜 붙여서 하는 신간마실은 근 보름만이다.  

새로 나온 문학전집들부터 볼까?   

열린책들에서 앤토니어 수잔 바이어트의 <소유>가 두 권으로 새로 나왔다. 이전 미래사 (이전 책도 두 권)의 버전으로 가지고 있는데, 표지 보니, 열린책들 버전도 욕심난다. 그간 욕심 났는데, 절판이라 구하지 못했던 분들이라면 반가운 소식이겠다. 부커상 수상작.  

작년 말부터 나오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이전에 나왔던 책이랑 겹치는 것이 많아 얼마나 나오는지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벌써 106번째라고 한다.  

 

 

 

 

도스또예프스키의 책은 '열린책들'의 빨간 전집, 미스터노우 페이퍼백, 그리고 열린책들 '세계문학'까지.. 도대체 몇 가지 버전을 가지게 되는거냐구;; (겹치는건 없는데, 한 출판사의 한 작가의 작품이 제각각인게 좀 걸린다.)

플로베르의 <성 앙투안느의 유혹>은 책에서 제목만 보던 작품인데, 출간되었다. 처녀작, 희곡, 앙투안느의 인생을 통해 '유혹하는' 앙투안느와 '유혹을 견디는' 앙투안느로 분화된 의식의 싸움 

 

 민음사 세계문학선,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 
 을유세계문학전집의 발자크 <고리오 영감> 
 민음사꺼 팔고, 을유로 갈아타야겠다.  

 

 

제임스 엘로이의 회고록
<내 어둠의 근원>


당장 장바구니로 들어가 다음 주문 대기. 엘에이 컨피덴셜, 블랙 다알리아 등 엘에이 하드보일드 누아르 수작들을 써 낸 제임스 엘로이의 '어두운 과거' 라니.  

어둡고, 처참한 내용을 쓰는 작가의 마음은 도대체 어떨까. 싶은 경우들이 있다. 에도가와 란포는 틀림없이 이상한 사람일꺼야. 라던가, 존 어빙이 너무 모범생 같이 보여서 그의 책과는 너무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던가. 그런 이유로 제임스 엘로이의 회고록은 간만에 땡기는 책.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이라는 놀라운 작품으로 다가왔던 주노 디아스의 데뷔작 <드라운>은 따끈따끈한 신간.  

데뷔작, 단편집. 좋아하는 조합이다.  

열개의 단편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주노 디아스. 이번에는 또 어떤 기기묘묘한 이야기를 가지고 올까. 궁금하다.  

  

 

  

 

그외 관심신간들 :

 

 

 

 

 

 

 

퓰리쳐 수상작 <올리버 키터리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케이퍼 소설 ('스팅', '오션스 일레븐' 과 같이 범죄사건을 가볍고 유쾌하게 다루고 있는 '케이퍼 무비'에서 유래) <뉴욕을 털어라> '아프리카의 희귀 보석 에메랄드를 훔치기 위해 한데 모여 벌이는 일련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전시회장에서 교도소, 경찰서, 심지어 정신병원과 은행 지하금고까지 휘젓고 다닌다.'는데, 재밌겠군!
나심 탈렙의 <행운에 속지마라> fooled by randomness가 늦게나마 번역되어 나왔다. 요즘 경제경영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나는 것이 나심 탈렙의 <블랙스완>이다.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었는데, 신간(?)이 새로 나왔으니 이 작품부터 읽어볼 예정이다. 
후지와라 신야의 <티베트 방랑> . 계속 방랑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데, 이 작가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미국편부터 읽어볼까 생각중인데, 혹시 읽어보신 분 있으면 어떤지 좀 알려주세요-  

지난 신간마실 업데이트 :  

 지난 신간마실(그제) 썼던 책 두 권인데, 두 권 다 읽고, <우행록>은 리뷰 썼고, <명탐정의 규칙>은 쓸 예정인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둘 다 재미나다.

누쿠이 도쿠로의 책은 <통곡>을 찾아 읽어볼 생각인데,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이야기다. 미스터리로서의 재미, 통속소설로서의 재미, 인간 심리 관찰에 대한 재미를 고루고루 지니고 있다.
<명탐정의 규칙>은 ... 미스터리가 아니다. 아주 유쾌하고, 재미난 짤막짤막한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드라마가 무지 재미없었다고 하는데, 안 보길 잘했다. 책은 아주 재미나다. 나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종신검시관>을 재미나게 봤는데, 드라마는 정말이지 1회를 다 봐내기도 힘들게 병맛이더라. 그러니깐, 드라마와 책은 다르다.는거.

추리소설에 나오는 트릭들과 클리쉐들을 코믹하게 명탐정(긴다이치 코스케놀이)과 경감이 소설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추리소설팬을 위한 팬서비스.라고 할까? 어쨌든 미스터리는 아니다. 나는 아주 재미나게 킥킥거리며 읽고 있는데, '미스터리 소설'을 기대한다면, 화가 날 수도 있음. 그런의미에서 저 표지는 너무나 적절하다! 다소 과장된 여자의 놀라는 표정이 이 책의 특징을 말해준다고 해도 좋겠다.  

 마음산책 할인행사중이다.

너세네이얼 웨스트의 책은 앞에 두 권은 양장본 이전 버전으로 가지고 있는데,
할인된 가격으로 전집이 18,900원의 착한 가격이다.  

할인행사긴 한데, 별로 땡기는건 없고;; 이 전집 정도가 욕심난다. 제임스 설터책도 궁금하긴 한데, 이건 신간이라 당연히 10% 할인밖에 안 되고..  

 

 

 

오늘은 여기까지.. 어째 땡기는 책들 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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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0-04-30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항까지 와서 서재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명탐정의 비밀 장바구니 넣어놓았는데 재미있다니 질러야겠군요~~

하이드 2010-04-3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잘 다녀오세요~

명탐정의 규칙은 추리소설 많이 읽는 사람들에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 추천해드리기 어떨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책 약간 만담조에요. ㅎㅎ 탐정하고 경감하고 막 만담해요. 키티님한테도 추천할 수 있겠네요.

dreamout 2010-04-30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후지와라 신야의 동양기행을 읽었습니다. 사진과 문체와 사유의 조화가 멋집니다. 가장 스타일리쉬한 기행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읽은 것 중에서는요.

하이드 2010-04-30 10:16   좋아요 0 | URL
표지 사진도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내부의 사진도 좋은가보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얄리얄리 2010-04-3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잔 바이어트의 [소유]가 새로 나왔군요.
열린책들 판을 사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데,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드네요.
잘 봤습니다. 지름신 자제해야 하는데..ㅎㅎ

하이드 2010-04-3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열린책들 스타일은 아니긴 한데, 실물이 궁금하긴해요. 열린책들덕후를 자부하면서도, 세계문학전집을 한 권도 사지 않았다죠; 사실 번역도 똑같은 분이니, 저 역시 두 번 생각하면, 두 버전으로 구매하는건 자제해야겠네요.

알케 2010-04-3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포스트를 보고 제임스 엘로이의 회고록 <내 어둠의 근원> ...구매예정입니다.
정말 한줄 요약이 가능한 확 끌리는 소재이군요.
편집자와 엘로이가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지, 어떤 내용의 출판 proposal을 만들었을지 그려지집니다.

소개해주셔서 감사.

하이드 2010-04-30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제임스 엘로이의 위에 언급한 책들은 하두 오래전에 읽어서, 책보다는 외려 영화가 더 기억에 남는데요, 제임스 엘로이란 작가에 대해서는 무언가 로망 같은걸 가지고 잇어서 말이죠. ^^ 회고록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구요. 제가 좋아하는 코드를 다 가지고 있는 책이네요.

2010-04-30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30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슴도치 2010-05-0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유가 다시 나왔군요! 흐아 ;ㅂ; 하지만 전 읽고 싶은 나머지 구판중고로 이미 구입을 해버렸...;
이럴줄 알았으면 기다리는건데 말이죠 ㅠ 음...조만간 서점에 가서 꼭 한번 살펴봐야 겠습니다! ^^
 
커다란 나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70
레미 쿠르종 지음, 나선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4월
구판절판


레미 쿠르종의 이 책은 <네버랜드 그림책을 빛난 거장들>을 보고 가장 궁금했던 책이다.
그는 2장 '네버랜드가 주목하는 새로운 작가' 편에 나와 있다.

독특하고 강렬한 색감과 그림이 눈에 띄는 책이다.

검정, 주황, 초록, 보라의 네가지 색상으로 이루어진다. (책의 보라색이 사진에 죄다 하늘색으로 찍힌다. 색상조절을 일일히 하긴 했는데, 알라딘도 마찬가지인것을 보니, 이 작가의 그림책 실크스크린으로 작업한 것과 관련이 있는걸까? 무튼 이 책에 쓰인 주4색은 검정,주황,초록, 그리고 '보라'다. 연한 분홍같기도 한 보라색!

돈이 아주 많은 아저씨가 있었는데,
어느 날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다 창밖을 보고

당장 비행기 세우라고, 여기 좀 내려야겠다고 한다. (부자 아저씨 ㄷㄷㄷ)

비행기가 땅에 내리자 아저씨는 '커다란 나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이걸 가져가야겠어'
비서가 앵무새 말입니까? 묻자

'아니, 이 나무 말이야!' 라고 대답한다.

성에 있는 수영장 옆에 옮겨 심기 위해서다.

비서는 인부들을 불러 땅을 파기 시작한다.

엄마 품 같은 땅에서 커다란 나무 뿌리를 하나씩 떼어낸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그림책 리뷰한 중 실물과 가장 차이나는 퀄러티다. 이 책 큰 판형에, 정말 멋진 색감이라구!!

평소보다 큰 사이즈의 사진으로 했다. 제목처럼 '커다란' 판형이다.

나무의 느낌, 토양의 느낌, 인간과 사다리, 삽 등의 느낌이 한 편의 예술작품 같다.

문제 발생

마지막 하나 남은 뿌리가 옆에 있는 나무의 뿌리와 단단하게 얽혀 있다.

나무 뿌리를 잘라버리라고 하자,
뿌리가 잘린 나무는 괴로워하다 죽을꺼라고 한다.

옆에 있는 나무도 사버리기 위해 나무 주인 방문

'수백 년이나 되었을 법한 조그만 집 마당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할머니 한 분이 버들가지를 엮어 만든 의자에 앉아 낮잠을 자고 있다.고 나와 있는데, 할머니 그림에는 책 보는 것 같은데?

무튼, 이 평화로운 분위기가 무척 맘에 든다.



비서가 퇴짜 맞고, 이번엔 아저씨가 직접 할머니를 방문한다.

아저씨가 문을 두드리자, 할머니가 나와

아몬드 비스킷과 차를 내온다. "자, 먹어 봐요, 내가 직접 만든 거라오."
돈을 주고 사지 않고,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공짜로 받아본 적이 없는 아저씨는 깜짝 놀란다.

아저씨는 아몬드 비스킷은 아주 좋아했는데, 티는 한번도 마셔본 적이 없고, 설탕 크림도 없는 진한 커피만 마셨더랬다.

차를 마시다 문득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는데
할머니 왼쪽 눈에 커다란 나무 그림자가 비친다.
오른쪽 눈에 조그만 나무 그림자가 비친다.

'두 나무는 할머니 얼굴에 있는 수없이 많고 가는 주름으로 서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아, 이 부분 맘에 든다. 이 책, 그림이 맘에 들어 구매하게 되었지만, 이야기도 정말 예쁘다.

아저씨는 얼굴을 붉히고 더듬거리며, 과자를 만드는데 얼마.... 얼마나 걸리냐고 묻는다.
할머니는 평생 과자를 만들어왔고, 오늘이 마침 여든번째 생일이다. 라고 대답한다.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하자

할머니는 삽을 내밀며

"큰 나무의 뿌리를 다시 덮어 줘요. 그대로 두면 곧 감기에 걸리고 말게요. 그거면 돼요."
라고 대답

아저씨는 비서에게 사람들을 모두 돌려보내라고 한다.

비행기와 사람들을 보내고 혼자 남아 뿌리를 하나씩 하나씩 다시 덮어주기 시작했다.

이부분도 가슴 따뜻해지는 부분!

일이 다 끝난 아저씨의 손
거칠꺼칠하고 굳은살이 박혀 있으며 상채기들도 보이는 아름다운 손이다.

딱 일년이 지나 아저씨가 할머니에게 내민 생일선물은
휴대전화?

아저씨가 떠난 몇주 후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린다.

할머니는 집 밖으로 나가 커다란 나무한테 소리친다.

" ㅇ ㅇㅇ ㅇㅇㅇㅇ, ㅇ ㅇㅇ ㅇㅇ!"

이쁜 이야기지요?

이 이야기를 통해 '커다란 나무'와 친해져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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