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
유리 슐레비츠 지음, 강무환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구판절판


어쩌다보니, 유리 슐레비츠의 책만 세 권째 리뷰하게 되네요. <월요일 아침에는>은 소년을 방문하는 어린왕자 이야기였구요, <자장자장 잠자는 집>은 밤에 집과 집 안의 모든 물건과 소년이 잠에 들고, 밤 중에 방문한 음악게 깨어나 한 밤의 파티.. 그리고 음악이 사라지고 나서 다시 잠드는 그런 이야기.

<새벽>은 새벽동이 트는 이야기에요. 무슨 이야기인가 싶죠? 모두가 이 책에 반하지는 않겠지만, 몇몇분은 정말 좋아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죠용하다'

조용히,고요히, 싸늘하고, 축축하게 책은 시작됩니다.

호숫가 나무 아래

할아버지와 손자가 담요 속에 웅크리고 곤히 자고 있습니다.

달빛은 바위와 나뭇가지를 비추고, 나뭇잎위로 부서지며

산은 어둠 속에서 말없이 지키고 서 있습니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앗, 실바람..

호수가 살며시 몸을 떱니다.

느릿하고, 나른하게 물안개가 피어오르기도 하구요.

외로운 박쥐 한 마리

새 지저귐 소리..

멀리서 다른 새가 화답하는 소리..

할아버지는 소년을 깨우고,

호수에서 물을 길어와

조그만 모닥불을 피우고, 식사를 한 후

떠날 준비를 합니다.

낡은 배를 호수 속으로 밀어 넣고

노를 삐걱대며, 물결을 헤치고

한 순간.

산과 호수는 초록이 됩니다.

경험해보지 않은 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 책이고,
경험해 본 일을 되살려 추억에 잠기게 하는 것도 책입니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

그 순간의 차갑고, 축축하고, 어두컴컴하며, 밤을 보낸 피곤함과 몽롱함, 아침을 맞이하는 기대감을 동시에 마음에 담고 지나가는 그 시간.

새벽..

한 순간 아침이 되고, 세상의 모든 사물의 그 색을 찾아 화려하게 빛이 나는 아침의 첫 태양빛.

그 모든 과정을 되새기게 만들고, 떠올리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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