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옆에 있는지 없는지 알고 혼자 있기 싫어서 칭얼거린지는 제법 되었고 

요즘엔 눈을 맞추고 가끔은 까르륵 웃기도 하고 곧잘 옹옹거린다. 

얼굴 마주보고 웃고 옹알거리자는데 혼자 뉘어놓고 밥하고 청소하고 

며칠 걸러 하루씩은 손님 아침상, 저녁상 차리느라 동동거리다보면 

운이 좋은 날은 손가락 빨다가 잠이 들어있기도 하고 

어떤 날은 혼자서 끙끙거리면서 얼굴을 할퀴어놓아서 너무 미안하고 속상하다.   

그래서 결국 깨어있는 동안은 고무줄이 조금 센 듯 한 손싸개를 해주게 되었다.

차라리 이렇게 순하지 않으면 아빠가 손님 모시고 올 생각은 아예 하지 않을텐데 싶기도 하고... 

그나마 사촌오빠들이 와서 아빠일 돕고 매일 두 아궁이에 불을 때주어서 한결 편안하다. 

게다가 승욱이 오빠는 시간날 때마다 옹알이도 받아주고 그림책도 보여주고 

큰엄마가 사다가 달아놓으신 모빌도 흔들어주고 재민이랑 잘 놀아준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빌을 쳐다보며 흘러나오는 <즐거운 나의 집>도 열심히 듣는다. 

물론 그 옆에는 음악을 좋아하는 형이 함께 누워 듣는다.^^)

아빠는 직접 보고 사오신다고 인터넷 주문도 못하게 하더니 차일피일 미루어  

결국 지난 주에 큰엄마가 사오신 아기목욕통에서 목욕을 하니 얼마나 편하고 깨끗하던지!  

빨간 고무함지여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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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민이~~ 잘 자라고 있군요.
여직 빨간 고무함지에 목욕시켰군요~ ^^

솔랑주 2009-01-2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민이가 벌써 옹알이라니..
아 진짜 시간이 빠르네요..

2009-01-23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니누나가 한 달 쯤부터 보던 그림책(작은 이모가 사주신 미피시리즈)을 큰엄마가 보여주었더니 

누나가 그랬던 것처럼 팔다리를 버둥대면서 눈을 휘둥그래 크게 떴다. 

천장에 모빌을 달아놓으면 호기심 많은 형이 아기 주위에서 얼쩡거릴까봐 못하고

또 그림책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따라하다가 얼굴에 책이라도 떨어뜨릴까봐 형이 없을 때만 보여준다. 

두 달이 지난 요즘, 밤에는 서너 시간 마다 한 번씩 일어나 젖을 먹고 

낮에는 제법 오래 깨어 놀다가 두세 시간씩 잔다. 

사람과 눈을 맞추고 옹알거리면서 코를 찡긋거리며 웃는 바람에 

눈과 눈 사이에 굵은 주름이 졌다. 

태어날 때는 울음소리가 엄청 컸고 배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었을 때 역시 크게 울었는데 

점점 울음소리가 작아지더니 힘없이 앵앵거리는 듯 하다가 

며칠 전부터는 급기야 배가 고파도 소매 끝 자락만 빨고 낮게 칭얼거릴 뿐 울지 않는다.  

허벅지에 살이 오르면서 힘도 좋아져서 빈 방에 혼자 눕혀놓으면 곧잘 차고 올라가 

허리 밑에 베개가 있기도 하고 머리 맡 벽에 머리를 찧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아기 머리 맡에서 누나와 형이 놀다 넘어지거나 해서 다칠까봐 이부자리를 벽에 붙여놓았다.) 

형은 아기가 울기만 하면 제일 먼저 달려가 코에 코를 맞대고 냄새를 맡는건지 뽀뽀를 하는건지... 

처음 며칠은 아기라는 존재가 없다는 듯이 울어도 쳐다보지도 않고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하더니 

다음엔 천천히 다가가 얼굴을 맞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다. 

요즘 형은 모든 음식이나 물건을 먼저 냄새를 맡아보고 먹거나 가지고 노는 까닭인가보다. 

나름대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인 듯도 한데 다행히도 그 밖에 다른 해꼬지는 하지 않는다. 

보름 정도는 아기가 젖을 먹으면 내려놓고 자기랑 누워서 자자고 소리지르며 엉엉 울곤 하던 형이었는데 

다음엔 젖을 다 먹일 때까지 참고 옆에 앉아서 자기를 안아 줄 차례를 기다렸고  

시간이 더 지나자 당연한 일로 여기게 되어 젖을 먹이거나 말거나 혼자 놀고 혼자 잠들게 되었다. 

누나는 "귀여워"를 연발하면서 기저귀를 갈 때 손을 이부자리 밑에 넣어 따뜻하게 데운 다음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아기 다리를 아주 살짝  잘 들어올려준다. 

새 기저기와 물티슈를 미리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엄마가 방 밖에서 다른 일을 할 때면 아기가 차 낸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 

칭얼거리면 얼러주고 옹알거리면 대꾸를 해주며 동생을 잘 돌보아준다.  

아기는 모유만 먹으니 황금색 똥을 예쁘게 잘 누고 있다.

재민이가 셋 중에 가장 순한 덕분에 밥도 제 때 먹고  밤에도 잘 자고  

완전히 포기하려 했던 책을 몇 줄 읽을 수 있는 날도 있다. 

다만 무척이나 가물어서 물이 잘 안 나오는 바람에  

빨래는 아빠가 출퇴근 길에 들고 다니시며 해가지고 오시고 

재민이 목욕도 일주일에 한 번이 고작이고 엄마는 씻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 사람이 머리만 감아도 물이 똑 떨어지니... 

아랫마을에서 물통에 길어다 독에 채워놓은 물로 밥하고 설겆이 하고 

화장실도 큰 일 봤을 때만 물을 내리니 물이 소중하다는 것을 톡톡히 느끼고 있다.  

장만해 놓은 장작이 충분하고 거실에는 난로를 하루종일 피워놓아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아주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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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1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민이가 잘 자라고 있군요. 모유만 먹는다니 얼마나 복받은 아기예요.^^
형아랑 누나가 잘 돌봐주고 있군요. 엄마와 같이 셋째를 키우는 풍경이 아름다워요.
우리가 물을 너무 헤프게 쓰죠~ 그렇게 아끼며 살아야 하는 건데!

조선인 2009-01-14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나가 정말 의젓해요.

미설 2009-01-14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싶기도 하고 이제 싶기도 하고 그런 시간들.. 무럭무럭 쑥쑥 따뜻하게 지낸다니 다행이고 물 아껴써야 겠네요.

2009-01-14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1-15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아가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듯 합니다.
어서 단비가 내리기를 바래봅니다.

2009-01-15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09-01-15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동생 돌보기는 누나가 최고예요.
지리산에서는 물이 그 정도로 귀하군요.
아기 목욕도 시켜야 할 텐데 많이 불편할 것 같아요.

2009-01-16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태민이가 만 38개월 사흘만에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하룻밤을 잤다. 

뭐 거창하게 어디로 가서 따로 잔 것은 아니고 엄마가 잠든 옆방에서 큰엄마와 하룻밤을 보낸 것이다. 

큰엄마는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고 하시면서 2주 연이어 주말에 다니러 오셨다가 

이번 주에는 아예 이틀 주무시면서 여기저기 쓸고 닦고 요리하고 아이들과 놀아주시고 

가장 중요한 재민이의 주례행사인 목욕을 시켜주고 방금 돌아가셨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큰아빠와 같이 다니러 오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도 

수민이는 또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어젯 밤만 해도 "네 밤만 자면 다시 오신다니 내가 무슨 걱정이겠어?"하며 큰소리 뻥뻥 치더니... 

아뭏든 동생들은 아직 어려서 뭘 모르니까 울지 않지만  

자기는 다 커서 뭘 아니까 더 슬프다는 누나는 

고모가 또래 사촌언니들과 부곡 하와이에 가서 눈썰매도 타고 수영도 하자고 간곡히 청해도 

도저히 엄마랑 떨어져서 지낼 수 없을 것 같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시골방이라 짐을 전혀 들여놓지 않아도 무척 좁아서 다섯 식구가 같이 자기 힘들기 때문에 

미니는 아빠랑 옆방에서 같이 자자고 아빠가 아무리 달래고 을러도 그것도 싫다고 하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며칠 전 점점 날씨가 추워지자  

그 동안 지내던 구들장 윗목에 해당하는 방에서 아랫목인 옆방으로 다시 거처를 옮겼더니 

우풍은 전혀 없어 좋지만 방이 무척 뜨겁고 답답해서 미니랑 태민이는 나름대로 힘들었던 모양이다. 

거실에서 뒹굴거리다 벌떡 일어나서 큰엄마가 주무시는 가운뎃 방으로 들어간 태민이는 

늘 그렇듯이 새벽에 한 두 번 벌떡 일어나 앉아서 엄마가 어디 있는지 확인한 후에 

엄마 옆에 파고들어 누워 엄마 턱 밑에 두 손을 밀어넣고 다시 잠드는 일을 큰엄마와 함께 했다. 

지난 번 작은 큰엄마가 다니러 오셨을 때는 그 옆에 잠들었다가 깨어나서 

엄마가 아니라고 뛰쳐나와 옆에 있는 엄마 방문을 박차고 뛰어들어왔었는데  

어제는 시원한(!) 큰엄마 방에서 하룻밤 자려고 마음 먹고 그 방으로 들어갔던가 보다. 

방학동안 아빠 일도 돕고 아이들과 놀아주러 온 승욱이 형이 가르친대로 

요즘은 아기 변기통을 한 손으로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윗도리 옷자락을 끌어올리고선  

혼자 쉬를 하는 것도 참 다행이다. 

여전히 말은 하지 않고 응아는 아무데나 하지만 올 가을 쯤이면 유치원 문턱도 넘어볼 수 있으려나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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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1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엄마가 아이들은 엄청 이뻐하시네요~~ 그러기 쉽지 않을텐데... 보기 좋아요!
쉬도 혼자서 처리하고 엄마 품도 떨어져 자고... 쑥쑥 커나가고 있군요.^^

소나무집 2009-01-13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민이가 동생을 보더니 좀 의젓해진 건 아닌가요?
자다가 엄마 찾아 벌떡 일어난 태민이가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막내도 잘 크고 있지요?

미설 2009-01-13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어머니가 참 고마우시네.. 수민이가 짠하다..

알맹이 2009-01-1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유치원 꼭 갈 수 있길.

2009-01-16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나]만화로보는 그리스로마신화 (전20권)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보기엔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있기도 하지만 

미니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대충 넘어가서 다행이다.( - 그렇게 보일 뿐인가?)

"제우스는 헤라가 있는데 왜 다른 여자를 사랑해요?" 라든가  

"바람 피우는 게 뭐예요?" 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지만... 

아뭏든 이 신들의 이야기와 만화에 미니가 흠뻑 빠져서 요즘 헤어나올 줄을 모른다. 

홍은영이 그린 책 10권이 집에 있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출판사와 작가 사이에 인세 문제로 재판까지 가는 바람에 그림작가가 서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내용은 거의 같지만 그림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예 1권부터 전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문해 주었다. 

산타할아버지가 하루 만에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해주시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우리는 아빠한테 부탁을 드려보자고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한다. 

결국 평소에 기독교도도 아니면서 크리스마트 타령한다고 질색인 아빠가  

동네 레스토랑에서 무늬만이라도 햄버거스테이크 사 먹이고  

생크림 과일케익도 사주고 이 만화책까지 안겨 주었다. (- 자식이 뭔지... )

그리하여 미니는 이 책을 읽고 또 읽어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을 줄줄 외고 퀴즈놀이 하자고 조르니 

엄마랑 아빠도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나빠져서 잘 모른다는 아빠에게는 

아빠가 읽고 있는 페이지 쯤에 나오는 내용을 질문해서 대답할 수 있게 하는 배려를 해준다. 

엄마는 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밤에 눈 감는 순간까지 수시로 그리스 로마 신화 퀴즈에 시달리고 있다. 

10년을 더 끌었다는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는 수 많은 전투장면이 나오는데 

누구랑 누구의 싸움에서는 누가 창을 던지자 방패로 막았지만 뚫고 지나가 아슬아슬하게 머리 위로 넘어 갔는데  

다시 누가 칼을 빼들자 어떤 신이 나타나 도움을 주어서 어떻게 되었다는 식으로 얘기하니

아마도 만화가 통째로 머릿 속에 들어간 것 같다.  

재미있게 읽은 이 신화 이야기가 미니가 자라면서 서양을 보고 배우게 될 때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오래 전에 사 놓고 구석에 방치해 놓았던 지구본이 다시 거실 한 가운데 놓여져 있다.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를 줄줄 외면서 보는 별자리지도와 유럽지도는 또 새롭게 보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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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30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홍은영이 그린 만화로 줄줄이 보았는데, 역시 골든벨이나 퀴즈에 그리스 신화 관련 문제가 나오면 당시 일곱 살이던 막내 입에서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신기했죠. 정말 만화 장면이 통째로 머릿속에 들었는지 줄줄이 읊어대는 기염을 토했어요.
미니의 기억창고에 차곡차곡 쌓여 도움이 될 거예요.^^

소나무집 2008-12-3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니가 벌써 이런 책을 읽는군요.
학교 갈 준비도 서서히 하고 있나요?
혹시 아직도 학교 가기 싫다고 하는 건 아니죠?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9-01-02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sh2886 2009-01-03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이런 책을 읽다니ㅋㅋㅋㅋ난 3학년때였나? 뭐 그때쯤 처음 읽은것 같은데^^

2009-01-08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디어 책에 나온 그림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이름을 물어본다. 

보통 아이들처럼 집게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엄지손가락을 주로 쓴다는 것이 다를 뿐! 

아니나다를까 99퍼센트는 먹을거리를 묻고 나머지는 숫자이다.   

좋아하는 옥수수, 토마토, 고구마, 딸기, 귤 등이 단골손님이고 그 옆에 같이 그려져 있는 것들도 한 두 번 짚어본다.

주차장에서도 세워져 있는 차들 사이를 돌며 번호판을 되풀이해서 읽어달라고 한다.  

하지만 옥수수 어디있니?  

하고 물어보면 어쩌다 한 번 선심쓰듯 가리켜보일 뿐 늘 짚어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일부러 엉터리로 말해주면 두 세 번 다시 짚어보고 아니라는 뜻으로 소리를 지른다. 

그래서 한 가지 사물에 한 가지 사진이어야 하지  

여러가지 쿠키가 있다고 해서 다  쿠키라고 읽어주면 틀렸다고 한다. 

쿠키 3종류가 같이 있는 사진엔 비스킷, 크래커, 쿠키라고 정해놓고 읽어준다.  

 

쉬나 응아를 하고 싶으면 바지를 다 벗었는데  

요즘은 큰엄마가 가르쳐주신대로 쉬 할 때는 반쯤만 내린다. 

어린이 변기를 포함해서 변기에 앉으라면 질색을 하는 바람에 궁여지책으로 종이를 깔고 응아하는데 

어쩌다 스스로 종이를 가지고 와서 응아를 하는 날도 있고 

어쩌다 쉬하고 싶다고 옷자락을 잡아당겨서 어린이 변기로 데려가는 날도 있다. 

밤새도록 깨지않고 자는 덕분에 이불에 쉬하는 일이 거의 없고  

큰엄마는 옷에 싸는 일이 없는 것만 해도 어디냐고 하신다. 

그런데 큰엄마가 가시고 나니 또 하루종일 지켜보고 쫓아다니는 사람이 없어선지 또 바닥에 쉬하곤 한다. 

  

화가 나거나 기분이 좋으면 물건을 던지는 버릇은 여전한데 

재민이가 태어나고 나니 더욱 위험한 습관이라서  

던질 때마다 공기 가르는 소리가 휙 나도록 회초리를 때렸더니 

많이 아팠던지 서너번 맞고 나서는 회초리 맞아야겠다고 하면 먼저 가서 회초리를 집어든다. 

오늘도 재민이 젖 먹이는 사이에 누나쪽으로 작은 블럭을 집어던져서 맞아야겠다고 했더니 

얼른 일어나 방 밖으로 도망을 쳤다. 

젖을 다 먹이고 나서 다시 맞아야겠다면서 방문을 나서니 

얼른 앞서가더니 창고 앞 계단 밑으로 기어들어간다. 

뭘 하나 지켜보았더니 회초리를 숨겨놓았다가 들고 나오며 어찌할 줄을 모르는 것이었다. 

조금만 의사소통이 되면 던지지 말라고 조목조목 설득을 할 수도 있으련만 

처음에 나쁜 버릇을 제대로 바로잡아주지 못한 엄마 때문에 이제와서 고생이니 참 안쓰럽다.  

 

<됐다>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 

큰엄마 윗도리 단추를 채우고 됐다!라고 했더니 그 말의 가락이 맘에 들었는지 당장 따라했다. 

그 이후로는 모든 단추와 지퍼를 끝까지 채우고 됐다라고 외친다. 

그리고 수시로 기분 좋으면 아무때나 소리치기도 한다. 

뜻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래도 또렷한 발음으로 말하는 단어가 하나 생겨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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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2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서히 성장발전하는 중이군요~~~

2009-01-02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nny 2009-01-08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히.. 귀여운 탬니♥

솔랑주 2009-01-11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민이가 많이 큰 것 같아요 ~~ '됐다'뜻을 아는 것 같아요..

비스킷, 크래커, 쿠키 부분이 재밌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