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자전거 여행 - 네덜란드, 벨기에, 제주, 오키나와에서 ㅣ 드로잉 여행 2
김혜원 지음 / 씨네21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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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년 겨울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잠실로 이사왔는데 처음에는 자전거 타는 많은 주민들을 보고 놀랐다. 정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는 문화라서, 같은 서울임에도 이렇게 다른 생활방식으로 살 수 있을까 싶었다. 나는 우리동네를 참 좋아하는데 다름 아니라 주거문화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파트에서 바로 뒤로 가면 한강이 나오고 쇼핑하러 굳이 차 타고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백화점과 마트가 모두 있어서이다.

 

어쨌든, 지금까지도 수없이 고민했던 게 있는데 '자전거 살까 말까'이다. 어렸을 적에는 밖에서 노는 걸 무척이나 좋아해서 자전거도 타고 롤러스케이트도 타고 다녔는데, 학교그 후에는 자전거를 타 본적이 없다. 어쩌다 한 번씩 대여 자전거를 빌려보긴 했는데, 역시 시윈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그 즐거움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어렸을 적의 나처럼 자전거에 미친 젊은 여자가 자저거 여행을 한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었다. 네덜란드부터 시작해서 벨기에, 오키나와 그리고 제주도까지.... 조립식 자전거를 분해하고 여행지에서 조립하고 맘껏 달리며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한번도 외국에서 자전거를 타며 여행을 해 본 적이 없는터라 이런 여행은 또 다른 매력으로 느껴질 것 같다. 사실 책의 내용 자체는 그저 재미있게 읽어버리면 끝일 정도로 가볍다. 여행지의 역사와 도시에 대한 지식은 적은 분량을 차지할 뿐이다. 또한 이 나라, 저 나라 여행 간 것을 엮고, 이런 저런 자전거에 대한 에피소드도 함께 엮어서 난잡한 느낌이다.

 

어제 우리집 초코와 함께 처음으로 한강까지 걸어갔다. 도보를 이용해서 걷는 사람들과 쫄쫄이 옷과 헬멧을 착용한 라이더들로 한강변이 붐볐다. 요즘 주말마다 한강을 자주 찾는데 더 더워지기 전에 그늘막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독서를 즐기기 위함이다. 그럴 때 마다 늘 라이더들을 보면서 '자전거 살까?'라고 고민을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정말 '사야겠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이십여 년 만에 다시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볼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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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의 죽음 ㅣ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6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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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시 맥베스 시리즈에 흠뻑 빠져 있는 중이다. 죽음 시리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항상 누군가가 죽는다. 그리고 순경인 해미시가  범인을 밝혀낸다. 그런데 꼭 죽는 사람은 주변 인물들이 싫어하는 사람이다. 권선징악이라고나 할까.

 

이번 편 <속물의 죽음>은 사실 재미없었다. 나는 사건보다는 해미시의 러브라인에 늘 흥미를 느끼는데 그와 늘 될듯말듯한 관계를 가진 프리실라와는 여전히 줄다리기 상태이다. 각자 자유연애를 맘껏 하면서도 연애의 기쁨을 충분히 느낄 수 없거나 상대방과의 관계가 오래 못할 때 해미시와 프리실라는 서로를 찾는다. 시리즈의 초반에는 해미시가 프리실라에게 굉장한 호감을 가졌지만 이제는 그 마음이 식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굉장히 재미있는 심리 묘사이다. 나 또한 쉽게 싫증을 내는 편이라서 이런 심리가 매우 이해가 가며 공감이 가는데 이런 심리가 소설에서 드러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아마 해미시의 이런 성격 때문에 프리실라와 사귄다고 해도 오래 사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이번 편에서도 해미시는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질듯 말듯 하지만, 끝은 좋지 않다. 점점 해미시가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건 아닐까 싶어진다.

 

이번 편의 에피소드 추리는 재미없었다. 이상하게도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사건은 점점 재미없어지고 해미시의 활약도 재미없어진다. 그럼에도 자꾸 시리즈에 손이 가는 것은 아무래도 프리실라와의 해피엔딩이 기대되어서랄까. 빨리 국내에 시리즈가 모두 번역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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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애비뉴의 영장류 - 뉴욕 0.1% 최상류층의 특이 습성에 대한 인류학적 뒷담화
웬즈데이 마틴 지음, 신선해 옮김 / 사회평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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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미국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자유'라는것에 언제나 목말라 하는 내게 미국은 그야말로 내게 지상낙원일 것이라 여겼다. 일주일 정도 캘리포니아의 Laguna hills 동네에 출장가 본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그랬다. 바로 천국이었다.

 

이 책이 내게 무척이나 불편했던 것은 한국의 지옥같은 삶을 뉴욕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팩트'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퍼이스트사이드라는 곳은 서울의 대치동과 비슷한 곳인데 그야말로 부촌이다. 돈이 많은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이 기본적으로 세 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그 곳은 남들보다 돈을 더 쓰고 더 돋보이고 싶어하는 여자들의 지옥이다. 중부지방에서 결혼하고 뉴욕의 최고 부촌이라 불리는 그 곳에서 살게 된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책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뭐랄까..... 소설은 아니고 인문서적이라고 해야 하나.. 확실한 것은 문화인류학을 접목하여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여자들을 분석했다는 책의 소개와는 달리 분석은 매우 부실하다. 그저 저자의 경험담을 기반으로 해서 느낀 것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며 양념처럼 인류학적 분석이 들어갔을 뿐이다.

 

소위 말하는 텃세를 지독하게 겪은 책속의 나는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악착같이 노력한다. 다른 학부모들의 따돌림을 극복하고 친한 친구를 만들고 자녀의 놀이를 함께 할 친구를 포섭한다. 헉겁할 정도의 돈을 써대며 명품이 아닌 제품은 볼 수 없는 여자들을 곱지 않게 보지만, 어느덧 나 또한 명품에 익숙해지게 된다. 한마디로 '동화'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한계랄까..... 가장 황당한 것은 책은 마지막이었다. 심각할만큼의 텃세를 부리는 여자들이 어느날 나의 유산소식을 접하게 된 이후 더 없이 친절해진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녀들이 근본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대변한다.

 

그러니까 이 책의 포인트는 뭘까. 인류학적 분석이 포인트라면 좀 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거나 서사적인 것에 포인트를 준다면 좀 더 소설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독자의 흥미를 끌어야 할텐데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시골에 살던 한 여자가 대치동에서 살게 된 이후 대치동 여자들의 라이프를 그저 묘사하고 질투하고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다.

 

뉴욕의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여자들의 삶을 왜 한국의 독자들이 알아야 하는걸까? 어느나라나 부자들은 있고, 부잣집 여자들의 자녀 케어방식은 그닥 다르지 않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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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부의 죽음 ㅣ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5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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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시 맥베스 시리즈는 요즘 내가 가장 즐겨 읽는 시리즈물 중의 하나이다. (뭐 따지고 보면 유일한 시리즈물)... 포켓 사이즈의 앙증맞은 책을 들고 읽을 때면 더 없이 행복하다. 재미나게 쭉쭉 읽다보니 어느덧 이번 편 까지 읽게 되었는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쭉쭉 읽어내려가다보니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페이지를 보니 208쪽 다음 페이지부터 난데없이 300이 넘는 숫자의 페이지가 찍혀 있고 내용도 연결이 안 되어 있다. 미친.....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책 읽는 10년 이상의 인생을 살며 이런 일은 처음이다. 내가 수도 없이 이 책 사이즈에 감탄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점수를 줬었는데 이런 노망난 일이 생기나.... 어쨌거나 이 책 한 권 빌리느라 친한 친구에게 부탁해서 성남의 어느 도서관에서 겨우 빌리게 된 책인데 중요한 내용을 코딱지만큼 남겨두고 다시 반납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 운이 좋게도 우리 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놓은 이 책이 비치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당장 대출을 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시간이 많이 지나서 내용을 다시 떠올리며 읽느라 김이 빠졌다.

 

어쨌든, 이번편은 그닥 좋은 평을 주고 싶지는 않다. 파본 도서를 읽은 것도 그렇고 내용면에서도 흥미가 떨어져간다고 해야 할까.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반드시 두 명이 죽는다는 패턴이 너무나도 일정해서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과 박진감을 상실하게 해버린다. 맛있는 음식을 계속 먹었을 때 물리는 느낌이랄까. 그나마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해미시의 러브라인 또한 지루하게 될듯말듯 흐지부지해서 이제는 아예 지친다.

 

그럼에도 당장 다음편을 펼쳤다. 모르겠다. 이런 걸 중독이라고 한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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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 바이킹에서 이케아까지 ㅣ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시리즈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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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북유럽에 매료되었던 때가 있었다. 그때만해도 북유럽 관련 책은 그닥 많지 않았다. 하나는 에세이 였는데 북유럽 남자와 결혼한 여자의 자랑질에 대한 책이었던 것 같다. '내 꼭 가보리다'라고 외치며 휴가 때 한 번 가보려고 해도 항공권이 너무 비싸다. 그 짧은 기간에 가고 오고 하는 것만 해도 녹초가 될 것이고 시차 적응할 무렵에 다시 한국으로 와야 할 게 너무 뻔하다. 저절로 포기상태로 있다가 삶에 지쳐 나날이 늙어가고 있던 중에 출근길 스마트폰을 통해 북유럽 라이프가 유행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제서야?'

 

사람들의 마음은 많이 다르지 않은가보다.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겪은 그 누구라도 이런 지옥을 벗어나고 싶고 가장 이상적으로 삼고 싶은 곳이 북유럽이니.. 알 것도 같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그치는 것과 거기서 더 나아가는 것의 차이가 크긴 하지만 말이다.

 

북유럽 노래를 부르고 다녔던 나도 사실 북유럽에 대해서는 잘은 모른다. 그저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이며, 인구 수가 많지 않고 잘 사는 곳이라는 것 뿐. 이 책을 통해서 북유럽에서 만든 유명 브랜드가 굉장히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흔히 알고 있는 이케아부터  볼보까지. 또한 북유럽이 낳은 여러 역사적인 인물 또한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부분이었다. 무엇보다도 가수 ABBA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다.

 

이십대때는 영국에 매료되어서 노래를 부르고 다니다가 어학연수라는 명목으로 1년간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느꼈던 것은 내가 너무 환상을 품었었다는 것.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좀도둑들 사이에서 이방인의 서러움을 느끼며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한국인의 미개함을 동시에 느꼈던 아이러니를 경험했다. 분명 내가 북유럽의 어느 곳을 가도 똑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내 정체성은 한국인이고, 한국음식에 너무나도 익숙하여 북유럽의 맛 없는 음식을 먹으며 한국을 그리워하겠지만, 유럽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민족성을 부러워하며 한국과 한국인의 팍팍하고 지옥같은 나라 분위기에 한숨만 쉴 것이다. 

 

뭐 어쨌거나,

 

북유럽을 여행가거나 흥미가 있다면 이 책은 여러 주제로 나누어서 간략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기에 나름 괜찮은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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