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의 전인적 공부법 - 조선 오백년 집권의 비밀
도현신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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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국사 공부를 해오면서 국가가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교육임을 잠시 잊었던 듯 하다. 그만큼 조선의 교육에 대해서는 교과서에 아주 간략히 요약되어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조선왕조가 500년이나 지속된 이유가 바로 훌륭한 교육정책 덕분임을 알게 되었다.  

흔히 왕은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왕은 지금의 대통령보다도 교육으로 더 바쁜 일정을 보내야 했다. 왕이 되기 전 세자가 행해야 하는 서연은 유교적인 소양을 쌓게 하는 교육이었다. 서연을 잘 치러야 왕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장자라고 해도 자격이 되지 못하면 왕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태종의 장남인 양녕대군은 결국 왕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또 힘들게 왕이 되었다고 해도 거기서 교육이 끝난 게 아니다. 바로 왕을 위한 교육인 경연을 수학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신하들과 함께 경전과 역사를 익히고 시국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이다. 조선의 왕들 중에는 누구보다도 성종과 세종 그리고 중종이 경연에 열심히 참여하였는데 그 결과 이들 왕의 업적이 조선의 기틀을 더욱 견고하게 함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왕실의 종친들도 교육을 받아야 했는데 이것이 바로 종학이다. 조선에서는 귀족들이 관직에 진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열의가 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귀족이 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백성들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종학을 행할 수 밖에 없었다. 

역사는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여겨질 수 있다. 더군다나 조선사의 경우 여러 사극 드라마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으로 하여금 조선의 교육제도가 지금의 교육제도보다 훨씬 더 선진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선의 교육제도가 지금의 정치권에 필히 거쳐야 할 관문으로 도입된다면 좀 더 성숙한 정치문화로 거듭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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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액션플랜 - 캠퍼스 비밀 삽질프로젝트
황윤지 지음 / 들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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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된 내용은 대학생들이 모여서 고려대학교 캠퍼스 내의 텃밭에 농사를 짓는다는 이야기인데 책을 겉으로만 보고 잔뜩 기대한 나는 잔뜩 실망했다. 서울 시내에 살며 20대의 도시인들로써 다른 곳도 아니고 대학교 내의 텃밭에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으나 솔직히 내게는 별로 였다. 굳이 농촌이 아니라 서울 근교의 시골만 가도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주된 직업이 농민인데 도시에서 농사 짓는다고 그걸 또 떠벌리고 책으로 쓸 필요까지 있을까. 더군다나 요즘은 지자체에서 지원해서 주민들이 건물 옥상에서 농사 지을 환경을 만들어주고 어떤 잡지에서 보니 공무원들이 직장 근처의 노지를 텃밭으로 일구어서 농사 짓는 기사까지 봤으니 이 책이 독특할 리가 없다. 

나도 책 속에 등장하는 학생 중의 한 명과 같은 학교를 졸업했지만 이들이 스스로 잉여라고 하는 것 또한 어딘가 마뜩잖다. 중상위권 대학을 나와서 농사 짓는다고 다 잉여냐? 결국은 이것 또한 차별화된 스펙으로 이용해서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돈을 더 벌게 될지 누가 아느냐는 말이다. 그저 젊은 날에 캠퍼스에서 해 본 농활 프로젝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면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의미조차 없어질 듯 하다. 

대한민국에서의 대학은 더 이상 지성인의 상아탑이 아닌 국민의 80% 이상이 가는 취업준비학원으로 전락해버렸다. 이런 시대에 우리 20대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4년 후의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 뿐이다. 그러나 곳곳에서는 소수의 20대들이 그들 나름의 이런 사회적인 상황에 반기를 들고 있지만 이미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조차 그것이 하나의 스펙 쌓기 과정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이 책 속의 젊은이들이 그러하다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진중함이 사라진 프로젝트를 이렇게 책으로 탄생시킨 것은 무리가 아닐까라는 씁쓸함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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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2 : 심장에 남는 사람 명의 2
EBS 명의 제작팀 엮음 / 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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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명의'는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어쩌다 한 번씩 볼 때면 의사라는 특권 의식을 가진 집단에서도 진정 사명감을 느끼며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서 밤낮 없이 노력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다큐멘터리 명의의 콘텐츠를 책으로 묶은 두 번째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이다. 총 열일곱 명의 의사들이 그들의 각 분야에서 헌신하는 모습을 글로 담아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보다 우리나라의 의술이 선진국과 비교해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른 의학 관련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명의는 의사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의학과 관련해서 대중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주제는 건강과 보통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에 가깝기 마련인데 의사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오랫동안 방송을 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우리나라 곳곳에 명의가 많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담아내었기에 제작진들의 개인적인 소견도 엿볼 수 있었는데 여러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수술로 인해 만족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의술의 힘에 감탄을 자아내는 듯 보였다. 

사실 오래 전부터 내 꿈은 의사였다. 지금은 비록 그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명의를 보며 그들의 인생을 오롯이 환자들을 위해서 희생하며 그 성취감으로 살아가는 것을 과연 나는 잘 할 수 있었을까 싶다. 그만큼 명의가 되는 길은 힘들지만 보통 의사들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사명감을 잃어서는 안 되는 직업 중의 하나가 의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명의가 더 많아진다면 대한민국의 의료기술이 선진국을 앞서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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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본심 - 승진, 해고, 보너스의 은밀한 함수관계를 결정짓는
윤용인 지음 / 알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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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는 내게 '사장'이라는 존재는 낯설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학교라는 소사회에서 담임선생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일을 잘 하는 것이고, 튀는 행동으로 아부하는 것도 회사생활에서 역시 사장이라는 존재와의 관계를 원만히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동이니 학교와 회사는 얼핏 다르면서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저자가 딴지일보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던 이력이 있고 이 때의 경험이 내공이 되어서 글을 매우 유쾌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자기계발서들이 고리타분한 문체로 차별화 없이 지루함만 전달되는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저자가 대한민국 한 회사의 사장으로서 보통 사장들이 어떤 심리를 갖고 있는지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나는 직장생활이라고 해봐야 방송국에서 인턴을 해 본 것에 불과한데 이 책을 읽고나서 확실히 내가 근무했던 곳과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이 다름을 간접적으로 느꼈다. 일단 조직원의 수가 비교적 적은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사장을 비롯해서 직원들 사이의 관계가 밀접해질 수 밖에 없고 그만큼 갈등상황이 일어날 일도 많아지는 듯 하다. 그래서 그런 환경이 더욱 조직원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이 될 수 있는 듯 싶다.

그러나 이 책이 조금 불편했던 이유는 한마디로 사장으로서 저자의 '엄살'과 '변명' 때문이다. 사장이 되어보니 월급쟁이가 참 좋았음을 새삼 느끼며 한 달에 한 번 있는 월급날을 비롯해서 각종 결제일이 부담으로 다가옴에 대해 지겨울 정도로 많이 엄살을 부리고 있다. 사장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사장의 이런 노고를 모두 이해해주고 밀린 월급과 사장의 건망증에 대해 언제나 관대하며 아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직생활이라는 것이 실력만큼이나 처세가 중요하긴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해주는 여러가지 직원의 사장을 대하는 처세는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주관적인 부분과 희망사항이 많이 작용하는 듯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 매뉴얼로 비치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일반적인 사장의 본심이라고 해도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 사장 또한 백인백색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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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미술관 산책
최상운 지음 / 북웨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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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파리에 갔었는데 영국에 머물고 있었을 때 휴가를 이용해서 다녀왔다. 2박 3일의 일정 동안 파리의 명소들은 거의 다 보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돌아 다녔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비록 여유있게 여행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가 본 곳들이 이 책에서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묻혀진 기억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제목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파리에 있는 유명한 미술관들을 산책하며(?) 쓴 책이다. 루브르, 귀스타브 모로, 오르세, 오랑주리, 로댕, 퐁피두, 유럽사진, 베르사유 미술관으로써 총 여덟 개의 미술관과 그 속의 작품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사실 여기서 내가 가 본 곳은 루브르 미술관 하나밖에 없는데 워낙 예술에 대해서 무지하기도 하거니와 이런 미술보다는 차라리 파리의 거리를 돌아다니는 게 더 즐겁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듯 이 책에서는 미술만을 소개해주지 않는다. 미술관 주변의 파리 곳곳의 명소들을 더불어 소개해주고 있고 오히려 나는 이 부분에 더욱 흥미를 느꼈다. 

보통 이런 책을 내는 작가라면 어느 정도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고 여겨지는데 비해 이 책의 저자에게는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해보였다. 책 날개의 소개말을 보니 법학을 전공하고 사진을 전공한 이력만 있기에 책을 읽어보면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보다는 단순히 개인의 감상에 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처럼 뭔가를 배우겠다는 각오로 읽는다면 아마 많이 실망 할 듯 싶다.  

그야말로 산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행이나 순례라기보다는 슬쩍 슬쩍 보며 그저 관조하는 듯한 모습이 산책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또한 어쩌면 이런 산책에 깊이가 빠져 있기 때문에 이 책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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