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질문입니까? -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최고의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던지는 60개의 질문과 천재적인 답변들
존 판던 지음, 류영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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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독서력이 어떤 질문이든 남들보다 빨리 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부해왔지만 완벽한 착각이었다. 무엇보다도 입사 면접을 볼 때 몇몇 당혹스러운 질문에는 그 어떤 답도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동문서답까지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명문 대학인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의 입학 논술 질문들과 답을 엮은 책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저자의 독창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겠다. <이것은 질문입니까?>라는 독특한 책 제목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사실 정말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 '당신은 쿨한가?', '마오쩌둥은 현재의 중국에 만족할까?', '인종''이란 있는 것일까?' 등등 옥스브리지의 인재 선발 과정에서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명쾌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답을 보기 전에는 내 나름대로 답을 내려보았지만, 역시나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는 나는 생각을 유연하고도 창의적으로 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저자가 내린 답변들 또한  대체적으로 허를 찌를 정도로 명쾌하지는 않았다.

 

사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개인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답'이 없는 '답'인 것이다. 누가 이런 답을 더욱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느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답변들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영국인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지성인 저자이기에 여러 지식들을 접목하여 답변을 내렸다는 점에서는 높이 살 만 하지만 정답은 아닌 것이다. 이런 책이 또 하나의 주입식 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살아가면서 어떤 황당한 질문에도 남들과 다른 답변을 자신있게 하기 위해서는 답변에 대한 근거가 타당해야 할 것이다. 마치 전체를 지탱할 수 있는 주춧돌처럼 말이다. 인재는 이 주춧돌을 평소에 얼마나 단단하게 굳혔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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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블로그 축제 수상자 서른한 명의 내 삶의 쉼표 - 제5회 YES24 블로그 축제 수상작 모음집
YES24 블로거 31인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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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국내 유수의 인터넷 서점 블로그 활동을 다 하고 있다. 워낙 책을 좋아하다보니 어느 한 곳만을 고집하기가 참 힘들다. 가장 처음 시작했던 곳이 A 서점의 블로그였기에 그래도 이 곳이 가장 신경 써서 관리하는 곳인데, 이런 블로그가 없었으면 내 삶의 얼마나 피폐했을지 상상도 할 수가 없다. 참 이상하게도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내 좁은 인맥 안에서 만났던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세상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참 드문 족속(?)들인가보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수능 끝난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줄곧 열심히 블로그 활동을 하는 이유는 바로 나 같은 애서가들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교류가 없어도 그저 그들이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내 지독한 취미 활동이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

 

YES24에서 매년 블로그 축제를 하는데 작년에야 그 사실을 알고 처음으로 참여해보았다. 나름 고찰해서 글을 쓰고 접수했기에 발표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건만 결과는 참패였다. 그런데 뒤늦게서야 이 책을 읽고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수상작들에 비해서 내 글은 거의 단상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물론 감탄할만큼의 글 솜씨의 여러 수상작들에 비하면 내 글 솜씨는 어디 내밀기 부끄러운 이유도 한 몫 하지만 말이다.

 

총 서른 한 개의 수상작들을 볼 수 있는데 대상은 세상을 떠난 가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십 년도 미처 채우지 못한 팬 활동에 대해서 담담하게 쓴 스크루지의 <안녕 달빛요정>이다. 우수상 수상작인 <그녀의 여행기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이다>는 권리의 <암보스 문도스>에 대한 리뷰인데 누구나 읽어도 그 책이 읽고 싶어질 정도로 훌륭했다. 나는 필사까지 했는데 어쩜 이런 리뷰를 쓸 수 있을지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또 책 뿐만이 아니라 음악과 영화에 대한 리뷰도 많았는데, 음악의 경우는 수상작을 하나씩 읽을 때 마다 소개된 앨범을 들어보았다. 음악과 영화도 책 못지 않게 좋아하는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음반을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은 바로 이런 훌륭한 블로거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 가지 의문점은 심사위원 네 명 중의 한 명인 GQ KOREA의 이충걸의 글이다. 대상 수상작에 대한 내용에서 갑자기 SNS에 대한 소재로 넘어가서 당혹스러웠다. 심사평이 수상작보다 형편 없을 수 있다니.

 

비록 블로그 축제의 수상자 명단에 내가 포함되어있지는 않지만 난 여러 블로거들의 훌륭한 리뷰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이 되었다. 좀 더 수준 높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리뷰를 쓸 수 있는 그들같은 훌륭한 리뷰어가 되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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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체나]실크프로테인 딥케어 헤어세럼 150ml
(주)세화피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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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실크테라피 쓰다가 이거 쓰니까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예요. 그래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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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탄생 - 예비 아빠들을 위한 임신, 태교, 출산의 노하우
마크 우즈 지음, 이태승 옮김, 김성수 감수 / 큰솔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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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이 책이 원하는 독자가 나 같은 사람이 아님은 확실하다. 부인의 임신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예비 아빠인 남편들을 위한 여러 팁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이상하게도 아기를 귀여워 하지 않는 내가 과연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할 지 요즘도 매우 의문스럽다. 과연 십 년 후의 내 옆에는 내 반려자가 있을것인가? 있다면 내 자식은? 요즘 완전한 20대 후반에 접어들었기에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책을 읽어보면 번역된 책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을만큼 유쾌하게 되어 있다. 딱딱할 수도 있는 내용을 코믹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많은 출산을 앞둔 남편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사실 옛날에는 부인의 출산 과정에서 남편은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출산부터 출산 후에 이르기까지 남편의 역할은 그저 돈을 많이 벌어서 가정 생활에 도움이 되게끔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출산 과정에서 남편의 역할이 커지게 되었고, 실제로 부인이 출산을 할 때 남편의 힘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9개월에서 10개월 가량을 뱃 속의 아기와 함께 하는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만삭일 때는 쉽게 움직이는 것은 차치하고 피곤함이 최고조에 이른다니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 과정을 겪었다는 점만으로도 그저 위대하게 느껴진다.

 

요즘에는 예비 아빠들을 위한 여러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이 책으로 기본 지식을 배워놓는다면 꽤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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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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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가장 어려워 했던 것은 바로 '선택'이었다. 이 선택의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쉬워질 줄을 모른다. 오히려 반비례적으로 선택에 따른 결과의 중요성과 책임은 더 무거워지는데 말이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어떤 부족은 선택 할 필요가 없이 누군가가 정해준 삶을 아무런 의문도 느끼지 않은 채로 그대로 따라간다는 글을 책에서 보고 어쩌면 그것이 더 행복해지는 길은 아닐까 싶었던 적도 있다.


사랑에 있어서도 역시 선택의 문제는 예외가 아니다. 물론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다면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으로 갈등을 느낄 필요가 없을 테지만 나이가 많아지면서 사랑의 선택은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문제로 치부되어버린다. 그래서 혹자는 젊었을 때 아무런 조건 없이 열정적으로 사랑해보지 않으면 후회한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후회가 내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부분일 듯 싶다. 물론 나 또한 책의 주인공처럼 누군가를 아주 많이 사랑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많은 사랑을 해 보지 못해서 많이 서툴렀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지 못했기에 사랑에 있어서 현명함이 부족한 듯 하다.


모멘트, 순간이라는 의미의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느꼈던 것은 얼마나 많은 의미있는 순간들을 그냥 놓쳐버렸는지에 대한 후회이다. 자존심이라는 가장 큰 장애물로 얼마나 스스로를 가둬 둔 건지 새삼 후회가 되었다. 첫눈에 반하는 순간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온 내게 이 책 속의 주인공이 첫눈에 반하는 여인과 사랑에 반하는 것이 그저 픽션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사실 비단 이런 순간 뿐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작 단계에서의 순간은 그 어떤 기억보다도 큰 잔상을 남긴다. 그 잔상이 추억이 되는만큼 너무나도 세세한 기억 속에서 스스로의 실수가 후회로 남기도 하지만 어쩌면 무미건조한 삶에서 이런 순간들이 있기에 인생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고 '순간'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순간'이 들어간 제목을 가진 노래를 모두 찾아보았다. 어쩌면 그렇게도 가사들이 내 마음을 흔드는건지... 사실 나는 지금도 얼마전의 특별한 순간을 계속 생각하고 후회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 이 순간을 이어가고 싶다가도 또 나의 만성적인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망설이고 있기를 수도 없이 반복중이다. 그런에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 겠다. 더 이상 한 번 뿐인 인생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순간을 잡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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