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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 블루
이지아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이 독자와 이름이 같다면 어떤 기분일까 싶어서
싱글인 처지에 조금이나마 대리만족을 얻고자 뽑아든 소설.
"오빠, 진짜 나한테 관심 있으세요?"
"내가 분명히 자기라고 부르라고 했을 텐데?"
"에게, 겨우 손 몇 번 잡은 걸로요? 키스 정도는 하고 자기라고..."
갑자기 성주가 건물 사이 좁다란 틈바구니 안으로 현주를 밀어 넣었다.
손목을 잡아채던 것과는 판이한 부드러움이 그녀의 입술 위로 내려앉았다.
.... ( 이 이후의 장면은 19금이라서 생략 ;)
-p.46
만난지 불과 몇시간만에 자기 마음대로 손잡고 이딴식으로 작업거는 남자에게 나같으면 변태라고 뺨이라도 한 대 쳤을터인데, 순순히 받아들이는 이 여자.
나와 이름만 같았지 이런 상황에서의 반응은 너무나도 다른데?
어쨌거나, 이런 과정으로 서로의 눈에 콩깍지가 아주 단단하게 씌인 두 사람은 연애를 하게 되고, 내가 놀랐던건 이 연애 기간 중 닭살 행각만큼이나 사랑 싸움도 만만치 않게 한다는 것. 그리고 한마디라도 지지 않으려고 말싸움 하는 장면에서의 이 둘의 말발은 가히 장난이 아니올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현주라는 처자의 난폭함도 한 몫을 더 하는데...
현주가 성주의 집에 인사드리러 간 자리에서 식사시간에 성주가 현주의 종아리를 더듬는 장면에서
"둘 다 똑같아요."
"내가 뭘 어쨌다고?"
"기가 막혀서! 지금 그 말이 나와요? 왜 이유 없이 남의 다리를 더듬고 그러냐고요."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
"내가 언제요? 생사람 잡지 말아요."
"네가 먼저 내 발을 건드렸잖아."
"그거야 이상한 말을 하니까 화가 나서 밟은 거죠. 어떻게 그게 이거 하고 같아요?"
"난 또 그새 내가 그리워졌나 했지."
현주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 짐짓 순진한 얼굴로 히죽거리는 성주에게 냅다 만둣국을 들이붓고 싶은
충동이 솟구쳤다. 막 국그릇을 들어올리려는 찰나 ...
-p.141
아무리 살펴보아도 이 책의 현주는 나랑 너무나도 다르다.
작업에 순순히 걸려드는 이 여자, 알고보니 성주의 부모님 앞에서
성주에게 과감하게 만둣국을 들이부으려는 wild woman이 아닌가.
이렇게 결혼을 하기까지 이 둘의 사랑이 너무나도 순탄하고 평범해서
뭐 이딴걸 소설로 썼냐고 마구 욕했건만, 인내를 가지고 그래도 한장 한장 넘겨보니
그랬다. 이 소설의 재미와 감동은 바로 후.반.부에 있었던 것이다.
이 감동을 그대로 제일 끝장의 작가후기까지 읽어내려가니,
이 러브스토리가 바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 였다는 말에 헉 !
정말 만난지 몇 시간만에 19금 키스를 하는 연인이 존재했다는거야?
어쨌거나, 지금은 아들, 딸과 함께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가는 저 닭살 커플에서 지금은 부부가 된
이 두 사람의 행복이 영원하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