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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청춘'이라는 말만 들어도 맑고 신선하고 젊은 그 어떤 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난 지금 청춘의 시기에 속해있다. 스물한살 나이로 보아도 흔히 청춘의 시기에 속할 평범한 나이이지만, 책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가 정의한 청춘 -'어떻게 살 것인가를 모색하는 시간' 의 시기에 정확히 속해있기 때문이다.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는 요즘 내가 항상 고민하고 있는 점이다. 고3때까지만 해도 내 꿈은 너무나도 자주 바뀌었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나름 확고해진 내 꿈을 누군가에게 말하면 거의가 그닥 좋은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부모님의 경우는 좀 더 편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길 원하고, 다른 이들은 내가 과연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를 의심하는 듯이 쳐다본다.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내 꿈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없었다. 얼마전에도 부모님이 PD라는 직업을 생각해봐라고 하시길래, 그저 막연히 PD가 되어봐야겠다고 스스로에게 주입시켰던 나를 생각해보면 한심할 노릇이다. 하지만 PD에 관한 책을 읽어보고는 역시 PD는 그닥 끌리지 않는 직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또 다시 내가 고집했던 나의 꿈으로 돌아간 것은 어쩌면 다행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역시 나에게는 그 길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내가 가야 할 분야는 지금의 내가 가기에는 갈 길이 다른 이들보다도 몇 배로 힘이 들고, 현재 내가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분야와 거의 무관하다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결국은 남들 다 대학가니까 그저 성적에 맞춰서 간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다시 수능을 공부할 마음은 없다. 조금 힘들어도 길은 분명 있기에, 난 남들과 같은 평탄한 길이 아닌 험한 길이라도 한 가닥 희망을 보며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다. 책은 남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 정도면 성공했다고 바라보는 직업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위주로 한 인터뷰로 구성되어있다.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직업이니만큼 이들이 처음 이 일을 시도했을때는 과감한 모험이라고 불릴만한 도전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더욱 대단함이 느껴졌다. 또 이런 도전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고 그에 따른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몇 시간씩이나 같은 일을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흥미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하나같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소위말하는 문제아가 많았다. 인터뷰의 주인공들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또 하나 느낀 것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일까 하는 점이다. 이 고민은 책을 읽기 전에도 항상 해왔지만, 언제나 이런 고민을 하는 내 자신을 스스로가 외면해왔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또 다시 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그걸 업으로 삼기에는 성공에는 한계가 따르는 것 같다. 여기서 생각하는 내가 생각하는 성공에는 사회적동의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아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구나 싶기도 하지만. 비록 내 꿈에 나의 흥미가 수반되지는 않지만, 막상 그 길을 향해 걷다보면 흥미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 변명 아닌 변명으로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이 책 역시 그런 나에게 의문을 던져주긴 했지만, 이젠 남의 말을 듣고 꿈을 쉽게 변화시킬 정도의 우왕좌왕했던 옛날의 내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그런 나에게 시간이 갈수록 그 어떤 자극에도 내 꿈이 변치 않는만큼의 확고한 의지가 생긴 것 같아서 가끔은 스스로가 대견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비록 이 책이 내 꿈을 변화시켜주지는 못해도, 나에게 큰 자극이 되어 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꿈을 간절히 원하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기에, 책을 읽고 나서 마치 영양제를 먹은 것 처럼 힘이 솟음을 느낄 수 있었다. 스물하나 나에게는 실패 많고 부끄러움 많은 청춘의 시기가 아직도 많이 남았기에, 힘이 들 땐 이 책을 들여다보아야겠다. 마치 비타민을 복용하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