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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전라도 내 영혼은 한국인
인요한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 선교활동을 하기 위해 미국에서 건너온 선교사 '유진 벨', 그 후 무려 4대째 그 후손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해서 살고 있고, 책의 저자 인요한은 유진 벨의 4대 손 중 한 명으로 태어났다. 그 또한 국적은 미국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에서도 그의 고향인 전라도 '순천'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이다.
일제시대부터 격동의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린튼가의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선교활동을 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고, 그 누구보다도 우리나라의 정서에 깊숙이 박혀서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런 핏줄을 이어받아 태어난 저자가 우리나라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게 아닐까. 심지어 그는 한국인들의 '정'과 음식 등 모든 문화에 익숙해져서 미국에서 적응을 할 수 없었을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책이 발간된 후,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요한씨를 인터뷰한것을 볼 수 있었다. 듬직한 장신의 몸집에 파란눈과 노랑머리의 어딜보아도 전혀 동양적으로 생긴 부분이 없는 그가,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고, 순천 친구들과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는 과연 누가 그를 미국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 방송에서는 그의 한국을 사랑하는 모습밖에는 비춰지지 못했지만, 책에서는 그런 모습 외에도 또한 그가 얼마나 선행을 많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선교사의 후손으로 태어나, 우리 북한 동포에게 끊임없이 식량지원을 하고, 엠뷸런스를 발명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한에 까지 기증을 하는 등, 끊임없이 하나님의 품 속에서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내 마음까지도 깨끗이 정화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으레 자서전을 읽노라면, 독자로서 꼭 한 번씩 느끼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소위 너무 자기자랑만을 늘어놓는게 아닌가 싶은 점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느낌은, 이런 자기자랑 보다도 왜 그는 국적을 미국으로 한 채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미국 국적으로 있어야 북한을 도울 수 있겠지만, 책에서는 그 이유로 미국 국적을 가진채로 살고 있다는 말은 없었다. 과연 법적으로 진정한 한국인이 아님에도 정말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이건 겉과 속이 다른 양면성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었다. 또 그런 그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에도 크게 공감할 수 없었다. 책에서는 한국이 이처럼 잘 살게 된 이유에는 소수의 독선을 행한 박정권의 공이 있었고, 이건 명백한 사실이며 삼성이나 현대 LG와 같은 기업도 생기지 못했을 거라고 한다. 물론, 정치적인 견해에 깊이 관여하고 싶지 않아 그의 공과 과를 따지려는건 아니라고 하지만, 본인이 '전태일 열사' 와 같은 힘든 환경에 처해 있었어도 이런 말을 그냥 할 수 있을까. 단지 선교사의 자식으로 태어나 넉넉치 못한 환경,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환경에서 자란 파란 눈의 그가 이렇게 서술한 부분에서는 단지 미국 국적을 가진, 어렸을 적의 한국인들의 정을 잊지 못해서 한국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방관적인 시선으로 밖에는 비춰지지가 않는다.
파란 눈의 자신을 전라도 사나이라고 칭하는 그의 책을 읽고, 내게 남은 것은 남을 위한 '선행', '하나님의 마음' 과 같은 순결한 정신과 배려심, 선행심이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그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혼란스럽고 모순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말했듯 지나친 합리주의보다는 사람 냄새 가득한 '정'을 안고 사는 우리의 문화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점점 시대가 서구화되고 그에따라 인간애가 등한시 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서도 또한 많이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