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1970년대편 1 - 평화시장에서 궁정동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9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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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책 소개를 보니, 이 책이 '중학생 권장도서' 로 나와 있어서 심히 놀랐다. 아니 대학생인 나도 간혹가다가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때가 많은데, 중학생이 이 책을 읽기에는 조금이 아니라 심하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주 총명하고 똑똑한 중학생이 아닌 이상에는... 아,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흥분을 가라앉히기가 힘들고, 심하면 홧병까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고로 읽기 전에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듯..

70년대가 누군가에게는 살기좋고, 희망적인 시대였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들고 절망적인 시대였다는 걸 그 시대를 살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중요한건, 전자에 속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만큼 후자에 속하는 사람도 많았고, 국가에서는 이 후자에 속하는 이들에게 경제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모든 걸 합리화 시켰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국가란, '현대사산책' 총 세권의 1권 처음부터 3권끝까지 등장하는 인물인 '박정희'를 말하는 것이고 ,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유신'이라는 이름으로 70년대 전체를 두려울 것 없이 한마디로 '박정희(만의) 시대'를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80년대, 그것도 후반에 태어난 내가 아무리 박정희가 어떻고 저떻고를 따져도 그 시대에 살아보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 뻘 되시는 분들에 비하면 단편적인 지식은 잘 안다고 할지언정,  직접 그 시대에 살아보지를 않았으니 그분들만큼 잘 알지는 못할 것이다. 그분들 중에는 등 따시고 배 부르면 인권유린이든 뭐든 내 알 바 아니라는 생각에, 오히려 박정희를 찬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의를 생각하자면 비판을 해야 마땅하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를, 이 책의 저자 강준만씨는 박정희를 찬양하는 이들은 사적인 이익을 공적인 그것보다 더 추구하는 편이고, 비판하는 이들은 공적인 이익을 사적인 이익보다 더 중요시하는 입장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내가 그 시대에 살면서 사적으로 박정희의 정권하에 아주 편안하게 돈 걱정 않고 호의호식하며 살았다고 치면, 감히 지금처럼 공적인 이익을 운운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박정희를 비판하는 입장에서, 이 책을 읽고는 비판하는 나의 입장이 더욱 확고해졌다면 확고해졌지, 찬양의 '찬' 자도 생각 한 적 없지마는, 새삼스럽게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사람이라는 동물이 매우 간사하고 이기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내가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평도 달라질 것 같기 때문일까?

그러나 역사가 말해주지 않는가.. 분명히 잘못된 건 잘못된 것이다. 물론 그가 이룬 업적도 크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시키고, 사형시키며 본인이 서 있는 위치를 이용해 조심스럽지 못하게 갖가지 낯뜨거운 엽색행각을 일으키고, 말 한디만 잘못해도 곧바로 감옥으로 끌고갔던 그 시대를 오로지 '경제개발' 이라는 말속에 모든걸 합리화 시킬 수 있는지.. 그게 진정 올바른 것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등학교에서 '국사'를 지정이 아닌 선택과목으로 한 것에 대해서는 말이 많으면서, 왜 근.현대사는 필수로 하자는 말이 없는지... ..

홍세화씨도 이 책 표지에 쓰셨지 않는가..

「부디 오늘의 젊은이들이 이 책을 통해 1970년대를 살았던 이들이 흘린 땀과 눈물과 피를 느끼길 당부한다. 그것은 선배들에 대한, 아니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연, 이 땅의 젊은이들 중 이 책을 읽고 그렇게 느끼며 예의를 갖춘 이들이 몇이나 될까라는 것이다. 가까운 역사일수록 가르치기를 꺼려하고, 또 꺼려하다 보니 배울 조건이 잘 안 갖추어졌다는데 대해서 심히 염려스럽다. 그렇다고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어느 한쪽만으로 치우쳐서 가르칠 바엔 차라리 안 가르치는게 더 낫다고 생각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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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7-11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이거 읽고픈데...

미미달 2005-07-11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 읽으삼,
뭘 망설이삼?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