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음식이 면역력을 떨어뜨려요

‘우리 아이는 툭하면 아파서 병원에 가요.’ 잔병치레로 시달리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은 애달프기만 하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자랄까? 아이의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우리 식탁에 가득한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음식들. 이제 식탁을 바꾸어야 한다. 면역력을 길러주는 음식과 떨어뜨리는 음식.

이런 음식이 면역력을 떨어뜨려요

◈ 가공 이유식
태어난 지 3개월이 되면, 엄마들은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인다. 그것도 슈퍼에서 제일 좋다는 것만 골라서. 바로 이 비싼 이유식이 아이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다.

이유식 단계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음식의 맛을 경험하고, 음식을 씹는 법과 삼키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 편식이 심해지거나 음식을 먹더라도 제대로 흡수시키지 못하게 된다.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키는 아이, 단맛 나는 인스턴트 음식만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슈퍼에서 파는 이유식을 먹고 자랐다.

판매되는 이유식이 안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판매되는 이유식은 아이들이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설탕이 24%나 들어 있어 상대적으로 달지 않은 밥이나 반찬보다는 달콤한 맛이 감도는 인스턴트 음식을 더 좋아할 수밖에 없다.

또 이유식을 먹일 때 젖병에 넣어 빨아먹도록 한다는 것도 문제다. 이 시기에 씹어 삼키는 것을 연습하지 않으면 꼭 씹어서 삼켜야 하는 밥과 반찬을 기피하게 된다. 또 먹더라도 제대로 소화 흡수가 되지 않는다.

조금 귀찮더라도 엄마가 다양한 음식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이유식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연령에 따라 씹어서 삼킬 수 있는 이유식을 먹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무가당 주스·떠먹는 요구르트

설탕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식품 첨가물이다. 하루에 100∼150g의 설탕을 먹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마크로파지’라고 하는 면역 세포가 5시간 동안 꼼짝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 설탕은 소화 없이 섭취되는 단순당으로 이를 많이 먹게 되면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혈당이 떨어지면 뇌의 움직임이 불안정하게 돼, 초조·산만·집중력 저하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인스턴트 식품에는 이런 설탕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청량음료엔 12∼13%, 아이스크림엔 22∼23%의 설탕이 들어 있다. 게다가 설탕을 넣지 않았다고 선전하는 무가당 주스, 요구르트도 안전하지 않다. 무가당·무설탕 음료엔 설탕 대신 액상 과당이 들어 있는데, 액상 과당도 단순 당질로 설탕과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 식물성 마가린
포화지방산이 함유된 동물성 기름이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여겨지면서 각종 인스턴트 음식엔 ‘순 식물성 기름’이라는 문구가 무슨 상표인 양 붙어 있게 되었다. 그 대표가 바로 마가린. 하지만 마가린은 원재료만 식물성이지 포화지방산과 다를 바 없다. 식물의 불포화지방이 제조 과정에서 수소와 합쳐져 포화지방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라면과 과자 등 유탕 처리 식품에 사용된 기름도 마찬가지. 보통 유탕 처리에 사용되는 기름은 식물성 팜유로, 말이 식물성이지 상온에서는 고체 상태인 포화지방산이다. 결국 식물성 팜유는 동물성 기름과 다를 바 없다.

◈ 식용유·참기름·들기름
요리에는 식용유·참기름·들기름 등 다양한 기름이 첨가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 기름이 식물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안심하고 사용한다. 하지만 식물성 기름에도 약점은 있다. 식물성의 불포화지방산은 유통·보관 과정에서 쉽게 산화되어 ‘괴산화지질’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든다.

따라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할 때는 산화를 방지하는 여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기름을 살 때 보관 기간이 길지 않도록 작은 용기를 구입한다. 또 구입 후에는 천연 토코페롤(디알파토코페롤)을 넣어둔다. 천연 토코페롤은 지용성 비타민으로 기름에 녹아 지방의 산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열에 강해 맛있는 튀김을 할 수 있는 온도인 180℃에서도 파괴되지 않아, 기름을 사용해 만든 음식이 산화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기름 1.8ℓ한 병에 천연 토코페롤 1000 I.U 한 개 정도를 터뜨려서 넣으면 충분하다. 또 기름을 보관할 때는 반드시 마개를 덮어두고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 포테이토칩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 간식으로 포테이토칩을 만들어주거나 사준다. 감자가 알칼리성 식품으로 몸에 좋으니 포테이토칩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포테이토칩이나 프렌치 포테이토는 조리 과정에서 감자가 아닌 전혀 다른 식품이 된다.

감자는 전분질 식품으로 1%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프렌치 포테이토는 지방을 20% 함유하고 있고, 포테이토칩은 40% 정도의 지방을 함유한다. 또 감자 삶은 것은 100g당 72kcal를 내는 반면 프렌치 포테이토는 324kcal, 포테이토칩은 528kcal를 낸다. 감자에 함유된 비타민도 튀기는 과정에서 완전히 상실된다.

때문에 감자의 영양가를 아이에게 먹이고 싶다면 기름에 튀기는 포테이토칩이나 프렌치 포테이토가 아닌 찌거나 굽는 다른 조리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옥수수 가공식품
옥수수를 완전식품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식빵을 살 때도, 콘플레이크를 살 때도 일부러 옥수수로 만들어진 것을 산다. 문제는 이를 보조 식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으로 하는 데 있다.

주식으로 하기에 옥수수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다. 쌀의 단백가가 75인데 반해 옥수수의 단백가는 54밖에 되지 않는다. 또 옥수수에는 비타민 B3를 만드는 트리토판이 함유되어 있지 않아, 주식으로 할 경우 비타민 B3 결핍증인 만성 설사, 피곤, 어지럼증, 만성 두통, 수족 냉증 등을 불러올 위험도 있다.

◈ 콜라
콜라가 몸에 안 좋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콜라를 마실 때 막는 부모들은 별로 없다. 피자를 먹을 때는 아예 콜라를 피처로 시켜주기도 한다. 아직까지도 콜라의 유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결과다.

무심코 마시는 콜라의 문제는 보기보다 심각하다. 먼저 콜라에는 50㎎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같은 양의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60㎎. 하지만 콜라는 커피처럼 한 잔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몇 잔이고 계속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아이들은 커피보다 더 많은 카페인을 콜라를 통해 섭취하게 된다. 카페인은 공격형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여, 아이들을 산만하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만들어버린다. 또 콜라 안에 담긴 설탕도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콜라에는 설탕이 13%나 들어 있다. 콜라 200ml를 먹게 되는 경우 26g의 설탕을 먹게 되는 것이다. 단순 당질인 설탕의 과다 복용은 면역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뇌 대사를 혼동시켜, 아이들의 정서를 불안하게 한다.

콜라에 들어 있는 인산염도 문제다. 인산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몸에 필요한 칼슘이 녹아내린다. 콜라를 많이 먹으면 뼈에 안 좋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나온 것이다.

기획·김수근 기자, 최영선(프리랜서)
도움말·유태종(식품영양학 박사), 김수현(영양과 건강 약국 약사) 

 

출처  모유클릭닉 http://www.momil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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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6-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다 제가 좋아하는 거예요.. 요새도 병에 든 과일 이유식 같은 거 몰래 사먹는데.. ㅠ__ㅠ 글구 포테이토칩과 콜라 없이 무슨 재미로 이 세상을.. 게다가 아이스크림~~!!! 어흑..

밀키웨이 2004-06-14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먹고 살지 막막~~합니다, 저도 -_-

다연엉가 2004-06-1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는것이 겁나는 세상이여....지는 그냥 감자나 한박스 사다놓았습니다. 아이들 간식으로 이젠 한동안 감자입니다.
뭘 먹여야 할지.....

두심이 2004-06-14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방송에서 아이들의 미각에 대한 검사를 했는데..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완전히 미각을 잃었다는 결과를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인스턴트음식에, 학교앞에서 간식을 하는 아이들은 단것에 대해 너무 노출되어있더군요.. 놀랐습니다. 그정도일줄은..올려주신 글이 많은 부모들에게 참고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렇게 귀엽던 아기 공주님

 신나게 나가 놀기도 하고

 

날씨에 대해서도 배우고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바래보지요

 

빨리 이가 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이렇게 맛있는 저녁을 먹을 거 아녀요?^^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아기가 되고 싶기도 해요 ^^

 

병원 따위엔 절대 가고 싶지 않고

 

 

손도 절대 씻기 싫고

 

 

맨날 왜 나만 먼저 자라고 하는거야! 나를 재워놓고 어른들은 도데체 뭘 하는 거지? 궁금했는데

 

 오, 이런! 두 번째 공주가 태어난 것이었여. 역시! 나보고 맨날 일찍 자라고 할 때 알아봤다구...(이 책의 내용과 별개임...^^;; 그냥 구성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것일 뿐 ^^;;;)

 

하지만 정말이지 아직도 내겐 엄마가 필요하다구~~~요.

 

 

가족 사랑 이야기 14 / 프뢰벨

엄마, 엄마, 엄마! 토니 로스 글·그림, 민유리 옮김

 

이 책이 새로 나왔길래 그냥 심심풀이삼아 구성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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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꼭지엔 첨 들어와 보내요...덕분에 새 책 귀경 자알~~하고 갑니다...즐후~!

starrysky 2004-06-1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 보니까 생각나는 거, 옛날에 <딸기공주>라는 애니메이션 혹시 기억나세요?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던 만화인데 거기 나오던 귀여운 딸기공주님이 생각나요. 아, 이뽀라~ ^^

밀키웨이 2004-06-1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인형이 주인공 맞나요? 일본제작품도 있고 미국제품도 있고 해서 말이죠 ^^

저야 본 적이 없는 만화 딸기공주구만요 ^^


starrysky 2004-06-1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음,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만화에서는 훨씬 훨씬 더 귀여웠거든요.
일본 만화였으니까 아마 일본에서 만든 인형이 더 비슷할 것 같기도 해요. ^^

밀키웨이 2004-06-1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열라리 뒤져보고 오겠습니다.
아일비백!

starrysky 2004-06-14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 그렇게 수고 안 하셔도 되는데에에.....(라고 말리는 척하면서, 턱 받치고 앉아 기다리는...;;;)

플레져 2004-06-1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 있니? 넌 진짜진짜 귀여워..........
눈에 넣고 싶을만큼..........!! 아플라나?...ㅎㅎ
 

월요일 오전 11시
소파에 앉아  할 일을 적은 목록을 멍하니 바라본다.
오늘 안에 이 일들을 모두 해치우려고 일부러 8시에 일어났다.
하지만 나는 쌓인 일을 바로 시작하는 대신 쪽지만 뚫어지게 보고 있다.(중략)

쪽지에는 신이 나서 할 만한 일이라곤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일들을 하지 않으려고 차라리 다른 일거리를 생각해 내려고 벌써 세시간째 이러고 있다.
이러면 적어도 나 스스로에게는 좀 명분이 선다.
어쨌든 나는 지금 뭔가 하고 있지 않은가? (중략)

가만 있자, 목록에 적힌 내용을 컴퓨터에 깔끔하게 입력하는 건 어떨까?
그거 좋은 생각이다. 산뜻하고 조직적으로 보일 게 틀림없는데다 내 양심도 두손 들어 환영할 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는 건 대개 그럴듯한 작업을 뜻하니까.
핫하, 자알 나가는데! 이제 슬슬 인쇄를 해보실까?
아니, 그런데 이게 뭐야? 에게, A4 한 장도 안 되잖아.실망인걸. 정말 이것뿐이야?
좋았어, 어디 두고 보자고!
글자 크기를 10포인트 더 키우고 행간을 두 배로 넓힌 다음 다시 인쇄.
푸하하, 장장 3페이지 반에 걸친 오늘의 과제 목록 완성!

- p.11~13

 

이게 첫부분인데 이거 읽고 배꼽 빠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어찌 저와 이리 똑같은지...^^;;

저도 그전에 시험공부 좀 할라고 책상에 앉으면
일단 책상정리부터 하고. 서랍까지 싸그리 다 빼서 말입니다.
그러고 나선 손 씻고 정갈한 마음으로 일단 시험공부 계획을 짭니다.
계획을 다 짜면 그걸 이쁘게 표로 만들죠, 표가 마음에 들 때까지 ^^;;

그러고 나서 이제야 드디어 공부를 하냐구요? 아니죠~~
예상점수를 뽑아야죠.
국어에서 몇점, 영어에서 몇점, 수학에서 몇점, 사회...과학...국사...
이렇게 하면 토탈...***점.
음...이정도면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나~~?
또 수첩 뒤적거리고 예상점수에 따른 가능대학 이름들에다가 밑줄 좍좍 긋고 형광펜으로 색칠하고.
음...알아쓰!
이제 가열차게 공부 시작! 하려고 보니 책상머리에 마땅히 붙어있어야할 엄숙한 표어가 빠졌음을 발견합니다.
내가 잠잘 때 라이벌의 책장은 넘어간다!
4당5락(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
등등등...
더 많았던 거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

표어까지 근사하게 만들어 책상머리에 붙이고 이제 공부를 하려고 보니 아..배가 고프네요.
뭐 좀 먹고 해볼까? 싶어 우적우적 먹고나니 어찌나 피곤하고 졸린지.
아...일단 사전준비가 다 완료되었으니 본격적인 공부는 내일 하자! 그러고 꿈나라로.....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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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2004-06-16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잠잘 때 라이벌의 책장은 넘어간다ㅋㅋ

음악이 글 내용과 참 잘 어울립니다. 짧은 시트콤을 본 기분입니다.^^

밀키웨이 2004-06-16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제가 생각해도 음악 선택은 탁월합니다 쿄쿄쿄
 

얼마나 많은 새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역시나..쫘르륵 올라온 새글들.

내가 즐겨찾기 해논 서재라고는 간신히 30대를 넘었건만.
그 숫자에 이정도 글이라면? 
알라딘 전체로 보았을 때 어제오늘 작성된 새글의 갯수는 엄청날 것이다.

몇주 연속 30위 안에 들것인가에 도전하신다는 분이 누구셨더라? 기억이 가물가물..
찐우맘님이셨나...마태님이셨나..아영어머님이셨나...?
세분 중의 한분이 틀림없는데 말이다.

한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니 다시 등극하기가 무쟈게 어렵다.
이번주도 그래서 통과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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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6-1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밀키님이야 큰거 한큐로 남들 50주 연속 30위 등극을 날리쟎수...어흑!

아영엄마 2004-06-1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전해 보겠다고 한 거라면 제가 아닐까요? 진/우맘님이나 마태우스님은 이미 10주 연속은 넘으셨으니... 밀키웨이님도 꾸준히 리뷰 올리시니 30위권내에 머물러 계시지 않을까.. 아니 그보다 노피솔님~ 밀키웨이님이 어디에서 리뷰 당선되셨나요? 50주에 곱하기 5000하면 얼만가.. 음...

밀키웨이 2004-06-1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영어머님
우리끼리 야그지만 솔님이 좀 계산이 안되셔요 ^^
솔님의 계산법은 제가 판단컨데 50주 연속 1000원이라고 생각하시고 하신 말씀이시옵니다.
그러니까 50000원이라는 야그이옵지요 ^^
5만원...낯익은 액수이지 않습니까? ^^

진/우맘 2004-06-1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타. 그래도, 주말엔 평일보다 글들이 급감하던데요?
마치 '황금같은 주말에 서재에서 죽치고 있을 순 없지!' 하는 것처럼....

starrysky 2004-06-1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는 예전에 비해 글 수가 확실히 줄었어요. 전에는 정말 밀키님 말씀대로 주말에는 브리핑이 넘쳐나서 스크롤링을 해도 해도 끝이 없었는데, 이번 토요일엔가는 글이 너무너무 없더라구요. 그래서 무지 심심했다는..;;
진/우맘님 페이퍼와 부리님 삼류소설에 쓰신 것처럼 잠수하시는 분들께서 어여 컴백하셔야 할 텐데요..
 

 

        

□ 아카시아는 아까시나무의 잘못 쓰인 말이므로 수정해야

서울 근교의 어디를 가나 아까시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 근처에서 흔히 눈에 띄기 때문에 온 산을 뒤덮고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까시나무가 자라는 곳은 길가, 밭둑 같이 사람들의 생활공간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그러다 보니 아까시나무가 전국을 뒤덮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과수원 길이라는 동요 속에서는 아까시를 아카시아로 잘못 부르고 있다. 아까시나무와 아카시아는 같은 콩과식물이지만 그 속(屬)은 완전히 다르다. 아까시나무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낙엽교목이다. 원산지에서는 키가 20~30m나 자라고 가슴 높이 지름이 2m나 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아까시나무는 참으로 고마운 나무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값진 나무임에 틀림없다. 우선 아까시나무의 이름부터 살펴보자. 학명 로비니아 쉐도우 아카시아(Robinia pseudo-acacia)는 16세기 스페인의 로빈 대령이 이 식물을 유럽에 전했으므로 식물학자 린네가 그의 이름을 따 속명을 로비니아(Robinia)라 했다. 뒤의 종소명 쉐도우 아카시아(pseudo-acacia)는 아카시아를 닮았다는 뜻이다. 즉 로빈 대령이 갖고 온 아카시아 비슷한 나무라는 뜻이다.

아까시란 가시가 있다는 뜻으로 붙여진 로비니아(Rhobinia)를 일컫는 우리말이고, 아카시아(Acacia)는 열대성 관목을 지칭하는 라틴어 속명이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로 적은 것은 분명 잘못된 표기이다. 아카시아는 열대성이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경우 밖에서는 살 수 없다. 온실에서나 가꿀 수 있을 뿐이다. 또 일부 백과사전에서는 아까시나무를 아카시라고 적고 있는데 이것도 잘못되었다.

수많은 문학 작품에서도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로 적고 대중가요에서도 대부분 아카시아로 노래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조차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로 가르치는 것은 정말 문제이다. 로비니아를 아카시아로 하면 진짜 아카시아는 뭐라고 적을 것인가?


□ 가장 먼저 식재한 곳은 경인 철도변의 절개지

아까시나무를 우리 나라에 도입하여 처음 식재한 곳은 경인 철도변과 용산의 육군본부 자리이다. 1910년 결술국치가 있은 얼마 후 독일 총 영사 크루거가 아까시나무 묘목을 들고 초대 총독인 테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를 찾아갔다. 당시 노량진과 제물포간의 경인 철도 변에 심을 수종에 대해 테라우치가 자문을 구했기 때문이다. 크루거는 중국 산동성의 독일령 청도(靑島)에 자국에서 옮겨와 심은 아까시나무가 잘 자란다고 했다.

테라우치는 중국으로부터 수만 그루의 아까시나무 묘목을 들여왔다. 경인 철도변에 식재한 것을 본 당시의 프랑스인 불어교사 에밀 마텔은 번식력을 걱정하여 산지에는 심지 말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독부 당국자는 전국의 헐벗은 산에 아까시나무를 심어 화목으로 쓰도록 한 것이 대량식재하게 된 동기이다.

아까시나무로 황무지를 녹화한 예는 많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테네시강 유역의 황무지에 아까시나무를 심어 푸른 숲으로 가꾸는데 성공했다. 프랑스 동부의 산악지대, 독일 서부지역에도 아까시나무를 심어 푸른 숲을 만들었다. 숲이 우거진 뒤로 물이 풍부해 졌고 황무지에 목장을 만들어 수많은 젖소를 치고 있다. 지금은 젓과 꿀이 흐르는 낙원으로 바뀐 셈이다.

아까시나무는 꽃이 아름다워 관상수로 심어도 좋다. 중국의 대련시(大蓮市)에 가면 아름드리 가로수가 모두 아까시나무라는 데 놀라게 된다. 공원에도 거대한 아까시나무가 자란다. 우리 나라에서는 일부 지방에서 가로수로 아까시나무를 심은 적이 있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서울시청에서 명동으로 넘어가는 소공동 중간 쯤에는 건물 앞 조경수로 늙은 아까시나무가 심어져 있다. 해마다 꽃이 피어 그윽한 향기로 도시인의 찌든 마음을 씻어 준다.


□ 황무지를 녹화할 수 있는 유망한 경제수

아까시나무는 콩과식물이다. 잎은 녹비효과가 뛰어나 토양을 빨리 기름지게 한다. 그러나 이 나무 밑에서는 초본식물이 자라지 못한다. 지나치게 잎이 무성하여 햇빛이 지면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기의 우리 나라 조림에 있어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수종이 바로 아까시나무였다.

헐벗은 산, 그것도 산성토양이 섞인 암벽지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수종을 찾던 중 아까시나무가 선택되었다. 초기에는 일인들에 의해 대량 번식돼 전국각지에 심어졌다. 광복 후 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10대 조림 수종에 들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나무였다. 당시에 심어진 아까시나무는 초본 류도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땅을 점차 비옥한 토양으로 바꿔나갔다.

얼마 전 태백산 금대봉 식물 탐사 길에 그 곳 광산지대를 지날 때였다. 당시에는 광산에서 버린 폐석 더미를 녹화하는 일이 큰 문제였다. 석탄을 캘 때 나오는 폐석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그대로 두면 장마기에 산사태의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어떤 나무를 심어야 살 수 있을까 궁리하고 있었다.

태백시에서는 근류균을 갖고 있는 물오리나무를 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폐석의 자갈더미에서 물오리나무 묘목이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아까시나무를 심으라고 태백시에 건의를 한 적이 있다. 담당자의 회신은 외래 수종이어서 주민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여 2~3년 뒤에 그 곳을 찾았을 때는 물오리나무는 예상대로 모두 말라죽고 아래쪽 물기가 있는 곳에만 몇 그루가 겨우 목숨을 유지하고 있었다. 완전히 실패한 조림 사업이었다. 그 후 다시 아까시나무 조림이 시작되어 연차적으로 식재한 결과 지금은 잘 자라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이제는 아까시나무를 베고 다른 나무를 심어도 살 수 있을 것이다.

아까시나무는 콩과식물의 특성을 잘 간직하고 있는 낙엽교목이다. 뿌리에 기생하는 근류균이 질소를 고정하므로 유기질이 적은 곳에서도 살아가는 나무이다. 황무지나 다를 바 없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떨어진 잎이 땅을 비옥하게 한다. 그 후 아까시나무를 자른 곳에 경제수를 심어 원래의 푸른 산으로 뒤돌려 놓을 수 있는 것이다.



□ 잎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양질의 가축사료

아까시나무는 번식력이 강한 나무이다. 씨가 익으면 꼬투리가 말리면서 뒤틀려 그 속에 든 씨를 멀리 퉁겨 보낸다. 또 어떤 것은 꼬투리 째 떨어져 바람을 타고 빙글빙글 돌면서 멀리 날아간다.

딱딱한 씨는 발아력이 좋은 편은 못되나 양지에 떨어진 것은 싹이 터 한 해에 거의 2~3m까지 자란다. 또 지하경은 옆으로 기면서 뻗어가다 개활지를 만나면 금방 어린줄기로 솟아오르고 이어 큰 나무로 자란다. 그 때문에 시골에서는 산소에 돋아나는 나무로 가장 골치를 썩이는 나무가 바로 아까시나무이다. 뽑아도 쉽게 뽑히지 않고 끊어지면 남은 부위에서 다시 싹이 돋기 때문에 없애기에 여간 힘든 나무가 아니다.

아직도 시골 사람들은 왜놈들이 나라를 망치려고 몹쓸 가시나무를 심었다고 믿고 있다. 더욱이 묘지를 죽은 이의 유택으로 믿고 있는 우리의 전통 사상과 얽혀 묘지 근처에 심어진 아까시나무 뿌리가 관을 뚫고 들어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은 아니다. 아까시나무는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고 옆으로 얕게 뻗어나가는 나무이다. 묘지에서 아까시나무가 잘 자라는 것은 그 자리에 볕이 충분히 비취기 때문이다.

아까시나무는 도입식물이지만 이제는 우리 땅에 귀화한 자생식물이다. 잎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서 양질의 가축 사료로 쓸 수 있다. 지난 60년대 산림청에서는 세계 최초로 가시 없는 아까시나무를 작출해 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가치를 이해하지 못해 종을 보존하지 못했지만 미국에서는 한국의 가시 없는 아까시나무를 대량 번식하여 사료로 쓰고 있다.

그 동안 소나 말, 양, 토끼, 염소 등 초식동물은 물론 돼지나 닭의 사료로도 써 왔다. 그러나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청정 사료로는 쓸 수 없었다. 줄기를 베어 말렸을 때 잎이 떨어지면 줄기를 걷어내고 남은 잎을 사료로 썼다. 그에 비해 가시 없는 아까시나무 줄기는 여름철에 가지 째 잘라서 분쇄기에 넣어 다른 사료와 섞어 가축에게 먹일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을 상징하는 식물 하면 먼저 세퀘이어나무가 생각날 것이다.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나무가 바로 아까시나무이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밀원식물이다. 유럽에서는 아까시나무의 밀원가치를 널리 인식하여 지금도 심고 있다. 특히 동구권 체코, 폴란드, 유고 연방 같은 나라에서는 대규모 아까시나무 숲을 조성하여 꿀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잘 자란 아까시나무도 공연히 트집을 잡아 베어내고 있다. 설탕 한 톨 생산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아까시나무 없으면 어디서 꿀을 얻겠는가. 우리 나라 꿀 생산량의 70%를 아까시나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아까시나무야말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나무임에 틀림없다.


□ 아까시 목재는 결이 곱고 탄력이 있어 고급 공예재로

아까시나무 꿀은 향기가 좋고 맛이 순하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아까시나무 꿀을 상품으로 친다.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나라는 워낙 많은 꿀을 생산하기 때문에 설탕보다 꿀의 값이 더 싸다고 한다. 최소한 이 나라에서는 가짜 꿀 시비는 없는 셈이다. 아까시나무는 꿀이 흐르는 나무라 하여 영어로 꿀벌나무(Bee tree)라 한다. 뒤틀린 꼬투리를 보고 검은 메뚜기(Black locust) 나무라 했다.

목재는 단단하고 질겨서 가구를 만들면 탄력이 좋아 잘 부러지지 않는다. 서부 개척시대에 아까시나무 목재로 마차를 만들었고 열차도 아까시나무 목재로 만들었다고 한다. 또 아까시나무 목재로 배를 만들었는데 오래도록 물에 잠겨 있어도 잘 썩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지난 6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에 우마차가 다녔다. 그 때 우마차의 차체는 모두 아까시나무와 참나무 목재를 사용했다고 한다. 참나무는 단단하지만 무거워서 좋지 않았고 가볍고도 질긴 아까시나무 목재를 으뜸으로 꼽았다.

마포에서 제작된 우마차는 전국 각지에서 반입된 질 좋은 아까시나무 목재로 만들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아까시나무를 목재자원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밀원식물에서 가치를 찾으면 몇 배의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아까시나무는 꽃을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무이다. 생으로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을 수 있고, 입맛에 따라 마요네즈나 토마토 케셳에 찍어 먹어도 좋다. 상추쌈에 곁들이면 맛과 멋 그리고 향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차를 끓이면 운치도 좋고 빛깔 고운 찻물에 싱싱한 꽃 두어 송이를 띄우면 한 쌍의 원앙이 연못에 노니는 것처럼 신비감마저 감돈다.

아까시나무 꽃을 쌀가루에 버무려 찌면 맛깔스런 백설기가 된다. 아까시나무 꽃밥에 아까시나무 물김치를 곁들이면 이보다 더 기막힌 요리가 있을까. 새로 돋아난 싹도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줄기를 된장이나 고추장 항아리에 박아두면 훌륭한 밑반찬 장아찌가 된다. 잎을 갈아 녹즙을 만들고 그 물에 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나 빵을 만들어도 좋다. 이처럼 아까시나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자원식물인 셈이다.

몇 해전 어느 교수가 한 일간지에서 아까시나무 망국론을 쓴 일이 있었다. 실로 어처구니없는 글이었다. 그 교수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비뚤어진 상식으로 우리 국토에서 아까시나무를 모두 잘라내야 한다고 글을 썼다. 그 글을 본 몇몇 뜻 있는 학자들이 모여 한국아까시나무연구회라는 단체를 설립하였다. 나무 한가지를 연구하기 위한 학술단체로는 국내에서 최초로 설립된 것이다.

또 한국양봉협회에서는 아까시나무를 더 많이 심고 심어진 나무는 더 이상 베지 말아달라고 당국에 건의를 하기도 했다. 양질의 꿀을 생산하는 아까시나무야말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나무인 까닭이다.




□ 아까시나무는 쓰임새 많은 미래의 생명자원

우리 땅에 있는 생명 자원을 잘 가꾸고 사랑하는 일도 중요하다. 자생식물은 이 땅의 환경에 적응하는 힘이 강해서 큰 힘을 기울이지 않아도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외래식물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식물 국수주의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땅에 없는 식물자원이면 그 것이 어느 나라이건 가리지 말고 더 많은 생명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국익이다. 물론 황소개구리나 베스처럼 토착 생태계를 교란하는 생물 종의 방사는 위험한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세계의 식물 종을 수집해 왔다. 지금의 세태를 종자전쟁 시대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전국 각지에 심어진 아까시나무가 때아닌 수난을 받고 있다. 외래 수종인 아까시나무가 우리 자생 수종을 몰아내고 전국의 삼림을 고사시킨다는 것이다. 잘못 알려진 식물 지식 때문에 밭둑이며 도로 가에 심어진 나무까지 무차별 잘려나가고 있다. 쓸모 없는 아까시나무의 그늘 때문에 농작물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라면 일리가 있다.

또 근교에서 자라는 아까시나무를 서울시에서는 불량수종라는 이름으로 모두 잘라내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아까시나무는 이름처럼 아무 쓸모 없는 불량 수종일까.

앞에서도 아까시나무는 강한 볕을 좋아하는 양수라고 했다. 다른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바위틈에 간신히 뿌리를 내려 수십 년을 버텨온 고마운 나무이다. 서울 근교의 산지는 대부분 산성 토양이다. 바위틈에 조금 남은 마사토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아까시나무를 죽여버리겠다는 것이다.

위험 천만한 일이다. 바위틈에서는 관목만이 살 수 있을 뿐 그 어떤 교목도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 더구나 인공 조림으로 아까시나무 숲을 대신할 만한 수종이 있겠는가. 기존의 아까시나무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상수리나무나 층층나무, 말채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이런 수종은 한 마디로 어렵다.

물이 풍부하고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수종을 바위 위에 심겠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 더구나 거름기가 없는 마사토에서는 소나무마저도 살 수 없다. 아까시나무 만이 근류균을 통해 스스로 질소를 고정하기 때문에 삼청동 공원의 바위 위에서, 남산의 암봉에서, 그리고 관악, 도봉, 아차산에서도 매년 꽃을 피워 맑은 향을 퍼뜨리는 것이다.

밭둑이나 농지 주변의 아까시나무는 일부 농민들의 손에 의해 껍질을 벗긴 채 말라죽고 있다. 또 변두리 마을 뒷산에 서 있는 아까시나무는 체육시설 확충으로 야금야금 먹혀 들어가고 있고 텃밭을 일굴 때 방해가 된다고 하여 그루터기를 불태우고 있다.

아까시나무는 절대 불량수종이 아니다. 일본 사람들이 우리 땅을 망치려고 심은 것은 더욱 아니다. 아까시나무가 없었다면 헐벗은 우리 산야가 이처럼 풍요로운 숲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아까시나무에게 매일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빈터나 도로 절개지 같은 곳이 있다면 환경공해에도 강한 아까시나무를 심어 빠른 시일 내에 숲을 조성해야 한다.

북아메리카에서 들여온 귀화식물이지만 언제인가 이 땅에서 사라질 나무이다. 이 땅의 자생식물로 이루어진 숲이 무성해 지면 아까시나무는 그늘에 가려 저절로 죽어버리고 만다. 그 때까지는 잘 가꾸어 생활에 이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 미워 할 것이 아니라 개발하기에 따라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원식물이 바로 아까시나무이다.

 

출처 생명의 나무 http://moolpool.hihome.com/main.htm

 


 

[광릉 숲에서 보내는 편지]

 <57>천덕꾸러기 오해 '아까시 나무       

 

며칠 전이었습니다. 광릉 숲에 있는 연구실 일을 조금 늦게 마치고, 퇴근길 정체를 헤치며 서울 도심의 한 건물에 가서 한 두 시간 정도 책을 검토하고 보니 밤 11시가 훌쩍 넘었더군요. 하루 종일 바쁘게 종종거리며 지낸데다 시간이 없어 차에서 김밥 한 줄로 때우고 난 터라 몸과 마음이 많이지쳤습니다.
육중하게만 느껴지는 그 건물의 유리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어디에선가흘러오는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바로 아까시나무 꽃 향기였습니다. 다른잡다한 일에 시야를 빼앗기지 않는 밤에, 문득 스쳐가는 달콤하면서도 청량한 내음으로 전하는 그 꽃의 위로가 너무 고마워 하마터면 울컥 눈물을쏟을 뻔 했습니다.

아까시나무는 많은 사람들이 미워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는 애증어린나무이지만 적어도 저는 그 순간 ‘한 나무가 가진 미덕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왜 아카시아를 아까시나무라고 하는지 의아해 할 터이니 우선 이것부터 설명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카시아(acacia)’라는 나무는지금 꽃이 한창인 나무가 아니라 열대지방에 관목상으로 자라는 다른 나무입니다. 아까시나무는 학명에서 ‘가짜 아카시아’라는 뜻인데 우리나라로들어와 진짜 아카시아로 되어 버린 것이지요.

아카시아라는 이름이 주는 세련되면서도 친숙한 느낌으로 이 이름을 버리기는 못내 아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틀린 것은 틀린 것입니다. 본래 이 이름의 주인은 따로 있으니 우리는 아까시나무로 해야 맞습니다. 식물 이름은, 특히 세계가 공통으로 쓰는 라틴어 학명은 마음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식물이름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국제식물명명규약’이란 것이 있어 선취권을 엄격하게 따져 이름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사랑 받기보다는 좀 더 많은 미움 받는 아까시나무. 하지만 이 나무가 살아가는 방법을 엿보며 조금씩 이해하면 오히려 미안한 것은 바로 우리가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눈총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우리 땅을 버린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까시나무는 일제시대 때 산을 수탈하느라 소나무를 마구 베는 바람에 산사태가 우려되는 땅에 응급복구용으로 들여와 심은 것이지, 이 나무 스스로우리 땅을 나쁘게 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해방이 되고도 한동안 연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빨리 자랄 땔감으로 쓰도록 식수를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콩과 식물인 이 나무는공중의 질소를 고정해 땅을 비옥하게 할 수도 있으니 이 나무 입장에서는억울하지요. 그저 시기를 잘못 만났을 뿐입니다.

아까시나무가 있는 숲은 나쁜 숲이라는 얘기도 그렇습니다. 좋은 숲과 나쁜 숲을 딱 잘라 구분하는 것도 어렵지만 일단 우리나라 고유의 나무들이어우러져 살아가는 숲을 좋은 숲이라고 말한다면 아까시나무는 이 숲에 들어가 살 수 없습니다.

이 나무는 자라는데 햇볕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그늘 속에서 견디면 군락을 만들어나가지는 못합니다. 언젠가 숲의 천이(遷移)를 설명하면서 이 원리를 설명했지요. 그러니 나쁜 숲이라는 것도 역시 우리들에게 일차적인책임이 있지, 아까시나무 탓은 아닌 듯합니다.

다음 주엔 아까시나무의 무서운 가시와 더없이 달콤한 꿀 이야기를 좀 더할까 합니다. 그 전에 문밖으로 나가서 아까시나무 향기와 조우해 5월의기운을 한껏 느껴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출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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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심이 2004-06-1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소름 끼칩니다. 이것 언젠가 아까시나무에 대해 TV에서 했는데..제가 아카시아나무를 왜 일본말처럼 아까시나무라고 하는거야..궁금해하던차에 이것을 보게 되었거든요.
저, 아까시나무 너무 좋아하거든요.. 딱 이내용을 방송했었습니다. 너무 감정의 선이 님과 닿아서 놀라운 마음 뿐입니다.

밀키웨이 2004-06-13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선의 맞닿음이라 ^^
제가 아까시나무를 참 좋아하거든요, 그 향기도 그렇구요.
어릴 적 동네어귀에 커다란 아까시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 이파리 따서 가위바위보해가며 누가 먼저 이파리 다 떼어내나 그 놀이도 재미있었고
저녁 무렵 동네에 들어서면 맡을 수 있던 그 향기도 좋고 ^^

그런데 그게 반일감정과 맞물려서 저걸 다 뽑아내라고 해야 하나...우리나라 소나무 다 망친다잖아? 그러다가
이리 새롭게 알게 되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조선인 2004-06-1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퍼갑니다.

밀키웨이 2004-06-1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좀 많이많이 퍼가셨으면 좋겠어요 ^^
그래서 좀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영엄마 2004-06-14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아까시나무가 일본에서 들어와서 벚나무랑 함께 나쁜 나무라는 말을 종종 들었어요. 번식력이 강해서 다른 나무들까지 못 자라게 한다나.. 저도 퍼갈께요.. 추천도 한 표~

밀키웨이 2004-06-14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아영어머님. 이글 그곳에서도 많이많이 퍼가라고 좀 해주세요 ^^

2004-06-17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용,,,

상일동 맘 2011-05-2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까시나무 참으로 고마운 나무 이군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