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X-DAY 2 - 완결
미즈시로 세토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어째서 제목이 <그들의 X-day>가 아니라 <그녀들의 X-day >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주인공 네명중 두명만이 여자이고, 모두들 사연을 가지고 있는데.
원제 역시 <그녀들의 X-day>인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 막 붙인 이름도 아닐터.
 
누구나 흔히 겪을수 있는 재수없는 일들의 연속인 일상.
아주 작고 세세한, 내일이면 잊혀질지도 모르는 일상의 아주 조그만 단편이 쌓여
세상을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일상.
누구나 그런 경험있지 않나.
 
남자친구를 라이벌인 후배에게 뺏기고,
입맛이 없어서 밥을 남겼을 뿐인데, 친구들은 다이어트한다고들 수근대고,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이 해체되고,
좋아하는 시계는 망가져버리고,
쓸데없이 가족들과 싸우고,
대각선에 앉은 애는 이유없이 날 보고 비웃고,
만원지하철은 언제나 지긋지긋하고,
싫어하는 여자는 스토커처럼 죽어라 하고 쫓아다니고....
 
그래서 살기 싫은 주인공들.
크게 불행해서 라기 보다는, 하나하나 작은 것들이 쌓여서 세상에 대한 어떤 사랑도 남지 않고,
내가 참아서 누군가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니 죽어버리고 싶다고 말하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을 탓하는 주인공들.
너무 극단적이지 않아서, 그들의 세상에 대한 투정은 마음에 와닿으면서도 귀여운 느낌까지 들었다.
 
어느 채팅방에서 만난 네명의 주인공은 이 지긋지긋한 일상들로만 가득찬 학교를 폭파시켜 버리기로 한다.
어쩌면 그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다만, 이 짜증스러운 일상을 바꿔보고자 그런 비현실적인 계획이라도 붙잡고 늘어지고 싶어했었던 것뿐.
 
조금 우울하고, 조금 행복하고, 조금 잔잔해서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만화였다.
매우 차분한 진행과 안으로 폭파해 들어가는 것같은 감정처리 또한 마음에 들었다.
뒤에 나오는 단편은 보고나서 쓸쓸한 여운을 남겨서 더더욱 좋았다.
 
잔잔하고 조분조분한 만화를 좋아한다면 강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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