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역사
크리스토프 르페뷔르 지음, 강주헌 옮김 / 효형출판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1990년대에 길거리마다 널려 있던 하얀색 간판과 짙은 고동색 간판의 커피전문점들이
생각난다. 이름하여 하얀색 간판은 사카 라는 이름이였고 짙은 고동색 간판은 자뎅이라
는 이름을 달고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커피 한잔을 시켜서 오랜시간 친구와 수다를
떨 수 있었던 공간. 혹자는 카페...혹자는 일본에서 건너온 커피전문전에서 그 당시 지인
들과 시시껄렁한 이야기 혹은 진지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던 시간이 생각난다.

커피라는 이 시커먼 음료가 유럽이라는 지역 그러니까 콕 찝어내라면 프랑스라는 나라에
상륙을 하면서 발생한 문화공간에 대해서 아직까지 존재하는 곳은 고풍스런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천연색 사진으로 그리고 그때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발췌했을 흑백톤의
사진이 책 여기저기에서 자태를 뿜어내고 있는, 시각적인 이미지로 눈을 즐겁게 해주는
책이다. 1차적으로 이러한 사진들이 눈의 사치를 한껏 누리게 해주었다면 책속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활자라는 이미지로써 또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단지 프랑스에서 커피
혹은 술을 파는 공간인 카페의 역사와 유례만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모든 것을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 문인 혹은 화가, 음악가...심오한 정신세계를 뇌속에 간직하고 있는 철학자들...아울러
그당시 격동의 사회의 소용돌이 중추에 있었을 사상사들의 모습까지....

더불어 그나라의 일개 평민과 소시민들의 여가모습까지 259페이지에 빼곡하게 묘사를 한
이책을 통해 표면적인 멋스러움과 약간은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파리지엔느들의 모습들이
(그러니까 야외테이블에서 한껏 멋을 부리면서 커피를 홀짝거리는) 다소는 가깝게 느껴지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

뱀꼬리 : 책장을 살펴보니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이 제법 눈에 띄었다.
그중에 한권이 바로 이책이였다는......이 책을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를 안돌려주고
다분히 독선적인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다소 희석되었을지는 몰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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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9-2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품절이군요. ㅜ.ㅡ

똘이맘, 또또맘 2006-09-2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뎅에서 알바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없어졌답니다. 법원 앞에 있어서 다양한 손님들이 오갔는데, 언제나 같은자리에서 책 펴놓고 두세잔씩 커피 리필하던 중년의 정체모를 부인이 생각나네요.

건우와 연우 2006-09-2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빼앗긴 문화재는 속이 터지지만, 그들의 문화는 부러워요....^^
수다에서 토론까지......^^

Mephistopheles 2006-09-25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 아..예...옛날에 사놓고 책꽂이에서 고이고이 잠들어 있던 책인지라...^^
똘이맘님 // 그때 길거리에 자뎅과 사카는 많이도 있었어요.. 특히 대학교 앞에는
어김없이 존재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건우와연우님 // 그들의 문화가 부러운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자신들의 입으로 최고 최고..를 운운하는 모습을 별로 보기좋진 않더라구요..^^ 더군다나 맛의 기준은 나라마다 인종마다 다 틀린데..자신들의 식재료로 세계 3대 진미라고 추켜세우는 모습은 꼴사납게 보이기까지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