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해서는 물건을 안잃어버리는 나는 어제 밤에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다.
핸드폰. 술도 안먹었고 말짱한 맨정신에 단지 문제라면 귀가하는 버스에서
피곤해서 좀 졸았다는 것 뿐..
아마도 급하게 내리다 헐렁한 외투 주머니에서 흘러나왔나 보다.
핸드폰이 없어졌다는 걸 알게 된 건 새벽 4시...전화를 걸었더니 전원이 꺼져
있어 연결이 안된단다..제길슨...
급하게 서비스센터에 전화걸어 분실신고를 할려하니 서비스 오류라는 짜증나는
언니의 목소리만 들렸다. 가뜩이나 요즘 잠이 줄어 죽겠는데 이 언니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류~ 오류~ 만 떠들어 댄다. 망할..새벽에 집밖에 나가 담배 두대
를 연달아 빨고 와서 확 자버렸다.
오늘 아침 혹시나 사무실에 있을까 하는 마음에 달려와 봤으니 내 핸드폰은 어
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저멀리 요단강을 건너버린 것이다.
이거참. 버스에서 핸드폰을 습득하셨던 어머니는 손수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핸드폰주인을 찾아주신 적이 있다는데. 세상이 다 내 어머니 같은 사람만 사는게
아니다 보니 내 핸드폰은 아마 내손으로 돌아오지 않을 듯 싶다.
요단강을 건너버린 핸드폰이야 그렇다 치고 물건을 잃어버릴 정도로 요즘 방심하고
살았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되고 여러모로 가지가지 잡생각이 많이 나는 오늘 하루
의 시작이 아니였나 싶다.
3월말에 핸드폰지원금 제도가 부활한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통신사에서 제공해 주는
임대폰으로 살아야 할 듯.. 그나저나...이 걸 마님에게 어떻게 애기한담..
몇칠 간 마님의 사자후 잔소리에 기력이 딸릴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