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먹방(먹는 방송)”이란 단어를 종종 마주친다. 설명을 해보자면 방송 중에 먹는 장면을 통칭하는 말로써 얼마나 음식을 맛나게 먹느냐에 따라 “먹방”이란 칭호가 붙는다고 한다. 배우 하정우가 유명세를 치렀고, 모 오락프로그램에선 출연진으로 나오는 어느 아이가 화제이기도 하다.
아마도 타고난 복이 아닐까. 복스럽고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섭취한다는 건 분명 같이 밥 먹는 입장에선 환영받아 마땅하다. 깨작깨작, 끼적끼적 밥상머리 예절이 전혀 안 갖춰진 사람과 밥을 먹는 게 얼마나 고역인지 경험해본 입장에선 말이다.
고독한 미식가(고독하긴 개뿔...행복해보이기만 하다..)
요즘 간간히 즐겨보는 어느 드라마를 보며 “먹는다,”라는 의미가 얼마나 행복한 건지 깨닫게 된다. 드라마의 내용은 단순하다. 주인공 남자가 일을 하다 갑자기 멈춰 서서 멍한 표정을 지으면 그것을 신호로 위장을 채워 줄 음식물 수색이 벌어진다. 조목조목 따져가며 오늘은 무얼 먹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위치 선정 후 자리 잡고 음식물을 흡입하면 한 편의 드라마가 끝이 난다. 편식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이 남자는 “맛있다.” 란 판단이 서버리면 대책 없이 과식을 하곤 한다.
분명 연기임에 확실한데 역할을 맡은 배우의 “먹방”은 지켜보고 있으면 침이 꼴딱꼴딱 넘어간다. 어찌나 맛나게 음식을 씹어 삼키는지, 생판 가보지도 먹어보지도 못한 음식을 보며 파블로프의 개 마냥 입안에 침만 가득 고이곤 한다. (입은 먹느라 바빠서 대사의 80%는 방백으로 진행된다.)
수입인테리어소품 자영업자인 주인공 “고로”의 모습에서 무언가를 먹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것인지 보여준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한 끼 떼 운다. 라는 개념은 이 사람에겐 용납할 수 없는 사항이다. 자영업자란 위치를 십분 활용해 방방곡곡을 싸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섭취한다. 재미있는 건 드라마에서 나오는 음식이나 밥집이 실존한다는 것이다.
원작 만화가가 드라마의 말미에 등장해 극중에 나온 식당을 방문하여 같은 메뉴를 주문하여 직접 맛을 보며 평가를 내리는 장면을 보여주니까. 친절하게 스마트 폰 엡을 통해 위치정보까지 알려준다. 간접광고, 선전의 의미가 짙긴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먹거리 X파일 같은 프로그램이나 일부 파워 블로거들이 일으키는 만행을 생각한다면 그나마 신빙성은 있어 보인다.
뱀꼬리 : 하지만 비행기나 배타고 가야 한다는 함정이 존재.(또는 방사능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