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에 순응하는 양이 될 것인가. 아니면 체제를 불응하는 늑대가 될 것인가.

 

많이도 봐왔던 주제다. 정형화되고 규격화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위의 명제에 직, 간접적으로 맞닥트리곤 한다. 대부분 극단적인 선택대신 정도의 타협 선을 마지노선으로 지정하고 절충안을 제시한다. 사회에서건 가정에서건 크거나 작게 포함되어 있는 소속 집단에서 이런 선택의 갈림길은 빈번하게 일어나곤 한다.

 

 

  표현의 규제가 없는 애니메이션이기에 이런 명제를 극단적으로 양분시켜 버린다. 근 미래 통제라는 개념의 사회 속에서 중앙네트워크 “시빌리”시스템에 의해 개개인은 사이코패스 라는 범죄계수를 부여받는다. 점수로 환산되며 지수가 높을수록 예비 범죄자의 취급을 받아 수감된다. 레드 존에 들어갔을 경우 공안(경찰)이 휴대하고 다니는 “도미네이터”라는 시빌리 시스템과 연결된 무기에 의해 즉결 처분도 가능하다. “마이너리티 리포터”에서 보여줬던 예상가능 범죄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개념보단 조금은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도미네이터(Dominator)

 

공안과 감독관과 감찰관의 특수무기로 상대방을 제압하는데 쓰인다. 평상시에는 락이 걸려 있으나 시빌라 시스템과의 직접적인 연결로 대상의 사이코패스 지수를 측정하여 3가지 모드로 변형 가능하다.

 

1. 기본/제압형 - 논 리셀 패럴라이저 (Non-lethal Paralizer)

-사이코패스 지수가 110이 넘어가는 경범죄 처벌형으로 말 그대로 상대방을 기절시켜 제압하는 모드.

 

2. 살인형 - 리셀 엘리미네이터 (Lethal Eliminator)

-사이코패스 지수가 300이 넘어가는 중범죄 처벌형으로 즉결처분이 가능한 모드. 일예로 마키시마 쇼고는 츠네모리 아카네 앞에서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사이코패스 지수가 100 밑으로 밑돌아 도미네이터에 의한 처벌이 불가능해진다.

 

3.파괴형 - 디스트로이 디컴포저 (Destroy Decomposer)

-도미네이터의 최고 출력 모드. 인간 살상용을 능가하며 감독관 감찰관의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어떤 물리적인 공격에 대응하는 방식.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세 가지 부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범죄계수가 지극히 낮아 사회의 순응하는 부류, 잠재적 혹은 지속적 범죄계수의 상승으로 인해 주의 관찰, 혹은 격리가 요구되는 부류, 그리고 범죄와 살인을 저지르고도 사이코패스라는 범죄계수가 높아지지 않는 돌연변이. 이 세 가지 부류는 극을 이끌어가는 3명의 중심인물로 대변된다.

 

우수한 성적과 범죄계수의 증폭의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이는 신참 공안 감독관 “츠네모리 아카네” 전직 공안이지만 범죄현장과 동료의 무참한 피살로 인해 사낭개 감찰관의 길을 걷게 되는 “코우가미 신야” 각종 강력 범죄를 일으키면서도 낮은 사이코패스 지수를 유지하며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마키시마 쇼고”

 

 

츠네모리 아카네- 심리적으로 지나칠 정도로 안정된 사이코패스의 소유자. 자신의 면전에서 마키시마 쇼고가 친한 친구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심리적인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 거칠고 반동적인 사냥개 같은  코아가미 신야의 직속 감독관.

 

 

코우가미 신야- 공안의 미친 사냥개. 전직 감독관 출신이었으나 잔인하게 살해된 동료의 사체를 목격한 후 사이코패스의 지수가 높아져 감찰관으로 격하된 후 반사회적인 인물 마키시마 쇼고의 제거에 모든 걸 내건다. 통제를 요구하는 시빌리 시스템으로 보자면 역시 반사회적인 인물.

 

 

마키시마 쇼고-지능형 반사회적인 인물. 그의 목적은 획일화되고 통제된 "시빌라"시스템의 정체를 폭로 시키고 파괴하는 것이 목적. 반동적 사상을 가진 인물들을 선동하며 사회 붕괴를 조장하는 일종의 아나키스트적인 혁명가. 사이코패스가 언제나 일정한 수치를 나타내는 돌연변이 특이 체형.  

 

총 22화로 끝을 맺는 동안 통제된 시스템 “시빌라”의 진실과 획일화된 사회에서 일어나는 작은 균열이 미치는 사회적인 영향 등이 제법 밀도 있게 다뤄지고 있다. 한번쯤 보고 사회에 소속되어있는 개개인의 입장이 순한 양인지, 충직한 사냥개인지, 고독한 늑대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요즘 사회가 어찌 점점 극단적이며 양분화 되는 모습을 띄어가는 것이 그냥 우습게 넘겨짚기에는 은근히 심오한 애니메이션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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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3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4-04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3-04-0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급된 가지 부류의 인간, 괴벨스가 이야기했던 세 부류가 떠오르네요. 저항자 (Resistance), 협력자 (Collaboration), 그리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대중 (Masses)

Mephistopheles 2013-04-04 14:28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의 댓글을 보니 이 애니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오한 것 같습니다. 사실 마림간님이 말씀하신 괴멜스의 부류 뿐만 아니라 막스 베버의 관료의 정의나 기타 등등 철학적 내용이 적절하게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정신없이 한 편 한편 봤지만 처음부터 찬찬히 다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토토랑 2013-04-05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멋집니다!!! 꼭 봐야겠네요..

저는 마립간 님을 따라 저희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데요 ^^;;

모임이 잘될라면 잘하자는 사람이 1/3, 중간가는 사람이 1/3, 반대하고 안움직이는 사람 1/3이 있어야 한다고요.. (수십년간의 각종 계모임을 통한 체험지수이죠..)


Mephistopheles 2013-04-07 23:34   좋아요 0 | URL
꽤 잘 만들었어요. 작화나 스토리나 뭐하나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음 확실히 우리나라는 어머님들이 절대적으로 현명하긴 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7-2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말미잘님 블로그를 넘어 왔는데, 으음..사이코패스 저도 이 작품 보고 리뷰적었죠.
미셀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애니메이션을 잘 만든 작품인듯합니다.
더불어 오덕질 하는 것도 역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죠.
오덕오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