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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 Driv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어쩔 수 없다. 이 영화가 칸이라는 스펙의 날개를 짊어지는 순간부터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더불어 영화는 극명하게 호불호로 갈릴 수밖에 없다. 이유는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폭력이 너무나도 솔직하기 때문이다.
산탄총(아무리 봐도 사슴 잡는 구경이 큰 벅샷으로 추정됨)에 날아가는 여자 머리 반쪽이나 예리한 면도날로 사람의 피부를 긋는 장면 등은 영화 속 특수효과와 연출이라고 하기에 우리의 일상 속 폭력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다 이런 류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 바이블처럼 답습하는 샘 페킨파 감독의 오마쥬까지 충실히 복습한다.
범죄와 폭력의 세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한 순간에 끊어져버리며 걷잡을 수 없는 태풍의 눈이 되버리는 드라이브 '라이언 고슬링'
감독의 전작인 ‘발할라 라이징’에서 보여줬던 징그러운 폭력에서 발전한 모습 속엔 배우 ‘라이언 고슬링’ 존재한다. 영화바닥에서 저평가 되는 대표적인 배우 중에 하나인 그가 이 영화 한편에선 주류의 반열에 올라선다. 사람 목숨을 꺼트려버리는 살인이라는 행위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압권이다. 어느 액션스타들마냥 능숙하며 냉정한 총질, 칼질이 아닌 온몸으로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는 듯 자신에 의해 행해지는 잔혹한 행위를 필터 없이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결코 흥행에 성공할 영화로는 안보이나 칸 이라는 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왜 감독에서 상을 줬는지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영화에서 표현되는 폭력의 세계는 충분히 익숙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똑같은 총질, 칼질에도 그 틀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