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무실을 다닌 지 벌써 6년이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왜 한 사무실을 6년 넘게 다니는가.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거창한 이유 따윈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집에서 가까운 편이고 월급 밀리지 않고 일이 좀 고되긴 하지만 어딜 가나 이쪽 업계 사정은 다 도찐 개찐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사회생활 정착하는 3대요인이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거나, 돈을 많이 준다거나, 아님 일이 좋기 때문이라는데 나의 경우는 이 3가지 불변의 원칙을 약간 변종해서 2가지 정도는 해당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한 곳에 오래 정착하다 보니 사무실을 거쳐 간 이런 저런 사람들이 여럿 기억난다.

돈 많은 여자를 만나는 것이 인생 목표였던 개념박탈인 직원도 있었고, 뭔 수가 틀어졌는지 사직서를 내며 뒤로 직원 3명을 몰래몰래 빼돌렸던 사람, 그러면서 이쪽 사무실 쪽으로는 오줌도 싸지 않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었다. 낙하산도 있고,  원대한 투잡(부동산업)을 주장하다 결국 둘 다 이도저도 못하게 된 의욕만 최고인 직원, 그리고 들어온 지 이틀 만에 다른 곳 출근하게 되었다는 아주머니, 야반도주한 남직원...이리저리 천태만상 가지가지 유난스러운 인간 군상들을 마주쳤었다.

이런 사무실에 작은 변화가 오는 것 같다.
앞에서 말한 이 사무실 쪽으론 오줌도 싸지 않겠다던 사람이 그 몰래 빼냈던 직원들 중 유일하게 하나 남은 사람을 데리고 형식상 파트너 십으로 사무실에 기거(엄밀히 말하면 기생, 좋게 말하면 공존공생)하게 되었나 보다. 최악의 불경기로 인해 손가락만 빨 순 없었나 보다. 호기롭게 사직서를 던지며 직원들을 빼 갈 때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다. 이렇게 새로 편입이 되는 3명의 인원으로 인해 자리 재배치는 불가피할 것 같아 보인다는.........

언제나 그렇듯 사무실 자리배치는 항상 잡음이 존재했었다. 누가 더 좋은 자리, 넓은 자리를 차지 하냐를 떠나 옆에 누굴 앉히고 누구와 근접하여 일하게 되는가. 가 항상 변수로 자리 잡곤 했었다. 사회생활 오래 하다 보니 눈치는 구백 단이 넘어가는 지라 실장의 자리배치계획만 봐도 대충 어떤 꼼수가 자리 잡는지 대번에 눈에 띈다. 아마 얼마 전 고성이 오갔던 사건으로 자리이동의 폭이 크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 존재할 것 같다.

내 자리는 지금 위치에서 90도만 틀면 되긴 한다지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편입되는 3사람과 이웃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가 전에 사무실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어떤 발언을 했는지 다 파악하고 있는 나라는 존재가 그 사람에겐 어쩌면 꽤나 껄끄러울지도 모르겠다. 왠지 예전 인기 미드였던 X파일의 ‘스모킹맨(캔서맨)’ 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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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7-0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그래도 이 험한 세상 꾸준히 직장 생활 하셔야지요^^
사람이 좋거나, 돈을 많이 준다거나, 아님 일이 좋거나중 변형이지만 2가지가 해당되신다니 넘 부럽네요.

Mephistopheles 2009-07-06 17:55   좋아요 0 | URL
우리쪽 업계 최고의 장점이라면....정년퇴직이 없다고는 하는데..워낙 벌이가 적다보니까...^^ 모르죠 어떻게 될지..요즘 국내경기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다보니까요.

[해이] 2009-07-0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사회생활을 안해본 저로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페이퍼^^

Mephistopheles 2009-07-06 17:55   좋아요 0 | URL
어쩌면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이라면 고개가 끄떡끄떡거려질지도 몰라요.

2009-07-05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5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6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7-0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배불로 지지시는 건 아니죠? ㅅㅅ

Mephistopheles 2009-07-06 17:55   좋아요 0 | URL
아니...전 절대로 길거리 양아치나 건달은 아니어요..^^ (지지라고 시키는거면 몰라도)

BRINY 2009-07-07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전 그저 돈을 꾸준히 준다는 장점밖에 없네요.

2009-07-07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