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 Renaissanc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몇 백만 칼라를 자랑하는 총천연색이 시각을 자극하는 요즘, 모노크롬(흑백)은 단지 복고풍 혹은 빈티지라는 의미와 왠지 예술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쓰는 표현기법일 뿐 주류로 인정받지는 않는다. 가끔 영화감독들이 의도적인 표현기법으로 어쩌다 한번 흑백(쉰들러 리스트, 베를린 천사의 시 등등)을 활용할 뿐 이제 과거의 영광스런 행보와는 다르게 사용범위나 영향력은 크게 축소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애니메이션 역시 그와 다를 바는 없어 보인다. 프랑스 국적을 달고 시종일간 프랑스어로 더빙이 되어 있고 다채로운 색상의 표현이 가능한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과감히 포기하고 오로지 흑과 백의 색으로만 만들어졌다.

내용과 이야기의 전개는 그다지 신선한 편은 아니다. 미래 사회 영웅적이며 반동적인 경찰이 거대기업의 횡포와 음모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은 수많은 영화에서 다뤄왔던 소재임에 틀림없다. 약간의 차이점이 존재한다면 권선징악적인 내용이 아닌 어쩔 수 없는 희생의 대가를 감수하는 모양으로 결말을 맺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건축물(에펠탑, 노틀탐사원) 역시 흑과 백으로 화려하게 표현해준다.

 이 애니는 이런 스토리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무시 못 할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나왔던 흑백의 영상물 중(물론 내가 직접 본 걸 기준으로) 표현기법이 가장 정교한 장면을 선사한다. 같은 흑백이라도 단조로운 두색의 조화로 만들어지는 배경과 명암은 보는 방향에 따라 칼라의 표현력을 능가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셀화가 아닌 CG를 사용했을 것이고 이름 흑백으로 마무리하는데 어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두 가지의 단색만을 이용해 빛의 흐름을 따라가며 반사와 굴절 등 능력이 닿는 한 맘껏 다양한 표현이 한 편의 영화에 에누리 없이 담겨있다. 

단점으로 우려했을 핸디캡을 장점으로 극대화시킨 점만큼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큰 미덕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뱀꼬리 ; 이 영화의 부록이라면 다이엘 크레이그의 불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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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3-0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경들이 마치 제도한 것 처럼 정교하네요. 스토리에 상관없이 보는 즐거움이 있겠어요.

Mephistopheles 2009-03-08 23:46   좋아요 0 | URL
색의 단조로움을 말씀하신 정교한 배경과 풍부한 표현으로 커버했습니다.^^

하이드 2009-03-0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극장에서 봤었네요. 멋졌는데!

Mephistopheles 2009-03-08 23:47   좋아요 0 | URL
예 비주얼적으로는 환상적이였는데 스토리는 그에 비하면 약간 처지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