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3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3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영화나 드라마가 속편의 속편을 내거나 시즌 3이 되면 대부분 그러하듯 초심은 희미해지고 맥이 빠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곤 한다. 이런 힘이 빠진 전개는 결국 충분한 감동을 일으켰던 원작(시즌1)에게 반평균을 깎아 먹는 학급 꼴찌마냥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 돼 버린다.

영화나 드라마뿐이 아닌 특정 작가의 3번째 작품도 간혹 가다 이런 경우를 목격한다.
혹자는 뭔가 새로운 시도를 했나, 아니면 두 번이나 써먹은 수법이 세 번째에는 통하지 않는다던지, 또는 "매너리즘"이란 잘도 써먹는 영어단어로 판단되어지고 슬럼프의 시작으로 퉁치곤 했다.

같은 이름으로 3번째 책이 나온 이번 지식채널 시즌 3은 위의 내용과 비슷한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노란 책과 빨간 책의 감동에 못 미치는 결과물이면 어쩌나, 아니면 너무나 힘을 준 나머지 삑사리 나는 당구공마냥 과도한 기합으로 경색되고 굳어버리는 시즌 3이 되버리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 절절히 묻어나는 걱정스런 생각으로 말이다.

위의 생각이 오지랖 넓고 쓰잘데기 없는 잡념이란 정의를 내리기엔 책을 잡고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앞서 두 권의 전작과는 다르게 부연문구가 존재하지 않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로 앞문과 뒷문을 치장했고, 내용들 또한 2번째 책에 버금가게 현실적인 문제들을 그득그득 담아내고 있다. 더불어 존경받아 마땅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국사람 두 분을 알게 해주는 다리 역할도 제대로 해주고 있다.

책을 덮고 내가 사는 세상을 둘러본다. 분명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은 미래를 향해 어김없이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나라 내면의 시계는 타임머신마냥 거꾸로 달려가는 느낌이 든다. 향수와 복고가 아닌 통제와 은폐의 시대로 말이다. 조금이라도 가슴 속에 있는 감정의 시계초침을 뒤로 돌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비릿한 현실이 가득한 이 책과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

보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 메마르지 않는 감정의 화수분은 5분짜리 짧은 영상과 더불어 한 권의 책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책 표지의 색채마냥 시퍼런 내면의 멍이 들어도 말이다.

뱀꼬리 : 몇몇 단락에 빠져있는 부연설명은 오히려 깊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동양화의 여백마냥. 길거리 좌판에서 먹는 떡볶기 한 조각이 유난히 맵게 느껴질 것 같다.

뱀꼬리2: 서명 부탁드립니다. -치니님 서재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57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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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8-0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리뷰를 보니,
3권도 읽어야겠어요.....

Mephistopheles 2008-08-06 12:40   좋아요 0 | URL
설마 안읽으실려고 하셨을까나요..^^

치니 2008-08-0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렇게 좀 강력하게 써야 했는데...게을러서리. ^-^; 감사합니다.

Mephistopheles 2008-08-07 17:36   좋아요 0 | URL
으흐...주례사 서평인걸요..근데 제가 출판사나 EBS와는 전혀 상관이 없어용..^^

sooninara 2008-08-07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명했습니다. 국민을 정말 발톱의 때로 여기는것 같아요.ㅠ.ㅠ

Mephistopheles 2008-08-07 18:52   좋아요 0 | URL
이명박도 이명박이지만 그 주변에 상주하며 한자리씩 차지한 사람들도 큰 문제입니다. 언론과 방송장악 시나리오가 이명박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보고 싶진 않습니다. 대변인 자리 여전히 차지하고 있는 인물과 함께 기타등등 인간들의 과거 이력을 보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나 알게 되버리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