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넉자가 아닌 석자로 되어 있는 이유.
한글이라는 언어로 말하고 쓰고 듣는 이유.
그리고 이 땅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이유.
백여년 전부터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먼지가 되버린 이들의
피와 살의 댓가.
이 모든 묵직한 체감중량을 느끼게 해주는 거대한 댓가는
공기처럼 가벼울 리 없는 "용서"라는 단어로 산산히 부서진다.
눌러내리기엔 뱉어낸 사람의 언행은 너무나도 가볍고 경망스럽다.
사람 얼굴에 입이 아닌 아가리가 붙어버리면 이런 일도 벌어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