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불룩 튀어 나왔으며 머리도 벗겨진 초로의 할아버지는 자신이 꾸려나가는 전기자재회사가 일본 넘버 원인 "내쇼날"을 앞질렀다고 한다. 거 참 묘하다.
촬영 카메라를 들이 댄 상태에서 회장이라는 위의 할아버지가 하루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회장실(이라고 불리기에도 초라해 보이는)의 한쪽 벽면에다 일본에서 공연되는 연극과 뮤지컬 공연의 포스터를 띠었다가 붙였다가 하는 일이 전부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회장실 입성과 동시에 양복바지 벗어버리고 런닝에 빤쓰만 입고 말이다.
이런 소일거리 이외에도 그가 하는 또 다른 일은 이면지에 직접 친필로 작성한 경고문을 잔뜩 만들어 본사 건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붙이는 일...주로 "손대지마 바보야!" 라던지 " 문 열지 말고 들어와!" 등등의 나이에 걸맞지 않는 앙징스러운 경고문들 뿐이다 보니 말이다.
규모가 됨직한 본사건물에 복사기는 한대 뿐이요 몇 장 이상의 대량 복사의 경우 윤전기를 쓰라는 지시문에다가 직원들 머리 위에는 이름표가 붙은 전기스위치까지..보여주는 것만으로 본다면 속옷바람으로 다니는 약간은 변태스러운 구두쇠 할아버지라고 밖에는 보여지지 않는다. 물론 그 뒤에 나오는 이러한 근검절약과 함께 회사의 대부분의 이익을 직원들을 위해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회사 사람들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해외여행을 보내준다고 한다. 거기다가 비정규직은 절대 없으며 정년퇴직은 70세까지 중소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월급은 대기업 수준으로 준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승진은 이름이 써있는 종이를 선풍기에 날려 가장 멀리 날아간 10명에게 "과장"이라는 직함을 달아주는 어이없음도 선사해준다. 괴짜임에 틀림없는 회장 아래 직원들은 회사가 너무너무 좋다고 꾸밈없이 말한다. (나 같아도 좋아 죽을 지경으로 보이더라는..)
잔업 금지..회사보다는 가정을 먼저 생각하라.. 쓸데없는 소모비용은 줄여라. 공장장이 공장 페인트 칠을 하며 배수로를 뚫고 있는 회사. 도요다 등 세계적인 일본 기업들이 앞다퉈 모셔서 말씀을 듣고 싶어하는 인물 야마다 사장.. 연봉이 2억원가량이라지만 그의 집은 회장집이라고 불리기 미안할 정도로 검소하기만 할 뿐이며 벌어들인 돈은 극단과 예술단체 후원에 쓰고 있다고 한다. (회장실 한쪽벽을 점거하고 있는 그 포스터들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회사가 어렵다고 월급을 삭감하고 정리해고 혹은 퇴출 시키
는 행위는 오너가 직원을 사람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한 진리임에 틀림없으며 아울러 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이 뼈속 깊숙이 새겨 들어야 할 명언 중에 명언이라고 생각된다. 종교단체와 십일조로 어마어마한 돈을 툭툭 내놓으면서 한순간에 비정규직 해고조치해버리는 이랜드 회장과는 여러모로 비교되는 인물이다.
뱀꼬리:
보고 배웠으면 참 좋겠다. 아니지..혼자 생각으로는 자기 회사야말로 인류최고의 지상낙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런지도.. 비교적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이 내뱉는 말과 써 재낀 글 몇줄로 한계를 느끼게 되면 쓴웃음이 나온다. 별 거 아니였잖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