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익히기위해서 라기보다 

맨 처음은  영어동요들 특유의 단순함과 다양성때문에 아이는 영어 동요를 많이 접했던것 같다.  

그런데 영어 선생님들이 영어를 시작하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권하는 방법이란다. 쉽고, 재밌고...영어도 쉽게 느니 더 좋다. 아주 쉬운 멜로디부터, 반복적인 챈트, 다양한 동물 소리...그게 아이에게는 매력적이었던지 지금도 영어동요나 동화책 cd를 장난감 보다 더 좋아한다. 

가장 먼저 흥미를 보인 노래는'twinkle twinkle little star'와 'If you happy and know it, clap your hands~' 특히 반짝반짝 작은별은 손동작까지...열광적인 반응...ㅋㅋㅋ  19개월쯤부터 말을 하기시작했는데 22개월쯤에 이 노래를 혼자서 다 불렀으니....요즘은 이 노래 싫어한다.

 이 책은 흔히 아는 노래들위주로 구성되어있고 2권이 나오면서 다양성을 좀 보태었다. 1-2절 정도만 수록했으며 노래 속도 또한 빠르지 않아서 처음 영어동요를 접할 때 좋은 듯하다. 

장점은 친근한 노래의 쉬운 구성이라는 것이고,  

단점은 책이 저렇게 칼라 양장본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좀 커서 피아노를 치는 아이경우는 모르겠지만...아이는 듣고 따라하지 책을 들여다보며 노래를 부르는건 아니라서 그렇다.

오히려 CD & Tape 콤보 구성이 좋을 텐데...이 책 1권의 CD는 너무 많이 듣다보니 이제 곳곳이 심하게 튀어서 폐기처분 ^^;; cd가 없는 책은...참....대략난감..^^

  

  

 'WE Sing'이라는 씨리즈도 추천할만하다 

 가사책+CD+tape에 노래 곡수가 엄청나고(종류마다 다른데 보통 50-70개이상)가 되고   

 테마별로 선곡해놓아 처음엔 뭘 골라야 할지 좀 막막하다.

 

 

 

정민이에게 제일 먼저 사주고 가장 많이 들은 것은 children songs & finger play였다 영어동요가 주로 1절에서 끝나는데 비해 이건 3~4절까지 다 있어서 좋다. 

챈트를 익히기에 좋다는거... 

 그런데 약간 익숙해지는데 '영어동요보다는 좀 걸린다. 엄마인 난 처음에 이 CD를 다 듣고 멀미나는 줄 았았다. ㅎㅎ  

그렇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국내 제작들에 비해 풍부하고 편안한 사운드도 좋고 곡 또한 다양해서 좋다.(대부분의 유치부 영어에서 배우는 노래의 많은 부분들이 커버)

we sing에는 거의 대부분의 영어동요가 다 들어있다 보면된다.  

  

  

다른 시리즈로  pretend도 구입해서 요즘 잘 듣는다. 동물관 곤충을 좋아 하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곡들이 많은데 영어동요에 익숙하지 않다면 지루해 할 수 있을 듯하다 

baby는 조카에게 선물~ 

 we sing은 워낙 방대해서 입맛따라 고르면 된다. 물론 겹치는 노래가 있지만 또 그런맛에 아이는 들으니(아는 노래가 가끔 나와줘야 좋아한다..^^) 뭐 나쁘지 않다.

 we sing이 처음 이라면 best앨범이나 baby, childrensong으로 시작하면 가장 좋을 듯...처음에는 동요에만 관심을 보이지만 좀 지나연 챈트들을 꽤 좋아하고 따라한다.  

 
 Joyup의 영어동요사운드 북은 교보갔을때 꼬마가 너무 반응이 좋아서 결국 최근에 구입한 책. 이모가 사온건데 저 기록적인 가격에 경악했다며 엄청 툴툴~  
알라딘에는 없는데 교보매장에서 판매한다. 조이업서 나온 제품들중..그리고 기타 장난감들 중에서도 가장 본전 뽑은 것.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기도하고 반주만도 나온다. 노래방도 되지만 볼륨이 너무 크고 조절 안되고(국산 사운드북의 특징이다) 넘 비싸다 무려 35000원...하지만 지금보다 어릴때는 휴대용이나 밥먹일때 시선 붙잡기에는 딱이었고 34개월인 지금도 끊임없이 저걸 끌고 다닌다. 씨디플레이어에 비해 자기가 원하는 노래를 맘대로 재생시킬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물론...엄마는 좀 괴롭다. 

단점은
노래 전주가 짧고 매우 싸운드가 시끄러우며 1절만 수록되어있다. 

 

 영어동화 사줄때 아마 엄마들이 제일 먼저 사주는 책들 중 하나가 에릭 칼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브라운 베어나 폴라베어는 노래도 흥겹고 그림도 강렬하고.. 

정민이는 아이때 에릭칼의 flash card를 사줘서 그런지 브라운 베어나 폴라베어는 반응이 그냥 그랬다.  

제일 좋아한 에릭칼은 애벌레책(CD는 별로였다...그냥 읽어주는 거라^^)과 스파이더 

벌레를 좋아하는 취향 탓일 것 같다. 시계가 달린 책은 하나쯤 있으면 시간을 익힐때 좋다.(이 책도 신세계에서 샀는데 가격이 괜찮다)   

폴라베어나 브라운 베어는 지문이 적기 때문에 
단순한 반복을 싫어하는 조금 큰 아이들은 별로일듯하고 

시각적인 것에 먼저 끌리는 어릴때 적합한 책. 



 배고픈 애벌레는 DVD로도  사줬는데 책보다 더 좋아한다.

 환상적인 색감도 그렇고 ^^ 다른 에피소드들도 괜찮았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TV를 그닥 즐기지 않아서 DVD는 몇 개없는데 메이지시리즈를 즐겨본다. 그래봤자 일주일에 한두번이긴 하지만....메이지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메이지책은 늘 끼고 산다. 

그래서 한영구분없이 두루두루 섞여서 많이 가지고 있는데 친근한 캐릭터고 동물들도 많이 등장하고 에피소드들도 다양해서 괜찮다.

 작년 크리스마스선물로 받은 메이지^^ 

워낙 메이지를 좋아하는 아이라 메이지 책은 거의 다있는데 

이 세트는 가격도 저렴하고 

화면이 단순하면서도 섬세하다.(동작의 움직임을 표현한것이 예술이다. 단순화된 몸으로 저런 포인트까지 잡아낼 수 있을까 혼자 감탄...물론 아이는 그부분엔 관심이 없다 ㅎㅎ) 

메이지의 모든 책의 에피소드들이 애니메이션화되어있다고 보면 된다. 

나레이션 방식의 진행도 보기에 평안하다. 

다른 건 다 빼고 요즘 가장 많이 보는 건....이 책....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뒀다가 그 전에 들켜버린 책... 

구성은 테마별로 단어들을 일러스트와 함께 실었다. 

예를 들자면 

In the garden에 메이지가 화단에 물을 주고 bee, flower, slug, snail, vegitable patch...그런 단어들이 실려있다. 모르는 단어를 익히는 것도 재미있는지 혼자 매일 들여다 본다. 책을 가져와 똑같이 그려 달라하기도하고...관심가는 게 생기면 이 책에 있는지도 꼭 살펴보기도 한다. 아이 책장에 터줏대감인 책...

 

 다시 영어 동요료 넘어와서 이야기하자면...(옆으로 좀 샜다.)  

 

 영어 동요를 좋아하다보니 노부영 시리즈들도 꽤 사줬다. 

 


노부영에서 나온 'the wheels on the bus'과 'Down by the station'는 ..일러스트가 재미있고 구멍이 중간중간에 뚫려서 아이의 흥미를 끈다.  

워낙 유명한 노래들이라 굳이 책으로 사지 안아도 영어 동요를 접하다 보면 여기저기 많이 나온다.

자동차와 기차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꽤 좋아하는 책. wheels on the bus가 좀더 반응이 좋았었다.

 이 노래를 좋아하길래 책으로 된걸 사줬더니... 

이런 노래가 다르다. 

그리고 좀 처진다. 

남자 아이라 그런지 부드러운 드로잉 느낌의 일러스트보단 강렬한게 잘 먹히나보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빌린책이다

호기심을 잡아끄는 플랩으로 된 책...(어릴때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꽤 좋아했다.)

아이는 우주배행사가 뭔줄도 모르고 카우보이도 잘 모른다....그러지만 그림자를 펼치면 나오는 다른 모습들에 깔깔 웃으며 넘어간다...

  노래도 꽤 흥겹다...

 

이 외에도  최근에 사준것들 몇개 고르면

흥겨운 노래와  신기한 물고기들의 그림이 가늑한 

메이지의 작가의 책 

 

 

 

작가 특유의 일러스트가 독특하고

서정적인 음악이 잘 어울린다.

  

 

 

  워낙 유명한 씨리즈라 사봤는데 아직은 ^^ 

그래도 꽤 듣는다.

 다음엔 그린 햄앤 에그를 사볼까 생각중..

 

 

 

 

정민이에게 별 5개씨디를  추려보자면

노부영 시리즈들중 가장 대박은....이거....ㅎㅎ 

이책 싫어하는 아이는 좀 드물 듯한데. 

노래도 재미있고 

종이오리기 스타일로된 몬스터의 그림도 신기하다. 

 어렵지 않은 단어의 반복이 아이의 귀를 잡는 듯.

 

  

벌레라면 껌벅하는 녀석이라 

이 책 또한 좋아한다...물론 노래도 좋다. 

꿀벌, 무당벌레, 거미 등이 나오고 뒤에는 작은 차트가 있다...다리가 몇개인지 뭐 싸이즈가 어떤지 그런.... 

씨디랑 같이된 영어동화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실패하면 참 속이 쓰린데 노부영같은경우는 JYBOOKs출판사경우는  홈피서 미리듣기가 가능하다. 물론 아이의 취향을 고려하는게 첫번째이긴하지만....

 

 노부영이 많기는 하지만 문진 미디어의 책들도 좋다. 

특히  이 두개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 노래는 ......강추!! 

아~ 이 그림책...한글로 있는데 하며 안사는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르지만....이건 노래가 예술이다.....뮤지컬처럼^^;;

  

   
너무 웃긴 giant squid의 이야기 

노래도 재미있다. 

문진의 CD는  가사리딩부분에서 노부영에 비해 억양이 강하게(약간 오버?)표현되어있다. 아이는 그래서 사실 더  좋아한다. 아~ 이 책은 하드커버라 좀 비싼데 안에 부록으로 목욕탕 타일이나 유리에 붙이는투명스티커가 붙어있다...아이는 폭 빠졌다....
온 집안에 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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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예감 2010-03-1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해용^^
 

우리 꼬마는 물을 유난히 좋아했다. 갓 태어났을때도 목욕을 시키면 울던 울음도 뚝 그치곤 했느니까..워낙 목욕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사실 목욕하는 장면이 나오는 책이나 이야기 또한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감기는 주기적으로 귀찮아한다. 그럴때마다 찾아서 보여주는 책들...특히 이닦기를 가끔 거부할때는 효과가 좋다.^^

 

메이지....그 이름 만으로 우리집 꼬마는 넘어간다..

메이지가 자기전에 하는 일상을 보여주는데...쉬도하고 치카도하고... 마지막엔 조각 이불을 덮고 잔다.

플랩북들의 단점은 약하다는 점...특히 이 책은 날개부분의 손잡이가 부실해서 더 쉽게 찢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메이지 시리즈들 중에서도 이쁨받는 세손가락안에 드는 책이다.

 

큰 귀를 씻기 싫어하는 토끼 이야기가 귀엽다.

엄마로서는 머리를 감는 걸 싫어하는 걸 극복하는 스토리가 좋았을텐데(요즘 우리 꼬마가 머리 감기를 꽤 귀찮아 한다..^^;;)

그림도 그렇고 형아로 성장하는 아가 토끼도 귀엽고....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으로 아이가 꽤 좋아한다.

 

 

 

 

이 책의 기본 구조는 메이지와 동일하다. 캐릭터 시리즈물인것도 그렇고 주제도 그렇고....토실이 시리즈는 수채화 느낌의 일러스트가 따듯하다. 꼭 안아 주고 싶은 느낌이 가득

 

 

 

치카를 싫어하는 늑대

목욕을 안하는 돼지, 털이 엉킨 양......유쾌한 소재와 거친느낌의 일러스트가 감각적이다.

 

 아빠와 목욕하는 곰돌이의 일상은 참 정겹다. 아빠와 아이의 평범한 일상이 가슴 따듯하게하는 책. 곰 세마리라는 노래 탓에 아기곰은 자신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우리집 꼬마가 이 책을 처음 보고 완전 반했었다. 도선관에서 빌려본 후 구입한 책중 하나이기도하다.

 

 

 

양치질을 시작했던 때에 구입해준 책. 

 아무래도 이런 책은 액션을 요하므로 부서지고 그러는 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치실은 하는 상어가 인상적이다.

 

 

 

이책...ㅎㅎ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인데...의도와 달리 완전 공포분위기 조성이다.

줄거리는 악어를 치료하느라 의사선생님도 무서웠고, 악어는 치과가 무서웠다는 내용인데...우리 꼬마는 당연히 무서운 치과에 매우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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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홍수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오닐 모터스'

유진에게 그 이름은 거부할 수 없었던 운명이었다. 하루하루 자신의 꿈을 향해 치열하게 한발씩 딛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과도 같았다.

그래서 오닐 모터스의 CEO스티븐의 제안은 오랜시간 가슴에 품었던, 어쩌면 이룰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 티켓이었고. 그녀는 그것을 움켜쥘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흔한게 사랑이라는데 그 사랑을 잃는 고통을 잠시 참아낸다면 그 대가로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거였다. 견딜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이 무슨 손가락질을 하든간에 자신의' 꿈의 대가'를치루는건 결국 자기 자신의 몫일테니까.  

알렉스에세 유진은 여자 그 이상이었다. 인생의 유일한 따스함이었고 결국은 그녀를 위해 꿈조차 접을 수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자신을 떠나버렸다. 애써 지켜왔던 그의 평범한 일상은 무너지고 그에게 남겨진건 얼음처럼 차가운 암흑이었다. 그는 죽음과도 같은 절망속에서 살아남기위해 결정한다. 그녀를 부숴버리기로. 복수는 그가 살아남기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복수를 위해 자신이 등돌렸던 스털링이라는 이름을 받아 들인다.

 유진과 알렉스, 배신한 사람과 배신당한 사람

그들의 대립은 대외적으로는 오닐모터스와 스털링자동차였지만

결국엔 사랑과 증오였고, 그리움과 절망이었으며, 벗어날 수 없는 사랑이지만 견딜 수 없는 상처 그 자체였다.  헤어져있으면서 그 둘은 똑같이 불행했다.

'사랑과 증오는 상반되는 감정이 아냐. 서로 반대되는 감정이라면 서로를 상쇄시켜야하지. 그런데 사랑한다고 해서 증오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증오한다해서 사랑이 줄어들지도 않더군. 희안하게도 둘의 감정은 더해지면 더해질 수록 서로를 강렬하게 하는 그런 감정인 것 같아 '

스티븐은 죽음의 직전에 특유의 오만함을 모두 버린채 유진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그렇지만 사랑과 증오라는 것이 평행선만을 이룬다면 사랑은 무슨 의미일까. 그 사랑과 증오는 아마도 내안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일것이다. 그렇지만 결국엔  증오또한 그 사랑의 진실성앞에서 사랑의 대상앞에서 무너지고 마는 것이 결국 사랑의 힘이겠지. 수백번을 부딛친다 한들 결국 같은 귀결로 끝나는 것.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여 지는 것...그게 사랑이 아닐까.

불꽃에는 여러 사랑의 모습들이 등장한다.

자기 자신만을 사랑한 아름다운 여자 미제릴, 매사에 실리적이다 못해 결국 아들의 혈통까지 확인해봐야했던 랜스, 과거 사랑의 그림자를 유진에게 투영시키는 스티븐, 평범한 사랑을 꿈꾸는 라라 그리고 유진과 알렉스.

작가의 말처럼 이 모두들의 모습들이 현실속에서 사랑이 가진 여러 양면성의 모습들일 것이다. 이는 나의 모습일 수도 있고 당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불꽃을 읽으면서 신선한 느낌이 좋았다. 판에 박힌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과 그녀를 휘어잡는 매력적인 왕자님이 지겹다는 노골적인 말은 아니다. 그 또한 여전히 매력적인 로맨스의 소재이긴하지만 잘난 남자 쉬운 삶을 마다하고 열심히 꿈을 쫓는 여자, 마녀라 불리지언정 자신의 불꽃을 가슴에 품고사는 그런 그녀를 만나서 같은 여자로서 반가웠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짜임새있는 배치도 그렇고 작가의 글이 늘 그렇듯이 디테일이 참 좋았다. 예전 작품에 비교해볼때 단정하면서도 다소 건조한 문체가 오히려 유진과 알렉스의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였다. 오히려 처음부터 독자에에 완전히 열려진 알렉스와 유진의 심리가 다소 버겁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면에서 근래에 읽은 로맨스 중 가장 뛰어난 책이 아니었나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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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밤을 날아서
민혜윤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알고있는 그녀는 한 바람둥이와 3년여에 걸쳐 모호한 연애관계를 유지 중 이다.

'왜?'라는 물음에 그녀가 내게 한숨을 길게 내쉬으며 말한다.

자신또한 그가 진정한 '선수'임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그런데 ..이제는 기억해주는 사람 몇 없는 30대 후반의 생일 날 누구보다 먼저 전화를 걸어와 축하한다며 전화에 대고 노래를 부르는 이 남자를, 너에 관한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한다면서 느물 거리는 이 남자를 여자라면 미워할 수 있겠냐고 그녀는 말한다.

그래 맞다. 세상의 모든 여자가 '선수'에게 약한 것은 다 그런 이유다. 남의 일인 때에는 뭐 그렇게 쉽게 넘어 가냐고 비웃겠지만 내 이야기가 되면 달라지게되는 건 그렇고 그런 이유이다.

그렇지만 바람둥이의 사회적 기여도란 딱 거기 까지이다. 바야흐로 20대 초반, 앞으로 펼쳐질 인생이 길고 긴 23살의 파릇한 아가씨에게 권할 만한 사양이 못된다. 솜털이 아직 보송보송 순진한 이해영양이 적반하장이 인생관이고 감언이설이 무기인 30살의 선수 강정원과 연애를 한다는 것은 빨간모자와 늑대의 관계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 짧은 신기루와도 같은 연애란게 대책없이 끝나버리면 느물느물한 언변, 자연스러운 매너와 부드러운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선수'에게 속절없이 무너졌던 그 어린 마음은 어떻게 수습하냔 말이다. 쿨하게 돌아설 수 없다면, 아니 쿨한 척이라도 할 수 없다면 아예 그쪽으로는 고개도 안돌리고 줄행랑을 놓는게 인지 상정이다. 그러나 그건 그녀의 사정이고 그물망에 걸려든 고기를 그리 쉽게 놓친다면 그놈에게 '선수'라는 칭호가 붙어있지 않았을 테지...

그리하여 우리의 순진한 해영양..... 늑대 강정원에게 홀랑...아니 조금 솔직하게 말하자면 넙죽 '날 잡아잡슈쇼'하고 엎드리게 되지만 누가 잡아먹히는 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녀는 우선은 뭐 대책없이 그 길을 가보고자 한다. '선수' 강정원이 빠이빠이하기전에 먼저 돌아서는 거다. 딱 발을 뺄 수있는 그때까지만이다 라고 시한을 정해봤다.

과연 누가 먹히는 걸까. 작가의 말빨에 반쯤 넘어가서 키득거리며 책장을 넘긴다. 누가 마지막에 웃는 승자가 되는지 한번 보자면서.....

민혜윤작가의 글은 생동감이 넘친다. 동시에 행간에 깔린 음악적 여운과 몽환적이리만큼 시각적인 색채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글들이 유머러스하게 톡톡튀면서도 묘사에 있어서는 분위기를 아우르는 진중함이 글 전체를 너무 가볍지도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 발란스를 유지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나른한 여름날의 늦은 오후,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는 시간사이로 더위를 식히는 서늘한 한줄기 바람이 깔리듯이 그녀가 풀어 놓는 정원과 해영의 연애담은 간지럽게 시작된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마루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봄은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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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비, 메이비 낫
김언희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6월
구판절판


사람들은 각자 주머니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주머니 재질과 크기는 조금씩 다른것 들이다. 어떤 이에게는 좀 더 말랑거리고 탄성이 좋은 것을 어떤 이에게는 딱딱하여 늘거나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주어진다. 몸속 어딘가에 깊이 들어 있는 비밀주머니는 여느 것과 마찬가지로 뭔가를 채워뒀다 비우는 용도로 쓰인다.
참을 수 없는 것, 소화해 내지 못하는 것, 잊고 싶은 것, 들여다 볼 수 없는 것, 아무리 울어도 흘려 내지 못하는 것, 가슴에 품고 있으면 도저히 살 수가 없는 것......
누워있는 바닥이 꺼지고 하늘이 내려앉았을 때면 비밀주머니가 조용히 열린다. 재희의주머니에는 아빠에 대한 원망, 엄마에대한 그리움, 그리고 이제 현석이 채워졌다. 비워지지는 않고 계속 채워진 주머니가 잔뜩 부풀었다. 그렇지만 아직은 괜찮았다. 그래, 겉으로는 멀쩡해졌다고, 재희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외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복도에서, 숨도 조심스레 내쉬었다. 아슬아슬 부푼 주머니를 다시 깊숙히 숨겨야 했다.-90-91쪽

그리고 깨달았다. 서준우는 아무리 울어도 눈물로 강을 이룬다해도 도저히 흘려버릴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가슴 속 깊이 숨겨둔 비밀 주머니에 담지는 않을 거라 마음먹었다.-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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