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말이 유난히 빨랐다. 발음이 모호한 애기말을 거의 쓰지 않았고 금방 문장으로 말을 했는데 아이의 말을 듣고 있다보면 온 식구들의 언어 습관을 알 수 있었다.
자주 쓰는 단어, 말투, 누가 하는 말들
그걸 유심히 듣고 따라하면서 말을 했다.
알파벳도 세돌쯤에 소문자까지 거의 다 알고 쓰기까지 했는데
이에 비해 한글읽기는 좀 늦은 편이었다.
그닥 읽는 것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책은 읽어달라해 듣는 것을 좋아했는데 들을 것을 혼자 외워서 놀곤했다.
그럼에도 읽기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터라 한글을 가르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 저것 구입해봤었고 기리키기도 해봤지만..^^ 사실 어느 순간 한글은 혼자 읽게 되더라.
그간 샀던 학습지는 놀이삼아하는 책이 되어버렸다. 학습지를 하다보면 간간이 못읽는 글자들도 익히게 되고...글읽기에 대한 관심도 또한 유지 시켜주고^^ 그런 면이 좋다.
연필잡고 개정판.
이전에 나왔던 연필잡고는.....너무 어려웠다.^-^
만 2세를 사줬었는데 정말 부모로서 좌절감을 느끼게 한책.
도대체 만2세가 왜그리 어려운지 ㅎㅎ
만 3세를 훌쩍 지나서야 했었는데 이번 개정판은 기존의 책들의 나이를 한살씩 올려서 쉽게 나왔다는 말을 듣고 이게 나만 느끼는 고민은 아니었구나 하면서 혼자 웃었던 기억이 안다.
아이는 유치원을 다니니 꽤 바빠졌다.
연필잡고를 하는 시간은 오히려 늘었는데 주로 아침밥 먹고나서 아니면 먹으면서다.
워낙 입이 짧아 밥상에 끌어다 놓기가 힘든 녀석에게 이걸 펼쳐 놓으면 신나게 한다.
보통 하루에 3-4장 정도 일주일에 3-4번 정도 하게 되는 것 같다.
개정판은 예전에 여러권으로 나눠져있을 때에 비해 책이 눈에 잘띄여 금방 찾을 수 있다는 건 장점이고(ㅎㅎ매일 스티커와 책을 찾는게 일이었다)
'와! 다했다! 상장! 스티커!' 이런게 없어진건 아쉬운 점이다.
기적의 한글 학습에는 만4세이상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의 한글 학습의 아이디어는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연필 잡고 의 한글은 쉬운 단어를 여러 다양한 방법(만들기, 줄긋기, 이야기, 만화, 색칠)들을 통해 통으로 익히는 거라면
기적의 한글은 글자를 쪼개어서 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가 'ㄱ'과 결합하면'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좋은데 재미가 없다.
예시로 선택단어도 그렇고 일러스트도 그렇고 이야기도 그렇고....
거기에 받아쓰기라니.......그 칸은 얼마나 작은지.....
만4세보다는 만 5-6세를 넘긴 아이가 한글 익힌것을 총정리하는 과정으로서가 좀 적절한 교재의 활용방안이 될것 같다.
아이는 학습지보다는 책을 통해서 글을 읽게 되었는데
아이가 혼자 읽은 첫 책은 이거다.
^^ 쉬운 단어로 연결된 서정적인 일러스트의 이 동화책을 아이는 꽤나 좋아했다.
ㄱㄴㄷ익히기 위해서 가장 반응이 좋았고 많이 읽어준 책은 기차ㄱㄴㄷ과 개구쟁이ㄱㄴㄷ이다
그중에서
아이가 혼자 읽기에는 기차 ㄱㄴㄷ이 좀더 쉽고 운율감이 좋았던가보다.
아이는 책을 들고 가더니 할머니 옆에 앉아 낭낭하게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한글실력을 처음으로 자랑했었다.
그리고
어려운 단어들을 읽게 아이를 자극 하는 책들은 사실 동화책이 아니라(동화책은 엄마가 읽어주니..ㅋ) 도감들이 었다. 혼자 엎드려서 엉덩이를 치켜들고 눈을 책에 거의 붙인채 더듬더듬 글자를 읽는 아이의 모습은 너무 사랑스럽다.
뭐든 최선의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아이의 흥미를 따라 가다보면 길이 늘 있는 가보다.
아이는 요즈음 이름을 쓴다. 제법 모양세를 갖추며 글씨를 쓰기 시작하고 묻는 것도 많아지길래 국어사전도 구입했다.
이 책을 보며 책이 참좋다며 감탄했다.
아이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