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포에닉스 1
김진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김진 작가를 좋아했었지만 열혈 매니아는 아니었다. 뭐, 지금도 '열혈'까지는 무리인 듯 싶지만.
지난 여름, 그녀의 대표 팬모임 "별님사랑"에 가입했고 지난 주에는 정회원으로 승격되었다.(이곳 규정은 엄청 엄하다.)  이 모임에서는 회원들이 정회원이 될 때 캐릭터 닉네임을 쓸 수 있게 하는데, 김진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이 그 대상이다.  정모에도 두 번을 나갔는데, 바람의 나라 캐릭터 다음으로 많았던 게 바로 이 작품 "푸른 포에닉스"의 인물들이었다. 

그래서 많이많이 궁금했지만 작품은 절판이었고, 결국 헌책방을 뒤져 작품을 구했는데, 안타깝게도 완결은 아니다.  3권까지 나온 내용을 보았는데, 마지 전 우주 안에서 지구의 크기 만큼이나 드러난 이야기는 작게 느껴진다.  아직 음모의 실체도 밝혀지지 않았고, 음모의 주체자는 얼굴도 등장하지 않았고(다음 편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등장 인물들도 자신들이 휩쓸린 프로젝트의 실체나 이유 등을 잘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지구는 멸망했고, 우주 개발 이후 천년의 세월이 흘렀고, 게놈 프로젝트에 의한 우수인자와 열성인자의 구분 등등...  이런 설정들은 아주 독특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인간 본연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겨준다.  우성과 열성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얼마나 치열히 준비를 했냐 하면, 작품 말미에는 용어 해설집도 있고, 그 우주에서 통용되는 문자도 구분해 놓았고, 숫자와 단위까지도 철저하게 안배를 해놓았다.  작가의 노력이 대단하지만, 그걸 다 꿰고 있어야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으니 독자가 해야 할 숙제의 몫도 커진다...;;;

8년 전 쯤 이 책의 외전 버전인 "샹그리라"와 "황무지"를 구입해서 읽었는데, 본편 없이 읽었던 지라 그 책들이 잘 이해가 됐을 리 없고, 이제 8년이 지났으니 그 내용이 제대로 기억날 리가 없다..;;;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기억들은 버려지는 인간들의 비애... 정도?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는데 보관이 힘들어서 지인에게 맡겨둔 상태다.  다시 돌려달라고 하면 나의 지인 역시 박스 안에서 한참 헤매야 할지두.  하지만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외전을 갖춰서 읽어야겠다.

작가의 야심을 갖고 준비한 작품이 출판사나 기타 여건에 의해서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또 완결까지 못 갖추는 현 구조가 참으로 안타깝다.  대표적인 예는 "바람의 나라"지만..;;;;

아무래도 다음 모임 때는 이번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을 다른 회원들에게 좀 물어봐야겠다.   역시, 공부가 필요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