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cat의 혼자 놀기
권윤주 지음 / 미메시스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보면서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는 여자일까?  이름으로 보아서는 여자같은데, 내용을 보면 꼭 남자같기도 하다.   만약 남자라면 이런 궁상과 게으름은 결코 보아 넘길 수 없을 것 같다.  이거 편견일 테지?  그런데 만약 작가가 여자라면, 혹 실연이나 그밖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아닐까 싶다.  역시 선입관인가?


가볍게 집어든 책이었는데, 조금 생각할 걸이를 준다.  뭐랄까.  현대사회의 소통의 부재.  외로움.  한없이 자기 속으로 파고드는 연민... 그런 느낌 말이다.  내가 좀 더 너그럽지 못했다면, 벌써 끝이야?  이거 종이 낭비 아니야? 라고 책을 집어 던졌을지 모르겠지만, 아니... 너그러움의 문제가 아니라 조금 더 어렸더라면 그랬을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은, 그냥 무채색 빛...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의 축축하고 쓸쓸한 기분이 드는...  딱 집어 말할 순 없지만 뭔가 공감이 가는 그런 느낌 말이다.  물론, 책의 테스트에서도 난 절대 혼자서 놀기는 가망성이 없는 사람으로 평가되었지만, 그 외로움의 칼라가 전달이 된 것 같다.

내가 똑같아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해는 해줄 수 있는 것이고 공감 역시 해줄 수 있는 것이니까. 


이렇게 외로운 사람들이 꽤 많을 것만 같다.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익숙하고 편안한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만 같다.  나는 어느 쪽일까?  난 혼자서 영화도 잘 보고, 넓은 공간에서 홀로 앉아 책보기도 잘하고, 심지어 라이브 콘서트 같은 공연에도 혼자서 잘 가고 전시회도 혼자서 아무 거리낌 없이 가는데... 그럼에도 역시 같이 가고자 한다면 같이 가자고 불러낼 친구도 분명 있는데......  그러니 꼭 외로움 탓만은 아닐 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가끔 혼자 있고 싶기도 하고, 군중 속에 파묻히고도 싶은 법이니까.

 

이 책은 날씨나 감정에 따라 민감하게 다른 반응이 나올 것 같다.  내가 언짢고 짜증나는 날에는 절대 보아서는 안될 책이고, 그러나 내 마음에 바람이 불고 조금치의 여유가 있다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여름엔 권하고 싶지만, 선선한 바람 부는 가을날엔 좋을 것 같다.  물론, 요즘같은 날씨의 한낮은 곤란하다.  내일도 28도까지 올라간다니 여름이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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