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ver 피버 4 - 완결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fever... 대안학교다.

학교에서 숨을 쉴 수 없는 아이들, 집에서 숨쉴 수 없는 아이들이 모여서 서로 기대고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며 보금자리를 일군 곳이다.

세상에 치여 상처 입고 아픈 마음에 쩔쩔매던 아이들이 도망치듯 이곳으로 왔다.  여기서 친구를 만나고 가족을 만들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모든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를 않는다.

다시 시험이 몰려오고 원했던 보금자리는 위협을 받는다.  또 다시 도망쳐 보지만 어디에도 탈출구는 없다.

결국엔, 그 자리에서 다시 싸워야 하고 극복해 내야 한다.

1권 시작할 때 잔뜩 움츠렸던, 울타리 안에 숨어 있던 형인이가 변화해 가는 모습은 진실로 눈부셨다.

도망치듯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학교로 돌아갔지만,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먼저 손내밀게 된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러나 시련은 다시 오고 새출발하려던 친구의 서러운 죽음은 다시 한번 시작하려던 피버의 친구들을 또 다시 바닥으로 내던진다. 

나 때문이라는 자책감, 내 탓이 아니고 싶은 회피감, 그 안에서 싸우는 아이들의 눈물이 버겁게 아팠다.

거기에 형인이의 한마디가 유독 인상적이었다. "철들지 마라."

철 들고 나면 네가 한 짓의 의미와 대가, 형벌을 알아차릴 테니, 네가 버티기 위해선 철들지 마라...

무서운 말이었다.  잘못했으면 책임져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  '사랑'이란 한마디에 기대어 사랑했으니 책임 없다, 혹은 후회 없다며 사실은 도망만 치는 자들에 대한 무서운 경고였다.

저마다의 상처가 많은 아이들인데, 그 이야기를 다 끄집어 내기엔 4권이라는 분량은 너무 짧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크다.  좀 더 이야기를 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꼭 드라마 굿바이 솔로를 보고났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지독한 아픔과 상처, 그렇지만 극복해 가는 사람들... 그 열정이 눈부시다.  그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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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이프 2006-08-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형인이의 철들지 마라,라는 말에 심장이 쿵쿵거리더군요. 정말 좋은 작품이라서 4권 분량이 너무 아쉽더라구요.

마노아 2006-08-1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작가가 더 욕심부려도 좋았을 것을, 많이 아쉬워요. 작가의 체력 향상을 위한 보약이 필요하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