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버드 - 아름다운 영국 시리즈 1
하츠 아키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신간 소식을 접하고 그냥 구입해 버렸다. 덜컥!

하츠 아키코는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로 만났다.  같은 시기에 출간된 백귀야행과 함께 참 좋아했었다. 이 책을 구입한 사람들의 또 다른 구입 내역을 보면 대개 백귀야행이 같이 뜬다^^;;;

출간 시기도 비슷했지만 분위기도 묘하게 닮아 있었다. 그림은 많이 달랐지만. 그래서 그 후 계속 눈여겨보는 작가가 되었다.

이 책은 연작 단편 시리즈인데, 내용은 크게 보면 이어지지만 독립된 이야기로 보아도 무방하다.

'달빛을 기다리며'에 이어지는 시리즈라고 써 있는데, 내가 이 책을 읽었는지 지금 가물가물하다...;;;;; 책방에서 빌려보았을 것도 같은데 사야 되나 지금 고민 중...;;;

솔직히 이 작가의 그림은 거침 없이 말하면 형편없다. 기묘한 분위기 자체는 즐기지만, 인체의 묘사를 걸고 넘어지면 대체 왜 그림 실력이 늘지 않는 거야! 라고 한 마디 해주고 싶다.  그렇지만, 스토리의 힘이 있어서 이 삐딱한 그림체를 한 체로도 여전히 구입해서 봐야 하는 작가의 책으로 존재한다.

차이나 버드는 첫번째 단편의 제목이다. 영국 사교계가 배경으로 18세기 19세기 이야기인데, 동양의 느낌이 많이 잔존해 있다. 작품 내에서도 동양적 소품도 많이 쓰이고.

처음엔 좀 시쿤둥했다. 고양이 녀석에게도 '님'자를 붙여야 하는 메이드의 일상이라니... 21세기를 살고 있는 내게는 솔직히 짜증나는 설정.(그 시대가 그랬겠지만.)

돈 많고 작위 있는 귀족 남자 하나 붙잡으려는 사교계의 귀족 여인네들의 총출동이라니... 이건 신데렐라 시리즈 트렌디 드라마가 아닌가! 하고 지레 짐작할 뻔 했는데... 작가도 그런 여인들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적나라한 비판은 아니지만, 당시 분위기에서 있을 법한 자각과 반성 정도로...

세계 어느 나라에선 전쟁이 일어나 있고, 또 어디에선 홍수가 났고, 또 어디에선 지진이 나고 있다.  그런데 어느 한쪽에선 풍류를 즐기고 있다.  그러면... 풍류를 즐기는 쪽은 무조건 미안해 해야 하는 것인가? 요새 그런 생각이 든다. 

나라 안에는 물난리로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쏟고 있는데, 요새 나는 간만에 보고 온 뮤지컬의 잔상이 남아 있어 머리 속에는 계속 노래만 울리고 있다.  솔직히... 많이 미안하다. 허나, 미안한 건 미안한 감정으로 남지 그 이상의 행동을 끌어내진 못한다. 

두보의 시를 좋아하지만, 이백의 시가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취향이 있고, 입장이 다를 수 있다.  민중의 생활을 보여주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감탄하고 감동 받지만, "파리의 연인"을 보고도 즐거워할 수 있는 게 나다.

이 책을 보면서, 부르주아의 영국 사교계를 향한 오마주인가? 라는 퉁명스런 목소리를 낼 수도 있지만, 그건 너무 삐딱한 시선으로 한쪽만을 보는 게 아닐까 싶다.  나름의 장점과 강점을 갖고 있는데, 너무 날선 눈빛으로 애써 그런 점을 외면하는 것은 더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별 다섯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역시 그림에서 감점요인이 있기 때문.

그래도 나는 그림보다는 스토리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상관 없다. (상관없어 보이지 않는데? ...;;;)

뭐, 세븐 시즈처럼 그림 글 모두 훌륭하면 부족할 게 없겠지만...(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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