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까지 조금만 더 3 - 완결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이마이치코 단편을 세트로 샀더니, 그 중에 "낙원까지 조금만 더 " 2편이 포함되어 있었다.  완결이 나지 않은 책인 걸 몰랐던 건데, 그 3권은 나오자마자 구매해 놓고는 이제사 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역시나 부작용... 앞 내용이 잘 생각이 안 난다..ㅠ.ㅠ

2권을 다시 보자니 그럴 바에야 1권부터 보는 게 낫지 싶어서 무시하고 3권을 보았다. 처음에 조금 헤매었지만 읽다보니 주인공들의 관계와 에피소드가 대부분 생각이 났다.

이마 이치코가 동성애물...(뭐라 표현하는 용어가 있던데.. 뭐지???)을 많이 그린다는 것을 그녀의 단편 모음집을 사고서야 알았다. 같이 온 세트가 모두 그런 내용^^;;;

과거 좀 더 어릴 적에는 확실히 이런 내용이 등장하면 기겁을 했는데, 이제는 어쩐지 그런가 보다..ㅡ.ㅡ;;; 이런 반응이 되어버려서 크게 불편하거나 하진 않다.  더군다나 이마 이치코는 특유의 개그를 잘 구사해서 불편할 법한 내용도 전혀 불편하지 않게, 때로 로맨틱하게 풀어나가서 어떨 때는 나 스스로가 이상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일본에서는 동성애가 그만큼 많은 건지, 그만큼 자유스러운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나지만, 아무튼 작품 속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다들 눈치도 빠르고, 서로 이해해 주고, 또 빠져들고 그런 맥락이다.  오히려 그 세계에선 이해해 주지 않으면 오히려 못된 사람 분위기랄까...;;;

상대가 남자 대 남자여서 그렇지, 주인공들이 알콩달콩 싸우고 질투하고 화해해 가는 과정은 여느 연인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다만 여기에 주인공 남자의 이혼한 전처의 빚더미와 그 변제를 위해서 회사 직원들이 고군분투 하는 장면이 아주 코믹하게 그려져서 진지하다가도 한참 웃고, 또 다시 진지해지고를 반복할 뿐이다.

거기에 특별히, 산사나이들이 나와서 산이 매력도 같이 얘기해주는데, 솔직히 등산을 즐기지 않는 나로선 그냥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가고 싶은 마음이 쪼금 들기는 한다.)

낙원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조금만 더 애쓰면, 조금만 더 오르면, 조금만 더 양보하면 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낙원까지 기어이 올라갈 필요는 없다.  그곳에 가는 과정, 함께 가는 사람, 그 안에서 내가 느낄 만족과 행복이 더 중요하니까.  산을 올라가면 결국 내려와야 하지 않은가.  낙원을 정복하면 과연 행복할까.  낙원까지 가려고 하는 그 길이 더 즐거운 것 아닐까.  주인공 두 사람이 끝끝내 정사(...;;;)에 성공하고 바로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헤헤 웃을 수 있는 것처럼.(물론 사고가 크지 않았으니 가능한 얘기...)

제목이 참 맘에 들었었는데 짧게 끝나서 아쉽다.  이제 남은 것은 또 다시 줄기차게 백귀야행을 기다리는 것...

그나저나 다음 편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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