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 북디자이너의 표지 이야기
피터 멘델선드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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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디자이너의 표지 이야기다. 아, 신선한 걸!


저자 피터 멘델선드는 30년 간 피아노를 쳤다. 직업 연주자였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연습 시간이 확 줄어들고, 프로의 세계에서 버티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일단은 분유값을 벌어야 했던 그는 임시직이나마 다른 일을 해야 했다. 그 자신의 연주 포스터나 앨범 자켓 등을 만들었던 실력으로 디자인 쪽 문을 두드렸다. 과감하고도 용감한 시도였다. 그런 그에게 어머니 쪽 친구 소개로 칩이라는 인물과 한시간 정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가 얼마나 거물인 줄 몰랐는데, 나중에 깨달은 바에 의하면 북디자인 계의 교황의 반지에 입맞춤했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 장면을 칩의 입장에서 들어보자.



누군가에게 '로또'에 비견되는 발견을 선사한 놀라운 재능이라니. 이제 눈으로 확인해 보자.



첫번째로 작업한 표지다. 작가가 이 그림을 꼭 쓰기를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림이 너무 꽉 차 있어서 카피를 쓸 자리도 없다. 이걸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앞에 표지를 하나 더 만들어서 동그란 구멍을 냈다. 구멍 밖으로는 개구리 한 마리만 보인다. 눈길을 끈다. 시선이 집중된다. 궁금해진다. 표지를 열 수밖에 없다. 놀라운 전환이다. 



카페 인테리어로도 충분히 기능할 것 같은 책 디자인들이다. 꽂아만 놔도 흐뭇해지겠다. 사실, 그렇게 구입하게 되는 책들이 적지 않음을 밝혀둔다. 표지 때문에 개정판으로 갈아타고 싶은 책들도 있....;;;



푸코는 전혀 궁금하지 않지만 저 책은 갖고 싶다!!


빨간색으로 X 표시된 디자인은 통과되지 못한 것들이다. 두번째 줄에 머리 나풀거리는 저 소녀는 저자의 딸이다. 복사기에 얼굴 대고 돌렸을지도...ㅎㅎㅎ 밀레니엄 시리즈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의 디자인이다. '머리카락에 불이 붙은' 소녀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활자는 그 자체로 디자인이 되곤 한다. 우리 말 한글도, 한자도, 영문자도... 기타 여러 문자들은 표지 위에서, 옷 위에서, 포장지 뒤에서 훌륭한 도안이 된다. 


강렬한 오렌지 색상에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저런 책상자가 있다면 냉큼 주문하고 말테다!를 외쳤지만, 확대 사진을 보고 멈칫했다. 저 오돌톨한 구멍들! 아아아악, 얼굴에 두드러기가 나고 소름이 돋는다. 이런 것 제일 싫어..ㅜ.ㅜ


찰스 유의 '미안합니다 제발 고맙습니다'는 순전히 알라딘 중고샵(오프) 매장 벽이 생각나서 한컷 찍었다. ㅎㅎㅎ


두번째 줄 눈사람은 요 네스뵈의 '스노우 맨'

그 옆의 사진은 동료 디자이너의 손을 사용한 사례다. 그렇게 디자이너들끼리 서로 품앗이를 하는데, 지금껏 동료 네 사람을 '시신'으로 썼다는 후문이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북미판 제목은 저렇구나. 시안에 채택되지 못한 디자인이다. 굉장히 그럴싸한데 아깝다.


정사각형 책은 흥미롭지만 책장에 꽂기는 아주 망하다. 그림책들은 판형이 커서 일반 책장에 꽂으면 모두 튀어나오기 일쑤인데, 앞뒤로 꽂을 수 있는 속 깊은 이케아 책장 같은 게 필요하다.


두번째 그림은 움직이는 표지란다.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읽은 지 오래 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_-;;;


오돌토돌 솟아오른 표지는 징그러웠지만 저렇게 리듬감이 느껴지는 구멍 뚫린 표지는 재밌다. 글자가 움직일 것만 같다. 

반복 패턴을 이용한 표지도 굿!



제임스 설터 책들은 국내판이 모두 80년대 동시상영관 극장 간판 같은 느낌을 주어서 표지에서 흥미를 잃어버렸다.

이쪽의 고딕스런 분위기가 내 마음엔 더 든다.



이 책의 표지를 활용한 달력을 연말에 받기 위해서 5만원어치 책을 살 뻔했지만, 달인 선물이 혹시 이게 오려나 싶어서 구매하지 않았다. 내게 도착한 달력은 도라에몽이었다. 분위기 완전 반전 ㅎㅎㅎ


뭐, 도라에몽도 깜찍하다.^^ 

이 책도 도서관에 신청해서 일착으로 읽은 책인데 내 덕에 서가가 빛난다고 혼자 자화자찬했다. 나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두루 읽어주기를! 사실은 소장해도 충분히 좋을 책인데, 좀 비싸다. 책 보시라. 비싸게 생겼다. 탐은 나지만 내가 두번 보지는 않을 사람이므로 참았다. 이걸로 만족하자.


덧글) 호피무늬 귀걸이는 어쩌다 저기 올라가 있나. 저 귀걸이 착용한지 5년 정도 되었는데 둘이 대칭이 아니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그것도 누가 알려줘서. 이따위 눈썰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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