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야기 찔레꽃 울타리
질 바클렘 지음, 이연향 옮김 / 마루벌 / 2010년 1월
구판절판


찔레꽃 시리즈 계절 이야기는 표지에서 이미 그 특징이 확 나타나고 있다.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손발을 쬐고 있는 들쥐 아저씨.
창 밖으로는 눈이 사르르 내리고,
프레임 바깥으로 나무에 앉은 눈이 소담하다.
이 나무가 찔레꽃 나무인가???

집으로 막 들어서는 사과 할아버지. 눈송이가 손님처럼, 선물처럼 사르륵 내리고 있다.
주머니에서 찰랑거리는 열쇠 꾸러미가 묵직해 보인다.
표지에도 나왔던 바로 그 풍경.
집안의 따스한 기온이 책 바깥의 독자에게까지 느껴진다.

왼쪽 모서리의 벽장이 참 독특하다. 세모꼴 모양 벽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한껏 장난치는 네 아이들에게는 겨울도 이길 수 있는 생기가 있다.
들쥐 식구들은 사실 얼굴로는 남녀노소를 구분하기가 힘들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을 본 아이들은 감격스러워한다.
오늘 일기예보를 보고 있는 나에게 조카가 눈 내리는 저곳은 어디냐고 하길래 북쪽이라고 하니까 부럽다고 했다.
추운데도 괜찮아? 하니까, 그래도 눈이 오니까 좋다고 했다.
하긴, 나도 어릴 때는 눈 때문에 겨울이 엄청 사랑스러웠으니까. ^^
아빠는 빵을 자르고 엄마는 밤죽을 가져온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밤죽이라니, 엄청 맛있을 것 같다!

들쥐들이 십시일반으로 파놓은 굴.
울릉도 우데기가 떠오르는 길목이다.
저 땅 속 어딘가에 기이한 화석이 잔뜩 숨겨져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
열심히 굴을 파는 아빠와 달리 장난치기에 바쁜 머위와 댕이!

사과 할아버지가 눈 축제를 선포(!)하는 장면이다.
들쥐 가족들이 모아놓은 저장 음식들이 가득하다.
이들의 겨울은 풍성할 터, 모처럼 많이 온 눈을 즐기며 축제를 준비하는 것도 기쁠 일!

눈산을 커다랗게 파서 만들어놓은 얼음 강당!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춤을 춘 그 무도장이 이런 분위기였을까.
얼음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국민여동생 김연아라도 불러오고 싶은 현장이다.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듯 춤을 추는 들쥐 마을 식구들. 어떤 무곡이 흘렀을까.
최근에 베토벤 바이러스 때문에 많이 듣게 된 헝가리 무곡이 떠오른다.ㅎㅎㅎ
어린 친구들은 계단 난간에서 미끄럼틀을 타기까지 하는구나.
바이올린 켜는 들쥐 양반이 멋드러진다.

아이들은 자정까지, 어른들은 동틀 때까지 눈축제를 즐겼다. 해가 뜰 무렵 들쥐 식구들은 모두 침대 속으로 들어가 따스한 밤을 뒤늦게 맞는다. 피곤도 몰아낼 포근한 잠이 그들의 발을 덮었다. 삐죽 나온 발톱과 꼬리는 예외.
이대로 겨울잠을 자도 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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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1-0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는 좋은 그림책으로 많이 추천되지요.^^
찔레꽃 진짜로 본 적 없지요?ㅎㅎ

마노아 2008-11-04 00:09   좋아요 0 | URL
정답이에요(>_<)
좀 전에 사진으로 찾아봤는데 예쁘더라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