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1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만화책 보면서 흥분했다. 내가 몰랐던 만화가였고, 내가 읽어보지 못했던 책이니까, 이 책이 구간임에도 내게는 신선함으로 마구 반짝인다. 더불어 이 책 리뷰 쓰러 들어왔다가 나귀님 페이퍼 보고는 감탄했다. 지식이 별처럼 쏟아져 내리는 글이었지 뭔가.

암튼! 이 작품은 예전에 네이버 감성지수 36.5도에서 누군가 순정만화 추천 목록에 올려놓은 작품이었다.  제목은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언제고 보아야지...하고 잊고 있었는데 지난 번 책 주문할 때 중고도서에 있길래 같이 주문했었다. 책은 깨끗했고, 모처럼 조카들까지 비어 있는 시간에 집어 보았는데 꿀같이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작가는 80년생이다. (이젠 나보다 어린 작가들이 너무도 훌륭한 작품을 쓰는 걸 보면서 배아파할 일이 많아지고 있다. 흑...ㅠ.ㅠ) 동양 신화와 우리나라 신화를 꽤 많이 공부한 흔적이 보인다.  가뭄이 들어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서 하백에게 바쳐진 신부. 그 신부 소아가 수국(水國)에 도착해서 겪게 되는 기이한 만남들, 그리고 사건들.  게다가 순정만화의 별미라고 할 수 있는 울트라 스페셜 초 특급 멋진 남주인공도 제대로 깔아 주셨다. 낮에는 귀엽지만 성질 못된 어린 아이 모습을 하고 있는 하백이, 밤만 되면 신체 건강한 (그러나 여전히 성깔 못된) 어른 남자로 커지는데, 당연하게도 우리의 여주인공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남주인공의 설정은 지극히 순정스럽지만, 하백의 어머니가 서왕모로 등장한다던지, 두개의 달이 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 하나가 사실은 곤륜산이었다던지 하는 것은 신선하고 재밌다. 1권만 보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이야기의 크기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지금 당장 깔아놓은 설정만 보더라도 규모가 제법 커질 듯하다. 제발 용두사미 되지 않고 지금의 이 감각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2권까지는 중고샵에서 구입했는데, 뒷권은 다시 주문 넣어야겠다. 중고샵에는 나온 책이 없네. 아쉽다. 한푼이라도 아끼려던 참이었는데..ㅜ.ㅜ

개그컷의 남발은 그닥 좋아하지 안는데, 이 책에서는 그것의 조화도 잘 된 편이다.  상상해 보았는데, 이게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아주 근사한 판타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 '온에어'에서 티켓 투더 문의 경쟁작으로 '심청'이 나온다는 설정인데, 꼭 이런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트 제작비라던가 변신 장면 등등 여러모로 돈은 많이 들겠지만 설정과 소재는 아주 재밌을 것이다.  역시, 그런 한계를 생각한다면 만화라는 장르의 힘이 참 훌륭하다 싶다.  상상하는 것을 지면 위에서 다 보여주니까.  작가의 이름을 눈여겨 보며 오래 기억해야겠다.

예전에는 윙크나 이슈를 격주로 보았기 때문에 단편이든 장편이든 또 새로운 작가든 잘 챙겨볼 수 있었는데, 대여점에서 두 잡지를 취급하지 않게 되면서 수년 째 감감무소식으로 지냈다. 어차피 단행본을 사서 보기 때문에 잡지까지 사보긴 좀 그랬으니까. 정보가 늦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완소 작품은 결국 눈에 들어오게 된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반갑다. 하백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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