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화내지마 - 부모와 아이의 대화를 위한 그림책
박순철 옮김, 모치즈키 마리 그림, 세가와 후미코 글 / 거인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자신의 마음이 말하는 소리를 스스로 듣는 것,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 모두 어려운 일들이다.
친구와 다투고 돌아온 날, 마음이 불편한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 오빠는 모두 원치 않는 충고만 해준다.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무조건 나무라는 엄마도, 다른 친구랑 놀면 되지 않냐고 하는 아빠도, 너도 똑같이 그녀석을 괴롭히라고 말하는 오빠도 모두 내 마음을 몰라준다.




그런데 할머니는 내 마음을 바로 읽어주신다. 싸우고 돌아온 친구와 화해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마음이 아프다라는 것을...
할머니의 말을 듣고 나니 친구와 얼른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버렸다.  어떻게 할머니는 내 마음을 알아차리셨을까.  신기한 '마법의 귀'라도 갖고 계신 것일까.
궁금해 하는 아이에게 할머니는 차분히 말씀해 주신다.  누구나 마법의 귀를 갖고 있지만 잠시 잊고 있을 뿐이라고... 마음 깊은 곳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되는 거라고...
어느 날 피아노를 치다가 연습한 대로 되지 않아 이렇게 외치고 말았다.
"이젠 피아노 같은 건 안 칠 거야!"




사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너무 화가 나서 그렇게 튀어나왔을 뿐이다. 그런데 엄마는 그런 아이의 마음도 몰라주고 더 크게 화를 내신다.
아이는 제 솔직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외친다.
피아노가 너무 좋은데, 아무리 연습해도 잘 못 치니까 화가 난 것 뿐인데, 엄마가 화를 내면 슬퍼진다고...
뜻밖에도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려 주신다.  엄마 역시 마법의 귀를 갖고 계셨던 것!
이제 아이는 할머니가 해주신 말씀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 동안 하지 못했던 마음의 목소리를 용기를 내어 꺼내보기로 결심한다.
책을 읽으면서 찐하게 감동이 밀려왔다. '소통'과 '인정'과 '공감'의 힘을 크게 느낀 것이다. 이것은 비단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의 관계에서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마음 속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그것이 우리를 바른 '소통'의 길로 인도해줄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 울림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용기'를 내보자.  내가 얘기하고 싶어하는 그 사람도, 지금 나와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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