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개의 발을 가진 친구
다니엘 카자나브 그림, 베르나르 자고드진스키 글, 이세진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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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4세에서 6까지의 어린이가 보기에는 글이 너무 많고 길다.  읽으면서도 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림을 그린 이가 니꼴라 시리즈를 그린 사람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친근감이 더 들었다.  다소 과장된 느낌의 그림체이긴 한데 익살스럽고 재치있게 느껴졌다.

작품의 주인공은 둘이다.  홀로 외롭게 사는 노인 시메옹과, 그런 그의 눈에 들어(?) 동물원 문을 박차고 나온 아기 문어 푸시.

그들은 아파트에서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푸시는 말을 할 줄 몰랐지만, 둘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고, 푸시는 먼 바다를 그리워하면서도 별 어려움 없이 시메옹과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원래 문어가 빨리 자라는 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속 푸시는 기하급수적으로 체급이 올라가 건물을 거의 뚦고 나갈 정도로 성장해 버린다.

그 바람에 시메옹이 괴물을 키운다는 괴소문까지 돌았지만, 그가 사람들에게 문어 친구 푸시를 소개하면서 소동은 일단락 된다.  문어가 물 없이도 산다는 것도 재미있는 설정이지만, 또 그 문어가 집채만하게 커지는 것도 억지스럽지만, 그런 문어를 친구로 받아들이는 마을 사람들이 더 멋있고 재밌었다.

푸시는 불이난 집에서 일가족을 구해내는 멋진 활약을 선보이며 마을의 명물로 자리잡는다.  그렇지만 시메옹은 알고 있다.  언제까지 푸시를 잡아두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결국 푸시는 바다로 보내지고, 시메옹은 푸시를 만나기 위해서 일년에 한 번씩 대서양 횡단 배를 탄다.  전에는 8개의 다리가 있었지만, 이제는 와이프와 아이들 덕분에 늘어나서 무려 48개의 다리가 바다 위로 손짓을 한다.

상식을 무시하고 상상력을 즐긴다면 작품의 흥미로운 전개에 리듬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과 함께 글을 읽어주면 아이들도 아기 문어 푸시를 사랑하게 될 듯 싶다.  작품의 또 다른 주역이 '노인'인 것도 나는 어쩐지 마음에 드는 설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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