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에타의 첫 겨울 비룡소의 그림동화 32
롭 루이스 글.그림, 정해왕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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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은 헨리에타는 혼자서 맞는 첫 겨울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친구들의 조언으로 겨울 양식을 미리 예비하지만 번번히 잃기 일쑤다.

한번은 비가 올 때 문을 열었다가 애써 모아놓은 양식이 쓸려나갔고, 또 다시 채워놓은 양식을 이번엔 벌레들이 모두 먹어버렸다.

다시 열심히 양식을 모으자니, 친구들이 안쓰러웠는지 도와준다.  그 바람에 기뻐서 진탕 잔치를 베풀었더니 역시 또 창고가 비어버렸다.

설상가상, 창밖에는 눈이 온다.  헨리에타는 당황한다.  어찌할꼬...

그래도 일단 오늘은 배도 부르고 따스한 곳에서 눈부터 붙이자...고 헨리에타는 생각한다.  잠에서 깨어 보니....

세상에... 이미 봄이 와 버렸다.  헨리에타는 겨울 양식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헨리에타가 어떤 동물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두더쥐? 들쥐?  다람쥐는 아니고...

아무튼, 홀로 맞는 겨울을 준비하는 그의 고군분투가 눈물 겹다.  좌절하고 낙심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은 눈부시다.

본인의 힘으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쓰는 모습, 그리고 삶 속에서 부딪쳐 알아가는 삶의 지혜들....  헨리에타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갈 테지.  그리고 자신의 아가에게도 그리 가르쳐 줄 테지...

마음이 훈훈해지는 동화였따.  그림도 따스한 느낌이었고 계절이 변해가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리고 환상적으로 묘사하였다.  마치 자연이 책 속에 고스란히 안긴 느낌이랄까.  그라데이션이 먹힌 하늘빛이 인상적이다.

헨리에타의 첫 겨울은 성공적이었다.  가을 지나 겨울이 닥쳐오면,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것이 때로 두려워질 때가 있다.  봄이 시작이 아니라 추락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 많아진 세상이므로.

막연하고 추상적이지만, 또... 인생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헨리에타의 첫 겨울처럼.. 희망을 품어보았으면 한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봄'이 도착해 있을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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