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문학으로 본 일본문화
문명재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일본 설화문학을 통해 일본 문화에 접근하기 위해 저술된 책으로, 일본 설화 문학의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등장인물과 시대적 사회상과 가치관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설화와 설화 문학을 구분하여 정의를 내리며, 이 책에서는 문헌으로 남아있는 설화문학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저자가 설화 문학을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다양한 방식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출전을 명백하게 밝히는 문헌학적 방식, 설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활 모습을 규명하는 민속학적 방법, 일본뿐 아니라 주변 다른 국가의 설화들과도 비교하여 분석하는 비교문학적 방식을 혼합하여 접근하고 있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는 문헌으로 남아있는 설화 문헌이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특히, 12세기 중반(1120~1150)에 성립된 [곤지쿠모노가타리슈(今昔物語集)]을 주요 문헌으로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신화를 설화와 구별하여 설화의 범위 안에 포함시키지 않지만 일본 신화 속에 나타나는 신화 세계와 신도 사상을 소개하기 위해 일본 신화의 내용을 간략히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 설화 속 내용의 주제를 크게 8가지로 묶어서 기술하고 있다: 신과 불교 보살의 접촉; 설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인식; 가족 사이의 관계; 부모와 자식 간의 효와 불효의 개념; 일본 계급제도에서 무사의 모습; 사회 속에서 도적의 의미; 지방 관리의 지배를 받는 민중의 삶; 애욕과 관련된 주제.

백제로부터 일본에 불교가 전래된 538년 이후 일본 전통의 신도사상과 불교 사상이 만나 대립, 조력, 융화, 융합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각각의 발전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를 다룬 내용이 설화의 이야기를 채운다.

일본에 전래된 고대 불교의 경전과 일본에서 편찬된 불경에는 남성에 대비하여 여성을 차별하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유교 경전에도 마찬가지로 남성에 대해 여성의 일방적인 순종을 미덕으로 강요하고 있다.

부모 자식 사이의 천륜적인 관계를 다루거나 부모와 처자식 사이의 선택적 갈등 상황을 그리는 설화의 내용도 있다. 주로 불교 설화에서도 부모의 자식 사랑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부모님에 대한 효에 대해서 유교와 불교의 경전 모두 (물질적, 정신적) 봉양을 강조하며, 부모님 생전에 효를 행하지 못하는 것과 부모님 사후 부모님의 뜻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을 불효의 개념으로 인식한다는 점이 특이했다.

일본의 전통적인 사무라이의 모습은 뛰어난 무용과 과묵함과 신뢰감으로 묘사되어 민중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으로 묘사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설화 속에 등장하는 도적의 모습은 빈곤이라는 사회적인 요인과 견물생심 같은 개인적인 요인으로 도적이 생성되는 개념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 관리로 파견되는 관리자는 대개 민중들의 눈에 부정적인 모습으로 설화 속에는 그려지고 있다.

남녀 사이의 애욕에 관해 세속적인 일본인의 관점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묘사되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설화를 통해 일본 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시대적 모습과 인식을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일본 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