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존재들 - 결함과 땜질로 탄생한 모든 것들의 자연사
텔모 피에바니 지음, 김숲 옮김 / 북인어박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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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주 속에서 형성된 인류 생명체의 진화를 불완전함과 우연성이라는 요소에 기반하여 해설한 진화인류학 저서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생명체와 인류가 우주 상에서 이루어낸 진화 과정과 필요한 법칙과 요소들을 7개 단원에 걸쳐 다루고 있다:

-우주와 지구의 탄생은 물리학적 법칙들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탄생에서 지금까지의 발달 과정은 어떤 특정한 법칙을 따른 결과가 아니라 오로지 우연저인 사건들이 합쳐져 도달한 상태라는 것이다.

-진화는 환경 적응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도한 변화로 나타난 돌연변이의 탄생의 결과물이 진화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뇌에는 개인과 집단적으로 이기주의, 배타주의와 이타주의, 퍙등주의적인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오직 사회적 교육에 의해서만 충돌을 피하고 타협을 학습시킴으로써 편견과 배타성을 억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 자체가 육체적으로 불완전한데,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변화하지 않았던 과거에 계속 머무르려는 경향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인간의 뇌 또한 불완전하기 때문에 기억력과 판단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중요한 것은 결정을 내리는 시점에서 현재의 가격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이 인류와 역사에 더 유익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불완전성은 6가지 법칙으로 요약될 수 있다: 우연의 법칙, 타협의 법칙, 제약의 법칙, 재사용의 법칙, 양파의 법칙, 붉은 여왕의 법칙.  

저자는 진화생물 철학자 파도바대학교 생물학과 텔모 피에바니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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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뿐인 인생인데 어떻게 살것인가?’

간혹 우리가 자주 휘말리게 되는 단순한 논쟁 이슈 중에 하나이다:

미래는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현재를 누리며 만족하면서 살것인가?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욕망을 억누르고 견디며 살것인가?’

정답이란 것은 없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을 위해서는 숨겨진 전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우리는 생물학적 진화 과정의 유일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소중하며 삶과 가용 자원은 유한하며 연속된 시간의 삶을 보낸다는 점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유일하기때문에 가치가 있고, 가치가 있으니, ‘아껴야 한다아끼지 말고 최대한 지금 당장 사용해야 한다’.

인간의 삶이란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문제 접근이 달라지게 된다.

생물학적인 생명 진화 과정은 다윈이 처음 생각하고 인류가 기대한 것과는 다르다는 점과 우주 탄생과 발달 과정에 작용된 물리학적 사건들의 발생 과정 또한 인류가 기대한 것과 다르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중요한 시점에 불완전한 생명체의 유전자에서 돌발적인 돌연변이의 출현이 변화될 환경에서의 생존 확률을 높이는 것일뿐, 의도적인 환경 적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구가 생겨난지 45억년이 지났지만 지금의 축은 기울고 불완전한 태양계의 3번째 행성으로 운동하면서 파괴되지 않고 온전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 확률적으로 매우 발생하기 힘든 사건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저자는 불완전성의 특성과 우연성의 법칙이라는 독특한 다른 시각에서 조명하기 때문에 진화론의 의미에 대해 전혀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해준다: 인간의 노력이 전부는 아니지만 미래에 가능성을 남긴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다윈의 진화론의 의미를 색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거시적 안목을 제공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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