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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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적인 생태학자가 말하는 현재 생태학의 주요 이슈와 생태학이라는 학문으로의 개인적인 여정과 경험을 담은 수필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기존의 강연과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서, 학문적 여정, 행동생태학 이야기, 지구온난화와 생물다양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아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석좌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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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국제적인 수준의 생물학자로서 사회생물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국내에 소개하고 행동생태학을 개척한 연구활동의 업적이 뚜렷하다: 뛰어난 학자가 들려주는 자신의 학문적 여정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생태학적인 거시적 안목으로 바라보는 현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코로나, 남녀분열, 인구감소, 국가 과학 예산 배분 등)과 다가올 미래 위기의 양상들, 그리고 해결 방안을 위해 현인의 지혜에서 내어 놓는 단서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덤으로 얻는 부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낀 부분은 어느 한 분야의 위대한 과학자가 전해주는 단순하면서도 영감을 주는 원리이다: 다양한 학문 분야를 통섭하여 사고하고 자연으로부터 해결책을 찾아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특히, 과학자들이 과학적 방식을 사용한 해결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맥락없는 일반적인 질문이기도 하지만, 어느 한 과학 연구 분야의 또는 어느 조직이나 국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사실, 현실적인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하려면, 먼저 문제의 범위와 정의를 결정하고, 과학적 이론의 정립과 공학적 구현을 통한 현실적 적용의 과정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연구 인력의 비용과 연구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특정 조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우 광범위하고 포괄적이고 오랜 시간 동안의 관측 데이터가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데이터까지도 측정되어야 한다. 그럴려면 국가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은 서구 선진국들에 비교해 30~40년 뒤쳐졌지만, 이제부터라도 데이터를 쌓아가며 빠르게 뒤쫓아가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 된다.

이것은 기존의 서구 선진과학자들이 했던대로 과학계에 참여하는 방식이고, 보다 참신하고 혁신적으로 과학계에 기여하는 방식은 저자가 제안한 것처럼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단시간에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특히, 자연계에 동물과 식물의 행동과 양태를 관찰하고 원리를 파악하여 공학적으로 적용하는 작업은 의외로 국방 분야에서 서구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는 연구 방식이라는 점에서 깊이 공감이 된다.

전반적으로 위대한 과학자가 들려주는 학자로서의 경험과 현실적 사회 문제에 대해 밝힌 개인적 소회를 접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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