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기억 -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이태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한국 자본 시장 100년 동안의 역사에서 금융 시장에 영향을 끼친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한국 금융 경제의 발전의 변천사를 담은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주요 사건 33가지를 선정하여 9개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의 경제 사건과 관련된 뉴스 기사와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당시 한국 정부의 경제 정책이나 경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현직 경제신문기자로 활동중인 이태호 기자이다.


---


돌이켜 보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사고들이 많이 있다

수출 100만불 달성이나 독자적인 기술력의 제품 개발 성공처럼 기념할만한 사건부터 국가 부도인 IMF사태와 일련의 금융 시장의 재편으로까지 이어지는 굴욕적인 사건들까지 다양하다.


이 책에서는 뉴스나 tv매체를 통해 대중의 기억 속에 각인시켜 왔던 언론이 비중 있게 다루었던 금융 경제 관련 뉴스에 나왔던 사건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사건의 배경에 대해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뒷 이야기들을 추가로 소개하고 있어서 흥미를 자아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면, IMF 당시 대기업들 사이에 이루어졌던 빅딜과 관련된 정부 고위 관료와 재벌 총수들 사이의 협상 이야기나 지금이야 한국의 맨하튼으로 불리는 여의도 금융가의 출발이 막무가내 식 서울시 행정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대표적이다.


아무래도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는 한국 경제에서 대기업의 흥망성쇠에 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 차원 더 승화시킨 삼성,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도한 성장 탓에 붕괴해버리는 대우, 형제들 사이에 벌어진 분열 때문에 우회의 성장 경로를 겪게 되는 현대, IMF의 빅딜 탓에 손해를 봤다는 피해의식에 젖어 혁신을 미루다 기회를 놓쳐버리는 LG, 무리한 금융사업으로의 확장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동양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리고, 한국 경제의 주요 지표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인포그래픽 그림이 중간마다 삽입되어 있어 독자에게 보는 즐거움을 늘려준다.


특히, 한국 금융시장에서 금융 비리와 투기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가 과거 기억의 망각으로 말미암아 역사적 교훈을 깨닫지 못하는 폐해 때문이라는 저자의 지적이 가슴에 와 닿는다.


전반적으로 지난 한국 경제의 주요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와 관련 이슈들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을 수 있기에 충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